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 제작 경위
올해 초, 부산의 한 공공기관을 찾았다 우연히 ‘온라인 공동 화상 회의실’이란 걸 보게 됐다. 각종 화상 회의 장비와 공중전화 박스처럼 생긴 ‘스마트부스’. 그 정체가 궁금해 기관 담당자에게 문의를 했고, 이 모든 게 중소벤처기업부가 추진한 국가예산사업의 일환이란 걸 알게 됐다. 그런데 그 공공기관 담당자의 말 하나가 아주 의심스러웠다. “원래 자신들은 지원 자격이 없어 신청해도 안 될 줄 알았는데 예상과는 달리 선정이 됐다”는 말이었다. 그 한마디 말이 불러온 의심이 취재의 시작이 됐고, 이후 이 사업과 관련한 모든 내용을 확인하기 시작했다.
2020년 첫 1차 수요기관 모집 공고부터 이듬해 6차 공고까지. 매회차 공고문을 비교해 변경된 내용을 우선 파악해봤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수요기관 지원 대상이 계속 확대됐다는 사실이었다. 처음엔 없던 특성화고등학교와 공공기관이 대상 기관으로 추가됐고, 장비 의무 사용 연한도 5년에서 3년으로 단축된 것을 확인했다. 상식적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는 공고 내용의 변경...그 배경을 추적하기 시작했고 이 사업이 당초 2020년 코로나 3차 추경예산으로 시작돼 예산을 빨리 소진해야한단 이유로 공고문의 내용을 수시로 변경한 사실을 확인하기에 이르렀다.
다음에 든 의문은 과연 이렇게 설치된 온라인 공동 화상 회의실이 당초 사업 목적대로 운영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 여부였다. 그래서 부산에 설치된 온라인 공동 화상 회의실을 직접 찾아가보기로 했다. 아직 포장지도 채 뜯지 않은 화상 회의 장비, 교내에서 교사들이 예산 관련 회의를 하는 등 사업 목적 외 장비가 사용되는 현장, 공동 회의실이란 이름과 달리 외부에선 아무도 찾지 않는 화상 회의실...이런 현장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이 사업의 문제점은 그대로 드러났다. 운영 이후 사용 실적조차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있었고, 이용자들의 편의를 위해 만들었다는 온라인 예약 시스템은 그 활용 실적을 알려달라는 요구를 해봤지만 ‘알려줄 수 없다’는 중소벤처기업부의 황당한 대답을 들을 수 있었다.
그래서 후속 보도를 준비했고, 넉 달 만에 두 번째 보도를 하게 됐다. 첫 보도 이후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온라인 예약 시스템 활용 실적과 전국 1,560여개 전체 회의실 구축 비용, 공급 기업 목록을 확보했고 이 자료를 분석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자료를 살펴보다보니 이상한 점이 발견됐다. 동일한 기관에서 여러 개의 회의실을 구축한 사례가 많았는데, 이럴 경우 ‘조달 입찰을 해야 한다’는 중소벤처기업부가 낸 공고문의 문구가 생각난 것이다. 그래서 한 개 기관에서 여러 개의 회의실을 갖춘 곳들을 직접 확인하기 시작했고 이들 기관 모두, 조달입찰을 하지 않고 수의계약을 한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취재팀은 전국 각 지역에서 이 사업을 주관한 각 지역 테크노파크에 일일이 전화를 걸어 그 이유를 물었다. 그런데 각 지역 담당자들의 말은 모두 동일했다. 이 사업을 총괄한 창업진흥원(중소벤처기업부 산하기관)에서 변호사 자문을 통해 ‘동일한 기관에서 신청을 했더라도 장비가 설치된 건물이 다르면 별개 사업으로 봐도 된다’는 법률 해석을 받았다는 것이다. 취재팀은 세종시에 있는 창업진흥원을 직접 찾아가 창업진흥원에서 공고문의 내용과 달리 구두로 각 테크노파크에 이런 지침을 내린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받은 자료에서 확인된 또 하나 특이한 사실은 전국 대부분의 회의실 구축 비용이 천200만원이었고, 코레일에서 전국 역사에 설치한 회의실 구축비용만 정확히 천만원으로 동일하다는 점이었다. 왜 그럴까? 이 의문 역시 수의계약으로 사업을 진행하기 위한 꼼수임이 확인됐다. 각 역사에, 그러니까 같은 건물에 2개의 회의실이 조성되는 경우 앞선 법률 해석에 해당이 되지 않다보니, 두 개의 회의실을 구축하더라도 수의계약이 가능하도록 공사비가 2천만원 이하가 되게 장비 가격을 한 곳당 천만 원으로 맞춘 것이었다.
취재팀은 또한 직접 장비 공급 업체를 확인해(창업진흥원은 공급 업체명은 정보 공개 대상이 아니라며 업체명을 알려주지 않았고, 취재팀은 수요 기관들로부터 관련 정보를 얻어내 공급 업체를 일일이 알아내야했다.) 장비 가격이 천200만원으로 고정된 이유와 이상한 사업 방식의 실체를 더 자세히 알아낼 수 있었다.
‘온라인 공동 화상 회의실 구축 사업’...한 마디로 예산을 써버리기 위한, 그것도 조달 입찰 없이 빨리 써버리기 위한, 엉터리 사업임을 두 차례의 보도를 통해 고발할 수 있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이번 취재 보도 과정에서 취재팀은 관련 서류 내용만을 들여다보는 게 아닌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듣기 위해 노력했다. 화상 회의실이 설치된 대부분의 장소를 직접 확인했고, 회의실이 설치된 기업 또는 기관 담당자의 목소리를 직접 들을 수 있었다. 또 일회성 보도에 그치지 않고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확보한 자료를 바탕으로 사업 진행 방식의 문제점을 보다 심도 있게 후속 보도를 통해 전달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단독보도로 타 매체의 선행보도는 없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이 사업을 총괄한 창업진흥원은 관련 보도가 나간 이후 전국의 화상 회의실에 대한 현장 전수 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가 지난달(7월)에 나왔고, 창업진흥원은 이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회의실 이용률을 높이기 위한 정책적 대안을 마련하고 있다. 우선 온라인 화상 회의실에 대한 전국적 홍보 방안을 마련하고 온라인 예약 시스템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개선 작업을 벌이고 있다. 또 부산지역의 사업을 주관한 부산테크노파크는 이번 사업 진행 방식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공급 기업 선정 등 사업 방식에 대한 개선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 확인여부
이번 보도는 지역방송임에도 불구하고 탁상공론식으로 진행된 전국적 규모의 정부 사업 문제를 선도적으로 지적해 지역을 벗어난 전국적 이슈를 파헤쳤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일회성 보도에 그치지 않고 남아있는 의혹과 의문을 파헤치기 위해 정보공개청구 등 후속 취재로 연속 보도를 이어간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와 함께 이번 취재, 보도 과정에서 언론윤리강령을 위반하는 등의 문제점은 전혀 없었다.
7. 기타 고려사항
해당 사항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83회 전체 총평
383회 이달의 기자상에 6편이 선정됐다. 이례적으로 심사위원 사이에 갑론을박이 오갔다. 아깝게 수상의 영예를 놓친 작품이 많았고, 보도 내용 또한 훌륭했기 때문이다. 반대로 수상작 6편은 심사위원 사이에 이견이 없을 정도로 빼어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취재보도 1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된 MBC의 <1호기 속 수상한 민간인…윤 대통령 사적 수행·사적 채용 논란> 보도는 심사위원 사이에 이견이 없는 수작이었다. 우선 새 정부 출범 이후에도 말로만 떠돌던 사적 수행 논란을 처음 구체적 물증을 통해 확인했다는 데 의미가 컸다. 단순히 ‘얻어걸린’ 기사가 아니라, 실체적 진실에 접근하기 위해 취재원을 끊임없이 설득하고, 사실 여부를 하나하나 확인해 나가는 집요함, 과정에서의 사내 취재 정보 공유와 협력, 기사 출고의 신속함 등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한국일보의 <수상한 불법 외환거래> 보도는 경제보도 부문에서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접근하기 힘든 취재 영역을 꽤 오랫동안 추적하면서 특종을 만들어낸 노고가 우선 심사위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첫 보도로 인해 금감원이 이례적으로 브리핑을 실시하고, 연이은 언론의 인용·추격 보도로 은행 외환 영업의 구조적 문제점이 드러났고, 나아가 국회와 금융당국의 제도개선 논의까지 이뤄지는 등 사회적 반향이 큰 점도 가산점을 받기에 충분했다.
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에서 수상의 영예를 안은 한겨레신문의 <살아있는 김용균들> 보도는 여러 면에서 울림이 큰 기사였다. 우선 산재 사고를 다룰 때, 사망자가 나와야 ‘이야기가 되는’ 기사로 취급하는 언론 관행에 적지 않은 경종을 울렸다. ‘사망자 아니면 부상자’라는 이분법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살아남았지만 여전히 죽음과 맞먹는 고통을 받는 사람들의 산재 기록과 삶을 진정성 있게 추적했다. 이 과정에서 굳이 목소리 높이지 않더라도, 우리 사회의 문제점과 나아갈 방향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한정된 신문 지면에 갇히지 않으리라 마음먹고, 온라인을 겨냥해 충분하고도 다양한 기사를 생산해낸 의도도 좋았다.
기획보도 방송 부문 수상작 CBS <몰락한 재벌 회장의 재기 자금 추적기> 보도에도 박수를 보낸다. 재벌은 당연히 그럴 것이라는 섣부른 예단을 팩트로 확인하기 위해, 회생계획안 입수에서부터 주거지 이전 확인까지 꼼꼼하면서도 집요한 취재를 했다. 고의 재산 은닉으로 회생 절차를 밟았다면 처벌이 가능하다는 유권해석 기사로 보도의 완성도를 높였다. 타사가 많은 인용·추적 보도를 하지 않더라도 이달의 기자상을 차지하기에 넉넉하다는 데 심사위원 모두가 흔쾌히 동의했다.
광주, 춘천, 경남, 전주 MBC 등이 힘을 모은 <선거비 미반환 정치인 추적> 보도는 지역 취재 보도 부문에서 수상했다. 정보공개 청구와 데이터 분석을 통해 정치인 125명이 선거비용 230억 원을 내지 않은 사실을 처음 확인했고, 이들 가운데 적지 않은 사람이 지방선거에 출마한다는 사실도 심층적으로 다뤘다. 왜 이런 일이 반복되는지 구조적 문제점도 충실히 다뤄 기사의 완성도를 높였다. 내용도 신선했고, 완결성도 높은 ‘깔끔한 기사’라는 데 심사위원 모두가 동의했다.
지역 경제보도 부문에서는 경기일보 <청년농부 잔혹사> 보도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귀농 귀촌을 다룬 보도는 많았지만, 청년 농부라는 주제를 한정하고, 이들이 왜 농촌을 포기하고 다시 도시로 돌아가는지를 구체적 사례와 문제점, 대책 등 15편의 연속 기사를 통해 솜씨 좋게 풀어냈다. 경기도 사례가 중심이 되긴 했지만, 전국 농촌의 문제점이 잘 투영됐다는 점에서도 높은 공감을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