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② 단독기획(◯)
2. 출품 보도물 목록(최초 보도부터 순서대로 3건까지 기재)
번호 보도일시 보도 제목
1 4월28일 다정함이 덫이었다
2 4월28일 일곱살 아이까지 할퀸 그놈들…지금도SNS활보한다
3 4월30일 자책으로 쌓은 감옥…아이는 스스로 갇혔다
3.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조건 사냥이라고 들어보셨어요?”
취재의 시작은 ‘조건 사냥’이라는 단어였습니다. 온라인에서 조건 만남을 미끼로 내걸고 10대 여학생들을 사냥하듯 성노예로 삼는다는 내용. N번방, 딥페이크 등으로 일련의 성착취 범죄에 익숙했던 저희에게도 조건 사냥이라는 단어는 충격이었습니다. 성착취 범죄는 기존에도 여러 언론에서 다뤘지만, 얼마나 진화했는지 실태를 파악해보자는 생각으로 취재를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취재는 올해 1~4월 넉 달간 이어졌습니다. 성착취 피해 아동·청소년 지원센터(지원센터)가 있는 전국 16개 시도를 찾았고, 피해자, 피해자 딸을 둔 아버지, 가해자, 수사 경찰, 지원센터 관계자, 성평등가족부 담당자, 변호사, 교수, 십대여성인권센터 등 여성단체 활동가 등 73명을 직접 만났습니다. 취재 끝에 내린 결론은 분명했습니다.
“성착취범들은 온라인에서 스마트폰을 쥔 모든 아이들을 사냥하고 있다. 이 범죄는 ‘그루밍’이라는 방식을 빌려 진화하고 있다.”
이런 내용을 담은 결과물은 <소녀에게,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라는 제목으로 4월 28일(지면 기준)부터 5월 7일까지 4회에 걸쳐 지면(10개면)과 온라인(21개 기사)으로 보도했습니다.
⬛환심, 자책, 죄와 벌, 회복 : 회차별 주요 내용
저희는 이번 기획이 온라인 그루밍을 시작으로 한 성착취 범죄의 심각성을 알리고 후속 대책 등을 논의하는 시발점이 돼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무엇보다 기획의 회차별 구성, 어떤 이야기를 담을 것인지를 고민했던 이유입니다.
<1회 : 환심, 착취의 덫>에서는 진화하는 온라인 성착취 범죄의 구조를 보여주고, 실태와 피해의 정도를 담아내는 데 주력했습니다. 피해자 6명의 목소리, 206건의 판결문 분석을 통해 피해자 287명의 이야기를 담아낸 이유입니다.
온라인 성착취 피해자는 보호받지 못하고 죄인 취급을 받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에 <2회 : 자책, 죄인이 된 아이들>에서는 자책에 시달리는 아이들의 목소리를 별도로 담아내 피해자를 오롯이 피해자로 바라보지 않는 구조적 문제, 사회적 선입견을 지적하고자 했습니다. 피해자 11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와 함께 온라인 성착취 피해를 당한 중학생 자녀를 둔 아버지의 인터뷰를 내러티브 방식으로 담아낸 것은 이 범죄가 피해자 본인은 물론 가족들에게도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긴다는 사실을 강조하기 위해서였습니다.
<3회 : 죄와 벌, 친절한 포식자>에서는 1심 선고 이후 교정시설에 수감된 가해자들에 대한 인터뷰를 기반으로 가해자들의 수법을 분석했습니다. 악질적인 범죄에도 온라인 성착취 가해자의 절반은 집행유예로 풀려난다는 점을 판결문 분석, 가해자에 대한 재판 추적 등을 통해 담아냈습니다. 피해자와 달리 가해자들은 대부분 뻔뻔하게 일상을 살아가고 있고, 수사를 받은 이후 법정에 서더라도 면죄부를 받기도 한다는 점을 지적하고자 했습니다.
온라인 성착취 가해자들은 스마트폰을 쥔 모든 아이들을 타깃으로 삼고 있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유형의 범죄가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라고 하나같이 전망했습니다. <4회 : 회복, 너희 잘못이 아니야>에서 이 범죄를 막을 최소한의 대안을 제시한 이유입니다. 또 먼저 피해를 경험한 30대 상담사가 전하는 당부의 이야기를 마지막에 배치해 “피해자들의 잘못이 아니야”라는 시리즈 전체를 관통하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습니다.
⬛전국 곳곳을 돌아다닌 끝에 만난 피해자
피해자인 아이들을 만나는 과정은 쉽지 않았습니다. 저희는 우선 전국 16개 시도 지원센터를 찾았습니다. 상담사를 통해 취재 의사를 전하고, 취재의 취지를 설명했습니다. 아이들을 지원하는 곳이라면 전국 어디든 달려갔고, 아이들이 인터뷰에 응하기까지 지난한 설득을 이어갔습니다. 피해자 6명을 만나 긴 인터뷰를 진행했고, 잔혹한 범죄의 실태와 피해 이후 회복되지 않는 일상 등에 관해 들을 수 있었습니다. 피해자의 트라우마를 감안해 상담사 선생님이 항상 인터뷰에 배석했습니다.
피해가 끝났다고 해서 고통도 끝나는 건 아니었습니다. 그 아픔을 조금이라도 전하고자 아동·청소년 피해자 117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 형태의 실태조사도 진행했습니다. 3월 20일부터 4월 16일까지 진행된 실태조사에서 응답자의 62%는 피해 이후 자살충동을 느꼈고, 실제 자해를 한 경우도 53.8%나 된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런 심각한 실태를 포함해 자책으로 쌓은 감옥에 살고 있는 피해자의 고통에 관한 이야기를 담아냈습니다.
성착취 피해를 당한 딸을 둔 아버지의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지우(가명) 아버지를 만나는 데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한 달 넘게 설득한 끝에 지난 3월 13일 인터뷰가 진행됐고, 아버지는 “‘가해자가 다시는 세상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하겠다’던 약속을 지키지 못할 것 같아 두렵다”고 말했습니다. 지우는 2025년 5월 성착취 피해를 당했고, 현재 가해자에 대한 항소심이 진행 중입니다. 아버지의 이야기는 인터뷰 형식이 아닌 내러티브 방식의 기사로 독자들에게 선보였습니다. 피해자의 가족으로 살아가는 고통과 재판 과정의 어려움 등을 전달하려면 무엇보다 가독성이 중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교정시설에서 마주한 뻔뻔한 가해자
가해자를 만나는 일 또한 쉽지 않았습니다. 취재팀은 올해 2~4월 수감 중인 성착취 가해자 여러 명에게 접견을 신청했지만, 거절당했습니다. 이 가운데 실제 면담이 성사된 것은 2명이었습니다. 미성년자 의제강간 등 혐의로 항소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은 김모(51)씨를 3차례, 아동·청소년 성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은 이모(51)씨를 2차례 접견했습니다. 가해자들은 아이들을 성착취한 이유를 “쉬워서”라고 했고, “아이와 연애를 했다. 성매매 업소 여성과의 금전적 관계와는 전혀 달랐다”고 말했습니다.
뻔뻔하게 궤변을 늘어놓는 가해자의 인터뷰를 그대로 전달할 순 없었습니다. 가해자들이 피해아동에게 접근하는 방식인 그루밍에 대한 분석도 함께 담아낸 이유입니다. 온라인 그루밍 과정을 연구한 보고서를 입수했고, 관련 연구를 진행한 성유리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 박상민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 등 전문가들을 직접 만나 가해자의 수법을 파악했습니다.
가해자들은 “힘들지?” “내가 도와줄게.”라며 접근했고, 손 사진이나 발 사진 등을 시작으로 아이들이 벗어나지 못하도록 착취를 이어갔습니다. 피해자 다수는 가출 경험도, 특별한 위기 징후도 없는 평범한 학생이었습니다.
⬛‘모든 아이가 표적’인 범죄임을 알려야
범죄의 심각성을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 각종 연구보고서 등 피해의 심각성을 파악할 수 있는 자료도 모았습니다. 2025년 1월부터 2026년 2월까지 전국의 1심 법원이 선고한 온라인 성착취 관련 판결문 206건도 그 중 하나입니다.
아울러 직접 방청한 온라인 성착취 사건 1심과 항소심 재판의 내용도 기사에 담았습니다. 이밖에도 로펌에 문의한 상담 내용, 온라인상에서 공유되는 가해자들의 범행 수법, 가해자 커뮤니티에 대한 추적 등도 기획 곳곳에 녹여냈습니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대부분 전문가들은 이런 유형의 범죄가 앞으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봤습니다. 이러한 지원센터 상담사, 여성단체 활동가 등 현장의 목소리, 전문가들의 제언을 종합해 (1)법원의 양형 강화 (2)피해자 지원 확대 (3)디지털 거세 (4)플랫폼 책임 강화 (5)치유형 교육기관 확대 (6)성착취 교육 내실화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습니다. 뜬구름 잡는 제언이 아닌 실현 가능 정책을 제안했다는 점에서 ‘솔루션 저널리즘’에 한 발 다가섰다고 자부합니다.
아울러 저희는 기사 외에 별도의 인터랙티브 웹페이지도 자체적으로 개발해 공개했습니다.
이 웹페이지는 청소년용(https://seoul.co.kr/SpecialEdition/grooming_education/teen/), 부모용(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grooming_education/)으로 각각 개발됐습니다.
인터랙티브에는 기사에 담지 못한 가해자들의 접근 수법, 그루밍 위험 징후, 개념 설명 등 온라인 그루밍으로 대표되는 성착취 전반에 대한 내용이 담겼습니다.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만든 것으로, 온라인에서 어떤 일이 발생하는지 알지 못하는 독자들에게 심각성을 알리고자 했습니다. 독자들의 접근성을 높이고자 해당 인터랙티브는 QR코드로도 제작·배포했습니다.
4.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모든 기사는 실명 사용을 원칙으로 했습니다. 다만 대면 인터뷰에 응한 6명의 피해자들은 신상 특정 등 2차 범죄 노출 우려 등으로 가명으로 명기했습니다. 온라인 성착취로 교정시설에 수용된 가해자 2명도 익명으로 표기했습니다.
보도와 관련해 별도의 제보자는 존재하지 않고, 이해관계도 없습니다.
피해자와 가해자를 포함해 지원센터 관계자, 전문가, 성평등가족부 관계자 등 대부분 취재원은 직접 만났습니다. 부득이한 경우에만 전화 등으로 보완 설명을 들었습니다.
피해자들이 아직 어리다는 점을 감안해 피해자 인터뷰가 포함된 1~2회의 전체 기사는 모두 댓글을 막았습니다. 취재 내용의 특성상 성적인 행위, 자해 등이 포함돼 있었지만, 보도준칙에 준하는 수준으로 표현을 완화했습니다.
5.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온라인 성착취와 관련해선 SBS, KBS, 아시아경제 등 여러 언론에서 다룬 바 있습니다.
다만 이번 서울신문 기획에선 온라인 성착취 피해자를 직접 인터뷰하고, 피해자 117명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도 병행했습니다. 지원센터 예산 분석을 통한 피해 지원 부족 실태, 가해자의 SNS 사용을 막는 ‘디지털 거세’ 등 대안을 종합적으로 제시한 심층 탐사 보도라고 자부합니다.
6. 사회에 끼친 영향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 출마한 전국 16개 시·도 교육감 후보자 58명 중 41명은 서울신문 보도 이후 청소년 온라인 성착취 대책 마련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저희는 대책 마련 등을 추적 보도하는 차원에서 교육감 후보자 58명 전원에게 관련 정책 질의서를 발송했습니다. 아이들이 일상 대부분을 보내는 학교의 역할이 특히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후보자 58명에게 7개 항목을 질의했고, 6월 1일 기준 41명이 응답했습니다.
강숙영 전남광주 교육감 후보는 “기사가 드러낸 현실은 한 사람의 교육자이자 한 아이의 엄마로서 결코 외면할 수 없는 문제”라고 전해왔습니다. 김진균 충북 교육감 후보도 “온라인 청소년 성착취라는 우리 사회의 아픈 현실을 날카롭게 조명해 주신 취재에 깊은 관심과 감사를 드린다”고 강조했습니다.
관련 내용(www.seoul.co.kr/news/plan/girl-message-arrival/2026/06/01/20260601500031)은 <“온라인 성착취, 방치하지 않겠다”…교육감 출마 후보자 41명 약속>라는 기사로 독자들에게도 전달했습니다.
온라인 성착취 근절 대책 마련을 입장을 밝혔던 후보들이 대거 당선되면서 정책 변화도 예상됩니다. 조용식 울산 교육감 당선인은 “학년별 맞춤형 커리큘럼을 도입해 성착취 교육 시수를 대폭 확대하겠다”고 했습니다. 이 밖에도 정근식 서울 교육감 당선인, 오석진 대전 교육감 당선인, 강삼영 강원 교육감 당선인, 안민석 경기 교육감 당선인, 천호성 전북 교육감 당선인, 김대중 전남광주 교육감 당선인 등 대부분의 당선인이 온라인 성착취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보내왔습니다.
특히 도성훈 인천 교육감 당선인은 “서울신문 기사를 읽으며 피해자의 마음을 중심으로 대책을 다시 검토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이병도 충남 교육감 당선인도 “청소년 온라인 성착취의 심각한 실태를 사회에 알려준 노력에 감사하다”고 전했습니다.
보도 이후 정부의 움직임도 빨라졌습니다. 보도 직후인 4월 29일 원민경 성평등부 장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성착취 피해아동·청소년 지원센터 관계자들과 만나 피해 아동·청소년을 위한 제도 개선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회의에 참석한 한 성평등부 관계자는 “올해 성착취 피해 지원 관련 예산을 늘려 인력을 기존 3명에서 4~5명 수준으로 늘리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말했습니다.
5월 12일 열린 제16차 여성폭력방지위원회에서 성평등부는 온라인 기반 성착취와 디지털 성범죄 증가 양상을 논의했습니다. 원 장관은 회의에서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성착취 범죄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며 “피해자 중심의 빈틈없는 지원을 펼치겠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같은달 19일 열린 2026년 청소년 정책 포럼에서도 청소년 보호와 디지털 활용 역량 강화의 균형, 플랫폼 책임성 강화 등 청소년 디지털 안전 정책이 논의됐습니다.
조진경 십대여성인권센터 대표는 “청소년과 보호자, 당사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정보를 많이 담았다”고 전해왔습니다. 아울러 일부 국회의원실에서도 먼저 연락해 “‘피해자 지원’, ‘가해자 디지털 거세’ 등을 골자로 한 법률 개정안 논의를 이어가겠다”고 전했습니다.
7.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이번 연재 보도는 사내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4~5월 열린 두 차례의 서울신문 독자권익위원회에서 홍정석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는 “치밀한 준비와 노력이 돋보인 기사”라고 평가했습니다. 김춘식 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도 “평범한 일상 속에서도 이런 범죄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 충격적이었다”며 “우리 일상에서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인식을 갖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해당 보도는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준수했습니다.
8. 기타 고려사항
보도 당사자의 반론 신청, 언론중재위원회 피신청 없습니다.
취재후기
(429회)소녀에게,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서울신문
소녀에게,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서울신문 명종원 기자
성착취는 한 아이의 삶을 송두리째 앗아갑니다. 피해를 입은 아이들의 이야기를 기사로 엮는 건 조심스러운 일이었습니다. 아이들은 가해자보다 자신을 탓하고 있었습니다. 삶을 포기하려 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취재를 이어갔습니다.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잔혹한 범죄임에도 가해자의 절반은 집행유예로 풀려나고 있었습니다. 또 다른 피해자가 생겨선 안 됐습니다.
온라인 그루밍과 성착취 범죄의 심각성을 알려야 했습니다. 무엇보다 피해자들에게 이 말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너희들 잘못이 아니라고.
피해자와 피해를 당한 자녀를 둔 아버지를 만났습니다. 그들이 말을 꺼낼 수 있었던 건 전국 각지에서 아이들 곁을 지키는 성착취 피해 아동·청소년 지원센터 활동가들이 먼저 손을 내밀었기 때문입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아이들을 돕는 이들, 제도 개선을 위해 힘쓰는 전문가들의 도움도 컸습니다.
보도 이후 성평등가족부는 지원센터 인력 확충을 검토하기 시작했습니다. 온라인 성착취 방지 대책과 피해 지원 강화도 논의되고 있습니다. 교육감 당선인들도 관련 대책 마련을 약속했습니다.
서연이 그 남자의 차에 탔을 때, 룸미러에는 갓난아기 사진이 걸려 있었습니다. 서연은 그걸 한참 뒤에야 알아챘다고 했습니다. 아이들의 스마트폰 화면 앞으로 다시는 그런 메시지가 도착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회차 심사평
제429회 전체 총평
제429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총 9개 부문에서 70편의 후보작이 출품돼 치열한 경합을 벌였다. 이번 회차는 권력을 감시하고, 국민의 일상적 안전을 지키려는 기자 정신이 돋보이는 수작들이 많아 심사위원들의 고심이 깊었다.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MBC의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국내 최대 규모의 지하 공간을 조성하는 영동대로 복합개발 현장에서 기둥의 주철근 2570개가 누락된 사실을 밝혀낸 이 보도는 단순한 시공 오류를 넘어 시민의 안전 문제를 고발했다. 지방선거 국면에서 안전이라는 화두를 제시했고, 이를 통해 관련 기관에 대한 감사 착수 및 대통령의 진상 규명 지시 등을 이끌어내는 등 파급력이 컸다는 점에서 심사위원들은 높은 점수를 줬다.
같은 부문 수상작인 TV조선의 <김용남 국회의원 후보 ‘차명 대부업 운영 의혹’> 보도는 공직 후보자의 도덕성을 정밀 검증한 수작이다. 비상장 법인의 특성상 공시된 자료가 없어 정보에 접근하는 데 어려움이 컸지만 이를 극복하면서 실체를 취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후보자의 육성 녹취 등 구체적인 물증을 확보해 해명의 모순을 끈질기게 파헤치는 등 유권자의 합리적 선택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취재보도2부문 수상작인 채널A의 <호르무즈 추적보도-나무호 피격 무전 입수 외> 보도는 외교 당국의 발표나 외신에 의존하지 않고 독자적인 취재망을 통해 진실에 접근한 기자 정신이 빛난 보도라는 평가를 받았다. 석 달간의 추적 끝에 확보한 긴급 무전은 사건의 실체를 밝히는 결정적 열쇠가 되었으며, 이 사건이 국제 정세의 문제에서 우리 국민의 생존권 문제로 다가오게 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지역 취재보도부문 수상작인 광주CBS의 <스타벅스 ‘5·18 탱크데이’와 사회적 파장 추적> 보도는 한 장의 이미지와 짧은 문구가 일으킨 파장을 여실히 보여줬다.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에 ‘탱크’와 ‘탁’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대기업 마케팅에 대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이를 보도했다. 이를 통해 사회적 경종을 울리고 역사 인식의 중요성을 환기했다. 수많은 언론사들의 추종 보도가 이어지면서 사회적 파장이 컸다.
경제보도부문에서는 경향신문의 <배드뱅크 상록수 약탈금융 실태> 보도가 심사위원들의 높은 평가를 받았다. 20여 년 동안 방치된 10만여 장기 연체자의 고통을 조명하고, 금융사의 책임 회피 구조를 명확히 짚어냈다. 보도 직후 대통령의 질타와 금융당국의 전수조사, 상록수 청산 결정을 이끌어 내면서 공익성이 큰 보도라는 평가를 받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서울신문의 <소녀에게,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피해자 117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73명 대면 인터뷰, 판결문 분석 등을 통해 진화하는 온라인 성착취 범죄의 실태를 입체적으로 조명했다. 특히 범죄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청소년용과 부모용으로 각각 인터랙티브 웹페이지를 제작한 점, 실현 가능한 정책을 제안한 점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SBS의 <산불 카르텔> 보도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조달청의 6년치 데이터를 분석해 상호는 다르지만 같은 전화번호를 쓰는 유령 회사 연결망을 확인하고, 이들이 산불 복구 사업을 낙찰받는 구조를 입증했다. 데이터 분석에 그치지 않고 현장 취재를 결합해 구조적 부조리를 파헤친 기자의 능력이 돋보였고, 언론의 역할에 충실한 보도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목포MBC의 <내가 먹은 김, 어떤 물로 만들었나>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1조원을 넘는 K-김 수출의 이면에는 생산 과정에 대한 위생 관리가 사각지대에 있음을 여실히 보여줬다. 김 가공 공장의 무분별한 농업용수 사용 실태를 직접 추적해 정부의 첫 전수조사와 제도 개선 논의를 이끌어낸 점이 호평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