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O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문재인 정부 이후 집값 폭등 원인에 대한 다양한 진단 가운데 가장 원성이 높은 것이 바로 ‘민간주택임대사업 등록 인센티브’ 제도입니다. 세입자의 주거 불안을 해소를 위한 목적이었지만, 세제 혜택을 노린 다주택자들이 이른바 ‘갭투자’를 활용해 적은 돈으로 주택을 사들이면서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나타난 겁니다. 집값이 가파르게 오른 것도 문제지만, 덩치가 커진 갭투기 세력으로 인해 예상되는 후폭풍도 우려됐습니다.
실제로 갭투기 폭탄이 터졌고, 집을 수 백 채씩 가진 갭투기꾼들에게 전세보증금을 떼이는 사고에 대한 단발성 보도가 이어졌습니다. 갭투자로 여러 채를 사들였다 전세보증금 2건 이상을 돌려주지 않은 나쁜 집주인은 2019년 8월 기준 50명에서 올해 4월 기준 356명으로 늘었습니다. 불과 2년 새 7.1배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여전히 피해 규조조차 파악하지 못했고, 대책도, 방지책도 마련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MBC 기획취재팀은 정책의 빈틈을 노려 다주택자가 된 세력들의 실체를 입체적으로 드러내기 위해 서울과 인천 35개 구에 임대주택사업자 현황 정보공개청구를 하고, 공공데이터포털에 기등록된 데이터를 활용했습니다. 지자체마다 공개 기준이 달랐지만, 모친과 함께 등록임대주택만 892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김OO 씨의 주택 목록을 입수할 수 있었습니다.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돈 받아가며 ‘집부자’...세금도 0원
김OO 씨를 비롯해 갭투기 꾼들이 주로 사들인 주택은 상대적으로 가격이 싼 빌라였습니다. 김 씨가 소유한 임대주택의 경우 대부분이 신축빌라인 것으로 확인됐는데, 건축업자와 분양대행업체로부터 뒷돈을 받기 쉬운 구조기 때문이었습니다. 매매가 2억 5천만원짜리 빌라에 세입자를 2억 7천만원에 들이고는, 2천만원을 갭투기꾼과 업체들이 나눠 갖는 구조입니다.
김 씨는 이렇게 돈 한 푼 안들이고 30개월 연속, 많게는 한 달에 65채까지 사들였습니다. 금융권 대출도 전혀 없습니다. 전세금을 돌려주지 못해 주택도시보증공사가 첫 가압류를 건 2019년 4월 이후에도 8채나 더 사들였습니다.
세금도 거의 안냈습니다. 임대주택유형이 확인된 378채 가운데 87%는 취득세도 면제 받았고, 재산세도 전액 감면 받거나 절반 감면 받은 것이 95%로 확인됐습니다. 또 종부세도 대부분의 경우 대상에서 제외됐습니다. 또 건물관리업체, 중개사무소 등을 운영하며 세입자들에게 관리비며 중개비까지 받아 챙기고 있었습니다.
고통은 세입자의 몫...집주인도 정부도 나몰라라
MBC 기획취재팀은 실태파악을 위해 최초로 갭투기 피해자들의 피해사례를 전수조사 했습니다. 김OO 씨(1979년 생)가 소유한 등록임대주택 중 주소가 확인된 582채에 전세금 피해를 확인하는 설문지를 전수 발송했습니다. QR코드를 활용해 온라인으로 설문을 실시했는데, 절반 정도인 284명이 조사에 응했습니다. 제도적 해결방안 모색을 위해 조사결과를 모두 공개했습니다.
> '빌라왕국' 김OO 씨 세입자 설문조사 결과
https://www.notion.so/mbcdatajournalism/OO-341750cf24b04bbb8b3d62d0ddaaa6ab
김 씨가 가진 집은 서울 강서구(114채)와 금천구(102채), 경기 부천시(52채) 등 빌라가 많은 동네에 몰려 있습니다. 평균 37.3제곱미터, 12평 남짓한 작은 빌라입니다. 김OO 씨 세입자 대부분 20~30대 사회 초년생으로, 70%가 전세금 2억 이하의 작은 빌라입니다. 또 5명 중 4명은 대출을 받았습니다.
응답을 살펴보니 피해는 오롯이 세입자들 몫이라는 것이 다시 한 번 확인됐습니다.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한 세입자들은 이사 갈 집의 계약금을 날리거나 오도가도 못하는 신세가 됐습니다. 또 오롯이 세입자가 감당해야하는 소송과 경매 때문에 경제적,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었습니다.
현재로선 전세보증금반환보증 상품이 유일한 구제책이지만, 가입하지 않았다는 응답자는 244명. 거의 전부입니다. 몰라서 가입하지 못했다는 세입자들도 있었지만, 계약 전에는 집주인이나 공인중개사가 보증 보험이 된다고 했는데, 이사 후 주택도시보증공사에 전화를 해보니 "김OO 씨 집은 가입이 안된다"고 해 못 들었다는 세입자도 있었습니다. 2019년 4월부턴 김OO 씨는 HUG 블랙리스트에 올라 세입자들은 보험에 들래도 들 수가 없습니다.
더 큰 문제는 자신이 피해자인지도 모르는 세입자가 대부분이라는 겁니다. 절반(46.5%)은 김OO 씨가 나쁜 집주인인지 몰랐다고 답했습니다. 김 씨가 나쁜 집주인으로 처음 보도된 지 2년 가까이 됐지만 불과 얼마 전 김 씨와 전세계약을 하고 새로운 꿈을 꾸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취재진에겐 이들의 전화가 지금도 계속 오고 있습니다.
‘나쁜 집주인’ 단톡방에선 비법 공유도
세입자들이 고통받는 사이 나쁜 집주인들은 빈 집도 알뜰히 활용했습니다. 집주인 대신 주택도시보증공사에서 돈을 대신 받아 세입자가 나가고 경매가 진행되는 빈 집에 무보증 월세를 놓는 겁니다. 경매가 1~2년 걸린다는 사실을 이용한 겁니다. 심지어는 이 돈벌이 수단을 집주인들끼리 공유하기도 했습니다.
검은 시장은 여전...방지책은?
빌라의 검은 생태계는 여전합니다. 갭투기꾼들이 사들였던 신축빌라 현장에 가보면, 김OO 씨와 똑같은 방법으로 갭투기를 할 수 있다 유혹합니다. 또 전세보증금 난 빌라를 사들여 가압류를 해제한 뒤, 더 높은 금액으로 세입자를 찾아 차액을 가져가는 기획부동산도 성행하고 있습니다. 2년 뒤 또 보증금 사고가 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MBC 기획취재팀은 영국 런던의 <나쁜 임대인 공개> 시스템을 소개해 방지책 마련을 촉구했습니다. 전세보증금 사고를 반복해서 내는 집주인 이름을 공개해, 추가적인 피해를 막을 수 있게 하자는 겁니다. 보도 후 국토교통부는 그동안 미온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이번 보도는 방송 뿐만 아니라 인터랙티브 사이트로도 구성했습니다. 방송리포트에서 미처 소화하지 못한 방대한 데이터와 사연을 공개해 더 많은 뉴스 소비자의 관심을 끌어오고자 했습니다. 방송 뉴스의 진도에 맞춰 인터랙티브도 매일매일 업데이트 했습니다.
> 대한민국 나쁜 집주인 리포트 인터랙티브 메인
http://badlandlords.mbc-interactive.com/
MBC 기획취재팀에서 심층 인터뷰한 피해자 6명의 사례도 재구성해 페이지를 구성했는데, 이를 통해 이 문제가 그들의 문제가 아닌 “나의 문제일 수도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했습니다.
> 나쁜 집주인 피해자 인터뷰 모음
http://badlandlords.mbc-interactive.com/story.html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나쁜 집주인에 대한 단선적인 보도는 여러매체에서 있었으나 제도의 허점과 나쁜 집주인과 피해자들, 그리고 해결책까지 짚은 입체적 보도는 MBC 기획취재팀이 유일합니다.
또 MBC 보도에 대한 국토교통부 설명자료는 연합뉴스, 뉴시스, 한국일보, 헤럴드경제, 경향신문 등에서 보도했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보도 후 국토교통부에서 설명자료를 내고 “악성 임대사업자 정보를 임차인 등에게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또 “임대사업자 소유의 다른 주택에 전세보증금 사고 발생 사실을 계약시 임차인이 파악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 동안은 개인정보 등의 이유로 국토부에서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왔던 내용입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을 준수해 보도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이번 보도는 한국언론학회-SNU팩트체크센터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70회 전체 총평
한국기자협회 제370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9개 부문 72편이 출품됐다. 이 가운데 14편이 2차 평가를 통과했고, 최종적으로 6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숫자로 보면 12대1의 경쟁률이다.
10편이 출품된 ‘취재보도 1’ 부문에서는 MBC의 <공군 성폭력 사망 은폐 사건> 보도와 SBS의 <이용구 법무차관 택시기사 폭행영상 및 거짓증언 요구정황> 보도가 수상작으로 최종 선정됐다.
MBC <공군 성폭력 사망 은폐 사건> 보도는 권력기관의 조직적인 은폐를 낱낱이 파헤치면서도, 인권 차원에서 자극적인 영상을 배제하는 취재윤리가 돋보였다. SBS <법무차관 폭행영상 요구정황>은 영상 보도가 바로 사표 제출로 이어진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16편이 출품된 ‘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에서는 두 작품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농민신문의 <미래농의 미래, 농고에 길을 묻다> 보도는 잊혀져가는 농업고등학교의 가치와 미래를 재조명하며 농업전문 언론사의 진가를 발휘했다는 평을 받았다. 국민일보의 <144조 균형발전예산 대해부> 보도는 14년 동안의 방대한 자료를 섬세하고 끈기 있게 분석했다는 점이 부각됐다.
‘지역 취재보도 부문’에 출품된 후보작은 17편으로, 이번 출품 부문 중 가장 많았다. G1 강원민방의 <미성년자 성착취 실태> 보도와 KBS춘천의 <태백경찰서 신입 여경 집단 성희롱 사건> 보도, 두 수상작 모두 강원도 기자들이 이뤄낸 성과다. <미성년자 성착취 실태> 보도는 성매매를 당한 여성이 중고교 재학생이라는 점과 피해 사실을 부모에게 알리도록 한 경찰 내부규정이 피해를 확산시켰다는 구조적 문제를 지적해 호평을 받았다. <신입 여경 집단 성희롱 사건> 보도는 6개월에 걸친 피해자 설득과 경찰청이 직접 경찰관 12명을 징계하는 데 계기를 제공했다는 점이 높은 점수로 이어졌다.
2021년 8월 ‘기레기’라는 비판을 넘어 ‘기더기’라는 비난이 이어지는 가운데도, 한국기자협회 소속 기자들의 인권과 진실을 향한 노력은 멈추지 않았다. 다만 아쉬운 점은 ‘지역 경제보도 부문’에는 몇 달째 출품작이 나오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 역시 출품작이 한두 편에 그치고 있다. 이번에 기자상을 받은 한 기자는 수습 시절 이렇게 말했다. “기자 이외에는 다른 직업을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때론 힘에 부칠 때가 있는 기자들이 기자상을 통해 다시 뛸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