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휴일, 지역발로 인터넷에 올라온 1단짜리 기사가 ‘버스기사 죽음 내몬 갑의 횡포’라는 광주일보 기사의 시작이었다.
‘사고처리비용 억울, 50대 버스기사 실종 일주일만에 주검으로’, ‘접촉사고 처리로 회사와 갈등 빚던 버스기사 숨진 채 발견.’
휴일이자 토요일이었던 지난 6월 19일 1단짜리 사건기사가 올라왔다. 출입하는 지역도 아닌, 전남 나주의 한 숙박업소에서 50대 남성이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내용. ‘사건체크’에 들어갔다.
숨진 남성 직업은 시내버스 기사. 익히 빠듯한 운행시간과 열악한 노동환경에 놓여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극단적 선택에 이르게 된 사연이 있을 것 같았다. 캡의 지시를 받아 추가 취재에 들어갔지만 여의치 않았다. 경찰은 피의사실 공표, 개인정보 침해, 자살 추정으로 알아낼 게 없었다.
주말이 지나 버스회사 등을 수소문해 장례식장을 알아내 달려갔다. 하지만 고인의 발인이 모두 끝난 상태였다. 유족과 만날 기회가 사라져서 한참을 장례식장에서 서성였다. 그러다 유족들과 연락을 취하는 데 성공했다. 이제 막 사랑하는 가족을 보낸 유족과의 통화한다는 것 자체가 죄송스러웠다. 망설이며 ‘기자’라고 신분을 밝혔다. 떨리는 유족의 목소리가 전화기 너머로 느껴졌다. 경황이 없어서인지, 말끝을 흐리며 어찌해야 할지 모르는 듯한 유족에게 전화한 이유 등을 설명드린 뒤 만나뵐 수 있기를 청했다.
오랜 시간을 기다린 뒤에야 늦은 시각 연락이 왔다. 유족들은 오래도록 고인의 사연을 쉽게 터놓지 못했다.
고인의 죽음 이후 회사와 회사 내 타 임직원들로부터 이런저런 회유와 무언의 압박 등이 오간 듯했다.
다른 이야기를 하며 유족들을 안심시키면서 기다렸다. 얼마를 기다렸을까. 유족들이 말문을 열었다. 광주 버스회사에 다니던 고인이 나주까지 가 목숨을 끊은 이유를 짐작할 수 있었다.
비정규직 버스기사로 입사, 꿈에 그리던 정규직 버스기사가 됐는데 17일만에 숨졌다는 이야기를 털어놨다. 유서를 보여줬다. “미안해, 힘들어서 못 하겠어, 돈이 너무 많이 들어가. 여보 정말 사랑합니다. 당신을 만나서 행복했습니다”라는 내용을 보니 울컥했다.
유족들은 보관하고 있던 고인의 휴대전화에 자연스럽게 녹음된 가족, 직장동료와의 통화파일을 틀어줬다. 충격이었다. 녹음파일에는 정규직이 되기 위해서 회사에 수백만원을 내야한다는 내용, 돈이 없어 어떻게 해야할지 전전긍긍하는 가족 간 얘기, 돈을 어떻게 구해야 하는 지 등의 고민이 담겼다.
정규직이 되기 위해선 회사에 돈을 줘야 한다는 고민 뒤에는 이제 정규직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품은 목소리도 담겨 있었다.
이렇게 해서 첫 기사가 ‘정규직 된 지 17일 만에...버스기사 죽음 내몬 갑의 횡포’〈6월 23일 6면〉라는 제목으로 보도됐다. 경찰의 실종 수사에 대한 유족들의 아쉬움을 듣고 ‘수색 서둘렀으면 살릴 수 있었는데...’라는 기사를 사이드로 게재했다.
1단짜리 인터넷 기사조차도 회사측이 항의하면서 일부 언론의 경우 기사를 내리기도 했던 만큼 사실 확인과 크로스 체크를 강화했다.
회사는 잘못을 모르는 듯한 입장을 보였다. 녹음된 내용을 듣고 갔음에도 고인과 통화를 했던 동료, 회사 관계자 모두 부인했다. 기자를 상대로 고인에 대한 인격모독성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이러한 취재 과정에서 정규직 채용 과정에서의 비리 뿐 아니라 전국 시내버스 회사에서 관행처럼 된 ‘보험료 자부담’ 문제, 버스회사들의 불법 정비실태도 파악하게 됐다.
두 번째로 ‘사고처리 버스기사에 덤터기...갑에 짓눌린 을의 속앓이’〈6월 24일 6면〉라는 제목의 기사를 연속 보도했다.
광주는 준공영제로 매년 1000억원이 넘는 돈을 버스회사에 투입한다. 시민들이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지원해 시내버스를 제대로 운영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버스회사 내부에서는 기사 채용 과정에서 뒷돈을 챙기는 갑질 정황이 나오는가 하면, 버스기사들은 사고처리비로 인한 속앓이와 사고에 따른 징계 차원에서 이뤄지는 무급 휴직으로 인한 생계불안을 떠안으면서 하루하루 버스를 몰고 있는 것이다.
고인의 통화 녹취 내용에는 “회사가 고인의 자비로 사고를 해결하라고 말하며 최소 수백만원은 건네야 한다”며 힘들어하는 내용도 담겨 있었다. 명백한 회사의 갑질이자 불법행위였다.
세 번째 기사 ‘막대한 혈세 지원하고도...광주시, 버스회사 감독은 뒷짐’〈6월 25일 6면〉가 이렇게 보도됐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전국 시내버스 회사들의 고질적 관행인 ‘사고처리비 떠넘기기’는 노동계에서도 줄곧 주목해온 문제였다. 하지만 버스노동자들의 열악한 현실을 구체적으로, 상세하게 다룬 언론은 처음이라는 게 노동계 평가였다.
이 때문에 노동계는 본지 보도를 계기로 사실상 보험료 떠넘기기의 하나로 꼽히는 시내버스회사들의 불법 정비 문제를 광주시 등 지자체에 고발했다. 노동계의 고발로 경찰은 현재 해당 불법 정비 문제점 뿐 아니라 전반적인 사고처리비 떠넠기기 등 버스회사측의 불법 행위 여부에 대한 수사를 진행중이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https://www.news1.kr/articles/?4344533(뉴스1=2021-06-19)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단순 사건으로 취급, 경찰발로 보도된 1단짜리 기사는 인터넷 통신에서 보도됐지만 사건의 이면을 취재한 것은 광주일보가 유일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광주시는 본지의 연속보도 이후, 버스기사 채용과 관련, 시내버스공제회 또는 광주시에서 정규직 버스기사를 합동. 공개채용하는 시스템을 논의중이다.
또 고인의 유가족들의 고소로 인해 경찰 수사가 확대될 경우 이에 따른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임을 밝혔다.
노동계에서는 버스회사들의 관행인 보험료 떠넘기기의 하나인 시내버스회사들의 불법 정비 문제를 지자체에 고발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자유
고인이 재직했던 버스회사를 방문, 취재하는 과정에서 회사 측은 사실 무근이니 보도 이후 언론중재위원회에 갈 각오를 해야 될 것이라는 취지로 압박했다. 일부 언론사들은 정확하지 않은 주변 취재로만 고인의 사망사실을 1단짜리 스트레이트 형식으로 기사화하면서도 회사로부터 연락을 받고 기사를 수정하기도 했다.
-취재원 보호.
취재원 보호를 위해 민감한 가족사에 대한 부분은 배제했고 노동계를 통해 해당 버스기사 유가족에 대한 법률적 지원을 요청, 지원을 받도록 했다.
7. 기타 고려사항
보도 당사자의 반론 신청이나 언론중재위원회 피신청 사항은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70회 전체 총평
한국기자협회 제370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9개 부문 72편이 출품됐다. 이 가운데 14편이 2차 평가를 통과했고, 최종적으로 6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숫자로 보면 12대1의 경쟁률이다.
10편이 출품된 ‘취재보도 1’ 부문에서는 MBC의 <공군 성폭력 사망 은폐 사건> 보도와 SBS의 <이용구 법무차관 택시기사 폭행영상 및 거짓증언 요구정황> 보도가 수상작으로 최종 선정됐다.
MBC <공군 성폭력 사망 은폐 사건> 보도는 권력기관의 조직적인 은폐를 낱낱이 파헤치면서도, 인권 차원에서 자극적인 영상을 배제하는 취재윤리가 돋보였다. SBS <법무차관 폭행영상 요구정황>은 영상 보도가 바로 사표 제출로 이어진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16편이 출품된 ‘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에서는 두 작품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농민신문의 <미래농의 미래, 농고에 길을 묻다> 보도는 잊혀져가는 농업고등학교의 가치와 미래를 재조명하며 농업전문 언론사의 진가를 발휘했다는 평을 받았다. 국민일보의 <144조 균형발전예산 대해부> 보도는 14년 동안의 방대한 자료를 섬세하고 끈기 있게 분석했다는 점이 부각됐다.
‘지역 취재보도 부문’에 출품된 후보작은 17편으로, 이번 출품 부문 중 가장 많았다. G1 강원민방의 <미성년자 성착취 실태> 보도와 KBS춘천의 <태백경찰서 신입 여경 집단 성희롱 사건> 보도, 두 수상작 모두 강원도 기자들이 이뤄낸 성과다. <미성년자 성착취 실태> 보도는 성매매를 당한 여성이 중고교 재학생이라는 점과 피해 사실을 부모에게 알리도록 한 경찰 내부규정이 피해를 확산시켰다는 구조적 문제를 지적해 호평을 받았다. <신입 여경 집단 성희롱 사건> 보도는 6개월에 걸친 피해자 설득과 경찰청이 직접 경찰관 12명을 징계하는 데 계기를 제공했다는 점이 높은 점수로 이어졌다.
2021년 8월 ‘기레기’라는 비판을 넘어 ‘기더기’라는 비난이 이어지는 가운데도, 한국기자협회 소속 기자들의 인권과 진실을 향한 노력은 멈추지 않았다. 다만 아쉬운 점은 ‘지역 경제보도 부문’에는 몇 달째 출품작이 나오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 역시 출품작이 한두 편에 그치고 있다. 이번에 기자상을 받은 한 기자는 수습 시절 이렇게 말했다. “기자 이외에는 다른 직업을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때론 힘에 부칠 때가 있는 기자들이 기자상을 통해 다시 뛸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