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O), ② 단독기획(O),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O), ⑤ 기타( )
대대적 ‘친환경 경영’ 강조..뒤에선 공회전 ‘뿜뿜’
코레일은 친환경 경영을 강조합니다. 또 고속철도인 KTX는 저탄소 친환경 인증을 받았다며 대대적으로 홍보합니다. 매년 발간하는 지속가능경영보고서의 핵심은 환경 유발요인 감축입니다. 이중 빠지지 않는 것이 공회전 감소입니다.
“코레일 열차가 새벽 내내 공회전 한다.” 지난 보도를 보고 직접 취재진을 찾아온 제보자의 말이었습니다. 제보자는 코레일 관계자였습니다. 제보자 말을 토대로 코레일 내부 지침을 찾았습니다. 엔진이 제대로 기동할 수 없는 여름*겨울을 제외하고, 적정 공회전 시간은 1시간이었습니다. 현장 취재에 착수했습니다.
십수 년 계속된 관행이던 ‘뉴스(NEWS)'
코레일 디젤열차 공회전은 언급된 적 없는 사안이었습니다. 취재진에도 생소한 내용이었고, 쉽게 이해도 가지 않았습니다. 도심에서는 5분만 공회전을 해도 단속대상인데 코레일만 제외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관리*감독을 받는 공기업에서 규정을 위반한 공회전이 가능한가? 규정을 어겨가며 공회전을 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의문이 잇따랐습니다.
“십 수 년은 더 이어진 관행일 것이다.” 내부 고발이어서 진술도 힘들고, 출입 제한구역인 기차역을 취재하기도 어려웠지만 제보자의 말을 신뢰해보기로 했습니다. 공기업의 비양심적 관행을 수면 위로 드러내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증명될 수 없는 ‘내부 고발’..5개월여 현장 취재
제보를 받고 취재까지 5개월이 걸렸습니다. 제보자의 주장을 증명할 방법은 제한적이었습니다. 제보자 인터뷰도 불가능했고, 현장 촬영도 제한적이기 때문이었습니다. 통제구역 밖 보행자 통로, 공영주차장 등의 장소에서 현장 취재했습니다. 새벽 취재는 객관성을 높이기 위해 세 차례 반복했습니다.
계절에 따른 차이도 취재해야 했습니다. 코레일의 반론 여지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공회전 관련 코레일 사규에는 여름, 겨울에 한시적으로 공회전을 허용하고 있었습니다. 노후화된 장비가 고장을 일으킬 수도 있고, 냉난방 등의 문제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결국 추가 현장 취재는 4월과 6월 등 봄, 초여름에 진행했습니다. 규정을 위반한 공회전은 사계절 내내 만연한 관행이었습니다.
타지자체 실태 정보공개청구..공회전 전국적 문제 부각
디젤 열차 공회전을 전국적 이슈로 확대했습니다. 제보를 받고 현장취재한 곳은 광주역이었지만, 다른 지역도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지 살폈습니다.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공회전 발생시간, 소모 연료량 등 2년간 자료를 확보했습니다. 디젤 열차 공회전은 비단 광주만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광주역을 포함한 호남지역본부만 하루 147시간 꼴의 공회전이 이루어지고 있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규정 위반 인정*재발방지 당부..“고발보도 해주어 감사합니다.”
“증거는 확보하셨나요?” 공회전 실태를 현장 취재한 후 역무원에 들은 대답입니다. 코레일 직원들에게 디젤 열차 공회전은 묵인된 관행이었습니다. 관리자를 두고 점검하도록 돼 있었지만 무용지물이었습니다. 자체 점검하고 이상 시 보고하도록 돼 있었기 때문입니다. 상급 부서도 묵인했습니다. 정보공개청구 자료에 따르면 규정과 다른 공회전이 이뤄지고 있었지만, 이상 여부를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취재에 응한 현장 관계자는 “본사도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고발보도 해주어 감사합니다.” 첫 보도 이후 코레일 본사 차원의 답변이었습니다. 해당 관계자는 디젤 열차가 노후화 됐다는 이유로 관행적으로 공회전이 이뤄지고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이를 계기로 본사 차원의 감찰을 상시화 하는 등 재발을 방지하고, 전국 8개 지역본부에 대한 점검에 나서겠다고도 덧붙였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 여하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 여하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 여하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 취재원에 익명 보호를 철저히 했습니다. 제보자 인터뷰는 음성대역을 활용했습니다. 제보자와 특별한 이해관계는 없었습니다. 지역 환경에 대한 취재진의 다른 보도를 보고, 환경단체를 통해 취재진을 찾은 것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보도 이후 코레일은 내부 제보자 파악에 나섰습니다. 본사, 자회사 등 광주역 직원을 상대로 제보 여부를 물었습니다. 대외적으로는 잘못을 인정하고 대책을 수립하겠다는 입장과 배치되는 태도였습니다. 해당 내용에 대한 취재 이후 제보자의 요청에 따라 기사화 하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내부 제보자 색출에 대한 취재 이후 이런 시도는 다시 발생하진 않았습니다.
- 현장 직원과 광주역 차량사업소, 본사 측 등 취재 단계별로 필요한 모든 관계자를 접촉했습니다. 반론 기회는 충분히 보장했습니다. 결국 코레일은 잘못된 부분을 시인하고, 개선을 약속했습니다.
- 현장 취재는 통제구역 밖에서만 진행됐습니다. 현주건조물 침입 혐의 등에 위배되지 않는 선에서 취재했습니다. 또한 열차 근접 촬영은 역사가 폐쇄되기 전부터 공회전 하고 있는 플랫폼에서 진행했습니다. 이와 관련한 코레일 측의 이의제기는 없었습니다.
- 기사에 등장하는 연료량 추산은 정보공개 청구 자료를 바탕으로 했습니다. 정보공개 청구로 받은 자료에는 총 공회전 발생시간, 디젤 열차 한 대당 소모되는 경유량이 기재돼 있었습니다. 이를 계산하여 하루 총 공회전 시간과 소모 연료량을 보도했습니다. 해당 내용 사실 여부 역시 보도 전 코레일에 확인했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 타 매체의 선행 보도는 없었습니다.
- 취재 및 보도는 제보를 시작으로 현장 취재와 정보공개청구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숱한 문제제기에도 이어진 관행 종결..감시*추적 보도 계속
- 제보자는 내부에서 문제제기를 여러 차례 했다고 밝혔습니다. 실제 코레일 본사를 통해 개선을 하겠다는 메일을 받은 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공회전은 계속됐습니다. 환경오염, 연료낭비, 소음피해 등이 수년째 계속돼 왔던 겁니다. 제보자에 따르면 보도 이후 현재까지 디젤 열차 공회전은 없었습니다. 취재진은 또다시 공회전이 이뤄질 경우 이를 추적 보도할 예정입니다.
전국 지역본부 실태조사..상시 암행감찰 시행
- 코레일은 즉각 재발방지 대책 수립에 나섰습니다. 코레일은 광주역을 비롯해 전국 지역본부 실태조사에 나섰습니다. 또 보도로 지적했던 유명무실한 내부 감시도 강화했습니다. 그동안 지역본부 직원들에 맡겨 구멍이 생길 수밖에 없던 상황이었습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본사 차원의 디젤열차 공회전 상시 감독을 실시하기로 했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 지속적인 현장취재로 묻힐 수 있던 공기업의 환경오염*예산 낭비 실태를 고발했습니다. 공기업이 팔짱을 낀 채 묵인하고 있었던 상황이어서 내부적인 자정을 기대하기는 어려웠습니다. 보도를 통해 공익에 기여했습니다. 짧지 않은 시간동안 지속적인 감시로 보도 내용의 신뢰성을 높였습니다.
-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전국적인 사안으로 확대했습니다. 광주를 넘어 전국적인 실태조사를 이끌고, 후속 대책 마련까지 이끌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70회 전체 총평
한국기자협회 제370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9개 부문 72편이 출품됐다. 이 가운데 14편이 2차 평가를 통과했고, 최종적으로 6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숫자로 보면 12대1의 경쟁률이다.
10편이 출품된 ‘취재보도 1’ 부문에서는 MBC의 <공군 성폭력 사망 은폐 사건> 보도와 SBS의 <이용구 법무차관 택시기사 폭행영상 및 거짓증언 요구정황> 보도가 수상작으로 최종 선정됐다.
MBC <공군 성폭력 사망 은폐 사건> 보도는 권력기관의 조직적인 은폐를 낱낱이 파헤치면서도, 인권 차원에서 자극적인 영상을 배제하는 취재윤리가 돋보였다. SBS <법무차관 폭행영상 요구정황>은 영상 보도가 바로 사표 제출로 이어진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16편이 출품된 ‘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에서는 두 작품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농민신문의 <미래농의 미래, 농고에 길을 묻다> 보도는 잊혀져가는 농업고등학교의 가치와 미래를 재조명하며 농업전문 언론사의 진가를 발휘했다는 평을 받았다. 국민일보의 <144조 균형발전예산 대해부> 보도는 14년 동안의 방대한 자료를 섬세하고 끈기 있게 분석했다는 점이 부각됐다.
‘지역 취재보도 부문’에 출품된 후보작은 17편으로, 이번 출품 부문 중 가장 많았다. G1 강원민방의 <미성년자 성착취 실태> 보도와 KBS춘천의 <태백경찰서 신입 여경 집단 성희롱 사건> 보도, 두 수상작 모두 강원도 기자들이 이뤄낸 성과다. <미성년자 성착취 실태> 보도는 성매매를 당한 여성이 중고교 재학생이라는 점과 피해 사실을 부모에게 알리도록 한 경찰 내부규정이 피해를 확산시켰다는 구조적 문제를 지적해 호평을 받았다. <신입 여경 집단 성희롱 사건> 보도는 6개월에 걸친 피해자 설득과 경찰청이 직접 경찰관 12명을 징계하는 데 계기를 제공했다는 점이 높은 점수로 이어졌다.
2021년 8월 ‘기레기’라는 비판을 넘어 ‘기더기’라는 비난이 이어지는 가운데도, 한국기자협회 소속 기자들의 인권과 진실을 향한 노력은 멈추지 않았다. 다만 아쉬운 점은 ‘지역 경제보도 부문’에는 몇 달째 출품작이 나오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 역시 출품작이 한두 편에 그치고 있다. 이번에 기자상을 받은 한 기자는 수습 시절 이렇게 말했다. “기자 이외에는 다른 직업을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때론 힘에 부칠 때가 있는 기자들이 기자상을 통해 다시 뛸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