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O ),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O ), ⑤ 기타( )
지난해 11월 당시 사회부 출입으로 법원을 담당했던 동기 기자가 제보 내용을 하나 건네며 취재를 부탁해왔습니다. 만트럭버스코리아(이하 만트럭)라는 독일의 한 상용차 제조사가 만든 화물차량 기사들(이하 차주)이 엔진과 관련된 여러 하자가 반복적으로 발생한다며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 중이라는 겁니다. 소장을 보니 차주들은 이미 만트럭 측과 수년 째 싸움을 이어오고 있었습니다. 소장 주요 내용은 과거 리콜 조치에도 동일하거나 유사한 15가지 결함이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고, 해당 리콜 결함은 당연히 무상수리 해줘야 하는데도 만트럭이 ‘케어+7’이란 유상수리 프로그램에 결함 사항을 넣어 판매함으로써 소비자를 기망하는 등에 따른 손해배상 요구였습니다.
손해배상 문제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제보에서 눈에 띈 건 이들이 주장하는 결함 내용들이었습니다. ‘엔진 깨짐’, ‘보조 제동장치 미작동’, ‘EGR(배기가스 재순환 장치) 파손’, ‘기어 빠짐’ 등 대부분이 당장 도로 위를 운행하는 차량들을 언제라도 큰 사고로 몰아넣을 만한 증상이었습니다. 만트럭과 소송 중이던 차주들은 100여명에 불과했지만 전국에서 같은 엔진 모델의 화물차를 운행 중인 기사 수는 4천명이 넘었기 때문에 자칫 전국적 문제로 확산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또 경기도 지역에서 운행되고 있던 만트럭의 ‘경기도 2층 버스’ 모델도 해당 화물차량과 비슷한 엔진을 쓰고 있어서 여기에도 문제가 있지 않을까 의구심을 품었습니다.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그로부터 8개월이 지난 지금, 불행하게도 우려는 현실이 됐고 품었던 의심들도 알고 보니 대부분 사실이었습니다. 지난해 11월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총 24건의 관련 기사를 보도하며 취재한 결과 차주들의 주장 대부분은 실제와 일치했으며, 이는 결국 만트럭의 총 3차례에 달하는 자발적 리콜을 이끌어 낸 건 물론 여태까지 세상에 알려진 적 없는 2층 버스와 관련 결함 최초 공론화하는 성과를 나타냈습니다.
먼저 피해차주들을 만난 직후인 지난해 12월엔 현재 도로 위 만트럭의 덤프트럭들이 여러 결함 때문에 사고 위험성이 크다는 점을 알리는 게 급선무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2년 전 이미 조치된 리콜에도 불구하고 ‘보조 제동장치(프리타더) 미작동’, ‘냉각수 누수’ 등으로 인한 엔진 과열은 물론 리콜 조치 이외 새로 나타나기도 한 ‘엔진 깨짐’ 현상 등 결함 내용을 실제 차량을 운행하는 차주들의 결함 증상 경험 사례를 바탕으로 보도했습니다. 이외 만트럭이 과거 일부 리콜(프리타더 관련 2019년 2월) 사항을 관련 법이 정한 내용대로 차주들에게 알리지 않고 오히려 수익 창출에 활용했다는 의혹, 만트럭이 각 지역 서비스센터에 리콜 통지를 모호하게 해 결함수리 주체 등과 관련 차주와 서비스센터 간 혼란과 갈등을 부추겼다는 내용 등도 보도했습니다.
결국 국토교통부 산하에서 제작결함(리콜) 조사 등을 맡는 자동차안전연구원이 2년 만에 만트럭 화물차량에 대한 추가 리콜 조치를 검토하기에 이르렀고, 이를 단독 보도했습니다. 수년 째 피해차주들이 신속한 조사를 요구했음에도 만트럭과 조사 과정에서의 이견, 연구원 내부 부서 간 문제 등으로 3년 째 지지부진했던 리콜 조사가 단숨에 속도를 낸 것입니다. 만트럭은 결국 연구원의 전방위적 추가 결함 조사와 자료 요청 등에 리콜 시행 가능성을 인지하게 됐고, 지난 5~6월 사이에만 총 3차례 자발적 리콜에 나섰습니다.
더 중요한 건 해당 리콜 기사를 통해 당초 기자가 의구심을 품었던 경기도 2층 버스 관련 제보가 경인일보로 접수됐다는 점입니다. 지난 5월 경인일보의 ‘엔진·EGR’ 만트럭 리콜 기사를 접한 경기도 한 만트럭 2층 버스 운수업체가 “자사가 운행하는 만트럭 2층 버스서도 기사 보도된 리콜과 같은 문제가 발생해 고속도로 위 운행을 멈추기도 했다”는 연락이었습니다. 2층 버스는 최대 70여명이 탑승하고 경기도 곳곳과 서울을 잇는 주요 고속도로를 운행하기 때문에 엔진 결함이 나타나면 대형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컸습니다. 이에 도로 위 2층 버스 결함이 나타난 내용은 물론 이러한 사례가 경기도 내 단 한 곳이 아닌 복수 운수업체에서 나타나 2층 버스에 대한 공통적 결함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해 공론화했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기사에 A씨 또는 성씨 등으로만 등장한 화물차량 차주들은 혹시 향후 만트럭 서비스센터 수리 과정에서 불이익을 우려해 기자에게 익명을 요구했습니다. 또 경기도 2층 버스 제보자인 이니셜 처리된 운수업체 역시 만트럭으로부터 지속적인 엔진 결함 등 수리를 받아야 하는 입장에 익명 처리했습니다.
이외 기사에서 등장하는 익명의 취재원과 최초 만트럭 피해차주 모임 등 제보자는 기자와 어떠한 특별한 이해관계가 없음을 밝히며 모든 관련 보도기사에서 등장하는 내용과 현장사례 등은 전부 직접취재를 거쳤음을 말씀드립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사실 만트럭 차량에서 엔진 등 여러 결함이 나타나 피해차주들이 보상과 무상수리를 요구하며 갈등을 빚는다는 기사는 2년 전 당시와 그 이전에도 보도된 적 있습니다. 그를 통해 2019년 4월 만트럭과 피해차주 모임 측은 서로 합의를 이뤄냈고 향후 결함 관련 완전수리와 보상, 소송취하 등 이행을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이후 1년, 2년이 지나도 결함은 동일하게 계속 나타났고, 차주들은 만트럭이 합의 이행을 제대로 하지 않아 여전히 차량들을 위험에 빠뜨리는 건 물론 차주들에게 천문학적 수리 비용을 떠안기고 있다고 호소했습니다.
문제는 상황이 2년 전으로 다시 돌아가 원점이 돼버렸는데, 차주들의 호소에도 불구하고 어떤 언론도 만트럭의 여전한 문제점 등을 심층보도하지 않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오히려 일부 중앙 언론들의 만트럭은 합의를 이행하고 있는데 차주들이 결함만 주장한다는 보도가 피해차주들의 호소를 가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차주들은 지역 언론인 경인일보에 제보했고, 지난해 11월부터 8개월 간 경인일보가 연속 보도를 함으로써 지난 6월 만트럭그룹 임원단이 2년 만에 또다시 한국을 방문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전반적인 엔진 재점검에 나서고 피해차주들을 위한 리콜 시행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계획을 마련하도록 이끌어 낸 것입니다. 아래 기사들은 관련 기사들을 보도한 언론사의 기사 리스트입니다.
https://www.yna.co.kr/view/PYH20210603097900013?input=1196m
(연합뉴스 2021년 6월3일 사진보도) 만트럭차주피해자모임, 리콜 및 피해보상 촉구 기자회견
https://www.hankyung.com/economy/article/202106030941g
(한국경제 2021년 6월3일 보도) 한국 찾은 만트럭 사장단.. 해묵은 갈등 ‘리콜’ 약속했다
https://www.edaily.co.kr/news/read?newsId=03257046629078112&mediaCodeNo=257&OutLnkChk=Y
(이데일리 2021년 6월3일 보도) ‘3년간 결함수리 요구’에 만트럭 결국 자발적 리콜 결정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748827&CMPT_CD=P0001&utm_campaign=daum_news&utm_source=daum&utm_medium=daumnews
(오마이뉴스 2021년 6월3일 보도) 독일 만트럭그룹 2인자의 사과.. “엔진 논란 차량 모두 리콜”
http://www.mediapen.com/news/view/633679
(미디어펜 2021년 6월3일 보도) 막스 버거 만트럭코리아 사장, “엔진결함 근본적 해결 할 것”
http://www.newswatch.kr/news/articleView.html?idxno=54851
(뉴스워치 2021년 5월 14일 보도) “사람이 죽어야 바꿀텐가” 죽음의 질주 만트럭버스, 엔진 깨지는 결함.. 모호한 리콜 통지
5.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경인일보가 만트럭 결함 관련 연속보도를 이어나갈 무렵, 사실 자동차안전연구원은 이미 피해차주들이 요청한 만트럭 화물차량 일부 결함 조사를 진행하던 상황이었습니다. 다만, 아직 차주들의 요청한 일부 결함에 대해선 조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었거나, 또는 이미 진행중인 조사 역시 만트럭과 연구원 간 이견, 연구원 내부 부서 간 조사주체 문제, 만트럭의 서류 제출 비협조 등 문제에 3년째 지지부진하고 있던 때였습니다. 하지만 경인일보의 관련 연속보도가 나가고 당장 도로 위 화물차량 등 사고 위험성이 부각되자 연구원은 다시 조사에 속도를 냈고 만트럭 역시 연구원에 협조적 자세를 취하게 됐습니다. 이에 3년 째 지연되던 조사가 경인일보 보도 이후 3개월 만에 총 3차례 추가 자발적 리콜을 이끌어냈습니다.
더욱 괄목할 만한 점은 경기도를 비롯한 전국 지자체에 만트럭이 제작하고 공급한 2층 버스와 관련해서는 엔진 등 관련 결함 보도가 최초로 이뤄졌다는 점입니다. 이를 통해 결국 일부 특정 운수업체 뿐 아니라 전체적인 만트럭 2층 버스의 공통 결함 문제라는 점이 확인되면서 만트럭의 2층 버스 자체 리콜까지 이끌어 내는 성과를 나타냈습니다.
관할 지자체인 경기도 역시 경인일보 보도 직후 필요한 조치에 나섰습니다. 지난 5월 경기도에서 운행되는 2층 버스에서 과거 화물차량 리콜과 동일한 결함이 나타나 사고 위험성이 우려된다고 보도하자, 경기도는 즉시 지역 내 모든 운수업체를 대상으로 만트럭 2층 버스 결함 현황 전수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이후 공통적 제작결함이 의심된다고 판단해 경기도는 국토교통부에도 정식으로 만트럭 대상 2층 버스 리콜 조사를 요청했습니다. 만트럭도 공통적 제작결함이 2층 버스에서 나타난다는 점을 단기간에 인정하고, 리콜 조사 착수 단 한 달 만에 관련 자발적 리콜에 나서게 됩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외부위원들로 구성된 경인일보 독자위원회는 지난달 신문 모니터링 요지에서 ‘만트럭버스코리아 결함 사태 추적 보도는 끈질긴 취재의 결과물’이란 호평을 내놓았습니다. 현직 법무법인 변호사인 유혜련 독자위원은 “만트럭 결함 사태 기사는 지난해 11월을 시작으로 사실관계를 집요하게 파헤치며 끈질기게 이끌어 나간 연속보도였다”며 “이달에는 만트럭으로부터 인수받은 경기도 2층 버스 결함을 단독으로 보도해 대중교통에 대한 안전 경각심을 불러왔다”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경인일보 자체적으로는 이번 만트럭 결함 연속보도에 대해, 당초엔 제보자들의 주장에 지날 수 있으며 손해배상 소송과 연관된 문제라고 여길 수 있었으나 이를 차량 운행과 관련한 큰 안전문제로 여겨 향후 더 확대될 가능성 등을 염두에 두고 집요하게 보도한 점을 높이 평가합니다. 결국 최종 여러 차례의 리콜 조치까지 이뤄낸 점 등 성과를 이뤄냈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신문 지면과 인터넷 보도 뿐만 아니라 영상을 통한 현장 취재 콘텐츠도 유튜브 등에 보도했습니다. (첨부파일 참고)
또한 경인일보는 이번 만트럭 결함 연속보도와 관련해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준수했음을 밝힙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외부 취재지원 등은 없었으며 만트럭버스코리아 등 보도당사자로부터 경인일보를 대상으로 한 민형사 소송이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 중재신청 역시 없었음을 밝힙니다.
회차 심사평
제370회 전체 총평
한국기자협회 제370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9개 부문 72편이 출품됐다. 이 가운데 14편이 2차 평가를 통과했고, 최종적으로 6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숫자로 보면 12대1의 경쟁률이다.
10편이 출품된 ‘취재보도 1’ 부문에서는 MBC의 <공군 성폭력 사망 은폐 사건> 보도와 SBS의 <이용구 법무차관 택시기사 폭행영상 및 거짓증언 요구정황> 보도가 수상작으로 최종 선정됐다.
MBC <공군 성폭력 사망 은폐 사건> 보도는 권력기관의 조직적인 은폐를 낱낱이 파헤치면서도, 인권 차원에서 자극적인 영상을 배제하는 취재윤리가 돋보였다. SBS <법무차관 폭행영상 요구정황>은 영상 보도가 바로 사표 제출로 이어진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16편이 출품된 ‘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에서는 두 작품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농민신문의 <미래농의 미래, 농고에 길을 묻다> 보도는 잊혀져가는 농업고등학교의 가치와 미래를 재조명하며 농업전문 언론사의 진가를 발휘했다는 평을 받았다. 국민일보의 <144조 균형발전예산 대해부> 보도는 14년 동안의 방대한 자료를 섬세하고 끈기 있게 분석했다는 점이 부각됐다.
‘지역 취재보도 부문’에 출품된 후보작은 17편으로, 이번 출품 부문 중 가장 많았다. G1 강원민방의 <미성년자 성착취 실태> 보도와 KBS춘천의 <태백경찰서 신입 여경 집단 성희롱 사건> 보도, 두 수상작 모두 강원도 기자들이 이뤄낸 성과다. <미성년자 성착취 실태> 보도는 성매매를 당한 여성이 중고교 재학생이라는 점과 피해 사실을 부모에게 알리도록 한 경찰 내부규정이 피해를 확산시켰다는 구조적 문제를 지적해 호평을 받았다. <신입 여경 집단 성희롱 사건> 보도는 6개월에 걸친 피해자 설득과 경찰청이 직접 경찰관 12명을 징계하는 데 계기를 제공했다는 점이 높은 점수로 이어졌다.
2021년 8월 ‘기레기’라는 비판을 넘어 ‘기더기’라는 비난이 이어지는 가운데도, 한국기자협회 소속 기자들의 인권과 진실을 향한 노력은 멈추지 않았다. 다만 아쉬운 점은 ‘지역 경제보도 부문’에는 몇 달째 출품작이 나오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 역시 출품작이 한두 편에 그치고 있다. 이번에 기자상을 받은 한 기자는 수습 시절 이렇게 말했다. “기자 이외에는 다른 직업을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때론 힘에 부칠 때가 있는 기자들이 기자상을 통해 다시 뛸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