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O), ② 단독기획(O),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출품 보도물 목록
번호 보도일시 보도 제목
1 10월20일 수장고에 정책 문서1만 상자 차곡차곡,민주주의 산 역사
2 5월20일 제13~21대 대통령 선거 공약 이념 분석
3 4월29일 대선 끝나면 공약도 끝,기록관리 손놓은 선관위
3. 보도제작경위
12·3 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으로 촉발된 6·3 조기대선은 후보자들의 정책공약이 소홀히 다뤄질 것이라는 우려가 컸습니다. 공약은 정치인과 유권자 사이의 약속이자 임기 동안의 계약서 역할을 한다는 인식 아래 지난 3월초 정책선거 보도를 위한 매니페스토취재팀을 구성했습니다.
세계일보는 2005년 국내 최초로 매니페스토 개념을 도입해 정당의 공약 이행 여부를 점검한 역사가 있습니다. 이후 주요 선거마다 꾸준히 관련 보도를 이어왔고 특히 2017년 대선에서 ‘국민이 바라는 차기 정부 정책의제’ 시리즈를 7회에 걸쳐 보도하며 정책선거 문화 정착에 기여했습니다.
취재팀은 그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현 시대에 맞는 혁신적 방법론을 도입해 역대 대선 공약을 분석하기로 했습니다. 역대 공약관리 실태와 접근성이 낮은 공약집의 한계를 짚으며 21대 대선 공약을 평가·검증하는 기획을 구상했습니다. 기획은 ‘정책선거 중요성 강조’와 ‘유권자의 올바른 판단을 돕기 위한 주요 공약을 비교·평가’하는 두 축으로 방향을 설정했습니다.
특히 다국적 인공지능(AI) 자연어 처리 공약 분석 방법론(매니페스토버타 등)을 국내 최초로 도입했습니다. 민주화 이후인 13대 대선부터 21대 대선까지 38년간 주요 대선후보 24명의 10대 공약 217개를 직접 수집해 데이터화한 뒤 분석했습니다.
또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정당의 공약 관리부실 실태, 정책선거 예산 부족, 이해하기 어려운 공약집 문제를 심층 보도했습니다. 공약 비교평가는 해당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단을 통해 객관적으로 분석했습니다. 모든 자문단에는 여성 전문가를 포함해 다양성을 확보했습니다.
대부분의 언론이 후보별 지지율 조사에만 집중할 때, 본보는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차기 정부에 바라는 정책의제를 묻는 정책 여론조사를 가장 먼저 실시했습니다. 매니페스토 시리즈는 4월22일 첫 보도부터 대선 당일인 6월3일까지 8회에 걸쳐 보도했습니다.
대선 이후인 9월30일부터 10월27일까지 4회에 걸쳐 추가로 독일·영국·호주 등 매니페스토 선거가 정착된 해외 선진 정책선거 사례를 현지 취재해 소개하고, 지난 대선과 내년 지방선거와 관련한 매니페스토 국민 인식조사를 실시해 국민의 정책 선거 관심도를 높였습니다.
■ 9~10월, 정책선거 선진국 독일·영국·호주에서 배우다 <매니페스토 선진국을 가다>
대선 기간 이어진 매니페스토 보도 이후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지원으로 정책선거 선진국인 독일·영국·호주를 현지 취재하고 각 국가의 특징적인 정책선거 정책을 소개했습니다. 독일은 유권자들이 시스템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공약을 선택하면 이에 상응하는 정치인이나 정당을 추천하는 시스템을 갖췄고, 민주주의 종주국인 영국은 과거 200년 전 공약을 현재까지 보존하며 정치인에게 공약의 무거움을 알리고 있었습니다. 호주는 공약의 예산 분석을 통해 무책임한 정치적 약속이 남발되지 않도록 하고 있었습니다.
또한 국내 언론에서는 잘 시도되지 않는 매니페스토 인식조사를 실시해 유권자들이 지난 대선에서 유튜브 등 동영상 플랫폼을 통해 공약을 가장 많이 접했다(33.9%)는 점, 중도층이 공약 이행 여부에 민감하다(90.1%)는 조사 결과도 얻었습니다. 앞서 4월에도 유권자가 원하는 정책 과제 조사로 인해 최우선 정책 과제는 ‘경제·일자리’라는 점 등을 알리며 정책선거 확산에 기여했습니다.
■ 4월29일, 정보공개 청구로 시작된 취재 <관리되지 않는 약속, 기록관리 손놓은 선관위>
취재팀은 역대 대통령선거 후보자들의 공약자료를 확인하기 위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기록보존소에 정보공개를 청구했습니다. 그 결과 '정당의 활동개황 및 회계보고', '정당의 정책 설명 자료집' 등 제목만으로는 공약집임을 알기 어려운 제목들을 발견했습니다.
발간 주체도 정당, 학회, 선관위로 제각각이었습니다. 1963년 설립된 선관위가 역대 공약을 직접 정리한 공약집은 1988년 발간된 '政黨(정당)의 選擧公約(선거공약)' 한 권뿐이었습니다. 37년간 개정판도 없었습니다. 17대 대선에서는 355만표를 얻은 무소속 이회창 후보의 공약은 아예 실종된 상태였습니다. 이를 계기로 역대 대선 공약 관리가 부실하다는 점을 파악했습니다.
■ 5월13일, 국내 최초 인공지능 활용 공약 대해부 <제13~21대 공약 매니페스토버타 분석>
취재팀은 독일 베를린사회과학센터(WZB)의 ‘매니페스토 프로젝트’에서 개발한 AI 자연어처리 모델 ‘매니페스토버타’를 한국 대선 공약 분석에 최초로 적용했습니다. 이 모델은 1945년 이후 전 세계 60개국 1000여개 정당의 170만개 이상 정치문장을 학습한 특화된 AI 모델입니다. 프로그래밍 언어 파이썬(Python)으로 기자가 직접 코딩해 한국 공약 텍스트 분석의 정확도를 향상시켰습니다.
민주화 이후인 13대 대선부터 21대 대선까지 15% 이상 득표한 주요 후보 24명의 10대 공약 및 주요 공약 217개의 전문을 수집했습니다. 38년간의 대선 공약 자료를 디지털화하는 방대한 작업도 수행했습니다. 일부 후보의 경우 공약집 확보가 어려웠습니다. 과거 언론 보도를 찾아 보완했습니다. 공약을 7개 주제영역과 56개 세부 카테고리로 정밀 분류하고, 각 공약의 정책 분야별 확률값 상위 5위까지 집계해 통계적 신뢰성을 담보했습니다.
13대 대선의 ‘민주주의 가치’, 15대 대선의 ‘경제 목표 설정’, 19대 대선의 ‘외교·안보’, 20대 대선의 ‘복지 확대’에서 21대 대선의 ‘경제·산업’ 회귀까지 공약의 시대정신을 데이터로 입증했습니다.
특히 21대 대선에서 경제·산업 분야가 1호 공약으로 부상한 것이 2012년 18대 대선 이후 13년 만이라는 점을 밝혀 현재 한국 사회의 정책적 우선순위 변화를 제시했습니다.
■ 5월20일, 역대 대선 후보들의 공약 정치성향 분석 <좌우 이념지표 활용한 심층분석>
이번 분석에는 이언 버지 영국 에식스대학 명예교수가 개발한 좌우이념 분석 방법론인 ‘라일 지표’(RILE, Right and Left Index)를 국내 언론에선 최초 활용했습니다. ‘프로그래밍 언어 R’을 이용해 공약의 정치 성향을 점수(±100점)로 수치화해 스펙트럼을 객관화 했습니다.
21대 대선 주요 후보들의 공약을 분석한 결과, 기존 정치적 이미지와 실제 공약 내용이 상반되는 흥미로운 현상을 포착했습니다. ‘우클릭 행보’를 보이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의 공약은 여전히 강한 진보 성향(-28.9점)을 보였고, 강경 보수 이미지인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는 오히려 중도적 성향(0점)으로 나타났습니다. 13대부터 21대 대선 후보 24명 중 16명(66.7%)의 공약이 진보 성향으로 나타났다는 사실도 발견했습니다. 보수 색채를 보인 후보(5명, 20.8%)보다 3배 이상 많았습니다. 특히 보수 정당 후보들조차 ‘복지 확대’나 ‘교육 투자 확대’ 등 진보적 공약을 앞세워 유권자의 표심을 잡으려 했다는 현상을 입증했습니다.
대선 재도전 후보들의 공약 변화를 추적해 흥미로운 패턴 또한 발견했습니다. 대선에 재도전했던 후보들은 모두 예외 없이 이전 공약과 반대 노선을 택하는 ‘이념 전향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 5월7일, 15년치 예산자료 30권·6324쪽 분량에서 찾은 진실 <증발된 3조원 예산>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2011년 이후 15년치 예산 자료를 전수 분석했습니다. 선관위 홈페이지 공개자료와 정보공개청구로 입수한 각목명세서, 국회예산정책처 보고서 등 총 30권, 6324쪽의 방대한 예산 자료를 한 달간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선거가 있던 5개년(2024년 총선, 2022년 대선·지선, 2020년 총선, 2018년 지선, 2017년 대선) 동안 선관위가 사용한 예산 총 3조원 중 정책선거에 쓴 돈은 단 0.1%(약 25억원)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또한 정책선거 활동이 독립적인 사업으로 편성되지 않아 활동내역을 확인하기 어렵다는 구조적 문제점도 지적했습니다.
■ 5월27일, 73년째 개선없는 대선 공약집... 11시간 읽어야 할 분량 <쉬운 공약집을 만들자>
취재팀은 대통령선거 공약집의 접근성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지난 20대 대선 주요 후보의 공약집이 평균 180쪽 이상, 읽는 데 11시간이 소요되며 전문 용어와 복잡한 문장 구조로 일반 유권자, 특히 장애인·청소년·고령층 등 정보약자에게는 접근 자체가 불가능한 수준임을 확인했습니다.
제2대 대통령 선거 때 나온 문자 중심의 공약집 형태가 73년째 개선 없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습니다. 해외 사례 취재를 통해 개선 방향도 제시했습니다. 네덜란드·독일 선거관리위원회 등을 취재해 선진 사례를 소개했습니다. 이들은 쉬운 공약집을 위한 규정과 가이드라인을 수립해 다양한 방식으로 유권자들이 공약을 이해하도록 했습니다. 발달장애인 당사자들과 직접 공약서를 읽고 그룹 토론을 진행해 이들이 느끼는 어려움을 생생하게 담았습니다.
■ 4월29일 ~ 6월2일, 자문단 대선공약 평가 체계 구축 <6개 주제 정책공약 검증 시리즈>
학계·시민사회·연구기관 등 각계 전문가들로 자문단을 꾸려 공약을 정치적 해석을 넘어 정책적 실효성을 중심으로 평가했습니다. 자문단에는 여성 전문가를 최소 1명 이상 필수로 포함하는 등 성별 다양성을 확보했고, 청년 공약편에는 2030 청년을 포함해 수요자 눈높이에 맞춰 객관적으로 해석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1회차 매니페스토 특집 여론조사에서 나온 국민들의 정책 우선순위를 반영해 분석 대상을 선정했습니다. 공약을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구조적 분석을 통해 ‘정책공약가치분포도’를 작성해 후보별로 비교할 수 있도록 XY축 좌표로 도표에 표시하는 새로운 기법도 도입했습니다.
유권자들의 공약 판단 기준을 제시하는 데도 주력했습니다. 매 회차마다 ‘이것이 포인트다’라는 제목의 전문가 인터뷰를 통해 후보들의 공약을 평가할 기준을 제시해 어려운 공약을 보다 쉽게 평가할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4.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기사는 실명보도를 원칙으로 했습니다. 다만 개별 공약에 대한 의견은 정치적 민감성을 고려, 개별 전문가 코멘트는 익명처리하되 참여한 전문가 전체 명단을 기사 하단에 공개했습니다.
5.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민주화 이후 역대 대선 공약을 전수 수집해 분석하는 보도는 국내에서 처음 시도된 기획입니다. 한국기자협회보는 본지 보도를 소개하며 “정책선거를 위한 제도 개선을 정공으로 다룬 점이 돋보인다”고 평가했습니다. MBC ‘아침신문 보기’에도 두 차례나 시리즈가 소개됐습니다.
학계에서도 호평이 많았습니다. 한국정당학회는 역대 공약 분석내용을 학술대회에서 발표해 줄 것을 요청해 왔습니다. 공약평가를 공동 진행한 한국정책학회 박형준 회장은 “이번 대선 기간 가장 인상적인 공약평가 기사였다”라고 말했습니다.
시민사회도 기사 취지에 호응했습니다. 경실련은 본지 보도를 인용해 ‘선관위의 허술한 공약 관리 이 참에 바로잡자’ 논평을 냈습니다. 참여연대도 ‘공약도 없이 표 달라 말할 자격있나’ 논평을 통해 정책선거 실종에 공감하며 정치권을 질타했습니다.
6. 사회에 끼친 영향
보도 이후 선관위는 정당의 정책공약 개발 기능 강화 및 정책·공약 평가 제도화 등을 담은 중장기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공약관리 부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30년간의 공약을 모은 공약집 발간을 약속했습니다. 세부 내용으로는 △민·관·학 협력을 통한 정책선거 분위기 조성 주도 △정당의 정책공약 개발기능 강화 지원 △정당·정책연구소·학회 초청 정책선거 평가 토론회 개최 △정책선거 예산안 증액요구 △정당 10대 정책 모음집 상시 공개 유지 △정책선거 연혁분석 종합검토 연구용역 추진 등 다양한 대책을 마련했습니다. 또한 사전 공약 비교 검증 활성화를 위한 현행 공직선거법 개정 추진 의사도 밝혔습니다. 허철훈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은 9월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역대 대선에서 발표된 정당·후보자별 정책공약 모음자료도 전자책으로 제작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국제학술적 차원에서도 성과를 인정받았습니다. 공약 분석 방법론을 개발한 비교정치 분야 석학 이언 버지 영국 에식스대학 명예교수는 취재팀의 분석결과에 찬사를 보내며 국제 매니페스토 프로젝트를 연구중인 독일 베를린사회과학센터에 이를 게시하겠다고 알려왔습니다.
7.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모든 취재는 언론윤리강령 기준을 준수하였습니다. 사내 심의위원은 매 회차마다 심의일지를 통해 “밑그림을 잘 그린 시리즈라는 믿음을 준다”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본보 사설도 “국민의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정치권이 고민해야 할 지점이 어디인지를 보여준다”고 평가했습니다.
8. 기타 고려사항
지난 2025년 5월 이달의 기자상 심사에서 낙선하여 9·10월 관련 후속보도를 보강해 공적서를 다시 제출하였습니다. 현재까지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 피신청 사항은 없습니다. 해외 취재 및 매니페스토 국민 인식조사(여론조사)와 관련해 한국언론진흥재단의 기획취재지원사업 지원을 받았습니다. 인터넷선거보도심의위원회의 제7회 인터넷선거보도상 전국부문을 수상했습니다.
2회에 걸친 여론조사 결과는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 등재하여 신뢰도를 높이는 한편 조사결과를 사회에 공개해 후속 취재 및 연구 등에 활용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취재후기
(422회)매니페스토, 내일을 바꾸는 약속/세계일보
매니페스토, 내일을 바꾸는 약속
세계일보 조병욱 기자
대통령실이라는 출입처가 부끄러움으로 전락한 순간부터였던 것 같습니다. 12·3 비상계엄과 탄핵을 거치며 민주주의의 역행을 막고 싶었습니다. 조기 대선을 앞두고 누군가는 정책선거를 외치고 감시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이어졌습니다. 20년 전 처음 국내에 매니페스토를 소개한 세계일보 선배들의 기사가 등대 역할을 했습니다. 역대 대선 공약을 확인하려던 정보공개 청구에서 뜻밖의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공약으로 제공할 정보는 없다”고 통보했습니다. 유권자와의 약속이자 정치인의 임기 내 계약서라는 공약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는 순간이었습니다. 공약의 중요성을 부각하기로 방향을 정했습니다. 독일의 공약 분석 인공지능 모델을 활용해 민주화 이후 대선 공약의 변천사와 의미를 해석했고, 대선 후보들의 공약을 검증했습니다. 정책선거 예산 부족, 난해한 공약집 문제 등도 집중 보도했습니다. 그 결과 선관위는 중단했던 공약집 발간을 재개했고 디지털 아카이브 강화를 약속했습니다. 다만 공약의 주체인 정당은 여전히 무관심한 상황입니다.
수습 교육이 끝나기도 전에 불려와 넉 달을 밤낮없이 고생한 정세진·장민주 기자의 헌신이 없었더라면 이 기사는 세상에 나오지 못했을 것입니다. 진심으로 고맙다는 말을 전합니다. 팀 구성을 결단하고 응원해주신 박희준 편집인, 이천종 편집국장, 이우승·우상규 부국장께도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끝으로 제4의 팀원으로서 함께 고민하고 조언을 아끼지 않았던 김용출 선배께 영광을 돌립니다.
회차 심사평
제422회 전체 총평
제422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11개 부문에서 73편의 기사가 출품됐다. 특히 지역 취재보도부문에는 15편이 몰려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각 부문에서 올라온 기사들이 모두 빼어나 날이 갈수록 힘들어지는 언론환경 속에서도 현장 기자들이 빛나는 성과를 내고 있는 것 같아 반가움이 컸다. 반대로 기자상 심사를 하는 위원들의 고민은 그만큼 더 깊어질 수밖에 없었다. 치열한 논쟁과 협의 끝에 이번에는 7편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취재보도1부문에선 매일노동뉴스 <런던베이글뮤지엄 과로사 의혹> 보도가 선정됐다. 최근 가장 ‘핫’한 곳 중 하나로 꼽히는 런던베이글뮤지엄에서 숨진 청년이 주 80시간씩 일했다는 사실과 직원들에 대한 포괄임금제, 초단기 계약(쪼개기 계약) 등 불법·탈법적 인사·노무 관리가 자리잡고 있었다는 보도는 충격을 주기 충분했다. 화려한 브랜드 이면에 숨겨진 업체의 잘못된 경영 방식에 대해 고용노동부가 근로감독에 착수했고 업체 대표가 재발 방지 약속을 하는 등 후속 조치가 이루어진 데에는 이 보도가 핵심 역할을 했다는 데 심사위원들간 이견이 없었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선 제주CBS의 <제주 부장판사들 비위 의혹> 보도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 기사로 인한 사회적 파장은 엄청났다. 단순히 판사들이 근무시간에 노래방에서 음주난동을 부린 것으로 끝날 수도 있었던 사건을 ‘법원의 제식구 감싸기식 징계’에 이어 ‘판사 유흥접대 논란’, ‘사법거래 의혹’으로까지 끌고간 것은 CBS 기자들의 끈질긴 취재 덕분에 가능했다. 국회에서 이 문제가 다뤄지면서 성역화된 사법부에 경종을 울리고 언론의 역할이 무엇인지를 다시 한번 일깨웠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경제보도부문에선 두편이 수상작으로 이름을 올렸다. 노컷뉴스 <이상경 국토차관, 갭투자의 민낯> 보도는 국토부 차관이 10·15 부동산 대책으로 차단된 ‘갭투자’를 오래 전부터 해 오고 있었다는 점을 최초 보도, 당사자 사퇴라는 결과로까지 이어졌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또 이 보도로 현 정부에서 한 명의 차관 사퇴를 넘어, 정부 부동산 정책의 신뢰도와 고위 공직자의 도덕성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를 촉발시켰다는 점도 수상작으로 선정되는데 한몫했다.
KBS 보도는 ‘기부’를 명분으로 거래처에 납품 계약을 유도하고, 이후 기부금 지출분을 다시 식자재 가격 인상으로 보전하는 ‘이중구조’를 대기업이 주도하고 있다는 사실을 드러내면서 사회적 파장을 불러 일으켰다. 특히 심사위원들은 대기업이 복지시설과의 이러한 거래를 통해 이용자 주머니를 갈취하는 행위를 밝혀냈다는 것 자체가 언론의 자본권력 감시 역할을 충실히 한 기사라고 평가했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선 뉴스1 <경계선의 집> 보도와 세계일보 <매니페스토, 내일을 바꾸는 약속>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경계선의 집> 보도는 몇년 전부터 국내에서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경계선지능인’에 대한 문제를 전면적으로 드러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특히 경계선지능인에 대한 실태조사도 제대로 되지 않고, 그 숫자가 몇 명이나 되는지도 정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지원단체’와 특정인에 의해 저질러지는 폭행과 성폭력 의혹 등을 파헤쳐 사회적 이슈로 끌어올린 것은 그 자체로 의미있는 기사였다. 이 보도로 국가인권위원회와 보건복지부가 나선 점 또한 제도 사각지대의 구조적 문제에 대한 언론 본연의 역할을 되돌아보게 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세계일보 <매니페스토, 내일을 바꾸는 약속> 보도는 식상한 주제를 새로운 접근 방식으로 풀어냈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다국적 인공지능(AI) 자연어 처리 공약 분석 방법론을 국내 최초로 도입, 13대 대선부터 21대 대선까지 38년간 주요 대선후보 24명의 10대 공약 217개를 직접 분석하고, 여기에 여론조사와 해외 사례 취재까지 더해지면서 자칫 지루할 것만 같은 기사에 힘을 불어넣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공약관리 부실을 문제점으로 꼽은 것도 심사위원들로부터 호평을 받은 이유였다.
사진보도부문에선 서울신문 <피감기관서 축의금 받은 최민희, 본회의 중 ‘환급 문자’>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국회에서 의원들의 휴대폰 사진을 촬영, 보도하는 것은 많았지만 이 사진은 많은 매체에서 기사는 물론 사설까지 내용을 인용했을 정도로 파급력이 컸다는 점이 높게 평가됐다. 결국 이 사진 보도 이후 최민희 의원이 사과하는 등의 상황이 이어지면서 ‘사진 한 장이 주는 위력’을 새삼 깨닫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