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출품 보도물 목록(최초 보도부터 순서대로 3건까지 기재)
번호 보도일시 보도 제목
1 5월15일 경향신문1면 광주 곳곳에 박힌 학살의 이름‘상무’
2 5월15일자 경향신문8면 도로⋅공공시설⋅학교에도⋯지우지 못한‘가해자의 언어’
3 5월17일14시53분 “계엄군의 잔재‘상무’.광주서 뽑아내야”,시민단체 후보들 성명
3.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광주광역시청이 있는 광주 서구 치평동은 ‘상무지구’라고 불립니다. 공식 지명은 아니지만 광주시민들은 30여년 전부터 신도시로 개발된 이곳을 그렇게 불러왔습니다. 상무지구에는 시청뿐 아니라 가정법원, 교육지원청, 환경청, 우정청, 토지주택공사 등 공공기관이 많습니다.
최대 행정기관과 상업시설이 밀집한 이곳은 광주의 중심으로 기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상무지구에는 5.18민주화운동 정신을 계승한 5·18기념재단과 기념공원이 있습니다.
‘상무(尙武)’는 ‘무를 숭상한다’는 뜻입니다. 국군체육부대(상무)는 각 종목별로 ‘상무’라는 팀 이름을 사용합니다. 육군 교육사령부의 별칭도 ‘상무대’입니다.
하지만 광주에는 상무대도 없고, 국군체육부대도 없습니다. 그런데도 왜 민주, 인권, 평화의 도시를 표방하는 광주의 대표 도심은 ‘상무지구’일까요. ‘상무’와 ‘5·18’, 그리고 ‘민주 인권 평화’가 동거하는 이 기묘한 상황은 어디서부터 잘못됐을까요?
지난 2월 신호등이 깜빡거리는 광주 서구 ‘상무대로’의 한 교차로에서 교통표지판을 보던 기자는 이런 의문에 빠져 들었습니다.
∎ 광주시민을 학살했던 작전명 ‘상무’
1980년 5월18일. 전두환의 비상계엄 전국 확대 조치로 시작됐던 광주 열흘간의 항쟁은 5월27일 계엄군의 유혈진압작전으로 막을 내렸습니다. 이날 하루에만 광주 시민 25명이 옛 전남도청과 도심 곳곳에서 계엄군의 총탄에 사망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5·18 당시 계엄군 작전명을 ‘화려한 휴가’로 알고 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닙니다. ‘광주재진입작전’으로 알려진 계엄군의 도청진압작전 명칭이 ‘상무충정작전’이었다는 사실은 5·18진상규명조사위원회 등 여러 번의 정부 조사에서 확인된 사실입니다.
기자는 이 ‘상무충정작전’의 ‘상무’가 광주에서 사용되는 ‘상무’와 같은 것일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980년 당시 광주에는 1994년 전남 장성으로 이전했던 ‘상무대’(전투병과교육사령부)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당시 계엄사령부의 공식 문건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활동을 종료한 5·18진상조사위원회는 수 만쪽 분량의 군 문건을 자료집으로 엮어 두었습니다.
이 자료집을 뒤져가며 ‘상무충정작전’(尙武忠正作戰)이 명확히 기재된 문건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1980년 5월26일 당시 육군본부가 광주에 있던 전투병과사령부(상무대)에 내려보낸 ‘작전지침’ 문건을 찾아냈습니다. 문건에는 상무충정작전이라는 명칭이 2번 나옵니다.
이희성 계엄사령관 명의의 작전지침에는 “본 진압작전(尙武忠正作戰)은 전교사령관 책임하에 실시할 것”이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5·18연구자인 김희송 전남대 5·18연구소 교수는 “전교사와 사령관을 지칭하면서 ‘상무충정작전’이라고 한 것은 전교사의 별칭인 ‘상무대’가 주도하는 충정작전이라는 뜻”이라고 확인했습니다.
충정작전은 군을 민간 소요에 투입하는 작전입니다. 광주에서 사용하고 있는 ‘상무’는 46년 전 광주시민을 학살했던 계엄군의 유혈 진압 작전에 닿아 있었습니다.
∎‘상무대’ 떠난 지 32년, 곳곳에 학살의 이름
그렇다면 ‘상무’라는 명칭은 광주에서 어디까지 확산해 있는 걸까요. 민간 아파트나 상업시설 등은 좋은 입지라는 점을 내세우기 위해 ‘상무00 아파트’ 등의 명칭을 사용합니다.
민간이야 어쩔 수 없다 해도 공공시설은 확인해 볼 필요가 있었습니다. 먼저 ‘상무’가 국가 공식 지명으로 등록돼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지명을 관리하는 국토정보원 자료를 검색했습니다.
놀랍게도 지난 1월 ‘상무’가 들어간 광주 지역 교차로 3곳의 지명이 국가지명으로까지 공식 등록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다른 공공시설은 어떨까? 지난 3월 광주시와 상무지구가 있는 서구청 등에 자료를 요청했지만 ‘도로명’ 정도만 추출이 가능하다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기자는 직접 ‘상무’라는 이름이 들어간 공공시설을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학교를 검색하고 이름의 유래를 확인했습니다. 상무초와 상무중, 상무고는 모두 ‘상무대’와 연관된 명칭이었습니다.
그런데 상일중과 상일여고 명칭에 관한 자료가 없었습니다. 기자는 ‘상일’의 한자표기가 ‘尙一’이라는 점을 발견하고 ‘상무1동’의 줄임말일지 모른다고 판단했습니다. 오래 근무한 학교 관계자들을 취재한 결과 “그렇다”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이름에 상무가 들어간 도로도 직접 가 봤습니다. 상무대로는 광주 관문인 광주송정역에서 시작해 광주를 동서로 가르며 5·18의 현장인 ‘금남로’에 맞닿아 있었습니다. 상무지구 내 도로에는 ‘상무민주로’ ‘상무평화로’ ‘상무자유로’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명칭의 조합이었습니다.
공공기관 명칭에 ‘상무’가 계속해서 쓰인다는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상무1동과 상무2동 동사무소에 이어 ‘상무지구 민원실’ ‘상무지구대’ ‘상무119안전센터’ ‘상무국민체육센터’ 등이 생겨나고 있었습니다.
광주지하철에는 ‘상무역’이 있었고 시내버스 노선에도 상무가 들어선 노선이 3개나 됐습니다. 공용주차장과 교량, 교차로까지 직접 확인한 ‘상무’ 명칭이 들어간 공공시설은 모두 38곳이나 됐습니다.
∎‘영원한 명칭’은 없다.
‘명칭’은 그 대상을 규정합니다. 명칭에는 정신이 깃들기도 하고, 도시의 역사나 정체성이 반영되기도 합니다. 이런 기준으로 보면 광주에 있는 ‘상무’는 광주 정신이나 역사성에도 맞지 않습니다.
역사 단체들은 ‘상무’라는 명칭이 시작된 이유와 유래, 5·18과의 관련성에 대해 설명하자 “그동안 인지하지 못했다는 사실에 얼굴이 화끈거린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광주에 투입된 계엄군을 지휘했던 상무대는 1994년 전남 장성으로 이전했습니다. 군부대가 이전해 갔는데도 광주에 ‘상무’라는 이름이 곳곳에 남게 된 것은 ‘고민 없는 관행’의 산물이었습니다.
광주시는 군부대가 떠난 부지를 택지지구로 개발하면서 ‘해당 지역 명칭’을 임의대로 붙이는 관행에 따라 ‘상무택지개발지구’로 사업을 추진했습니다. 행정에서 시작된 이름은 시민들의 입에 자연스럽게 오르내리며 이제는 ‘손을 쓸 수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됐다는 겁니다.
현재 국군체육부대가 있는 경북 문경시와 장성군에도 ‘상무’라는 이름의 공공시설이 있지만 각각 도로 1곳과 공원 1곳 밖에 없다는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35사단이 이전한 부지를 개발했던 전북 전주시는 아예 ‘에코시티’라는 새로운 이름을 쓰고 있었습니다.
군부대가 떠난 곳에서 ‘부대 명칭’을 공공시설에 이렇게 많이 사용하는 곳이, 세계인권포럼을 개최하는 광주의 현주소 였습니다.
그렇다고 학살의 이름 상무를 그대로 둬야 하는 걸까요? 기자는 추가 취재를 통해 10여년 전 광주 서구에서 친일파의 이름을 딴 택지지구의 도로와 학교 명칭을 변경한 사례를 취재했습니다.
4.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기사에 등장하는 취재원은 대부분 실명으로 보도하였으며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는 없습니다. ③기자가 직접 자료 조사와 현장 취재를 진행했습니다. ④ 특이사항은 없습니다.
5.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광주에서 광범위하게 사용하고 있는 ‘상무’라는 명칭의 문제점과 사용 현황을 전수조사해 보도한 기사는 경향신문의 이번 기사가 처음입니다.
5·18민주화운동을 앞두고 있던 지난달 15일 경향신문에 해당 기사가 보도된 이후 연합뉴스, 뉴스1, 뉴시스, KBS, MBC와 광주지역언론 등이 시민단체와 정치인들의 입장을 인용 보도했습니다.
[연합뉴스]
광주 정치권·시민사회 "군사독재 잔재 '상무' 명칭 폐기해야"(종합)
[뉴스 1]
진보당 이종욱 "군사독재 잔재 '상무' 명칭·지명 고치겠다"(종합)
[뉴시스]
상무(尙武)는 5·18 유혈진압의 잔재…"명칭 바꿔야"(종합)
[KBS]
“군사 명칭에서 유래 ‘상무’ 변경해야”
[MBC]
광주 정치권·시민사회, "군사독재 잔재 '상무' 명칭 폐기해야"
6.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민주주의 심장인 광주에서 ‘군인 정신’을 대표하고 계엄군 학살 작전명이기도 한 상무 명칭이 광범위하게 쓰인다는 사실을 접한 많은 시민들은 ‘그동안 몰랐다는 게 부끄럽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은 성명을 내고 “학살 진압군이자 광주를 피로 물들인 작전 이름에서 따온 명칭을 문제의식 없이 수십년 동안 사용했다는 사실에 부끄러움을 감출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민선 9기의 첫 과제는 광주에서 ‘상무’를 뽑아내는 일이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학벌 없는 사회를 위한 시민모임도 입장을 내고 “5·18국가폭력의 흔적이 학교 이름으로 남아있음을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명칭을 계속 사용하는 것이 적절한지 책임있게 논의돼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광주지역 26개 시민단체가 모인 광주시민단체협의회 기우식 사무처장도 “7월1일 출범하는 전남광주특별시에서 상무 명칭 변경에 대해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해 왔습니다.
정치인들도 ‘상무 명칭 변경’에 나섰습니다.
이종욱 진보당 전남광주특별시장 후보는 “통합특별시 출범에 맞춰 광주 곳곳에 남아있는 상무 명칭을 전면 폐기하겠다”고 공약했습니다. 그러나 이 후보는 상무초 동문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다며 공약을 철회 했습니다.
김대중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교육감 당선자도 “민주 인권 평화 도시 광주에서 군사 독재 잔재가 남아있는 것은 교육적으로 매우 부적절하다”며 명칭 변경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박병규 광주 광산구청장도 “경향신문의 기사는 오래된 질문을 광주 사회 앞에 던졌다”면서 “상무라는 이름이 단순한 지명이 아니라 군사주의 시대와 계엄군 작전의 기억, 그리고 국가폭력의 흔적과 연결되어 있다는 점을 정면으로 드러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이제 광주는 이 문제를 공론으로 장으로 가져와야 한다”면서 “도시의 이름은 도시가 어떤 정신 위에서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이다. 이제 진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행정과 의회 시민사회가 함께 참여하는 ‘도시 명칭 재검토 위원회’ 같은 공론화 기구를 제안했습니다.
7.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기자가 상무 명칭의 유래와 광주와의 연관성, 사용 중인 공공시설을 직접 취재하고 조사한 이 보도는 ‘현장 취재’의 힘을 보여줬다는 평가입니다.
경향신문 내부에서는 “광주에서 망각하고 있던 중요한 부분을 상기시킨 보도”라는 평도 나왔습니다. 언론윤리강령을 준수했습니다.
8. 기타 고려사항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429회 전체 총평
제429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총 9개 부문에서 70편의 후보작이 출품돼 치열한 경합을 벌였다. 이번 회차는 권력을 감시하고, 국민의 일상적 안전을 지키려는 기자 정신이 돋보이는 수작들이 많아 심사위원들의 고심이 깊었다.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MBC의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국내 최대 규모의 지하 공간을 조성하는 영동대로 복합개발 현장에서 기둥의 주철근 2570개가 누락된 사실을 밝혀낸 이 보도는 단순한 시공 오류를 넘어 시민의 안전 문제를 고발했다. 지방선거 국면에서 안전이라는 화두를 제시했고, 이를 통해 관련 기관에 대한 감사 착수 및 대통령의 진상 규명 지시 등을 이끌어내는 등 파급력이 컸다는 점에서 심사위원들은 높은 점수를 줬다.
같은 부문 수상작인 TV조선의 <김용남 국회의원 후보 ‘차명 대부업 운영 의혹’> 보도는 공직 후보자의 도덕성을 정밀 검증한 수작이다. 비상장 법인의 특성상 공시된 자료가 없어 정보에 접근하는 데 어려움이 컸지만 이를 극복하면서 실체를 취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후보자의 육성 녹취 등 구체적인 물증을 확보해 해명의 모순을 끈질기게 파헤치는 등 유권자의 합리적 선택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취재보도2부문 수상작인 채널A의 <호르무즈 추적보도-나무호 피격 무전 입수 외> 보도는 외교 당국의 발표나 외신에 의존하지 않고 독자적인 취재망을 통해 진실에 접근한 기자 정신이 빛난 보도라는 평가를 받았다. 석 달간의 추적 끝에 확보한 긴급 무전은 사건의 실체를 밝히는 결정적 열쇠가 되었으며, 이 사건이 국제 정세의 문제에서 우리 국민의 생존권 문제로 다가오게 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지역 취재보도부문 수상작인 광주CBS의 <스타벅스 ‘5·18 탱크데이’와 사회적 파장 추적> 보도는 한 장의 이미지와 짧은 문구가 일으킨 파장을 여실히 보여줬다.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에 ‘탱크’와 ‘탁’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대기업 마케팅에 대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이를 보도했다. 이를 통해 사회적 경종을 울리고 역사 인식의 중요성을 환기했다. 수많은 언론사들의 추종 보도가 이어지면서 사회적 파장이 컸다.
경제보도부문에서는 경향신문의 <배드뱅크 상록수 약탈금융 실태> 보도가 심사위원들의 높은 평가를 받았다. 20여 년 동안 방치된 10만여 장기 연체자의 고통을 조명하고, 금융사의 책임 회피 구조를 명확히 짚어냈다. 보도 직후 대통령의 질타와 금융당국의 전수조사, 상록수 청산 결정을 이끌어 내면서 공익성이 큰 보도라는 평가를 받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서울신문의 <소녀에게,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피해자 117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73명 대면 인터뷰, 판결문 분석 등을 통해 진화하는 온라인 성착취 범죄의 실태를 입체적으로 조명했다. 특히 범죄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청소년용과 부모용으로 각각 인터랙티브 웹페이지를 제작한 점, 실현 가능한 정책을 제안한 점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SBS의 <산불 카르텔> 보도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조달청의 6년치 데이터를 분석해 상호는 다르지만 같은 전화번호를 쓰는 유령 회사 연결망을 확인하고, 이들이 산불 복구 사업을 낙찰받는 구조를 입증했다. 데이터 분석에 그치지 않고 현장 취재를 결합해 구조적 부조리를 파헤친 기자의 능력이 돋보였고, 언론의 역할에 충실한 보도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목포MBC의 <내가 먹은 김, 어떤 물로 만들었나>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1조원을 넘는 K-김 수출의 이면에는 생산 과정에 대한 위생 관리가 사각지대에 있음을 여실히 보여줬다. 김 가공 공장의 무분별한 농업용수 사용 실태를 직접 추적해 정부의 첫 전수조사와 제도 개선 논의를 이끌어낸 점이 호평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