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V),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묻힐 뻔한 ‘단순 참고인’, ‘밑바닥 취재’로 찾아내다
지난 7월 27일 '김혜경 씨 법인카드 유용 의혹 사건' 참고인 김 모 씨가 숨졌다는 소식이 처음 알려졌습니다. 그날 대부분 언론사는 수사 기관 발표를 그대로 인용했습니다. "단순 참고인이다. 1회 조사 뒤 다시 부를 계획도 없던 인물이다".
이 정도에서 사건은 마무리되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JTBC 취재팀은 궁금했습니다. 사람이 목숨을 스스로 포기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어야하는데 이유가 없어 보였습니다. 말 그대로 ‘단순 참고인’인데 왜 목숨을 끊은 것일까. 근원적인 질문을 해결해야 했습니다.
수사기관은 어떤 정보도 주지 않았습니다. 28일 오전 내내 김 씨 사망 장소를 찾기 위해 돌아다녔습니다. 소방 출동 기록과 주민들을 수소문해 김 씨가 살던 다가구 주택을 찾아냈습니다. 이웃들을 취재하다 건물주가 김혜경 씨 최측근 배 모 씨라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바로 ‘법인 카드 유용 사건’의 핵심 피의자입니다.
우연일 리가 없었습니다. 단순 참고인이 아니라 뭔가 사건과 관련이 있을 거라는 가설을 세운 순간입니다. 하지만 정보가 부족했습니다. 숨진 김 씨 정보들을 모았습니다. 배 모 씨와는 특별히 친밀한 관계였습니다. 김 씨가 10년 가까이 성남시를 출입한 전직 기무사 정보요원이란 사실도 확인됐습니다. 경기도 산하기관 경제과학진흥원 비상임이사로도 일하고 있었습니다.
김혜경 씨 최측근 배 모 씨와 관계-성남 시와 관계-경기도와 관계 등이 얽혀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하지만 아직 기사로는 부족했습니다.
◇'법인카드 유용 사건'과 관련점을 찾아내다
숨진 김 씨 이력과 배경이 드러나기 시작하면서 생전 주변인들을 찾을 수 있게 됐습니다. 생전 마지막까지 만났던 인물들을 찾았습니다. 수사 기관에 조사 받으러 가기 전과, 갔다 온 직후 김 씨의 전언들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법인 카드 유용 사건은 경기도청에 직함이 없는 김혜경 씨의 개인 물품이나 식료품 등을 경기도 법인 카드로 결제해온 게 핵심입니다. 법인 카드는 횟수마다 한도액이 있고 사용처 제한도 있습니다. 측근 배 씨는 이런 제약을 피하려고 개인 카드 여러 장으로 나눠서 결제한 뒤 며칠 뒤 법인 카드로 다시 계산하는 방법을 썼습니다. JTBC는 이런 지시 상황이 담긴 대화 녹취 전체와 텔레그램 일체를 가지고 있습니다.
주변인들은 ‘숨진 김 씨가 배 씨에게 개인 카드를 빌려줬다고 털어놨었다’고 말했습니다. 김 씨는 법카 바꿔치기에 사용된 개인 카드 소유자였던 겁니다. 수사 기관 관계자과 저희 자료의 교차 확인으로 이런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경찰이 발표한 ‘단순 참고인’은 실은 ‘피의자’ 전환이 가능한 참고인이었습니다.
이 모든 사실은 JTBC 보도 뒤 수사 기관이 공식 인정하면서 사실로 확인됐습니다.
◇모든 죽음에는 이유가 있다…퍼즐을 찾기 위한 노력
7월 28일과 29일, JTBC는 (1)숨진 참고인이 ‘단순 참고인’이 아니라는 점 (2)김혜경 씨 법인 카드 사건의 ‘핵심 인물’ 중 하나라는 점 (3)이례적으로 경기도 산하기관 이사로 임명된 점 등을 보도했습니다.
이재명 의원과 일정 이상 관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 정황이 나온 겁니다. 이 의원은 첫 보도 뒤 묵묵부답했습니다. 30일엔 “이재명과 무슨 상관이 있느냐”고 일체 관계를 부인했습니다. 하지만 취재팀는 ‘그저 관계없다’ 말할 수는 없다고 판단하고 취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실제 이후 숨진 참고인이 김혜경 씨 ‘수행단 운전 기사’로 일했다는 걸 선관위 회계 장부 등 객관적인 물증으로 확인해 보도했습니다. 타 언론사의 추종 보도와 경쟁 보도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취재팀은 정치적인 방향성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한 인간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 거라는 전제에서 취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숨진 김 씨가 생을 포기한 이유를 찾기 위해서입니다. 하필 특정 정치인과 연결되는 특이점을 찾았는데, 해당 정치인은 ‘관계 자체가 없다’고 부인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어떤 편파성 없이 이 죽음의 배경을 확인할 생각입니다.
3. 취재 및 보도 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모든 보도는 수사 기관이나 정보를 가진 특정 정치 세력의 도움 없이 오직 발로 뛰어 만들어 낸 결과물입니다. 최초 숨진 김 씨의 자택을 찾고, 사건과 어떤 관련이 있는 인물인지 확인하고, 어떤 경력과 배경을 가졌는지 파악하는 모든 과정은 오로지 수많은 주변 인물과 성남시 일대 인물들을 만나고 퍼즐을 조합해서 파악해 냈습니다.
김 씨가 숨진 것이 법인 카드 유용 사건을 넘어 다른 사건의 단초일 수 있다는 조각들을 그러모으고 조합해가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단 한번의 제보나 누군가의 정보 제공이 아니라 뛰고 두드려서 만들어낸 기사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JTBC의 [숨진 참고인 '법카 바꿔치기' 당사자였다…경기도 산하기관 근무도] 보도 뒤 MBC, SBS, YTN, 조선일보, 중앙일보, 경향신문 등 주요 방송·신문이 JTBC 보도 내용을 사실 확인 뒤 인용 보도했습니다. 타 매체 반향은 별도 파일로 정리했습니다. 이후 저희를 비롯한 언론사들은 숨진 김 씨에 대한 취재를 이어가며 사건의 근원을 찾아서 함께 경쟁하고 있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단순 변사로 종결하려던 경찰은 JTBC 보도 뒤 숨진 김 씨의 전화기를 포렌식하는 등 행적 전반을 다시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숨진 김 씨와 관련 자체가 없다’고 했고, 저희 보도를 ‘어떻게든 엮으려는 음해’라던 이재명 의원 측은 결국 ‘김씨가 대선 경선 과정에서 캠프 업무를 맡았다’는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분명히 ‘밀접한 관계가 있는 인물’을 왜 ‘관계없다’고 했는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습니다.
권력이 사회와 언론을 향해 거짓말을 했고, 저희 취재진은 이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한 개인의 죽음 앞에서 정치적 유불리를 이유로 사실과 다른 말을 공적으로 해선 안 될 것입니다. 많은 언론 기사들이 ‘왜 말을 바꿨느냐’고 이 의원에게 묻고 있지만, 여전히 여기에 답하지 않고 있습니다. 저희와 다른 언론사 동료들이 함께 파헤쳐 가야할 숙제입니다.
숨겨진 거짓말을 찾아내고, 사실 관계를 확정하고, 필요한 만큼의 책임을 묻는 것이 언론의 역할일 것입니다. 저희는 그 역할에 충실했다고 자부합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취재 및 보도 과정에서 언론윤리강령을 준수하는 등 문제점 없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취재 및 보도 과정에서 외부 지원을 일절 받지 않았습니다.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이나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83회 전체 총평
383회 이달의 기자상에 6편이 선정됐다. 이례적으로 심사위원 사이에 갑론을박이 오갔다. 아깝게 수상의 영예를 놓친 작품이 많았고, 보도 내용 또한 훌륭했기 때문이다. 반대로 수상작 6편은 심사위원 사이에 이견이 없을 정도로 빼어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취재보도 1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된 MBC의 <1호기 속 수상한 민간인…윤 대통령 사적 수행·사적 채용 논란> 보도는 심사위원 사이에 이견이 없는 수작이었다. 우선 새 정부 출범 이후에도 말로만 떠돌던 사적 수행 논란을 처음 구체적 물증을 통해 확인했다는 데 의미가 컸다. 단순히 ‘얻어걸린’ 기사가 아니라, 실체적 진실에 접근하기 위해 취재원을 끊임없이 설득하고, 사실 여부를 하나하나 확인해 나가는 집요함, 과정에서의 사내 취재 정보 공유와 협력, 기사 출고의 신속함 등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한국일보의 <수상한 불법 외환거래> 보도는 경제보도 부문에서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접근하기 힘든 취재 영역을 꽤 오랫동안 추적하면서 특종을 만들어낸 노고가 우선 심사위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첫 보도로 인해 금감원이 이례적으로 브리핑을 실시하고, 연이은 언론의 인용·추격 보도로 은행 외환 영업의 구조적 문제점이 드러났고, 나아가 국회와 금융당국의 제도개선 논의까지 이뤄지는 등 사회적 반향이 큰 점도 가산점을 받기에 충분했다.
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에서 수상의 영예를 안은 한겨레신문의 <살아있는 김용균들> 보도는 여러 면에서 울림이 큰 기사였다. 우선 산재 사고를 다룰 때, 사망자가 나와야 ‘이야기가 되는’ 기사로 취급하는 언론 관행에 적지 않은 경종을 울렸다. ‘사망자 아니면 부상자’라는 이분법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살아남았지만 여전히 죽음과 맞먹는 고통을 받는 사람들의 산재 기록과 삶을 진정성 있게 추적했다. 이 과정에서 굳이 목소리 높이지 않더라도, 우리 사회의 문제점과 나아갈 방향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한정된 신문 지면에 갇히지 않으리라 마음먹고, 온라인을 겨냥해 충분하고도 다양한 기사를 생산해낸 의도도 좋았다.
기획보도 방송 부문 수상작 CBS <몰락한 재벌 회장의 재기 자금 추적기> 보도에도 박수를 보낸다. 재벌은 당연히 그럴 것이라는 섣부른 예단을 팩트로 확인하기 위해, 회생계획안 입수에서부터 주거지 이전 확인까지 꼼꼼하면서도 집요한 취재를 했다. 고의 재산 은닉으로 회생 절차를 밟았다면 처벌이 가능하다는 유권해석 기사로 보도의 완성도를 높였다. 타사가 많은 인용·추적 보도를 하지 않더라도 이달의 기자상을 차지하기에 넉넉하다는 데 심사위원 모두가 흔쾌히 동의했다.
광주, 춘천, 경남, 전주 MBC 등이 힘을 모은 <선거비 미반환 정치인 추적> 보도는 지역 취재 보도 부문에서 수상했다. 정보공개 청구와 데이터 분석을 통해 정치인 125명이 선거비용 230억 원을 내지 않은 사실을 처음 확인했고, 이들 가운데 적지 않은 사람이 지방선거에 출마한다는 사실도 심층적으로 다뤘다. 왜 이런 일이 반복되는지 구조적 문제점도 충실히 다뤄 기사의 완성도를 높였다. 내용도 신선했고, 완결성도 높은 ‘깔끔한 기사’라는 데 심사위원 모두가 동의했다.
지역 경제보도 부문에서는 경기일보 <청년농부 잔혹사> 보도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귀농 귀촌을 다룬 보도는 많았지만, 청년 농부라는 주제를 한정하고, 이들이 왜 농촌을 포기하고 다시 도시로 돌아가는지를 구체적 사례와 문제점, 대책 등 15편의 연속 기사를 통해 솜씨 좋게 풀어냈다. 경기도 사례가 중심이 되긴 했지만, 전국 농촌의 문제점이 잘 투영됐다는 점에서도 높은 공감을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