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0) ④ 제보(0)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 중학교 축구부 감독 아들 입단 논란
5월 초 인천유나이티드(U-12) 초등학교 축구부에 훈련 도중 애들을 뒤에서 밀어서 다치게 만드는 학생이 있다는 제보를 받았습니다. 아이들 일이니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다, 알고 보니 애들을 다치게 한 학생이 인천유나이티드(U-15) 중학교 축구부 감독님 아들이라는 겁니다.
인천유나이티드 초·중·고 축구부는 선수를 지망하는 학생들에게 인기가 하늘을 찌릅니다. 학부모들도 들어가고 싶어 안달이 나는 곳입니다. 이유는 무료이기 때문입니다. 축구용품을 제공하고 훈련과 합숙 등 학부모 부담이 전혀 없습니다.
중학교 축구부 감독은 매우 중요한 자리입니다. 초등부에서 잘하는 선수를 중등부로 뽑아 훈련시키고 여기서 잘하는 선수를 고등부로 올려 보내는 역할이기 때문입니다. 초등부부터 중등부 감독 눈에 들어야 무료로 중등부, 고등부에서 선수 생활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중등부 감독 아들이 초등부에 들어와 선수 생활을 하고 있다는 겁니다. 학부모들은 중등부 감독 아들이 공개테스트가 아닌 수시테스트를 보고 들어와 입단테스트 자체에도 문제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초등부 감독과 코치들이 중등부 감독 아들인 것을 알고 규칙을 어겨도 봐준다는 겁니다.
훈련시간에도 늦고 아이들을 뒤에서 밀어 다치게 해도 중등부 감독 아들이기 때문에 모른 척 넘어간다는 겁니다. 학부모들의 불만은 점점 커져가고 있었습니다. 중등부 감독과 아들이 누리는 특권을 내려놓게 하고자 <인천 유소년축구, 상피제 도입해야>라는 제목으로 첫 번째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 몰상식한 인천유나이티드 프런트 대응방식
첫 번째 기사가 나간 뒤 인천유나이티드는 초등부 학부모들을 불러 모았습니다. 누가 기호일보에 중등부 감독 아들이 다니는 걸 제보했느냐 캐물었습니다. ‘지금이라도 누군지 조용히 밝히면 그냥 넘어 가겠다’는 식의 대응이었습니다. 압박에 못 이겨 학부모 20여 명은 스스로 ‘우리는 기호일보와 인터뷰하거나 제보하지 않았다’는 사실확인서를 작성해 기호일보로 보내왔습니다.
이후 인천유나이티드 프런트를 만나 사실관계를 확인했습니다. 인천유나이티드는 학부모들에게 종용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발뺌했습니다. 그래서 두 번째로 사실확인서와 관련한 기사를 작성하기로 했습니다. 제보한 학부모에게 관련해 문의해보니 “사실확인서 관련해 기사가 나가면 그것을 학부모와 학생들이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니 자제해달라”고 말했습니다. 취재 과정에서 유소년 엘리트 축구부의 가장 큰 문제는 지도자들에게 학부모와 학생이 쩔쩔 맬 수밖에 없는 구조였습니다.
■ 기절놀이 강요한 중등부 3학년 축구선수들
제보한 학부모의 간곡한 부탁으로 사실확인서 관련 기사는 잠시 미뤄뒀습니다. 이 과정에서 인천유나이티드 청소년 엘리트 축구부의 근본적 문제를 해결하고자 인천시의회 교육위원회 A의원을 만났습니다. A의원은 인천유나이티드 청소년 축구부에 대단한 관심을 갖고 있었습니다. 여러 가지 문제점 해결을 위한 대화를 나누던 중 중학교 축구부 내 상습 학교폭력이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인천유나이티드 중학교 축구부는 독특한 점이 있습니다. 광성중학교 이름을 달고 대회에 출전하기 때문에 교육과정은 교사에게 지도 받고 운동은 인천유나이티드 코치진이 지도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학교폭력 내용을 확인하고자 광성중학교와 학부모, 인천유나이티드 3자를 모두 접촉했습니다.
학교폭력 내용은 정말 심각했습니다. 수차례 기절놀이를 강요했고 2학년 학생들은 기절했다 깨어나야 했고 이유 없이 뺨을 때리고 자는 후배를 폭행하는 등 학교폭력 수위가 매우 높았습니다.
타 지역 사례를 보니 기절놀이로 인해 학생들이 징역형을 받기도 했습니다. 심각성을 고려해 <인천 광성중 축구부, 금지된 합숙훈련에 학폭까지 있었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습니다.
■ 학교폭력 원인은 금지된 합숙훈련에 있었다
기절놀이와 금지된 합숙훈련, 상습 폭행이 있었다는 기사가 나간 뒤 홈페이지에는 수십 개 댓글이 달렸고 메일, 회사전화, 휴대전화 등으로 가해학생 학부모와 코치진으로부터 연락이 왔습니다. 이들은 가해학생들이 앞으로 축구를 못하게 될까봐 걱정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가해 행위는 인정했고 처벌도 달게 받겠다고 했습니다. 광성중 교감선생님에게 연락해 원인이 무엇인지, 인천유나이티드 선수육성팀에도 원인에 대해 물었습니다.
이유는 관행으로 이어진 합숙훈련에 있었습니다. 교육부가 2010년부터 초·중학생 운동부 학기 중 합숙훈련을 전면 금지했으나 인천유나이티드는 타 지역에서 스카우트 한 학생들을 위해 숙소를 제공했습니다. 등교가 어려운 학생을 위한 숙소 제공은 예외로 허용했기 때문입니다. 이것을 빌미로 인천유나이티드는 중등부 학생들을 모두 불러 빌라에서 숙식을 제공하고 합숙훈련을 수년 전부터 해왔던 것입니다.
훈련이 끝나고 숙소에 들어가면 군대처럼 학년별로 서열이 존재했던 겁니다. 3학년 7명이 2학년 대부분을 상습 폭행하는 원인이 됐던 겁니다.
■ 합숙훈련 이원화된 관리시스템 때문에 막지 못했다
인천유나이티드와 광성중 2곳으로 이원화한 관리시스템을 인천시교육청과 인천유나이티드에서 취재하기 시작했습니다. 광성중은 학생들의 수업 등 학사과정만 관리할 수 있고 이후 이뤄지는 합숙 등 훈련은 인천유나이티드가 맡고 있었습니다. 수업 중에는 교사가, 이후에는 감독·코치가 학생들을 책임지는 시스템이었습니다.
취재 과정에서 시교육청과 광성중이 합숙훈련을 중단 권고했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4월 말 시교육청에 인천유나이티드 중등부가 합숙훈련을 한다며 코로나19 관련 방역수칙 위반이 아니냐는 민원이 제기됐습니다. 이에 따라 시교육청과 광성중은 인천유나이티드에 합숙훈련 중단을 요청했지만 인천유나이티드는 이를 외면하고 인천지역 숙소에서 합숙훈련을 했고 지방에서 전지훈련도 진행했습니다. 결국 학교폭력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있었으나 인천유나이티드가 이를 차버린 것입니다.
■ 광성중학교, 학교폭력 상황 심각하다 판단 학폭위 회부
광성중은 사태 심각성을 인지하고 학교폭력 전담기구 회의를 열어 인천남부교육지원청 학교폭력대책위원회에 회부했습니다. 경찰도 나섰습니다. 인천중부경찰서는 광성중을 찾아 사실관계를 확인할 수 있도록 자료를 요청했고 피해자 신고가 있을 경우 즉각 수사에 나서기로 약속했습니다.
취재진은 학폭위 진행 절차를 시교육청과 광성중에서 확인해 <광성중 축구부 사태, 교육청 ‘학폭위’ 회부될까>라는 기사를 작성했습니다. 이후 인천유나이티드 관계자를 만나 학폭위 결정이 나오면 가해학생들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물었습니다. 인천유나이티드는 자체 징계도 고려하고 있다고 대답했고 취재진은 이 내용을 담아 <광성중 축구부 내달 16일 학폭위… 인천유나이티드 "결과 따라 자체 징계 검토">라는 기사를 보도했습니다.
■ 학폭위 결과 경징계, 가해·피해학생 화해 고려한 결정
학폭위 결과 5명은 교내봉사, 2명은 서면사과라는 다소 가벼운 결정이 나왔습니다.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기사를 준비하는데 가해학생 학부모들에게 연락이 많이 왔습니다. 어린 아이들이 아무것도 모르고 저지른 죄이고 앞길이 구만리인데다 피해학생들과 학부모들에게 정중히 사과하고 화해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학교폭력 예방책에 대해 고민하면서 인터뷰했던 전문가들 말이 생각났습니다. 가해학생들도 학교폭력으로 인해 삶이 모두 망가지도록 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었습니다. 그래서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내용의 기사보다는 앞으로 숙소가 없어지도록 타 지역 학생을 받지 않는다는 내용의 <광성중 축구부, 타 지역 선수 영입 안한다>는 기사를 작성했습니다.
■ 배구스타 이재영 이다영 같은 일 인천에서 없길
광성중 기절놀이에 대해 지역사회와 교육계 모두 가볍게 생각하는 모습이 취재 과정에서 보였습니다. 학교폭력을 제대로 해결하지 않고 묻어둔다면 배구스타 이재영, 이다영 같은 일이 벌어질 것으로 걱정됐습니다. 광성중 출신이 국가대표가 됐을 때 이 일이 터진다면 더 큰 난관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지역사회와 교육계가 더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축구부 기절놀이>라는 제목으로 칼럼을 작성했습니다.
■ 전문가들 숙소 환경 개선과 화해조정기구 등 노력 필요하다
김병준 인하대 체육교육과 교수는 숙소 환경이 지금처럼 돼 있다면 빨래와 간식 문제 등 학교폭력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고 조언했습니다. 또 숙소를 2인 1실이나 1인실로 제공하고 꼭 개인 책상을 마련해 자신만의 공간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했습니다. 특히 사감 등을 둬 생활 지도를 해줘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김석민 푸른나무재단 연구원은 명확히 학교폭력이라는 점을 인지할 수 있도록 인성교육이 필요하고 학부모들이 자녀들이 학교폭력 상처를 치유하고 회복할 수 있는지 충분히 대화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특히 피해자와 가해자 양쪽이 동의할 수 있는 화해 조정 프로그램도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최혜만 가천대 심리학과 교수는 운동부는 공동 목표를 이루는 운명 공동체로서 심리적인 유대감이 중요하고 코치진, 교사, 학부모 등이 계속 관심을 갖고 예방하는 것이 가장 좋은 대책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보복당하는 사례가 없도록 학교폭력 해결을 위한 시스템 마련해 신뢰를 줘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이번 보도는 수십 차례 제보자, 인천유나이티드, 광성중, 시교육청, 인천남부교육지원청, 인천시 등 관계자들과 함께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절차를 거쳤습니다. 또 가해·피해학생 학부모들과 충분히 소통했고 학생들이 상처를 최대한 적게 받을 수 있도록 취재하고 기사를 작성했습니다. 조금 더 자극적이고 클릭수를 높이기 위한 보도를 할 수 있었음에도 학생들을 위해 최대한 명확한 사실관계만 전달하려고 노력했습니다. 학생들을 위해 기사를 써놓고도 2차례 보도를 하지 않은 적도 있습니다.
학교폭력을 일으킨 학생들이 벌을 받도록 보도하는 것보다 원인을 분석하고 전문가들을 만나 어떻게 하면 예방할 수 있는지, 이번 일을 어떻게 치유할 수 있는지부터 고민했던 취재와 보도였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인천 광성중 축구부, 금지된 합숙훈련에 학폭까지 있었다>는 기호일보 사회부 단독 보도입니다. 다른 매체의 선행보도는 없었으며 어떤 표절도 하지 않았습니다.
보도 이후 학교폭력이 발생한 계기와 원인, 학교폭력대책위원회 절차와 예방책 등에 대한 시교육청과 인천유나이티드 대처 위주로 큰 반응이 있었습니다. KBS, 연합뉴스, 인천투데이 등 방송사, 신문사, 통신사 모두 보도했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이 보도로 인해 인천유나이티드 중등부가 몰래 합숙훈련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학교폭력에 원인이 불법 합숙훈련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인천유나이티드는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고 합숙훈련을 즉각 중단했고 앞으로도 합숙훈련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중등부 학생들이 학교폭력에 노출되는 일이 사라진 겁니다. 또 시교육청도 다른 운동부 학생들도 합숙훈련에서 피해를 입지 않는지 조사하기로 했습니다. 학교폭력 등이 확인된다면 곧바로 조치하기로 했습니다. 인천유나이티드 합숙훈련이 중단되면서 다른 학교 운동부로도 번지는 모양새입니다.
그리고 광성중은 타 지역 학생들을 영입하는 스카우트 경쟁도 없애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스카우트 경쟁으로 인해 집이 인천이 아닌 학생들이 입학하면 광성중보다 인천유나이티드가 주로 관리하는데 이 부분이 학교폭력에 원인일 수 있다고 광성중은 판단했습니다.
타 지역 학생에게 숙소를 제공하는 것부터 합숙훈련이 시작됐기 때문에 광성중은 내녀부터 반드시 타 지역 학생을 받지 않고 인천지역 학생들만 축구부로 받겠다고 약속했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 기준을 모두 준수했습니다. 이번 보도가 사회적으로 미칠 영향을 고려해 추가 취재를 독려했고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대책 마련에 기호일보 모두가 고민했습니다.
기호일보는 경기교육신보라는 전문지로 창간해 1988년 일간지로 전환했습니다. 처음 창간 취지에 따라 학교폭력 원인을 명확히 찾아 해결책을 제시하고 앞으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시교육청과 협의도 진행했습니다.
특히 매년 1회 시상하는 인천언론상 후보로 추천하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반론신청이나 언론중재위원회 피신청사항은 없습니다. 민형사상 소송도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70회 전체 총평
한국기자협회 제370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9개 부문 72편이 출품됐다. 이 가운데 14편이 2차 평가를 통과했고, 최종적으로 6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숫자로 보면 12대1의 경쟁률이다.
10편이 출품된 ‘취재보도 1’ 부문에서는 MBC의 <공군 성폭력 사망 은폐 사건> 보도와 SBS의 <이용구 법무차관 택시기사 폭행영상 및 거짓증언 요구정황> 보도가 수상작으로 최종 선정됐다.
MBC <공군 성폭력 사망 은폐 사건> 보도는 권력기관의 조직적인 은폐를 낱낱이 파헤치면서도, 인권 차원에서 자극적인 영상을 배제하는 취재윤리가 돋보였다. SBS <법무차관 폭행영상 요구정황>은 영상 보도가 바로 사표 제출로 이어진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16편이 출품된 ‘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에서는 두 작품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농민신문의 <미래농의 미래, 농고에 길을 묻다> 보도는 잊혀져가는 농업고등학교의 가치와 미래를 재조명하며 농업전문 언론사의 진가를 발휘했다는 평을 받았다. 국민일보의 <144조 균형발전예산 대해부> 보도는 14년 동안의 방대한 자료를 섬세하고 끈기 있게 분석했다는 점이 부각됐다.
‘지역 취재보도 부문’에 출품된 후보작은 17편으로, 이번 출품 부문 중 가장 많았다. G1 강원민방의 <미성년자 성착취 실태> 보도와 KBS춘천의 <태백경찰서 신입 여경 집단 성희롱 사건> 보도, 두 수상작 모두 강원도 기자들이 이뤄낸 성과다. <미성년자 성착취 실태> 보도는 성매매를 당한 여성이 중고교 재학생이라는 점과 피해 사실을 부모에게 알리도록 한 경찰 내부규정이 피해를 확산시켰다는 구조적 문제를 지적해 호평을 받았다. <신입 여경 집단 성희롱 사건> 보도는 6개월에 걸친 피해자 설득과 경찰청이 직접 경찰관 12명을 징계하는 데 계기를 제공했다는 점이 높은 점수로 이어졌다.
2021년 8월 ‘기레기’라는 비판을 넘어 ‘기더기’라는 비난이 이어지는 가운데도, 한국기자협회 소속 기자들의 인권과 진실을 향한 노력은 멈추지 않았다. 다만 아쉬운 점은 ‘지역 경제보도 부문’에는 몇 달째 출품작이 나오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 역시 출품작이 한두 편에 그치고 있다. 이번에 기자상을 받은 한 기자는 수습 시절 이렇게 말했다. “기자 이외에는 다른 직업을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때론 힘에 부칠 때가 있는 기자들이 기자상을 통해 다시 뛸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