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제보, 단독취재)
제보 전화 한 통이 취재의 시작이었습니다.
춘천의 한 생활폐기물 수거 업체가 쓰레기를 불법으로 수거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2. 보도제작경위
문제는 현장에서 증거를 잡는 것이었습니다.
두 달간 잠복 취재를 해야 했습니다.
처음으로 쓰레기 불법 수거 장면을 포착한 건 지난 5월말.
한 번으론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상습적이라고 판단 돼 기다리고 기다린 끝에 7월초 똑같은 장소에서 똑같은 행위를 하는 장면을 다시 한 번 카메라에 담을 수 있었습니다.
두 차례 불법 수거 증거를 확보한 뒤 춘천시청 담당 부서를 통해 위법 사실을 취재하고 보도를 기획하게 됐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두 달간 잠복 끝에 쓰레기 불법 수거 ‘카메라 포착’
취재진은 춘천의 한 생활폐기물 수거 업체가 마트에서 나온 쓰레기를 불법 수거한 사실을 고발했습니다.
먼저 업체가 수거에 이용한 차량 번호를 확보해 춘천시에 확인한 결과, 무등록 차량이었습니다.
또 해당 업체는 마트에서 일반 봉투에 담아 버린 쓰레기를 야심한 밤 업체 사무실로 가져와 몰래 종량제 봉투만 취급하는 생활 폐기물 수거 차량에 섞어 실었습니다.
무등록 차량을 운행하고, 쓰레기를 혼합해 처리한 것 모두 폐기물 관리법을 위반한 겁니다.
#업체 측, 발뺌하다 불법 인정
업체 측은 취재진을 만나 무등록 차량을 운행한 건 규정을 잘 몰라서 빚어진 일이라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쓰레기를 섞는 행위는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잘라 말했습니다.
그러다 취재진이 찍은 영상이 있다고 하자, 업체 측은 말을 바꿨습니다.
한 번쯤은 쓰레기를 섞은 적이 있다고 한 겁니다.
하지만 이마저도 사실이 아니었습니다.
취재진은 지난 5월과 7월, 두 차례 불법 수거 정황을 포착해 고발했습니다.
#업계 관행도 드러나
해당 업체는 마트와 별도의 폐기물 수거 계약을 맺었습니다.
관련법상 마트에서 나온 쓰레기는 생활폐기물로 봐야 하지만, 업체 측은 사업장 폐기물로 간주해 수거해 왔습니다.
생활폐기물과 사업장 폐기물은 엄격히 분리해 수거해야 하는데 이를 무시한 겁니다.
업체 측은 이렇게 생활폐기물을 사업장 폐기물로 처리하는 일이 업계의 공공연한 관행이라고 털어놨습니다.
#지자체와의 폐기물 수거 계약도 위반
문제가 된 업체는 춘천시와 생활폐기물 수거 용역 계약을 맺은 14개 업체 중 한 곳입니다.
춘천시로부터 혈세를 받아 폐기물 처리를 하는 업체인 겁니다.
하지만, 종량제 봉투만 취급해야 하는 생활 폐기물에 일반 쓰레기를 섞은 사실이 확인되면서 춘천시와 맺은 용역 계약도 위반한 셈입니다.
현재 춘천지역 생활 폐기물은 종량제 봉투에 담긴 쓰레기만 수거하도록 규정 돼 있기 때문입니다.
#법 규정 허술
사업장 폐기물 요건을 갖추려면 사업장에서 하루 평균 배출하는 쓰레기 양이 300㎏을 넘어야 합니다.
하지만 춘천시의 경우 이 조건을 충족하는 사업장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때문에 쓰레기 배출량 300㎏ 미만의 사업장들이 생활폐기물 배출자로 분류되지만, 암암리에 사업장 폐기물 수거 업체와 계약을 맺고 쓰레기 수거를 맡기고 있습니다.
사업장에서 나온 쓰레기를 종량제 봉투에 담아 분리 배출하는 게 번거로울 뿐 아니라 이를 전담할 직원도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쓰레기 수거 업체와 사업장들이 불법적인 계약을 맺으면 쓰레기 질서는 파괴될 수 밖에 없고 결국 피해는 시민들의 몫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취재진은 이같은 느슨한 법 규정이 쓰레기 불법 수거와 계약을 부추긴다고 지적했고, 춘천시는 이 문제를 공감, 결국 관련 조례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춘천시, 행정처분 및 형사고발
춘천시는 G1 보도 이후 해당 업체를 상대로 현장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조사 결과 취재진이 문제 제기 한 폐기물 관리법 위반 의혹이 모두 사실로 드러났습니다.
춘천시는 이후 업체에 영업정지 1개월과 경고 처분을 통보했습니다.
또 춘천경찰서에 업체를 형사 고발했으며, 경찰은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단독보도>
<타 매체 반향>
취재진이 직접 고발 현장을 잠복해 단독 취재한 아이템인 만큼 타 매체에서 다루기엔 한계가 있었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보도 이후 춘천시가 유사 사례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춘천시 ‘폐기물관리 조례’를 개정하기로 한 겁니다.
취재진이 문제제기 한 느슨한 법 규정과 관련해 개선 필요성을 공감한 겁니다.
이에 따라 춘천시는 사업장 폐기물 배출 의무자의 조건인 쓰레기 배출량 300kg 기준을 100kg 이상, 200kg 이상 등으로 세분화해, 업체들이 합법적으로 쓰레기를 처리할 수 있도록 개선하기로 했습니다.
또 관내 생활폐기물 수거 용역 업체와 폐기물 처리장에 대한 지도 점검도 한층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본 보도는 취재진이 두 달간 잠복 취재한 끝에 은밀하게 이뤄지는 쓰레기 불법 수거 현장을 카메라에 생생하게 포착, 고발한 결과물입니다.
또한 특정 업체의 불법 행위로만 볼 것이 아니라, 춘천 지역 쓰레기 업계에 만연해있는 관행을 고발하고, 나아가 폐기물 관리법의 느슨한 규정 등 구조적으로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결국 춘천시는 본 보도에서 지적한 문제를 공감하고, 폐기물 관리 조례를 개정하기로 했습니다.
특히 취재진이 고발한 쓰레기 불법 수거 의혹은 춘천시 현장조사를 거쳐 모두 사실로 드러났으며, 경찰의 수사로까지 이어졌다는 점에서 관련 업계에 경종을 울리는 한편, 지역 언론의 사명과 역할에 충실했다고 자평합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취재, 보도 과정에서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준수했습니다.
보도 당사자의 반론 신청이나 언론중재위원회의 피신청 사항도 없었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83회 전체 총평
383회 이달의 기자상에 6편이 선정됐다. 이례적으로 심사위원 사이에 갑론을박이 오갔다. 아깝게 수상의 영예를 놓친 작품이 많았고, 보도 내용 또한 훌륭했기 때문이다. 반대로 수상작 6편은 심사위원 사이에 이견이 없을 정도로 빼어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취재보도 1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된 MBC의 <1호기 속 수상한 민간인…윤 대통령 사적 수행·사적 채용 논란> 보도는 심사위원 사이에 이견이 없는 수작이었다. 우선 새 정부 출범 이후에도 말로만 떠돌던 사적 수행 논란을 처음 구체적 물증을 통해 확인했다는 데 의미가 컸다. 단순히 ‘얻어걸린’ 기사가 아니라, 실체적 진실에 접근하기 위해 취재원을 끊임없이 설득하고, 사실 여부를 하나하나 확인해 나가는 집요함, 과정에서의 사내 취재 정보 공유와 협력, 기사 출고의 신속함 등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한국일보의 <수상한 불법 외환거래> 보도는 경제보도 부문에서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접근하기 힘든 취재 영역을 꽤 오랫동안 추적하면서 특종을 만들어낸 노고가 우선 심사위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첫 보도로 인해 금감원이 이례적으로 브리핑을 실시하고, 연이은 언론의 인용·추격 보도로 은행 외환 영업의 구조적 문제점이 드러났고, 나아가 국회와 금융당국의 제도개선 논의까지 이뤄지는 등 사회적 반향이 큰 점도 가산점을 받기에 충분했다.
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에서 수상의 영예를 안은 한겨레신문의 <살아있는 김용균들> 보도는 여러 면에서 울림이 큰 기사였다. 우선 산재 사고를 다룰 때, 사망자가 나와야 ‘이야기가 되는’ 기사로 취급하는 언론 관행에 적지 않은 경종을 울렸다. ‘사망자 아니면 부상자’라는 이분법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살아남았지만 여전히 죽음과 맞먹는 고통을 받는 사람들의 산재 기록과 삶을 진정성 있게 추적했다. 이 과정에서 굳이 목소리 높이지 않더라도, 우리 사회의 문제점과 나아갈 방향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한정된 신문 지면에 갇히지 않으리라 마음먹고, 온라인을 겨냥해 충분하고도 다양한 기사를 생산해낸 의도도 좋았다.
기획보도 방송 부문 수상작 CBS <몰락한 재벌 회장의 재기 자금 추적기> 보도에도 박수를 보낸다. 재벌은 당연히 그럴 것이라는 섣부른 예단을 팩트로 확인하기 위해, 회생계획안 입수에서부터 주거지 이전 확인까지 꼼꼼하면서도 집요한 취재를 했다. 고의 재산 은닉으로 회생 절차를 밟았다면 처벌이 가능하다는 유권해석 기사로 보도의 완성도를 높였다. 타사가 많은 인용·추적 보도를 하지 않더라도 이달의 기자상을 차지하기에 넉넉하다는 데 심사위원 모두가 흔쾌히 동의했다.
광주, 춘천, 경남, 전주 MBC 등이 힘을 모은 <선거비 미반환 정치인 추적> 보도는 지역 취재 보도 부문에서 수상했다. 정보공개 청구와 데이터 분석을 통해 정치인 125명이 선거비용 230억 원을 내지 않은 사실을 처음 확인했고, 이들 가운데 적지 않은 사람이 지방선거에 출마한다는 사실도 심층적으로 다뤘다. 왜 이런 일이 반복되는지 구조적 문제점도 충실히 다뤄 기사의 완성도를 높였다. 내용도 신선했고, 완결성도 높은 ‘깔끔한 기사’라는 데 심사위원 모두가 동의했다.
지역 경제보도 부문에서는 경기일보 <청년농부 잔혹사> 보도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귀농 귀촌을 다룬 보도는 많았지만, 청년 농부라는 주제를 한정하고, 이들이 왜 농촌을 포기하고 다시 도시로 돌아가는지를 구체적 사례와 문제점, 대책 등 15편의 연속 기사를 통해 솜씨 좋게 풀어냈다. 경기도 사례가 중심이 되긴 했지만, 전국 농촌의 문제점이 잘 투영됐다는 점에서도 높은 공감을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