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O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 2022 대한민국 폭염지도…더위와 불공정
매년 찾아오는 폭염에 매년 비슷한 보도가 이어집니다. 건설현장을 찾아가고, 땀흘리는 모습을 보여주고, 누군가의 말을 인용해 ‘정말 덥다’고 말합니다. KBS 사회부는 올해는 이런 보도를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단순히 덥다고 말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폭염이 사회·경제적 계층에 따라 어떻게 ‘불평등’하게 찾아오는지, 그리고 이런 불평등이 왜 생기는 것인지, 사각지대를 찾아 수치와 통계로 보여주기로 했습니다. 폭염이 재난이자 인재인 원인과, 대책을 함께 살피고자 했습니다. 효과적인 제작을 위해 헬기와 열화상 드론 등 다양한 장비를 사용했습니다.
2. 보도제작경위
[뉴스9] 5일 연속보도 이후 [디지털전용기사] 5일 별도 출고 (PDF파일로 첨부)
① 하늘에서 본 ‘폭염 격차’…더위는 ‘불평등한 재난’
② 열기·습기·악취에 무방비 노출…실내작업 온열질환 속출
③ 빈곤 학생들 폭염 사각에 방치…“차라리 학교에 있고 싶어요”
④ 엉뚱한 곳에 ‘쉼터’…겉도는 배달노동자 폭염 대책
⑤ 폭염 대책, “거창한 구호보다 사소한 배려부터”
■ 하늘에서 본 ‘폭염 격차’…더위는 ‘불평등한 재난’
첫 보도 대상은 서울 종로구 돈의동 쪽방촌과 그 일대에 자리잡은 신축 아파트였습니다. 단순히 ‘쪽방이라 덥다’고 보여주는 게 아니라, 태생적으로 콘크리트 외벽과 낡은 지붕이라는 구조적 차이가 있는 곳이라는 점을 보여주려 했습니다. 쪽방촌과 아파트 상공에 열화상 드론을 띄워 비교했고, 쪽방촌 표면이 아파트 표면보다 30도 이상 더 뜨겁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건축 자재의 차이 때문이기도 했지만, 주변 ‘녹지’가 얼마나 잘 조성돼있는지 여부도 원인이었습니다. 헬기 촬영으로 쪽방촌과 신축 아파트 주변 녹지를 비교하며 폭염 격차의 실태를 짚었습니다. 쪽방촌은 ‘폭염’ 하면 기자들이 쉽게 떠올리는 장소입니다. 이 때문에 대책도 집중돼있습니다. 하지만, 왜 여전히 더울까요? 에어컨을 지급하지만 에어컨조차 들어갈 수 없는 ‘쪽방’이라는 점을 간과한 현실성 떨어지는 대책이 중심이기 때문이었습니다. 이에 냉방기기보다, 주택환경 자체를 바꿔줘야 한다는 점을 ‘열화상 드론’을 통해 최초로 알렸습니다.
한여름 내부온도가 40도를 넘어서 밖보다 더 더운 비닐하우스 이주노동자들의 실태도 함께 보도했습니다. 과거 비닐하우스에서 이주노동자가 추위 속에 숨진 일이 있었지만, 이곳 상황은 여전했습니다. 추울 때 더 춥고, 더울 때 더 더운 곳에서 일하고 자야했습니다. 정부가 이 비닐하우스 노동자들에 대한 대책을 세우고 규제까지 만들었지만, 현장은 여전했습니다. 에어컨은 물론 제대로 된 세면 공간도 없는, 바뀌지 않는 현장을 고발했습니다.
■ ‘열기·습기·악취’ 속에 갇힌 실내노동의 실태
“여기에 이런 시설이 있었나?” 상당수 시민들이 모르는 곳. 혐오 시설이란 낙인 속에 공원 지하로 밀려나 있는 재활용 쓰레기 선별장을 찾았습니다. 서울시 공공 재활용 선별장 15곳 중 7곳이 주민들의 요구로 지하로 밀려났습니다. 환풍조차 안 되는 지하에서 물건이 날아갈까봐 선풍기도 제대로 틀 수 없는 열악한 환경, 장기 노출될 경우 신체장애가 우려되는 악취의 수치까지 방송에 담았습니다. 학교 급식소도 상황은 비슷했습니다. 음식 조리가 시작되면 실내 온도는 바깥보다 높아졌고, 습도는 98%까지 치솟는 장소. 음식을 다 만든 뒤 설거지를 할 때도 끓인 물에 손을 담그며 폭염 속 더 더운 환경에서 일해야 하는 노동자들이 있었습니다.
이들이 이렇게 어려운 환경에서 일하는 이유, 폭염 대책의 ‘사각지대’이기 때문입니다. 여름 폭염 대책은, 실외 노동자에 집중돼있습니다. 실내에는 냉방기기가 갖춰진 상태에서 안전하게 일할 것이라고들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폭염 대책에서 소외된 실내노동자들은 물 한 잔 마시는 걸로 더위를 씻어야 했습니다. 올해부터 실내 노동자들이 폭염에 노출되지 않도록 가이드라인이 생겼습니다. 33도 이상 폭염인 경우에는 일정 시간 쉬는 시간을 갖도록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쉬는 장소가 마땅치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더불어, 이 가이드라인은 강제성도 없습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사망에 이르면 고용주의 책임에 대해 조사할 수 있지만, 그 전에는 강제할 수 있는 게 없다”고 했습니다.
■ "학교에 있고 싶어요"…이 어린이들의 여름
보육기관에 있을 때는 냉방기구의 도움을 받다가도, 정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집에 오면 폭염에 갇혀버리는 아동들의 열악한 현실을 짚었습니다. 여름이면 곰팡이가 장판을 뒤덮고, 바람 한 점 들지 않는 집, 한여름 야외보다 더 더운 취약한 주거 환경을 온습도계를 활용해 최대한 사실적으로 전달했습니다. 열악한 환경에 있는 아동들에 대한 대책은 없을까. 올해 환경부가 폭염 대책을 만들면서, 저소득·주거취약계층을 위한 대안을 내놓긴 했습니다. 하지만 ‘아동’을 대상으로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아동은 노인 못지 않게 신체적으로 폭염에 약합니다. 기자가 직접 주민센터에 가서 보호 방법이 없는지 물었더니, 지자체에서 별도로 에어컨 설치 등을 지원하지만 예산 때문에 ‘선착순’ 지급이라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이마저도 수요 조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 아동이나 보호자가 직접 신고해야 ‘줄’ 설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 10분만에 '땀 뻘뻘'... 배달 노동자가 찾지 않는 '이동 쉼터'
코로나19 이후 수요가 가장 크게 증가한 분야 중 한 곳입니다. 우리가 그 혜택을 누리지만 정작 라이더들은 쉴 곳이 없었습니다. 그들의 하루를 동행하면서 배달 후 체온이 얼마나 오르는지 열화상 카메라로 관찰했습니다. ‘외부 노동자’에 대한 대책은 매년 나옵니다. 하지만 이들이 쉬려고 할 때 지자체에서 마련한 쉼터가 있긴 하나 그 수가 부족한 점, 그리고 정작 만들어둔 곳은 라이더들의 업무 형태와 ‘미스매칭’돼 찾아가기 어려운 현실적 이유를 짚었습니다. 덧붙여 해당 쉼터를 실제 운영하는 민간 위탁업체 관계자의 의견도 담아 지자체의 현실개선을 촉구했습니다.
■ 폭염은 이미 자연재난... 하지만 “원래 더운거야?“
연속보도의 마지막은 이들이 이같은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해 행정의 문을 두드렸을 때 어떤 현실적 어려움에 부딪히는지를 보여줬습니다. 폭염은 이미 2018년부터 자연재난으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여름이니까 더운거야’ 라는 가벼운 인식이 지배적입니다. 그 이유는 저희가 조명한 사례 속 폭염과 상당수의 시민들이 겪는 폭염이 ‘매우 다르다’는 데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폭염이란 에어컨 속으로 피해버리면 해결되는 것이지만, 누군가에게는 매일 생존과 직결된 ‘재난’이었습니다. 현장을 모르고 만든 대책, 관습적으로 반복하는 대안, 그리고 이 대책에서도 소외된 이들을 돌아보지 않는 구조가 문제였습니다. 이게 지속된다면 폭염은 자연재난과 산재에서 그치지 않는 ‘인재’가 될 것이었습니다. 이미 ‘물, 그늘, 휴식’이라는 3대 원칙이 있습니다. 이를 위한 예산도 있습니다. 다만 이를 ‘가이드라인’이나 ‘사업주 자율점검’으로만 둘 것이 아니라, 규칙과 법으로 명시하는 것이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여름의 온도가 평등해지기 위해, 아주 작은 변화만 있으면 되는 일이었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대부분 실명 인터뷰를 진행했으나, 취재원 보호 차원에서 일부 익명 인터뷰가 있었습니다. 특히 어린아이들과 이주노동자들의 신상 노출을 막는데 특히 신경쓰며 취재에 임했습니다.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는 없으며, 취재기자들이 직접 현장 취재했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언론사들마다 매년 무더위와 노동에 대한 비슷한 보도가 있었으나, 차별화를 위해 사례를 최대한 다양화했으며 ‘사각지대’와 ‘불평등’, 그리고 ‘구조적 원인’을 찾는 데 주력했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 취재 중 일부 자원순환센터 에어컨 등 냉방시설 설치 확대 조치 진행.
- 보도 이후 자원순환센터 관련 국회 의원실의 현장 시찰 문의.
내부 심의와 시청자 평을 통해 “폭염의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의 문제를 설득력 있게 제기했고 사회적 약자에 대한 따뜻한 시선 느껴져 공영방송에 걸맞은 좋은 보도였다”는 평가
- 보도 이후 유튜브 통합 조회수 10만회 이상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을 준수하며 취재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 한국환경연구원(KEI)과의 협업을 통해 쪽방촌과 아파트 일대 드론 촬영을 진행했습니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협조를 통해 아동 사례자 섭외를 진행했습니다.
- 반론요청이나 언론중재위 피소 등의 특이사항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83회 전체 총평
383회 이달의 기자상에 6편이 선정됐다. 이례적으로 심사위원 사이에 갑론을박이 오갔다. 아깝게 수상의 영예를 놓친 작품이 많았고, 보도 내용 또한 훌륭했기 때문이다. 반대로 수상작 6편은 심사위원 사이에 이견이 없을 정도로 빼어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취재보도 1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된 MBC의 <1호기 속 수상한 민간인…윤 대통령 사적 수행·사적 채용 논란> 보도는 심사위원 사이에 이견이 없는 수작이었다. 우선 새 정부 출범 이후에도 말로만 떠돌던 사적 수행 논란을 처음 구체적 물증을 통해 확인했다는 데 의미가 컸다. 단순히 ‘얻어걸린’ 기사가 아니라, 실체적 진실에 접근하기 위해 취재원을 끊임없이 설득하고, 사실 여부를 하나하나 확인해 나가는 집요함, 과정에서의 사내 취재 정보 공유와 협력, 기사 출고의 신속함 등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한국일보의 <수상한 불법 외환거래> 보도는 경제보도 부문에서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접근하기 힘든 취재 영역을 꽤 오랫동안 추적하면서 특종을 만들어낸 노고가 우선 심사위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첫 보도로 인해 금감원이 이례적으로 브리핑을 실시하고, 연이은 언론의 인용·추격 보도로 은행 외환 영업의 구조적 문제점이 드러났고, 나아가 국회와 금융당국의 제도개선 논의까지 이뤄지는 등 사회적 반향이 큰 점도 가산점을 받기에 충분했다.
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에서 수상의 영예를 안은 한겨레신문의 <살아있는 김용균들> 보도는 여러 면에서 울림이 큰 기사였다. 우선 산재 사고를 다룰 때, 사망자가 나와야 ‘이야기가 되는’ 기사로 취급하는 언론 관행에 적지 않은 경종을 울렸다. ‘사망자 아니면 부상자’라는 이분법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살아남았지만 여전히 죽음과 맞먹는 고통을 받는 사람들의 산재 기록과 삶을 진정성 있게 추적했다. 이 과정에서 굳이 목소리 높이지 않더라도, 우리 사회의 문제점과 나아갈 방향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한정된 신문 지면에 갇히지 않으리라 마음먹고, 온라인을 겨냥해 충분하고도 다양한 기사를 생산해낸 의도도 좋았다.
기획보도 방송 부문 수상작 CBS <몰락한 재벌 회장의 재기 자금 추적기> 보도에도 박수를 보낸다. 재벌은 당연히 그럴 것이라는 섣부른 예단을 팩트로 확인하기 위해, 회생계획안 입수에서부터 주거지 이전 확인까지 꼼꼼하면서도 집요한 취재를 했다. 고의 재산 은닉으로 회생 절차를 밟았다면 처벌이 가능하다는 유권해석 기사로 보도의 완성도를 높였다. 타사가 많은 인용·추적 보도를 하지 않더라도 이달의 기자상을 차지하기에 넉넉하다는 데 심사위원 모두가 흔쾌히 동의했다.
광주, 춘천, 경남, 전주 MBC 등이 힘을 모은 <선거비 미반환 정치인 추적> 보도는 지역 취재 보도 부문에서 수상했다. 정보공개 청구와 데이터 분석을 통해 정치인 125명이 선거비용 230억 원을 내지 않은 사실을 처음 확인했고, 이들 가운데 적지 않은 사람이 지방선거에 출마한다는 사실도 심층적으로 다뤘다. 왜 이런 일이 반복되는지 구조적 문제점도 충실히 다뤄 기사의 완성도를 높였다. 내용도 신선했고, 완결성도 높은 ‘깔끔한 기사’라는 데 심사위원 모두가 동의했다.
지역 경제보도 부문에서는 경기일보 <청년농부 잔혹사> 보도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귀농 귀촌을 다룬 보도는 많았지만, 청년 농부라는 주제를 한정하고, 이들이 왜 농촌을 포기하고 다시 도시로 돌아가는지를 구체적 사례와 문제점, 대책 등 15편의 연속 기사를 통해 솜씨 좋게 풀어냈다. 경기도 사례가 중심이 되긴 했지만, 전국 농촌의 문제점이 잘 투영됐다는 점에서도 높은 공감을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