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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2회 (2025년 10월)

수상작 7편 · 출품 후보작 66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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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작 7편

심사평

제422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11개 부문에서 73편의 기사가 출품됐다. 특히 지역 취재보도부문에는 15편이 몰려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각 부문에서 올라온 기사들이 모두 빼어나 날이 갈수록 힘들어지는 언론환경 속에서도 현장 기자들이 빛나는 성과를 내고 있는 것 같아 반가움이 컸다. 반대로 기자상 심사를 하는 위원들의 고민은 그만큼 더 깊어질 수밖에 없었다. 치열한 논쟁과 협의 끝에 이번에는 7편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취재보도1부문에선 매일노동뉴스 <런던베이글뮤지엄 과로사 의혹> 보도가 선정됐다. 최근 가장 ‘핫’한 곳 중 하나로 꼽히는 런던베이글뮤지엄에서 숨진 청년이 주 80시간씩 일했다는 사실과 직원들에 대한 포괄임금제, 초단기 계약(쪼개기 계약) 등 불법·탈법적 인사·노무 관리가 자리잡고 있었다는 보도는 충격을 주기 충분했다. 화려한 브랜드 이면에 숨겨진 업체의 잘못된 경영 방식에 대해 고용노동부가 근로감독에 착수했고 업체 대표가 재발 방지 약속을 하는 등 후속 조치가 이루어진 데에는 이 보도가 핵심 역할을 했다는 데 심사위원들간 이견이 없었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선 제주CBS의 <제주 부장판사들 비위 의혹> 보도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 기사로 인한 사회적 파장은 엄청났다. 단순히 판사들이 근무시간에 노래방에서 음주난동을 부린 것으로 끝날 수도 있었던 사건을 ‘법원의 제식구 감싸기식 징계’에 이어 ‘판사 유흥접대 논란’, ‘사법거래 의혹’으로까지 끌고간 것은 CBS 기자들의 끈질긴 취재 덕분에 가능했다. 국회에서 이 문제가 다뤄지면서 성역화된 사법부에 경종을 울리고 언론의 역할이 무엇인지를 다시 한번 일깨웠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경제보도부문에선 두편이 수상작으로 이름을 올렸다. 노컷뉴스 <이상경 국토차관, 갭투자의 민낯> 보도는 국토부 차관이 10·15 부동산 대책으로 차단된 ‘갭투자’를 오래 전부터 해 오고 있었다는 점을 최초 보도, 당사자 사퇴라는 결과로까지 이어졌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또 이 보도로 현 정부에서 한 명의 차관 사퇴를 넘어, 정부 부동산 정책의 신뢰도와 고위 공직자의 도덕성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를 촉발시켰다는 점도 수상작으로 선정되는데 한몫했다. KBS 보도는 ‘기부’를 명분으로 거래처에 납품 계약을 유도하고, 이후 기부금 지출분을 다시 식자재 가격 인상으로 보전하는 ‘이중구조’를 대기업이 주도하고 있다는 사실을 드러내면서 사회적 파장을 불러 일으켰다. 특히 심사위원들은 대기업이 복지시설과의 이러한 거래를 통해 이용자 주머니를 갈취하는 행위를 밝혀냈다는 것 자체가 언론의 자본권력 감시 역할을 충실히 한 기사라고 평가했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선 뉴스1 <경계선의 집> 보도와 세계일보 <매니페스토, 내일을 바꾸는 약속>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경계선의 집> 보도는 몇년 전부터 국내에서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경계선지능인’에 대한 문제를 전면적으로 드러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특히 경계선지능인에 대한 실태조사도 제대로 되지 않고, 그 숫자가 몇 명이나 되는지도 정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지원단체’와 특정인에 의해 저질러지는 폭행과 성폭력 의혹 등을 파헤쳐 사회적 이슈로 끌어올린 것은 그 자체로 의미있는 기사였다. 이 보도로 국가인권위원회와 보건복지부가 나선 점 또한 제도 사각지대의 구조적 문제에 대한 언론 본연의 역할을 되돌아보게 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세계일보 <매니페스토, 내일을 바꾸는 약속> 보도는 식상한 주제를 새로운 접근 방식으로 풀어냈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다국적 인공지능(AI) 자연어 처리 공약 분석 방법론을 국내 최초로 도입, 13대 대선부터 21대 대선까지 38년간 주요 대선후보 24명의 10대 공약 217개를 직접 분석하고, 여기에 여론조사와 해외 사례 취재까지 더해지면서 자칫 지루할 것만 같은 기사에 힘을 불어넣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공약관리 부실을 문제점으로 꼽은 것도 심사위원들로부터 호평을 받은 이유였다. 사진보도부문에선 서울신문 <피감기관서 축의금 받은 최민희, 본회의 중 ‘환급 문자’>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국회에서 의원들의 휴대폰 사진을 촬영, 보도하는 것은 많았지만 이 사진은 많은 매체에서 기사는 물론 사설까지 내용을 인용했을 정도로 파급력이 컸다는 점이 높게 평가됐다. 결국 이 사진 보도 이후 최민희 의원이 사과하는 등의 상황이 이어지면서 ‘사진 한 장이 주는 위력’을 새삼 깨닫게 했다.

출품 후보작

수상하지 못한 작품까지. 원본 사이트에서는 따로 찾아 들어가야 보입니다.

캄보디아 웬치 조직원과 눈이 마주치다
후보 10-01 사진보도부문 조선영상비전 박성원*
갭투자로 집 사고 판 이상경 차관...분양권 거래 의혹도
후보 1-01 취재보도1부문 뉴스1 신현우
故이재석 경사 유족 “해경 내부서 진실 은폐 시도”…오늘 기자회견
후보 1-02 취재보도1부문 뉴스1 이시명
밤새 걸어 탈출해 “살려주세요”…대사관은 “업무종료” 등
후보 1-03 취재보도1부문 KBS KBS 캄보디아팀
캄보디아 '120억 총책'
후보 1-04 취재보도1부문 YTN YTN 사건팀
대통령실 역술인 행정관 채용의 전말
후보 1-05 취재보도1부문 JTBC 이윤석 이윤석·신진
특검 수사팀장 도이치 핵심 인물 술자리
후보 1-06 취재보도1부문 한국일보 한국일보 사회부 법조팀
민중기 특별검사 주식 투자 의혹
후보 1-08 취재보도1부문 TV조선 유동근*·정민진·곽승한
캄보디아 ODA 특혜·은폐 의혹
후보 1-09 취재보도1부문 MBC 김건휘
주한미군, 한국 정부에 ‘특검 압수수색’ 항의서한 보냈다 外 2건
후보 1-10 취재보도1부문 헤럴드경제 전현건*
경찰서 압수물 훔쳐 달아난 10대…2주 뒤에 알아차린 경찰
후보 1-11 취재보도1부문 YTN 임형준*·강태우*
온실가스 20% 줄이고 전기요금 5조 챙기는 석탄발전소...언론은 침묵 (과학·환경 부문)
후보 12-01 전문보도부문 뉴스타파 조원일*·김희주
주짓수 ‘대리 계체’ 파문..협회는 은폐 시도
후보 2-01 취재보도2부문 SBS 배정훈·홍석 배정훈*·홍석준*
윤석열 경호처의 ‘시민감시 기술’
후보 2-02 취재보도2부문 경향신문 송윤경·이효상
인체조직, 미용성형으로 흘러들다
후보 2-03 취재보도2부문 일요신문 전다현
캄보디아 ‘한국인 납치·사망’ 실태
후보 2-04 취재보도2부문 한국경제신문 김다빈·류병화
강원도지사 9천억 공약 사업 추적기
후보 3-02 지역 취재보도부문 KBS춘천 박상용*·엄기숙·고순정·이청초*·이장주
조합장님들의 비밀
후보 3-03 지역 취재보도부문 KBS강릉 정면구*·구민혁·박영웅·노지영
특검 조사 후 숨진 양평공무원 사건
후보 3-04 지역 취재보도부문 경기일보 황선주
방사 도중 폐사한 천연기념물 황새
후보 3-05 지역 취재보도부문 MBC경남 문철진*·김장훈*·손무성
군수님과 앞마당, 그리고 메타세쿼이아
후보 3-06 지역 취재보도부문 전주MBC 조수영*·유철주
구출·경찰 수사 이끈 캄보디아로 떠난 청년
후보 3-07 지역 취재보도부문 KBS제주 나종훈*·고아람*
미중, 한일정상회담 부산 개최
후보 3-08 지역 취재보도부문 부산일보 양보원·김준용*·김준현*·김종열·이은철
0시 축제로 흘러든 ‘취약계층 기부금’
후보 3-09 지역 취재보도부문 KBS대전 최선중·정재훈*·강수헌·강욱현·신유상
택배차 방화사건 배후 추적
후보 3-10 지역 취재보도부문 경인일보 조수현*·목은수
제주 차 봉지 위장 마약
후보 3-11 지역 취재보도부문 KBS제주 나종훈*·고민주·고진현
‘갑질·폭력·비리’...한국농아인협회의 민낯
후보 3-12 지역 취재보도부문 JTV전주방송 김민지*·정희도*·강경진
1조원 軍 사업의 민낯..갑질에서 허위 보고서까지
후보 3-13 지역 취재보도부문 G1방송 이종우*·박명원*·박종현*·서진형
시설관리공단인가 측근관리공단인가
후보 3-14 지역 취재보도부문 전주MBC 김아연*·이주연*·유철주·서정희*
김제시장 뇌물수수 의혹 전모 추적
후보 3-15 지역 취재보도부문 전주MBC 김아연*·조성우*
소자본 창업의 덫
후보 4-01 경제보도부문 아시아경제 이현주*·전진영
혁신의 심장, 기업연구소
후보 4-03 경제보도부문 아시아경제 백종민·김형민*·전영주
국내 1위 아이쿱생협 ‘비선 실세’의 수상한 수백억대 재산 축적 정황
후보 4-04 경제보도부문 시사저널 송응철
MBK의 홈플러스 ‘먹튀 경영’
후보 4-05 경제보도부문 한국일보 박세인·이승엽*
단 4일간 60억이 움직였다...온라인 상품권 ‘신종 돈세탁’ 추적
후보 4-07 경제보도부문 뉴스토마토 김현철
서울 전역으로 규제 확대 유력, 서울·경기 ‘갭투자’ 불가 토허구역 추가지정할듯
후보 4-08 경제보도부문 중앙일보 백민정*·염지현
벼랑 끝 벤처 생태계
후보 4-09 경제보도부문 서울경제신문 진용·김예솔·박우인·류석 박진용·김예솔·박우인·류석
中企 기술탈취의 늪
후보 4-10 경제보도부문 아시아경제 이서희*
지역기업 벚꽃엔딩 보고서
후보 5-01 지역 경제보도부문 부산MBC 이두원·이보문
대학 대전환
후보 6-01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아시아경제 아시아경제 대학대전환 특별기획팀
온 몸으로 묻다
후보 6-03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한겨레 박준용*
북극, 패권의 新항로
후보 6-04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아시아경제 이현주*·손선희*
민주주의 미래
후보 6-05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한겨레 정은주*·이봉현
상조 안정성 점검
후보 6-06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한스경제 신연수*
‘혐중’의 민낯
후보 6-07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아시아투데이 아시아투데이 특별취재팀
규제 없는 도시, 메가샌드박스
후보 6-09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아시아경제 박소연*·김보경·우수연·장희준*
치킨공화국의 몰락
후보 6-10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아시아경제 임혜선·한예주
공단의 아이들 무관심에 멍든다
후보 6-11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한겨레 김용희*·이승욱*·이준희*
2025 대한민국 간첩보고서
후보 6-12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시사저널 박성의·강윤서
낭비미식회
후보 7-01 기획보도 방송부문 CPBC 전은지·장현민·이정민*
신안 염전노예
후보 7-02 기획보도 방송부문 SBS 하정연*·이태권*
'청소년 무면허 킥보드' 실태
후보 7-03 기획보도 방송부문 JTBC 김휘란·김산*·양빈현
이태원 참사 3주기- 그 골목, 3개의 시선
후보 7-04 기획보도 방송부문 JTBC 박창규*·이한길*·최광일·신진·오승렬
전국 지방의회 외유성 출장 의혹
후보 7-05 기획보도 방송부문 MBC MBC 지방의회 외유성 출장 특별취재팀
위기의 아이들, 보이지 않는 구조신호
후보 7-06 기획보도 방송부문 EBS 이상미·금창호·박광주*·진태희
대법관의 법조인 가족, 어쩔 수가 없다?
후보 7-07 기획보도 방송부문 CBS 정다운*·김재환*·임민정
서류 없는 노동, 기록 없는 죽음
후보 7-08 기획보도 방송부문 CBS 송선교
‘꼰대들의 대학원’ 노예가 된 학생들
후보 8-01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광주일보 양재희
돌아갈 수 없는 섬, 월미도
후보 8-02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인천일보 이순민·이아진*·변성원·정슬기*
‘파산의 늪’-다시 설 수 있을까
후보 9-01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KBS창원 박기원*·지승환·문그린
생태리포트 [침입자의 경고]
후보 9-02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JIBS제주방송 안수경·강명철
사라지거나, 살아남거나
후보 9-03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KBS전주 오중호·조경모·김동균*
숲의 지배-동해안 산불 피해지 복원 이야기
후보 9-04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MBC강원영동 이아라·양성주
2년 연속 병충해..무너지는 농업 현장
후보 9-05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목포MBC 호·서일영·민정섭·홍경석 박종호*·서일영·민정섭·홍경석·노영일
183억 장밋빛 타당성 용역의 민낯
후보 9-06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JTV전주방송 최유선·권만택·정희도*
친환경 리조트서 배출한 오수에 멍든 부산 앞바다
후보 9-07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KNN 최혁규·권용국 최혁규*·박은성*

취재후기

수상 기자가 직접 쓴 1인칭 기록 8편

런던베이글뮤지엄 과로사 의혹 매일노동뉴스
런던베이글뮤지엄 과로사 의혹 매일노동뉴스 정소희 기자 유명 베이커리 브랜드 런던베이글뮤지엄에서 청년 노동자가 과로사했다는 제보를 받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사고 이후, 회사가 고인과 유족에게 보인 비인간적 언행을 지켜보며 이 사안을 제대로, 정확히 알리고 싶었습니다. 기업의 책임을 명확히 밝히고, 유족과 고인이 받아야 할 사과와 정당한 대응이 외면되지 않도록 사실을 정확히 알리는 것이 기자의 책무라고 생각했습니다. 초단기 계약과 통제적 노무관리를 활용해 청년노동자들을 착취해 온 구조적 문제를 확인하며, 이번 사건이 우리 사회 뿌리 깊은 노동 현실에서 비롯된 사례임을 알게 됐습니다. 사건이 알려지며 국민들은 크게 분노했습니다. 기업이 노동자를 착취해 온 데에 대한 분노뿐 아니라, ‘누구도 일하다 죽어서는 안 된다’는 기본 상식이 무너졌다는 사실에 대한 충격도 컸습니다. 과로를 유발하는 포괄임금제·쪼개기 계약·무분별한 비정규직 고용 등 구조적 문제를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도 커졌습니다. 이번 보도가 노동자를 착취하는 기업에게 분명한 경고가 되기를 바랍니다. 노동자의 안전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우선적 가치여야 한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이번 기사는 취재하며 만난 수많은 산재 노동자와 활동가들께 배운 문제의식과 책임감을 바탕으로 쓰였습니다. 일하다 죽는 일이 발생하지 않는 사회를 만드는 데 이번 보도와 앞으로의 보도가 조금이나마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유족과 고인께 깊은 연대와 위로의 마음을 전합니다.
제주 부장판사들 비위의혹 제주CBS
제주 부장판사들 비위의혹 제주CBS 고상현 기자 올해 6월 한 법원 관계자의 제보가 있었습니다. 지난해 여름 제주지법 부장판사 3명이 근무시간에 술을 마신 것도 모자라 노래방에서 음주난동을 벌였다는 내용입니다. 처음에는 제보 내용을 선뜻 믿기 어려웠습니다. 설마 판사들이 이런 행동을 했을까 싶었던 겁니다. 하지만 수개월 취재 과정에서 실체가 점점 드러나면서 ‘설마가 현실’이 됐습니다. ‘법복의 권위’가 깨지는 순간이었습니다. 평소 밤늦게까지 재판기록을 검토하고 판결문을 쓰느라 고생하던 판사들만 봐와서 그런지 충격적이었습니다. 한 사람의 인생을 좌지우지할 정도로 판결의 힘은 큽니다. 이런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는 판사들의 비위는 가볍게 볼 사안이 아닙니다. 하지만 사법부의 조처는 징계가 아닌 ‘법원장 훈계’가 전부였습니다. 더욱이 이들 판사는 제주대 로스쿨 강의 중 욕설하거나 유흥주점 접대 사법거래 의혹, 배석판사와의 합의 없이 즉일 선고하는 등 불법재판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각종 의혹에도 대법원 윤리감사관실은 형식적인 조사에 그쳤습니다.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는 판사에 대한 내부 자정작용이 작동하고 있지 않은 겁니다. 판사 개인이 헌법기관이라는 이유로, 사법부의 독립이라는 이유로 법원은 ‘성역화’ 된 채 우리 사회에 자리 잡았습니다. 독립된 권력과 견제 받지 않은 권력은 동의어가 아닙니다. 헌법의 사법부 독립은 법관 독립이 아닌 재판 독립을 뜻합니다. 견제 받지 않은 권력은 부패하기 마련입니다. 사법부의 성찰이 이뤄지고 견제 장치가 마련돼 법복의 권위가 다시 바로서길 바랍니다.
이상경 국토차관, 갭투자의 민낯 노컷뉴스
이상경 국토차관, 갭투자의 민낯 노컷뉴스 장윤우 기자 이번 취재는 작은 의문에서 시작됐습니다. 부동산 정책을 총괄하는 고위 공직자의 재산 신고 내역을 검토하던 중, 몇 가지 석연치 않은 부분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처음에는 확신이 서지 않았습니다. 공직자 재산 신고는 공개 정보지만, 그것만으로는 실제 주소지를 파악하거나 거래 시점을 찾아내기란 어려운 부분이었습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정보와 재산 변동 내역이 일치하는 부분을 찾아 등기부등본을 확인해 일일히 대조하는 방식으로 취재를 진행했습니다. 취재 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것은 ‘의혹’과 ‘사실’ 사이의 경계를 명확히 하는 것이었습니다. 부동산 거래에 대한 시간적 선후 관계를 정리했고, 이것이 단순한 부동산 거래가 아닌 갭투자라는 것을 입증할 수 있는 정황들이 쌓여갔습니다. 하지만 그 순간에도 조심스러웠습니다. 한 사람의 공직 생활과 명예가 걸린 문제였기 때문입니다. 여러 차례 당사자 측에 확인을 요청했습니다. 반론권을 충분히 보장하고, 해명 기회를 드리는 것이 언론의 기본 책무라고 생각했습니다. 최종 보도 직전까지도 팩트 하나하나를 다시 검증했습니다. 데스크와 팀장, 팀원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작업이었습니다. 보도 이후의 파장은 예상보다 컸습니다. 여러 매체들이 후속 보도를 이어갔고, 당사자는 사퇴했습니다. 이번 취재를 통해 다시 한번 느낀 것은, 저널리즘의 본질은 권력 감시에 있다는 점입니다. 앞으로도 사실에 기반한, 공익에 기여하는 보도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CJ프레시웨이 ‘수상한 기부금’ KBS
경계선의 집 뉴스1
경계선의 집 뉴스1 신윤하 기자 9월 경계선지능인 지원단체가 운영하던 대안가정에서 전 대표가 폭력, 성폭력, 노동착취를 일삼았단 제보를 받았습니다. 한 경계선지능인 피해자는 피해사실을 털어놓으며 “2~3주만 더 있었으면 극단적 선택을 했을 것 같다”고 고백했습니다. 가해자는 다수 언론과 예능프로그램에서 ‘다섯 아이의 아버지’라는 수식어로 유명세를 얻고, 경계선지능인 분야에서 입지를 굳혔습니다. 유명 작가가 설립자라며 명의를 도용했단 사실도 취재 과정에서 드러났습니다. 피해자들은 ‘아버지’로부터, 이 집으로부터 탈출하기까지 참 어려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취재진은 경계선지능인이 그루밍 등 범죄에 노출되는 게 단순히 특정 단체와 개인의 문제가 아니란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경계선지능인은 장애인이 아니기 때문에 그 숫자마저 정확히 파악되지 않은 집단입니다. 국가의 역할이 부재하다 보니, 경계선지능인 개개인은 ‘지원단체’라 불리는 민간단체 및 개인에게 의존합니다. 검증되지 않은 시설에 아이들과 취약한 사람들이 맡겨지고, 감독의 손길이 닿아야 할 영역이 지금도 공백으로 남아 있다는 사실은 우리 사회가 계속 질문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기획보도가 이 질문의 시작이 됐으면 합니다. 김기성 편집국장을 필두로 통신사 사건팀에서 기획보도에 집중할 수 있게 격려해 주신 김현 사회부장, 박응진 캡께 감사드립니다. 똘똘 뭉쳐 으쌰으쌰 일하는 뉴스1 사회부 사건팀 선후배들께는 늘 빚진 마음입니다. 마지막으로 함께 취재해 준 권진영·권준언 기자에게 공을 돌립니다.
매니페스토, 내일을 바꾸는 약속 세계일보
매니페스토, 내일을 바꾸는 약속 세계일보 조병욱 기자 대통령실이라는 출입처가 부끄러움으로 전락한 순간부터였던 것 같습니다. 12·3 비상계엄과 탄핵을 거치며 민주주의의 역행을 막고 싶었습니다. 조기 대선을 앞두고 누군가는 정책선거를 외치고 감시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이어졌습니다. 20년 전 처음 국내에 매니페스토를 소개한 세계일보 선배들의 기사가 등대 역할을 했습니다. 역대 대선 공약을 확인하려던 정보공개 청구에서 뜻밖의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공약으로 제공할 정보는 없다”고 통보했습니다. 유권자와의 약속이자 정치인의 임기 내 계약서라는 공약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는 순간이었습니다. 공약의 중요성을 부각하기로 방향을 정했습니다. 독일의 공약 분석 인공지능 모델을 활용해 민주화 이후 대선 공약의 변천사와 의미를 해석했고, 대선 후보들의 공약을 검증했습니다. 정책선거 예산 부족, 난해한 공약집 문제 등도 집중 보도했습니다. 그 결과 선관위는 중단했던 공약집 발간을 재개했고 디지털 아카이브 강화를 약속했습니다. 다만 공약의 주체인 정당은 여전히 무관심한 상황입니다. 수습 교육이 끝나기도 전에 불려와 넉 달을 밤낮없이 고생한 정세진·장민주 기자의 헌신이 없었더라면 이 기사는 세상에 나오지 못했을 것입니다. 진심으로 고맙다는 말을 전합니다. 팀 구성을 결단하고 응원해주신 박희준 편집인, 이천종 편집국장, 이우승·우상규 부국장께도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끝으로 제4의 팀원으로서 함께 고민하고 조언을 아끼지 않았던 김용출 선배께 영광을 돌립니다.
피감기관서 축의금 받은 최민희, 본회의 중 ‘환급 문…
피감기관서 축의금 받은 최민희, 본회의 중 ‘환급 문자’ 서울신문 홍윤기 기자 10월26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마주한 한 장면이 이번 보도의 출발점이었습니다. 국정감사 기간 자녀 결혼식으로 논란을 겪던 최민희 위원장의 휴대전화 화면이 보였고, 확인을 위해 각도를 바꿔 셔터를 눌렀습니다. 화면에는 피감기관과 정치권, 방송사, 대기업 관계자들의 축의금 명단과 액수가 적혀 있었고, 즉시 관련 인사와 의원실을 확인해 보도했습니다. 이후 의원실은 해명을 내놓았고, 국감 마지막 날에는 최 의원이 대국민 사과를 했습니다. 이번 보도를 계기로 국회의원과 피감기관 간 부적절한 관행이 명확히 드러났고, 청탁금지법 적용의 실효성도 다시 논의됐습니다. 한 장면이 결과를 바꿀 수 있다는 사실과 기록하는 일의 책임을 다시금 생각하게 된 순간이었습니다. 국회에서 ‘의원 휴대전화 화면 보도’가 적절한가에 대한 고민이 늘 있습니다. 정치 뉴스일 때만 주목도가 높다는 한계도 분명합니다. 그럼에도 이런 보도가 필요한 이유는, 현장의 장면을 시민들에게 전달하고, 공권력을 가진 이들이 스스로 경계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기 때문입니다. 앞으로도 현장에서 더 정확하고 의미 있는 순간을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이 상을 주신 한국기자협회와 심사위원분들께 감사드리며, 훌륭한 보도들과 함께 상을 받게 되어 영광입니다. 마지막으로 서울신문 김태균 콘텐츠본부장, 김상연 편집국장, 그리고 사진부·정치부·편집부의 선배·동기·후배들께 깊은 감사 말씀 전합니다.
CJ프레시웨이 '수상한 기부금' KB…
CJ프레시웨이 '수상한 기부금' KBS 황현규 기자 이번 취재는 CJ프레시웨이가 복지시설과 식자재 납품 계약을 맺으면서 “매출의 일부를 기부하겠다”는 조건을 내걸어 왔다는 사실을 확인하면서 출발했습니다. 사회공헌처럼 포장된 이 구조가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 그 목적이 무엇인지 들여다볼 필요가 있었습니다. 수많은 자료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기부 시점과 계약 기간이 정확히 겹친다는 일정한 패턴이 드러났습니다. 우연으로 설명할 수 없었습니다. 그 자체로 기부금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기부로 지출한 금액을 CJ 측이 식자재 가격 인상으로 되돌려 받는 내부 시스템까지 확인했습니다. 기부금이 커질수록 회사의 이익률이 높아지는, 본래 취지와 정반대의 흐름이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식자재값 인상이 복지시설을 이용하는 어르신·어린이들에게 피해로 돌아간다는 것. 단가가 오르면 급식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고, 이 부담은 선택권이 없는 취약계층이 떠안게 됩니다. 이상한 기부는 CJ프레시웨이만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다른 경쟁업체들도 하고 있는 관행이었습니다. 보도 이후 CJ프레시웨이를 포함한 다른 업체들도 해당 영업을 즉시 중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변화가 눈앞에서 시작되는 모습을 보며 감시 보도가 가지는 책임을 다시 생각하게 됐습니다. 기업의 사회공헌이나 ESG처럼 선의로 포장된 것들이 실제로 누구에게 이익을, 누구에게 부담을 남기는지 더 집요하게 추적하겠습니다. 이번 보도는 용기를 내준 제보자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믿고 목소리를 내 준 분들께도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