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이 지난 5월 테라·루나 폭락사태를 1호 사건으로 지정해 수사에 착수한 지 세 달 가까이 흘렀습니다. 수사는 현재진행형이지만, 사건을 정확히 규명하는 일은 좀처럼 간단해 보이지 않았습니다. 첫째로, 테라·루나는 많은 사람에게 생소한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운영됐기 때문입니다. 수사기관에도 전문 인력이 많지 않은 영역입니다. 더군다나 발행사 대표와 경영진 등은 여전히 행방이 묘연한 상태로, 결정적 증언을 확보하기 어렵습니다. 또 가상화폐 기업과 대표를 향해 사기, 유사수신, 배임, 탈세 등 전방위적인 의혹이 제기돼 처벌된 전례도 없습니다. 어떤 법 조항을 어떻게 적용할지도 명확치 않은 겁니다. 기존의 수사, 보도 공식을 적용하기 어렵습니다. 수사가 더딜 수밖에 없었습니다. KBS는 수사기관의 수사를 촉진하고 테라 경영진의 책임을 묻는 데 필요한 단서를 찾기 위해 끈질긴 취재를 이어갔습니다.
취재진은 테라 경영진과 개발자, 실무자 등 총 10여 명을 끈질기게 접촉했습니다. 먼저 이들의 명단을 한명씩 알아내고 연락을 취하기 시작했습니다. 연락을 피하거나, 망설이던 관계자들은 ‘피해자가 많은만큼, 진실을 알려야 한다’는 설득에 조금씩 입을 열기 시작했습니다. 취재팀은 특히 이미 알려진 '사기' 혐의 이외에 핵심 경영진에게 책임을 물을 단서들이 없는지 확인하고자 했습니다. 내부 직원들은 코인 설계 시기부터 ‘조짐’이 있었다는 진술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검찰 수사가 시작되기 전, KBS가 먼저 이들로부터 유의미한 진술을 확보해나갔습니다. '권도형 대표가 내부 자금을 주기적으로 횡령했다' '자금을 그대로 빼내지 않고 다른 코인으로 바꿔서 빼냈다' 등이 대표적입니다.
테라 관련 지갑들의 과거 거래를 추적해보니 거액의 테라 코인들이 다른 코인들로 세탁되며 해외 거래소로 빠져나간 흐름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는 두 가지 측면에서 중요합니다. 첫째, 회사 자금을 추적이 어려운 해외 거래소로 빼돌렸다는 점에서 핵심 경영진의 배임 또는 횡령이 의심됩니다. 둘째, 테라 코인을 타사 코인으로 바꾸며 빼내는 과정에서 부실한 테라 코인이 양산됐고, 이는 지난 5월에 있었던 끔찍한 폭락의 주요 원인이 되기도 했습니다. ‘사기’에 초점이 맞춰있는 수사기관의 수사가 배임과 횡령 등으로도 넓어질 수 있는 단서를 포착한 겁니다. KBS는 이러한 의혹과 의혹이 의미하는 바를 해석해 구체적으로 보도했습니다. KBS 보도와 함께, 수사기관의 조사 범위도 점점 확대됐습니다.
KBS는 테라에 투자된 거래 내역과 관련한 '로 데이터'를 국내 언론 최초로 분석했습니다. 테라 블록체인 내에서 일어난 모든 거래를 백업해둔 해외 사이트를 이용했습니다. 해당 데이터를 코딩해 테라 주요 거래자의 거래량 등을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예치·대출·담보 등 테라 모든 금융 서비스를 가장 많이 이용한 최대 고객이 테라와 테라 투자사였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테라가 자사 금융상품에 거액을 투자해 거래량을 부풀리고, 안전하고 유망한 자산처럼 보이게 만들었다는 의미입니다. 또 테라 알고리즘이 홍보된 바와는 달리 투자사의 자금 등 인위적인 도움 없이는 지속하기 어려웠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테라가 고객을 끌어모았던, 한때 세계 2위에 달했던 거래량 규모의 상당 부분이 테라의 ‘셀프 투자’로 의심된다는 내용을 취재해 알렸습니다.
검찰 수사도 밀착 취재했습니다. 검찰이 국세청을 압수수색한 자료를 기반으로 테라의 숨겨진 페이퍼컴퍼니들을 조사하고 있다는 내용을 최초로 보도했습니다. 특히 이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현금화된 수백억 원 대의 수상한 자금 흐름도 알렸습니다. 검찰이 테라 본사와 지사 뿐 아니라 관련사들을 전방위적으로 수사하고 있다는 점을 알린 겁니다. 또 검찰 수사가 페이퍼컴퍼니를 비롯한 자금 흐름에 집중되고 있는 정황을 전달해 검찰이 테라와 경영진의 탈세, 횡령 의혹까지 폭넓게 보고 있음을 보도했습니다.
검찰 수사가 확대되어가는 과정을 알리기도 했습니다. 테라 수사팀에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 뿐 아니라 금융조사2부도 합류했다는 사실을 가장 먼저 알렸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취재팀이 접촉한 관계자들은 피해자와 테라 측 관계자로 나뉩니다. 이들 가운데 익명을 원한 취재원들은 철저하게 신분을 지켰습니다. 특히 특정인만이 알만한 정보는, ‘특종’이 될 수 있음에도 가려서 보도하면서, 취재윤리를 지키고자 했습니다. 이들 익명 취재원과는 친분이나 이해관계는 없었습니다. 보도 내용은 모두 KBS 취재진이 직접 취재했으며, 현장을 뛰며 얻은 정보입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각 단독 보도는 타 매체 선행보도가 없었습니다.
검찰이 테라의 페이퍼컴퍼니인 '플렉시코퍼레이션'의 자금 흐름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는 KBS 보도 이후 해당 페이퍼컴퍼니를 인용하거나 후속 취재하는 타 매체 기사가 잇따랐습니다. KBS 보도와 마찬가지로 타 매체들 역시 해당 페이퍼컴퍼니가 테라의 현금 창구와 통로로 이용된 정황이 뚜렷하다고 지목했습니다.
해당 기사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테라 공동창업자 자택·회사 압수수색…120억 수상한 흐름도(JTBC, 07.21)
-"페이퍼컴퍼니가 테라 직원 급여 제공"...검찰, 자금 흐름 추적(YTN, 07.22)
5.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지난 5월과 7월 KBS가 최초로 보도한 테라의 관계사 K사와 페이퍼컴퍼니 플렉시코퍼레이션이 추후 검찰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습니다. 특히 KBS가 실질적 계열사로 지목한 K사를 압수수색한 뒤 검찰은 해당 회사 직원들을 참고인으로 줄소환해 조사하기도 했습니다.
또 검찰이 테라 경영진의 횡령, 배임, 탈세 등 전방위적인 불법 행위로 수사 범위를 넓히는 데 기여했습니다. 당초 검찰은 고소장에 적시된 혐의인 '사기'와 '유사수신'을 규명하는 데 주력해왔습니다. KBS가 테라 핵심 경영진의 돈 빼내기 의혹, 현금 창구 페이퍼컴퍼니 등 횡령, 배임 혐의와 관련된 의혹을 지속적으로 보도함에 따라 검찰 수사 범위가 넓어지기도 했습니다.
초반 테라 루나 사태가 불거졌을 때와 비교하면, 최근 이에 대한 추적보도는 거의 없는 상태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피해자들이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또 수사가 아직 초중반 단계인만큼, KBS는 이를 지속적으로 보도하고 고발해 ‘묻히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3개월 넘게 이 사건을 쫓고 보도하며 이끌고 있다고 자평합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언론윤리강령 기준을 준수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외부 지원은 없었으며, 보도 당사자의 반론 신청 등 해당 사항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83회 전체 총평
383회 이달의 기자상에 6편이 선정됐다. 이례적으로 심사위원 사이에 갑론을박이 오갔다. 아깝게 수상의 영예를 놓친 작품이 많았고, 보도 내용 또한 훌륭했기 때문이다. 반대로 수상작 6편은 심사위원 사이에 이견이 없을 정도로 빼어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취재보도 1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된 MBC의 <1호기 속 수상한 민간인…윤 대통령 사적 수행·사적 채용 논란> 보도는 심사위원 사이에 이견이 없는 수작이었다. 우선 새 정부 출범 이후에도 말로만 떠돌던 사적 수행 논란을 처음 구체적 물증을 통해 확인했다는 데 의미가 컸다. 단순히 ‘얻어걸린’ 기사가 아니라, 실체적 진실에 접근하기 위해 취재원을 끊임없이 설득하고, 사실 여부를 하나하나 확인해 나가는 집요함, 과정에서의 사내 취재 정보 공유와 협력, 기사 출고의 신속함 등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한국일보의 <수상한 불법 외환거래> 보도는 경제보도 부문에서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접근하기 힘든 취재 영역을 꽤 오랫동안 추적하면서 특종을 만들어낸 노고가 우선 심사위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첫 보도로 인해 금감원이 이례적으로 브리핑을 실시하고, 연이은 언론의 인용·추격 보도로 은행 외환 영업의 구조적 문제점이 드러났고, 나아가 국회와 금융당국의 제도개선 논의까지 이뤄지는 등 사회적 반향이 큰 점도 가산점을 받기에 충분했다.
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에서 수상의 영예를 안은 한겨레신문의 <살아있는 김용균들> 보도는 여러 면에서 울림이 큰 기사였다. 우선 산재 사고를 다룰 때, 사망자가 나와야 ‘이야기가 되는’ 기사로 취급하는 언론 관행에 적지 않은 경종을 울렸다. ‘사망자 아니면 부상자’라는 이분법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살아남았지만 여전히 죽음과 맞먹는 고통을 받는 사람들의 산재 기록과 삶을 진정성 있게 추적했다. 이 과정에서 굳이 목소리 높이지 않더라도, 우리 사회의 문제점과 나아갈 방향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한정된 신문 지면에 갇히지 않으리라 마음먹고, 온라인을 겨냥해 충분하고도 다양한 기사를 생산해낸 의도도 좋았다.
기획보도 방송 부문 수상작 CBS <몰락한 재벌 회장의 재기 자금 추적기> 보도에도 박수를 보낸다. 재벌은 당연히 그럴 것이라는 섣부른 예단을 팩트로 확인하기 위해, 회생계획안 입수에서부터 주거지 이전 확인까지 꼼꼼하면서도 집요한 취재를 했다. 고의 재산 은닉으로 회생 절차를 밟았다면 처벌이 가능하다는 유권해석 기사로 보도의 완성도를 높였다. 타사가 많은 인용·추적 보도를 하지 않더라도 이달의 기자상을 차지하기에 넉넉하다는 데 심사위원 모두가 흔쾌히 동의했다.
광주, 춘천, 경남, 전주 MBC 등이 힘을 모은 <선거비 미반환 정치인 추적> 보도는 지역 취재 보도 부문에서 수상했다. 정보공개 청구와 데이터 분석을 통해 정치인 125명이 선거비용 230억 원을 내지 않은 사실을 처음 확인했고, 이들 가운데 적지 않은 사람이 지방선거에 출마한다는 사실도 심층적으로 다뤘다. 왜 이런 일이 반복되는지 구조적 문제점도 충실히 다뤄 기사의 완성도를 높였다. 내용도 신선했고, 완결성도 높은 ‘깔끔한 기사’라는 데 심사위원 모두가 동의했다.
지역 경제보도 부문에서는 경기일보 <청년농부 잔혹사> 보도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귀농 귀촌을 다룬 보도는 많았지만, 청년 농부라는 주제를 한정하고, 이들이 왜 농촌을 포기하고 다시 도시로 돌아가는지를 구체적 사례와 문제점, 대책 등 15편의 연속 기사를 통해 솜씨 좋게 풀어냈다. 경기도 사례가 중심이 되긴 했지만, 전국 농촌의 문제점이 잘 투영됐다는 점에서도 높은 공감을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