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6월 14일 월요일 아침, 서울 마포구 홍대 부근에서 이상한 일이 있었다는 첩보를 입수했습니다.
젊은 남자들이 사는 집에서 사고가 있었다는 내용입니다.
구급차․경찰 등 목격자들이 봤다는 정보는 평소 접했던 ‘사건 기사’와 다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내용을 하나 하나 살펴보니 특이점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20대 초반 남학생이 자택에서 사망했는데, 고인이 좁은 집에서 또래 친구들과 함께 살고 있었다는 겁니다. 한창일 나이 친구들과 함께 살던 젊은 남성이 숨진 이유가 무엇일까 고민했습니다. 사고사일 가능성도 있었지만 타살, 특히 함께 살던 친구들에 의한 타살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고 봤습니다. 데스크와의 논의한 뒤 이 사건을 취재해보기로 결정했습니다.
곧바로 현장으로 향했습니다. 누군가가 숨졌다고 상상하기 어려운, 평범하고 깔끔한 3층짜리 건물이었습니다. 내부로 진입했지만 폴리스 라인이나 혈흔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건물 밖으로 나와 누군가 도착하기를 기다렸습니다. 한 마디 말이라도 듣기 위해서였습니다. 잠시 후 그 건물의 건물주를 마주쳤고, 주말 사이 어떤 사건이 발생해 경찰과 119 구조대원이 다녀갔다는 내용을 파악했습니다. 객관적 자료가 필요했습니다. 영상 증거가 가장 확실하다는 생각에, 주변 CCTV 찾기에 나섰습니다. 수소문 끝에 옆 건물 건물주에게 접촉해 CCTV 장면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13일 아침 6시경, 119 구조대와 경찰이 출동한 장면이었습니다. 이 영상 덕분에 사건 발생 시간도 대략적으로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현장에서 파악한 정보를 바탕으로 퍼즐을 하나 둘 맞춰봤습니다. 경찰․소방․목격자들로부터 이번 사건과 관련해 가능한 범위 내에서 들을 수 있는 모든 정보를 취합해 연결고리를 찾아봤습니다.
의심했던 대로 동거인 2명이 살인 혐의로 긴급 체포된 상태였습니다. 숨진 피해자는 나체 상태였고, 결박된 흔적도 보였다는 말도 들었습니다. 괴롭힘을 당한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피해자가 일반인보다 언행이 다소 어눌한 사람이었다는 말도 들었습니다. 동거인 2명과 피해자가 동창 사이인 것 같다고도 덧붙였습니다. 친밀한 관계를 이용해 피해자를 괴롭히고 착취하는, 일명 ‘그루밍 폭력’일 가능성이 높아 보였습니다.
여러 정황을 확인했지만 최초 보도는 ‘나체 상태의 20대 남성 시신이 마포구 원룸에서 발견됐다’를 주제로 잡았습니다. 피해자의 언행이 다소 어눌했다는 점, 동거인들이 피해자를 지속적으로 괴롭혔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인지했지만 이를 뒷받침할 구체적 증거는 없었기에 최초 기사 내용에서는 제외했습니다.
특히 피해자 언행이 어색했다는 점은 고인의 명예를 고려해서라도 아직은 보도하지 말아달라는 취재원의 당부를 반영했습니다. 자칫 선정성을 앞세운 황색보도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신중하게 보도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을 했습니다.
14일 오후, 현장 CCTV 영상과 수사 상황을 담은 기사가 보도됐습니다. 많은 매체가 후속보도를 이어갔습니다. 최초 보도 다음 날, 고인을 숨지게 한 친구이자 가해자 2명의 구속영장이 발부됐습니다.
최초 보도 이틀 뒤, 취재원을 통해 가해자들이 얼마 전 서울 영등포경찰서에서 수사를 받았었고 이는 숨진 피해자 측이 고소한 사건이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숨진 피해자가 가해자들로부터 폭행을 당했다며 고소했던 사건이기에, 과거 영등포경찰서의 수사 과정을 다시 살펴보면 경찰이 수사를 미진하게 한 흔적이 드러날 가능성도 있었습니다.
연합뉴스TV 보도 후 다수의 매체가 취재가 이어졌고, 6월 16일 경찰은 해당 사건과 관련된 내용을 정리해 공식적으로 처음 기자단에게 알렸습니다.
이후 이 내용을 근거로 여러 매체에서 후속 보도를 이어갔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사건 기사 특성상 제보자의 신상을 언급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이번 사건 발생 후 상황을 재구성하는데 도움을 준 복수의 인물들을 만나 제보를 토대로 사건 내용을 구체화 할 수 있었습니다.
사건 발생지역 인근 주민은 물론, 주변 시설 관계자, 경찰과 소방관 등을 접촉했습니다.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제보자와 특별한 이해관계가 없습니다.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사건 현장 주변에서 직접 영상 확보 및 영상취재를 진행했습니다.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해당사항 없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가해자 2명이 체포됐고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는 최초 보도가 나온 당일(생방송 시간 6월 14일 17시 49분/포털엔 이후 송고), 대부분의 매체에서 해당 사건을 추종 보도했습니다.
일부 언론은 사건과 관련된 추가 정보를 덧붙여 단독 보도를 내기도 했습니다. 목록은 아래와 같습니다.
(연합뉴스)서울 오피스텔서 20대 남성 나체로 숨진 채 발견
(뉴시스)마포 오피스텔서 나체 시신…동거남 2명 구속영장 신청
(뉴스1)오피스텔서 나체로 숨진 20대…경찰, 친구 2명 '살인죄' 영장
(JTBC)서울 오피스텔서 20대 남성 나체로 숨진 채 발견…친구 2명 체포
(중앙일보)오피스텔서 나체로 숨진 20대男…감금 정황 친구 2명 체포
(한국경제TV)나체로 숨진 20대, 영양실조에 감금…친구 2명 영장
(서울경제)마포 오피스텔서 나체로 숨진채 발견된 20대···“감금 정황”
(머니투데이)나체로 오피스텔서 숨진 20대…경찰, 친구 2명 구속영장 신청
(부산일보)오피스텔서 나체로 숨진채 발견된 20대 저체중·영양실조
(SBS)나체로 오피스텔서 숨진 20대…친구 2명 구속영장 신청
(KBS)서울 오피스텔서 20대 남성 숨진 채 발견…동거인 2명 구속영장
(서울신문)나체로 숨진 채 발견된 20대, 영양실조·저체중…친구 2명 영장 신청
(YTN)나체로 숨진 채 발견된 20대...친구 2명 구속영장 신청
(국민일보)나체 시신으로 발견된 20대…신고한 친구 영장 신청
(한국일보)20대 남성 나체로 오피스텔서 숨져… 경찰, 친구 2명 영장
(MBC)오피스텔서 20대 남성 나체로 숨진 채 발견…'살인죄' 영장 신청
(매일신문)서울 오피스텔서 20대 남성 나체로 숨진채 발견
(이데일리)서울 오피스텔서 20대男 나체로 숨진 채 발견 '친구 2명 체포'
(서울신문)서울 오피스텔서 20대 男 나체로 숨진 채 발견...친구 2명 긴급체포
(파이낸셜뉴스)오피스텔서 나체로 숨진 채 발견된 20대…친구 2명 긴급체포
(한국경제)20대 男, 오피스텔서 나체로 숨진 채 발견…동거인들 체포
(아시아경제)서울 마포 오피스텔서 20대 남성, 숨진채 발견…경찰, 친구 2명 체포
(MBN)20대 남성, 서울 오피스텔서 나체로 숨진 채 발견
(TV조선)마포구 오피스텔에서 20대 남성 나체로 숨진 채 발견…친구 긴급체포
(헤럴드경제)마포 오피스텔서 20대男 나체로 숨진채 발견…동거인 긴급체포
(세계일보)마포 오피스텔서 20대男 나체 시신 발견… 감금 치사 가능성 ‘친구 2명 긴급체포’
(동아일보)오피스텔서 20대男 나체로 숨져…신고한 친구 긴급체포
----
(JTBC)[단독] 원룸서 숨진 20대…"영양실조에 감금" 친구 2명 체포
(JTBC)[단독] '감금 사망' 닷새 전부터 위급상태였는데 '알몸 방치'
(MBN)[단독] '오피스텔 감금 살인' 피해 남성, 4월 실종 신고…친구 2명은 구속
(MBN)[단독]'마포 오피스텔 감금' 친구 휴대폰서 가혹행위 영상 5개 발견
(중앙일보)[단독] '나체 사망' 사건, 부실수사였나...영등포서 수사팀 감찰 조사
(문화일보)[단독]警 “나체 감금 살해 피의자들, 고소 당하자 앙심 품고 범행”
(노컷뉴스)[단독]'감금살인' 피해자, 지난해 음료수 훔치다 적발
(한국일보)[단독] '오피스텔 감금 살인' 피의자들 거짓말에 속수무책 당한 경찰
(서울신문)[단독] ‘마포 감금살인’ 피의자 “같이 놀다가 상경…납치 아냐” 주장
(SBS)[단독] "고소 취소하게 만들면 돼" 친구 2명 대화 확보
5. 사회에 끼친 영향
이 보도를 통해 또래 사이의 집단 괴롭힘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을 다시 한번 살펴볼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서울 한복판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 기사에 누리꾼들의 관심은 뜨거웠습니다. 엄중 처벌해야 한다는 댓글, 약자를 괴롭히는 일이 더는 없어야 한다는 댓글,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사회 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는 여론을 여러 기사와 댓글을 통해 읽을 수 있었습니다.
이른바 ‘그루밍 폭력’이 무엇인지 독자들에게 알리는 역할도 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벌어지는 범죄 양상을 살펴보면, 특별한 전과가 없는데도 주변인을 습관적으로 착취하고 괴롭히는 가해자가 많습니다. 이 사건 역시 가해자 2명과 피해자는 친구 사이였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상하관계가 뚜렷했습니다.
오윤성 순천향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이 같은 관계를 ‘먹이사슬’이라고 규정했습니다. 오 교수는 CBS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이런 사건이 처음이 아니라면서 20대, 심지어 중고등학생이 서로 상습적인 폭력을 행사하거나 심할 경우 강제로 성매매를 시키는 일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처럼 피해자와 돈독한 관계를 맺어 심리적으로 지배한 뒤 폭력이나 착취를 가하는 일을 ‘그루밍 폭력’이라고 부릅니다. 숨진 피해자는 가해자들이 자신을 상습적으로 때리고 착취하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들과 친밀한 사이였기에 가출까지 해가며 같이 살았습니다. 그들이 시키는 대로 일용직 근로도 했고, 그들이 시키는 대로 고소 취하 의사까지 경찰에 전달했습니다. 그루밍 폭력을 설명하는 전형적인 사건이었습니다.
보도 이후 서울경찰청이 과거 경찰 수사 과정에 대한 감찰에 착수했다는 점에도 의의가 있습니다. 영등포경찰서가 가해자들의 상해죄 고소 사건을 제대로 수사했는지, 상급기관인 서울경찰청에서 들여다보겠다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고소인이 고소를 취하할 때에는 경찰에 직접 출석해 형사고소 취하서를 제출합니다. 그런데 이 사건의 경우 피해자가 수사관에게 문자메시지를 전송해 고소 취하 의사를 밝혔습니다. 사실상 절차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던 것입니다.
무엇보다 피해자의 고소 취하 의사가 가해자들에 의해 강요된 의사였는데도, 경찰은 확인 절차 한 번 없이 이 의사를 받아들여 사건을 불송치 의견으로 종결했습니다. 이런 수사 절차가 적합했는지, 혹시나 관행적으로 미흡한 수사가 반복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경찰 스스로 되짚어보는 기회가 됐다고 평가합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우선 보도의 진실성을 갖췄다고 평가합니다. 객관적으로 증명된 사실만 기사에 담으려고 했습니다. 목격자의 직접 진술을 확인해 기사에 담았습니다. 실제로 촬영된 CCTV 영상을 활용했습니다. 수사당국에 의해 객관적으로 확인된 사실만을 담았습니다. 또, 선정적인 방향으로 사건이 해석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사안을 이해하는데 꼭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사실만 기사에 포함했습니다.
나아가 강력 범죄에 대한 보도였음에도 인권을 존중하려는 노력을 기울였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언론윤리헌장에 따르면 기자는 취재 대상을 존중하며 인권과 존엄성을 침해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특히 범죄 피해자를 취재할 때에 인권 감수성을 발휘해야 합니다. 최초 보도 당시 피해자가 일반인에 비해 다소 어눌한 사람이었다는 점을 알았지만 이를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명확히 확인된 사실도 아니었고, 이 내용이 기사의 주제를 강조하는 데에 꼭 필요한 내용인지 판단할 수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입니다. 가해자 2명이 피해자를 지속적으로 괴롭혔을 것이라는 합리적 의심이 들었지만, 이 역시 기사에 반영하지 않았습니다. 수사기관도 아닌 제3자의 입장에서 사건 발생 직후의 시점에 그 어떤 것도 예단할 수 없었습니다. 이런 판단에 근거해 ‘경찰이 이들을 긴급체포해 수사 중이다’라는 객관적인 문장을 내세웠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해당사항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70회 전체 총평
한국기자협회 제370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9개 부문 72편이 출품됐다. 이 가운데 14편이 2차 평가를 통과했고, 최종적으로 6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숫자로 보면 12대1의 경쟁률이다.
10편이 출품된 ‘취재보도 1’ 부문에서는 MBC의 <공군 성폭력 사망 은폐 사건> 보도와 SBS의 <이용구 법무차관 택시기사 폭행영상 및 거짓증언 요구정황> 보도가 수상작으로 최종 선정됐다.
MBC <공군 성폭력 사망 은폐 사건> 보도는 권력기관의 조직적인 은폐를 낱낱이 파헤치면서도, 인권 차원에서 자극적인 영상을 배제하는 취재윤리가 돋보였다. SBS <법무차관 폭행영상 요구정황>은 영상 보도가 바로 사표 제출로 이어진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16편이 출품된 ‘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에서는 두 작품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농민신문의 <미래농의 미래, 농고에 길을 묻다> 보도는 잊혀져가는 농업고등학교의 가치와 미래를 재조명하며 농업전문 언론사의 진가를 발휘했다는 평을 받았다. 국민일보의 <144조 균형발전예산 대해부> 보도는 14년 동안의 방대한 자료를 섬세하고 끈기 있게 분석했다는 점이 부각됐다.
‘지역 취재보도 부문’에 출품된 후보작은 17편으로, 이번 출품 부문 중 가장 많았다. G1 강원민방의 <미성년자 성착취 실태> 보도와 KBS춘천의 <태백경찰서 신입 여경 집단 성희롱 사건> 보도, 두 수상작 모두 강원도 기자들이 이뤄낸 성과다. <미성년자 성착취 실태> 보도는 성매매를 당한 여성이 중고교 재학생이라는 점과 피해 사실을 부모에게 알리도록 한 경찰 내부규정이 피해를 확산시켰다는 구조적 문제를 지적해 호평을 받았다. <신입 여경 집단 성희롱 사건> 보도는 6개월에 걸친 피해자 설득과 경찰청이 직접 경찰관 12명을 징계하는 데 계기를 제공했다는 점이 높은 점수로 이어졌다.
2021년 8월 ‘기레기’라는 비판을 넘어 ‘기더기’라는 비난이 이어지는 가운데도, 한국기자협회 소속 기자들의 인권과 진실을 향한 노력은 멈추지 않았다. 다만 아쉬운 점은 ‘지역 경제보도 부문’에는 몇 달째 출품작이 나오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 역시 출품작이 한두 편에 그치고 있다. 이번에 기자상을 받은 한 기자는 수습 시절 이렇게 말했다. “기자 이외에는 다른 직업을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때론 힘에 부칠 때가 있는 기자들이 기자상을 통해 다시 뛸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