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0),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0),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통장 하나 만들어달라더니" 사라진 월급
오래전 인연이 닿은 제보자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정말 기가 막힌 일이 벌어졌네요. 수일 내로 찾아가겠습니다."
제보자가 들고 온 자료, 입이 벌어질 만한 내용이었습니다. 음성의 한 쓰레기 수집운반대행 업체가 미화원들의 인건비를 몰래 빼돌린 직접 증거들이었는데요. 월급통장을 개설하면서 업체 대표가 별도로 통장을 하나 더 만들어 달라고 해서 가져다줬는데 이게 이용됐다는 겁니다. 돈이 들어갔다 나갔다 찍혀있는 통장 사본을 보자마자 어떻게 돈을 빼돌렸는지 그림이 그려졌습니다.
통장을 대표 요구로 만들어 줬고, 그걸 대표가 관리했으니 '대포통장'이라고 하겠습니다.
회사는 대포통장으로 먼저 월급 500만 원을 송금합니다. 그리고 이 통장에서 진짜 미화원 월급통장에는 310만 원을 이체합니다. 미화원이 받은 임금 명세표에도 310만 원으로 되어 있습니다. 미화원은 당연히 이번 달 월급으로 310만 원이 입금됐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남은 190만 원은 어디로 갔을까요? 대표는 왜 이렇게 복잡하게 월급을 준 걸까요?
정해진 만큼 월급을 줬다고 음성군에 보고하기 위해서 입니다.
미화원 월급은 업체가 음성군으로부터 보조금을 받아 지급합니다. 지자체가 해야 할 쓰레기 수집운반처리를 민간업체에 맡겼기 때문에, 노무비와 수수료, 이윤, 청소차 유류비, 복리후생비 등으로 이 업체에만 매년 20억 원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미화원 월급 액수는 업체가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환경부 지침상 일정 수준의 가이드라인이 정해져 있고, 이걸 지키게 되어있습니다. 업체는 음성군엔 환경부 지침을 지켜 월급을 제대로 줬다고 보고하기 위해서 대포통장이란 방법을 생각해 낸 것으로 보입니다. 미화원들에겐 ‘통장을 만들지 못 하는 신용불량자 직원을 위한 거다’, ‘회사 자금 관리를 위해서 그런다’ 둘러대며 통장을 만들게 했는데 대표 눈에 밉보일까 미화원들은 별 의심 없이 통장을 만들어줬다고 합니다.
몇 년이나 이런 식으로 얼마나 많은 월급이 사라진 걸까요? 미화원들이 자신 명의의 대포통장 거래 기록을 뽑아서 대조해 봤는데, 확인된 것만 지난 7년 동안 6,400만 원가량입니다.
◆ 대표 부인도 미화원?
그렇다면 미화원이라고 등록해 음성군 보조금으로 월급을 받은 사람들 과연 모두 제대로 일했을까 궁금해졌습니다. 인건비 지급대장을 보니 대표 부인과 전 대표 부인이 각각 미화원과 작업반장으로 등록돼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하지만 미화원들은 이들이 현장에서 제대로 일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두 사람이 타간 월급만 2억 원이 넘었고, 또 현장에선 본적도 들어본 적 없는 전혀 모르는 이름, 퇴직한 사람까지 이른바 ‘유령직원’에게 지급된 월급이 적어도 지난 7년 간 3억 원이 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그동안 의심만 했지만 저렇게 많은 임금을 받고 있는지 몰랐다던 미화원들, 자신들의 실명까지 걸어 대표부인 등이 현장에서 일한 사실이 없다는 확인서를 작성했습니다.
세금도 아까운데 미화원들이 화가 나는 진짜 이유가 있었습니다. 유령직원들 덕분에 3인 1조 3명이서 해야 할 일을 2명이 하는 일이 종종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노동 환경은 더 나빠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법인 청소차가 아닌 일반 차량에도 주유, 유류비도 횡령?
이뿐만이 아닙니다. 미화원들은 청소차 주유가 계약된 주유소에서 회사 명의로 된 별도의 주유대장을 발견했습니다. '00환경 주유대장2' 페이지를 열어보니 법인차량이 아닌 일반 차량 번호와 주유한 사람 이름이 적혀 있었습니다.
유류비도 음성군 보조금에서 지출되는데, 일반 차량이 주유했다면 횡령에 해당합니다.
십만 원, 5만 원 씩 주유했다고 적은 사람들, 도대체 누굴까요? 업체와는 무슨 관계에 있는 걸까요?
미화원들은 모두 낯익은 이름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대표와 전 대표의 가족들이라는 겁니다.
업체 대표는 취재진과 만나서 1명에게 통장을 개설해 달라고 한 적은 있다고 시인했습니다. 그러면서 "주지 않은 월급은 모두 저금했다가 나중에 목돈으로 주려고 했다"고 했습니다. 선의의 목적이었다는 거죠. 나머진 사망한 전 대표가 한 일이라서 모르는 사항이라고 의혹을 부인했습니다. 유류비 횡령과 가족 연루 여부에 대해선 묵묵부답입니다.
이제 모든 의혹은 미화원과 음성군 고발로 시작된 경찰 수사와 재판에서 진실이 가려질 것으로 보입니다.
◆불법 아니라는 수의계약, 감사원 이미 지적
음성군은 4개 업체에 대해 매년 업체 평가를 해 왔는데, 해당 업체는 매년 1위를 차지했습니다. 그런데 이 업체, 복리 후생비도 대행비를 통해 매년 받고 있는데, 미화원들에게 겨울엔 방한 장갑도 제대로 지급하지 않아 미화원 1명이 손가락 동상이 걸렸고, 식탁도 없이 밖에서 쪼그려 앉아 식사하게 하는 등 상태가 엉망이었습니다. 그런데도 매년 어떻게 1위를 해온 걸까요?
취재 결과 음성군은 업체 평가 역시 위탁을 맡겼는데, 이 평가가 엉터리였던 겁니다. 평가를 맡은 대학산학협력단은 미화원들에게 하는 업체 평가 설문조사를 본인들이 아닌 청소업체 관리자가 직접 진행하게 했습니다. 미화원들은 당연히 회사를 비판하긴 어려웠습니다. 협력단은 취재진에게 설문조사를 직접 했다고 주장했지만, 추가 취재 결과 이는 거짓임이 드러났습니다. 우수업체로 선정되면 인센티브로 수백억의 보조금이 오가는 3년 재계약이 가능한, 매우 큰 특혜가 주어집니다. 그런데 업체 평가는 신뢰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요식 행위에 불과했던 겁니다.
환경부는 이런 식의 인센티브 지급이 사실상 수의계약을 초래한다는 지적에 따라 올해부터 이런 인센티브를 주지 말라고 각 지자체에 통보한 상태입니다. 하지만 음성군을 비롯한 많은 지자체가 지역에 위탁 가능한 청소업체가 몇 개 안 된다며 사전 감사 컨설팅에서 지적을 받아도 수의계약 형태의 재계약을 강행하고 있어, 전국 지자체의 계약 실태를 조사하기로 했습니다.
◆ 안 된다던 계약해지, 결국은?
MBC충북 보도 이후 미화원들은 고발 이후 음성군을 상대로 업체 계약해지와 쓰레기 수집 운반업무의 직접운영, 미화원 직접고용을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음성군은 경고가 2번은 누적되어야 계약상 해지 조건이 되는데, 고발 내용으론 1차 경고밖에 할 수 없고 1심 판결 전에 계약해지를 할 경우, 피소될 수 있다면서 신중한 입장이었습니다. MBC충북은 미화원들의 주장을 담아 계약 유지의 부당함을 지속적으로 지적했습니다. 그리고 감사 결과 조병옥 음성군수는 특별감사지시 20일 여일 만에 계약해지라는 결론을 전격 발표했습니다.
음성군에서 대행비를 받은 업체가 한 아파트 수거 업무를 하면서 별도로 돈을 더 받은 확인했다는 건데요. 경고 2회 누적으로 계약해지 조건이 성립된 겁니다.
조병옥 음성군수는 해당 청소 구역은 늦어도 2023년까지 직영체제로 전환해 직접 운영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남은 6개 읍·면도 심층 논의기구를 만들어 직영 전환 여부를 검토할 계획입니다.
◆ 왜 2023년일까?
그렇다면 왜 2023년까지 기한을 둔 걸까요? 다음 달 최종 해지 통보 이후에도 석 달은 업체 측 의견을 들어야 하는데 청소 차량과 사무실 공간 확보 같은 제반 문제도 해결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내년에 선거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이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시선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고 음성군은 설명하고 있습니다. 법적 제반 사안들을 검토한 결과 이 정도의 준비 기간은 필요하다고 내부에서 면밀히 검토하고 내린 결론이라는 겁니다. 그리고 준비가 되면 2023년 전에라도 직영으로 전환할 수 있다고도 단서를 붙였습니다. 그 사이 직원들이 부당하게 대우받는 것은 없는지도 살피겠다고 밝혔습니다.
청소행정의 효율성을 위한다며 20년 넘게 쓰레기수집운반을 민간에 맡겨온 음성군, 그리고 이젠 효율적이지 않은 것 같다며, 담당 부서의 반대에도 민간 위탁 20년을 정리하겠다고 나선 음성군수. 미화원들이 원하는 직영전환까진 아직도 약속 이행 과정에서 발생할 다양한 변수들이 남아 있는 만큼 MBC충북은 제대로 이행되는지 감시하고, 또 다른 업체의 비리도 제보 받아 후속 취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9차례 리포트 기사 등에서 업체명과 대표 등은 모두 익명으로 처리하였습니다. 대표와 음성군의 해명을 직접 들어 충분히 반론권을 반영하였습니다. 제보자인 미화원들과 특별한 이해관계 없습니다. 기자 바이라인을 달아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현장 취재와 기사 제공 날짜를 명확히 명시하였습니다. 기타 특이 사항 없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없습니다.
타매체 반향 (6건 이상 리스트)
1.음성군 생활폐기물 수집·운반대행업체 임금 착복 의혹 제기 2021-04-28 (뉴스1, 연합뉴스, 음성타임즈, 충북인뉴스 등 다수)
2.민간위탁 폐기물 업체 비위 의혹…“적발·엄벌 어려워” 2021-05-04 (KBS청주)
3.음성군 A청소업체 전방위 조사…행안부 감찰 · 경찰수사 · 특별감사 2021-05-17 (충북인뉴스, 음성타임즈)
4.충북 시민단체 "음성군 폐기물업체 비리 엄정하게 수사해야“ 2021-06-01 (연합뉴스, 동양일보)
5.대포통장 · 유령미화원 의혹…경찰, 음성군 A업체 전격 ‘압수수색’ 2021-06-03 (KBS 청주, 음성타임즈 등)
6.음성군 "청소대행업체 횡령 등 비위 확인…수사 의뢰" 2021-06-10 (연합뉴스, KBS 등 다수)
5. 사회에 끼친 영향
1. 음성군 자체 특별 감사 후 업체 경찰 고발, 보조금 환수 조치
2. 환경부 전국 지자체 청소 민간위탁 계약 실태 조사 (불법 수의계약 여부)
3. 충북지역 시민사회단체 엄정 조사, 수사 촉구 기자회견
4. 음성군 2023년까지 해당 업체 청소 구역 직영화 결정
5. 해당 청소 구역 외에 음성 지역 나머지 3개 청소 구역 직영화 논의 기구 마련
6. 충북도의회 충북지역 청소위탁 실태 비용 연구 조사 착수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민간 위탁 이후 악화된 미화원들의 처우와 인건비 지급, 횡령 실태를 적나라하게 확인했으며,
허술한 보조금 운영 지급 실태를 고발하였음. 시민들이 지자체에 일임한 업무인 청소 행정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음. 언론윤리강령 기준을 준수하였음.
7.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 반론 신청, 언론중재위 피신청사항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70회 전체 총평
한국기자협회 제370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9개 부문 72편이 출품됐다. 이 가운데 14편이 2차 평가를 통과했고, 최종적으로 6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숫자로 보면 12대1의 경쟁률이다.
10편이 출품된 ‘취재보도 1’ 부문에서는 MBC의 <공군 성폭력 사망 은폐 사건> 보도와 SBS의 <이용구 법무차관 택시기사 폭행영상 및 거짓증언 요구정황> 보도가 수상작으로 최종 선정됐다.
MBC <공군 성폭력 사망 은폐 사건> 보도는 권력기관의 조직적인 은폐를 낱낱이 파헤치면서도, 인권 차원에서 자극적인 영상을 배제하는 취재윤리가 돋보였다. SBS <법무차관 폭행영상 요구정황>은 영상 보도가 바로 사표 제출로 이어진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16편이 출품된 ‘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에서는 두 작품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농민신문의 <미래농의 미래, 농고에 길을 묻다> 보도는 잊혀져가는 농업고등학교의 가치와 미래를 재조명하며 농업전문 언론사의 진가를 발휘했다는 평을 받았다. 국민일보의 <144조 균형발전예산 대해부> 보도는 14년 동안의 방대한 자료를 섬세하고 끈기 있게 분석했다는 점이 부각됐다.
‘지역 취재보도 부문’에 출품된 후보작은 17편으로, 이번 출품 부문 중 가장 많았다. G1 강원민방의 <미성년자 성착취 실태> 보도와 KBS춘천의 <태백경찰서 신입 여경 집단 성희롱 사건> 보도, 두 수상작 모두 강원도 기자들이 이뤄낸 성과다. <미성년자 성착취 실태> 보도는 성매매를 당한 여성이 중고교 재학생이라는 점과 피해 사실을 부모에게 알리도록 한 경찰 내부규정이 피해를 확산시켰다는 구조적 문제를 지적해 호평을 받았다. <신입 여경 집단 성희롱 사건> 보도는 6개월에 걸친 피해자 설득과 경찰청이 직접 경찰관 12명을 징계하는 데 계기를 제공했다는 점이 높은 점수로 이어졌다.
2021년 8월 ‘기레기’라는 비판을 넘어 ‘기더기’라는 비난이 이어지는 가운데도, 한국기자협회 소속 기자들의 인권과 진실을 향한 노력은 멈추지 않았다. 다만 아쉬운 점은 ‘지역 경제보도 부문’에는 몇 달째 출품작이 나오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 역시 출품작이 한두 편에 그치고 있다. 이번에 기자상을 받은 한 기자는 수습 시절 이렇게 말했다. “기자 이외에는 다른 직업을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때론 힘에 부칠 때가 있는 기자들이 기자상을 통해 다시 뛸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