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O),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지난 6월 병무청이 은성수 전 금융위원장의 둘째아들 은모씨를 병역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사실을 익명의 제보자를 통해 알게 됐습니다.
은 전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에서 한국수출입은행장과 금융위원장을 역임한 장관급 고위공직자 출신입니다. 사회 고위층 자녀들의 병역기피는 늘 비판을 받아왔으면서도 근절되지 않는 한국사회의 오래된 병폐로 지목돼 왔습니다.
취재진은 은 전 위원장 아들이 실제로 병역을 기피할 목적을 갖고 미국에 체류 중인지, 그 과정에서 병무청의 병무 행정엔 문제는 없었는지 그리고 은 전 위원장과 은 전 위원장 아들의 입장은 무엇인지 본격적인 취재에 착수했습니다.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병무청이 무슨 이유로 은 전 위원장의 아들 은씨를 고발했는지 알아야 했습니다. 취재진은 은씨가 미국에서 대학원 과정을 마쳤고 지난해 12월 미국 영주권을 취득한 뒤, 올해 1월 병역을 이행하겠다며 귀국했던 사실을 파악했습니다. 은씨는 귀국 직후 ‘병역이행을 위한 가사정리 목적’ 즉 병역을 이행하겠으니 미국 생활을 정리할 수 있게 출국을 허용해달라고 병무청에 요청했고 병무청이 허가하면서 은씨는 미국으로 떠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은씨는 올해 3월 병무청이 허가한 여행기간 만료 시점이 다가오자 ‘해외이주 목적’으로 여행기간을 연장해달라고 다시 병무청에 요청했습니다. 병무청은 불허했지만 은씨 역시 귀국을 하지 않았습니다. 병무청은 은씨에게 병역기피 의도가 있다고 판단, 병역법 위반 혐의로 결국 고발하게 된 겁니다. 미국에 있는 당사자인 은씨에게 입장을 묻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취했지만 아무 답변도 듣지 못했습니다. 대신 은 전 위원장에게 인터뷰를 요청했습니다. 은 전 위원장은 두시간 가까운 인터뷰를 통해 사실관계를 인정했고 “송구하다. 아들을 설득해 귀국시키겠다” 말했습니다. 병무청 역시 “필요한 조치를 하고 있다”고 답해왔습니다. 이렇게 해서 첫 단독보도를 하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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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진은 취재 과정에서 은씨가 이전에도 병무청의 귀국 명령을 따르지 않아 경찰에 고발당했던 사실도 추가로 알게 됐습니다. 병역 의무 대상인 은씨는 지난해 9월 국외여행허가 기간이 끝났습니다. 당연히 한국으로 돌아와 병역을 이행했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은씨는 ‘영주권 신청 중’ ‘영주권 인터뷰 참석’ 등 이유로 귀국 대신 국외여행 기간 연장을 신청했습니다. 병무청은 불허했지만 은씨는 끝까지 미국에 남아 결국 영주권을 취득했습니다. 그런데 이후 석연치 않은 병무청의 결정이 따랐습니다. 은씨가 영주권 취득 이후 이의신청을 했는데 이를 받아들인 겁니다. 은씨는 고발을 취하시키기 위해 귀국했지만, 결국 다시 미국으로 떠나 지금도 돌아오지 않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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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전 위원장 역할에 대한 취재도 이어갔습니다. 은 전 위원장은 지난해 11월 아들 병역 문제로 병무청의 담당 부서와 집중적으로 접촉했습니다. 은씨가 국외여행기간을 연장해달라고 병무청에 신청하던 시점과 겹쳤습니다. 은 전 위원장은 인터뷰에서 전화한 건 맞지만 어떠한 압력도 행사한적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병무청 역시 어떠한 특혜도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장관급 고위공직자인 금융위원장에서 물러난지 두달정도 된 시점에 직접 연락을 한 행위 자체가 적절했는지에 대한 문제제기의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 보도를 하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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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진은 은 전 위원장 외에 다른 고위공직자 자녀들의 병역 이행 실태는 어떤지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실에 요청해 받은 병무청의 ‘고위공직자 자녀 국적이탈 및 상실의 사유로 군 면제된 사례 현황’에 따르면 최근 5년동안 총 10명이 병역을 면제받았습니다. 또 은씨처럼 국외여행 허가 기간을 어겨 고발된 경우는 5년간 711명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중 대다수인 652명이 여전히 무단으로 해외에 체류 중이었습니다. 이러한 자료를 토대로 취재진은 병무청의 병무행정이 보다 적극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점을 짚었습니다. 병무청은 현재 병역의무 대상자가 국외여행허가 기간을 어겨 해외에 무단 체류하면 경찰에 형사고발을 하고 병무청 홈페이지에 실명을 공개하고 있지만 당사자가 버티면 실질적으로 가할 수 있는 제재는 제한적입니다. 이런 소극적인 행정 조치를 지적하는 동시에 병역법 개정의 필요성을 제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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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보도 직후 병무청은 자체 감사에 착수했습니다. 은씨 사례뿐 아니라 병역 행정 전반을 살펴보는 중입니다. 감사원 역시 병무청의 병무행정 처리가 적법했는지 등을 따지기 위한 감사에 착수했습니다. 취재진은 이러한 사실도 추가로 파악해 단독 보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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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익명 제보자에서 취재는 시작됐지만, 이후 취재는 전적으로 취재진의 몫이었습니다. 익명 제보자와는 어떠한 이해관계도 없습니다. 고위공직자 병역 기피 실태 전반을 살피기 위해 국회의원실을 통해 자료를 구했지만, 이 역시 정치적 고려는 일절 없었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JTBC가 최초로 보도했으며 타 매체의 선행보도는 없었습니다. JTBC 보도 이후 주요 매체들이 추종 보도를 했고, 후속 보도를 이어갔습니다.
-병무청, 은성수 전 금융위워장 아들 병역법 위반 혐의로 고발(7/5, YTN)
-병무청, 은성수 전 금융위원장 아들 병역법 위반 혐의로 고발(7/5, 연합)
-은성수 전 금융위원장 아들 ‘병역법 위반 혐의’ 경찰 고발(7/5, 뉴스1)
-은성수 전 금융위원장 아들, 귀국 거부로 병무청에 고발(7/5, 뉴시스)
-병무청, 은성수 전 금융위원장 아들 병역법 위반 혐의 고발(7/5, MBC)
-은성수 전 금융위원장 아들, 병무청 “병역법 위반 혐의 고발”(7/5, 노컷)
-은성수 전 금융위원장 아들, 병역 기피 혐의로 고발돼(7/6, 동아)
-병무청, 은성수 전 금융위원장 아들 병역법 위반 혐의로 고발(7/6, KBS)
-감사원, 은성수 전 금융위원장 아들 병역기피 의혹 예비감사(7/7, 중앙)
-감사원, 은성수 전 금융위원장 아들 ‘병역법 위반’ 예비감사(7/7, 머투)
-감사원, 은성수 전 금융위원장 차남 병역기피 의혹 예비감사(7/7, SBS)
-은성수 전 금융위원장 차남 ‘병역기피 의혹’ 예비감사 착수(7/7, 한국경제)
-감사원, 은성수 전 금융위원장 아들 병역기피 의혹 예비감사(7/8, 연합뉴스TV)
5. 사회에 끼친 영향
은성수 전 위원장은 취재진과 만나 사실관계를 인정하고, 아들을 귀국시켜 병역을 이행하도록 설득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병무청은 은씨에 대한 병무 행정 처리에 문제는 없었는지 자체 감사에 착수했고, 병무 행정 전반을 재점검해 개선해나가겠다고 했습니다. 감사원은 은 전 위원장이 비록 전직이지만 고위공직자 출신이었던 만큼 고위공직자 비위를 맡고 있는 특별조사국 5과에 이번 사안을 맡겨 감사를 진행 중입니다. 국회에선 병역 기피자들에 대해 만 38세부터 병역 면제를 해주던 규정을 상향 조정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병역법 개정안 논의가 다시 활발해졌습니다. 병무청의 한 관계자는 취재진에 “병무청 직원의 한 사람으로서 JTBC 보도로 병역이 얼마나 소중한지 그리고 누구나 이행해야 한다는 점들이 오히려 환기됐다”고 소회를 전해오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사회 고위층 뿐 아니라 우리 사회 병역의무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운 공익적 보도였다고 생각합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취재와 보도 전 과정에서 언론 윤리강령을 엄격하게 준수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관련 인물이나 기관으로부터 어떠한 반론신청이나 정정보도 요청, 언론중재위원회 제소는 없었습니다. 취재 과정에서 당사자들의 충분한 해명과 반론을 들었고 보도에 충실히 반영했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83회 전체 총평
383회 이달의 기자상에 6편이 선정됐다. 이례적으로 심사위원 사이에 갑론을박이 오갔다. 아깝게 수상의 영예를 놓친 작품이 많았고, 보도 내용 또한 훌륭했기 때문이다. 반대로 수상작 6편은 심사위원 사이에 이견이 없을 정도로 빼어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취재보도 1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된 MBC의 <1호기 속 수상한 민간인…윤 대통령 사적 수행·사적 채용 논란> 보도는 심사위원 사이에 이견이 없는 수작이었다. 우선 새 정부 출범 이후에도 말로만 떠돌던 사적 수행 논란을 처음 구체적 물증을 통해 확인했다는 데 의미가 컸다. 단순히 ‘얻어걸린’ 기사가 아니라, 실체적 진실에 접근하기 위해 취재원을 끊임없이 설득하고, 사실 여부를 하나하나 확인해 나가는 집요함, 과정에서의 사내 취재 정보 공유와 협력, 기사 출고의 신속함 등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한국일보의 <수상한 불법 외환거래> 보도는 경제보도 부문에서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접근하기 힘든 취재 영역을 꽤 오랫동안 추적하면서 특종을 만들어낸 노고가 우선 심사위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첫 보도로 인해 금감원이 이례적으로 브리핑을 실시하고, 연이은 언론의 인용·추격 보도로 은행 외환 영업의 구조적 문제점이 드러났고, 나아가 국회와 금융당국의 제도개선 논의까지 이뤄지는 등 사회적 반향이 큰 점도 가산점을 받기에 충분했다.
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에서 수상의 영예를 안은 한겨레신문의 <살아있는 김용균들> 보도는 여러 면에서 울림이 큰 기사였다. 우선 산재 사고를 다룰 때, 사망자가 나와야 ‘이야기가 되는’ 기사로 취급하는 언론 관행에 적지 않은 경종을 울렸다. ‘사망자 아니면 부상자’라는 이분법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살아남았지만 여전히 죽음과 맞먹는 고통을 받는 사람들의 산재 기록과 삶을 진정성 있게 추적했다. 이 과정에서 굳이 목소리 높이지 않더라도, 우리 사회의 문제점과 나아갈 방향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한정된 신문 지면에 갇히지 않으리라 마음먹고, 온라인을 겨냥해 충분하고도 다양한 기사를 생산해낸 의도도 좋았다.
기획보도 방송 부문 수상작 CBS <몰락한 재벌 회장의 재기 자금 추적기> 보도에도 박수를 보낸다. 재벌은 당연히 그럴 것이라는 섣부른 예단을 팩트로 확인하기 위해, 회생계획안 입수에서부터 주거지 이전 확인까지 꼼꼼하면서도 집요한 취재를 했다. 고의 재산 은닉으로 회생 절차를 밟았다면 처벌이 가능하다는 유권해석 기사로 보도의 완성도를 높였다. 타사가 많은 인용·추적 보도를 하지 않더라도 이달의 기자상을 차지하기에 넉넉하다는 데 심사위원 모두가 흔쾌히 동의했다.
광주, 춘천, 경남, 전주 MBC 등이 힘을 모은 <선거비 미반환 정치인 추적> 보도는 지역 취재 보도 부문에서 수상했다. 정보공개 청구와 데이터 분석을 통해 정치인 125명이 선거비용 230억 원을 내지 않은 사실을 처음 확인했고, 이들 가운데 적지 않은 사람이 지방선거에 출마한다는 사실도 심층적으로 다뤘다. 왜 이런 일이 반복되는지 구조적 문제점도 충실히 다뤄 기사의 완성도를 높였다. 내용도 신선했고, 완결성도 높은 ‘깔끔한 기사’라는 데 심사위원 모두가 동의했다.
지역 경제보도 부문에서는 경기일보 <청년농부 잔혹사> 보도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귀농 귀촌을 다룬 보도는 많았지만, 청년 농부라는 주제를 한정하고, 이들이 왜 농촌을 포기하고 다시 도시로 돌아가는지를 구체적 사례와 문제점, 대책 등 15편의 연속 기사를 통해 솜씨 좋게 풀어냈다. 경기도 사례가 중심이 되긴 했지만, 전국 농촌의 문제점이 잘 투영됐다는 점에서도 높은 공감을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