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자상 추가 공적설명서
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O),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한해에 산업재해로 2천명이 넘는 노동자가 사망해서일까요. 우리나라, 언론은 노동자가 일하다 죽어야 관심을 갖기 시작합니다. 사람이 죽어야, 자식을 잃은 부모가 울분에 차 거리로 나서야만 고용노동부와 경찰은 조사에 나섭니다. 이때 드러나는 사업장 내 여러 부조리와 열악한 노동 환경은 언론의 반짝 주목을 받고 다시 수면 아래로 가라앉습니다. 그리고 또 노동자가 죽고 상황은 반복됩니다. <한겨레>는 산재 사고에서 사람이 죽어야 ‘이야기가 되는’ 기존 언론 관행에 문제를 제기하고 싶었습니다.
2018년 12월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숨졌던 스물네살의 김용균씨가 일터에서 겪는 어려움을 말할 기회가 있었다면 어땠을까요. 적어도 죽음만큼은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요. 죽은 자는 말이 없기에 <한겨레>는 죽음의 문턱까지 갔던 온 노동자들, 그중에서도 김용균씨처럼 어린 나이에 회사의 부주의로 무리하게 일하다 치명적인 산재를 입은 청년들을 찾고자 취재를 시작했습니다.
`살아남은 김용균들‘은 지금껏 세상에 드러난 적이 없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정부에서 청년 중장해인(장해등급 1~3급)과 관련된 자료를 발표한 적이 없었기에 <한겨레>는 기초자료로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약 3개월에 걸쳐 중장해인(장해등급 1~3급)과 관련한 방대한 자료를 입수해 이중 ‘살아남은 김용균들’이라 할 수 있는 20~30대를 추려냈습니다. 이어 올해 4월 기준 187명인 이들의 상해 유형, 재해 발생 경위, 장해보상금 지급액 등을 전수 조사해 개별 사례로부터 산재 노동자의 고통과 산재보험 제도가 지닌 한계와 청년 산재의 구조적인 문제점(골절, 5인 미만 사업장 재직, 낮은 장해연금)을 짚어냈습니다. 또 산재 관련 기관들과 시민단체, 익명을 원하는 제보자들로부터 얻은 조각난 정보를 바탕으로 여수, 광양, 인천, 진주 등 여러 도시를 오갔고 아파트 한 동의 초인종을 모두 눌러가며 4명의 청년 중장해인을 만났습니다. 일산화탄소에 중독돼 뇌손상을 입은, 전봇대를 오르다 감전돼 양팔을 잃은, 공사장에서 떨어진 자재에 맞아 하반신을 쓸 수 없는, 교통사고로 목뼈가 부러져 온몸이 마비된 ‘살아남은 김용균들’이었습니다.
고용노동부가 발표하는 각종 산재 관련 통계는 재해자를 죽은 자와 산 자로만 나눕니다. <한겨레>는 죽음과 삶의 경계에서 고통 받고 있는 ‘살아남은 김용균들’의 이야기를 통해 ‘일터에서 죽지 않고 다치지 않을 권리’의 소중함을 알리고 싶었습니다. 죽음으로 열악한 노동 환경을 증명해야 하는, 죽어야만 관심을 받는 사회는 영원히 노동자들의 죽음과 결별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한겨레>는 이번 기획을 준비하면서 신문 지면에 갇히지 않겠다는 원칙을 세웠습니다. 온라인상 독자들에게 기획 의도가 잘 전달될 수 있도록 인터렉티브 제작을 담당했던 디지털 기술 인력팀이 기획 초기 단계부터 관여한 이유입니다. 그 결과, 지면 기사를 보기 좋게 포장한 수준의 인터렉티브를 넘어 187명의 재해 경위를 차례로 나열했고, Q&A 방식으로 기사를 재구성해 독자들의 이해를 높인 수준 높였습니다.
사진 기자들도 단순히 현장을 촬영해 취재 기자에게 전달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살아남은 김용균들을 상징하는 ‘오브제’(물건)를 주제 삼아 독자적인 콘텐츠를 제작하였습니다. 취재기자, 디지털 기술 인력, 사진 기자 등 편집국 모든 제작 인력이 기획 초기부터 협업해 서로의 의견을 주고받으며 다양한 콘텐츠를 생산해 독자들은 물론, 언론학자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1. 7월 11일
△청년 187명의 산재 기록(1면)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입수한 20~30대 청년 중장해인 187명의 재해 경위를 1면에 나이순(15살부터 35살까지)으로 정리해 나열했습니다. <한겨레>는 이날 1면에 어떤 기사도 싣지 않았습니다. 다만, 살아남은 김용균들의 존재(사고 당시 나이와 사고 경위)를 모두 담아 지면 독자들에게 이들을 각인시키는 데 집중했습니다. 오랜 기간 산재에 천착해왔던 <한겨레> 편집국 구성원들이 동의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①현충일 제철소에 일하러 간 23살 아들, 두 살배기 아이가 됐다.(4면)
<한겨레>는 전남 광양에 있는 한 제철소의 협력업체에서 일하다 일산화탄소에 중독돼 지능이 2살 정도로 낮아진 이희성씨(가명)를 만나 중장해인이 감내해야만 하는 아픔과 곁을 지키는 가족들의 삶을 집중 조명했습니다. 희성씨는 낮은 사회적 지능 탓에 “네”, “아니오” 외에는 답변을 하지 못해 어머니인 박인숙(가명)씨와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살아남았기에 기사 한 줄로도 나오지 않은, 살아남은 김용균들 중 한명입니다.
희성씨는 죽음보다 더한 고통을 견디고 있었습니다. 어린 나이에 취업해 근속기간이 길지 않다보니 장해연금(월 200만원)도 낮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울러 뇌를 다쳐 사고 당시를 기억하지 못해 가족들 또한 사고 당시 경황이 없어 치료에만 집중하다 지금까지 희성씨의 재해 경위를 정확하게 알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서류상 이씨는 가스를 배출하는 밸브의 볼팅(볼트를 조이는 작업)을 하다 일산화탄소에 노출돼 중독된 것으로 나와 있습니다. 하지만 사건의 실체적인 진실은 어디에도 남아있지 않은 상황입니다. 희성씨는 ‘회사의 잘못이 있다고 생각하나’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지만, 구체적인 이유를 묻는 말에는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어머니는 두 살배기 아들을 평생 옆에서 지켜야만 하는 상황입니다.
취재를 진행하며 수많은 난관에 부딪힌 사례입니다. 업계 관계자 중에선 희성씨 사고를 기억하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또 근로복지공단 등 공적인 기관으로부터는 어떤 정보도 습득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익명의 취재원의 실낱같은 기억을 바탕으로 128세대인 아파트 한 동을 모두 뒤진다는 각오로 초인종을 눌러 희성씨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 쇳물 쓰지마라” 절규에도...올해 5명 세상 등져(4면)
희성씨의 산재는 특이한 사례가 아니라 제철소 내 고질적인 안전 문제로 인한 인재였습니다. 고용노동부가 낸 자료를 보면, 5월까지 철강산업에서의 사망자가 5명이었고. 지난해에만 12명의 노동자가 일하다 목숨을 잃었습니다. 철강산업의 재해율은 1.45%로 제조업 평균 재해율(0.72%)보다 약 2배 가량 높습니다.
△죽음의 문턱서 돌아온 청년들, 그들 앞엔 끝모를 고통의 시간이...(5면)희성씨처럼 단 한번의 산재로 죽기 전까지 영원히 고통 받아야 하는 살아남은 김용균들의 현황을 분석해 낮은 연금 보상금, 5인미만 사업장, 골절이라는 구조적인 문제점을 드러냈습니다.
청년 중장해인은 전체 중장해인에 견줘 1급 비율이 42.8%로 전체 평균(30%)에 견줘 12.8% 포인트나 높았습니다. 5인 미만 사업장에서 근무한 비율도 41.2%로 전체 평균(23.2%)의 두 배에 달했습니다. 반면 월평균 장해연금 지급액도 227만3379원으로 전체 평균(400만6천원)에 견줘 절반 수준에 불과했습니다. 산재 유형이 대부분 골절과 절단 등 외상이라는 사실도 확인됐습니다. 187명 중 골정은 104명으로 55.6%에 달했는데, 전체 평균(23.5%)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준이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청년 중장해인들은 5인 미만 사업장에서 저임금으로 일하다 심각한 외상을 입었고 치료가 끝난 뒤에도 충분한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통계적으로 증명됐습니다. <한겨레>는 현황을 보여주는데 그치지 않고, 전속성 요건 폐지를 골자로 한 산업재해보상보험법 개정안을 적용받는 특수고용 노동자들 중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전했습니다.
△[포토]‘2살 지능’ 30대 아들의 방...어린이책 옆엔, 먼지 쓴 향수병(디지털)희성씨는 산재를 당하기 전까지 꾸미를 좋아하는 평범한 청년이었습니다. 사진 기자는 중장해인이 아닌, 이십 대 청춘 이희성씨의 흔적과 과거를 렌즈에 고스란히 담아냈습니다.
그는 나이키 신발을 모으길 좋아했고 서랍장 위에 여러 개의 향수를 놓고 사용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제 신발은 주인을 잃어 버린듯 신발장 안에 버려졌고, 향수병에는 뽀얗게 먼지가 쌓여 있었습니다. 옷장에는 사고가 나기 며칠 전 받았다는 새 작업복이 발견됐습니다.
△살아남은 김용균, 187명의 이야기, Ep1:일산화탄소 중독으로 두 살배기가 된 이희성(인터렉티브)
희성씨의 이야기는 인터렉티브로도 만들어졌습니다. △이희성씨는 어떻게 다쳤는지 △현재 상태는 어떤지 △이씨의 산재보상금은 어느 정도인지 △이씨의 어머기 가장 답답한 부분은 무엇인지 △일산화탄소 중독과 같은 산재로는 얼마나 많은 사람이 다치는지 △이희성씨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 등의 내용을 Q&A 방식으로 구성해 독자들에게 현행 장해연금 제도의 문제점과 산재 가족들의 어려운 삶을 알기 쉽게 전달했습니다.
2. 7월 13일
△②3만볼트 고압선에서 1인 작업, 세아이 아빠는 두 팔을 잃었다(1, 9면)
케이티 자회사인 케이티서비스남부 진주지사에서 일했던 하정원(가명)씨는 2019년 1월 9일 전봇대에 통신선을 걸다가 감전 사고를 당해 두 팔을 잃었습니다. 세 아이의 아버지인 그는 목숨이 오가는 절박한 상황에서 14번의 수술을 받았고 양팔을 절단하게 됐습니다. 사고 당시 노동조합은 기자회견을 열어 하씨의 산재가 열악한 근무환경 때문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한겨레>가 산재 사고 1심 판결문과 당사자들의 발언을 확인해보니 정원씨가 당한 사고는 전형적인 인재였습니다. 회사는 사고 장소에 별도의 통신주를 달아달라는 현장의 요구를 비용을 이유로 묵살했습니다. 정원씨는 감전 위험이 있는 전봇대에서 작업했지만 절연 장갑 등 안전 장비를 지급받지도 못했습니다. 안전모에 달린 활선경보기도 사고 당시 경고음을 울리지 않았습니다. 회사는 직원들에게 하루 평균 적정 작업량이 7건이라고 말해왔지만, 정원씨와 동료들에게 주어긴 일감은 하루 평균 15건, 많게는 20건이었습니다. 과중한 업무량에 더해 안전 장비까지 지급받지 못한 상황에서 일하다 사고가 터진 것입니다. 안전 메뉴얼이 갖춰져 있었지만, ‘한 건이라도 더 처리해야 한다’는 자본의 논리에 밀려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치료비 보상 여부를 놓고 정원씨와 회사는 갈라섰습니다. 회사는 당초 구두로 약속했던 일부 간병비를 포함한 비급여 치료비를 모두 부담하겠다고 했지만, 지급 기일이 다가오자 합의서를 내밀었습니다. 정원씨는 회사의 태도에 분노해 민사소송을 진행 중 입니다. 정원씨의 사건을 수사한 검찰은 케이티서비스남부 지역본부장과 회사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법원은 지역본부장에게는 직역 6개월을, 회사에게는 벌금 700만원을 선고했습니다. 감전의 위험이 있음에도 적절한 안전 장비를 제공하지 않은 사실을 법원이 인정한 결과였습니다.
정원씨는 양팔을 잃고 나서 속옷 하나 혼자 입을 수 없는 자신을 받아들이지 못해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습니다. “아파트 베란다에 수차례 올라서며 죽고 싶다는 생각도 여러번 했다”고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매달 들어오는 장해연금으로 가족을 부양해야만 하는 가장이기에 “죽고 싶은” 현실을 버티고 있었습니다. 30년을 비장애인으로 살다가 “이제 장애인으로 겨우 3살”인 정원씨는 초등학생인 자녀들이 혹시나 마음의 상처를 받을까봐 걱정하며 하루하루를 살고 있습니다.
△통신사 사망 사고 중 68%가 KT...안전 매뉴얼 무용지물(9면)
통신사는 각종 수리 작업이 많아 산재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업종입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1월 2016년에서 2021년 간 3대 통신사가 발주한 사업에서 발생한 산재 사망자가 32명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중 케이티가 22명으로 전체의 68.8%를 차지했습니다.
△[포토]감전 사고로 잃은 두 팔…축구화·카메라 위에 시간이 쌓였다(디지털)
두 팔을 잃기 전 정원씨는 운동을 좋아하고 휴대용 게임기를 즐겨하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청년이었습니다.
그러나 산재는 평범했던 삶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았습니다. 마지막 관문을 깨기 위해 열심히 아이템과 능력치를 키워온 게임 속 캐릭터는 주인을 잃었습니다. 신발장 안 수북한 아이들의 신발 사이에는 정원씨의 연두색 축구화도 숨겨져 있었습니다. 동료들과 종종 축구를 즐겨 했지만 사고 이후 축구화를 신지 않았다고 합니다. 사랑하는 가족들의 모습을 담던 카메라에는 어깨 끈이 돌돌 말려 있었고, 먼지가 내려 앉아 있었습니다.
△살아남은 김용균, 187명의 이야기 Ep2: 감전으로 두 팔을 잃은 하정원(인터렉티브)
정원씨의 이야기도 인터렉티브로도 만들어졌습니다. △하정원씨는 어떻게 다쳤는지 △현재 상태는 어떤지 △가족들도 힘든 상황인지 △회사는 책임지지 않았는지 △감전으로 산재를 당하는 사람은 얼마나 되는지 △하정원씨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 등의 내용을 Q&A 방식으로 구성해 독자들에게 정원씨가 견뎌야 했던 삶의 무게를 진솔하게 전달했습니다.
3. 7월 18일
△③안전장치 풀린 2톤 쇳덩이 덮쳐 척추 절단된 33살 ‘휠체어의 삶’(1, 9면)
소규모 다리 공사현장에서 2t짜리 스크루에 맞아 하반신 마비가 된 김준혁(가명)씨는 산재 관련 기관을 통해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간에는 인터뷰 요청이 와도 응하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한번 해 보겠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합니다. 예상치 못한 사고로 죽음의 문턱까지 갔던 아픈 기억을 끄집어내기 어려웠을 텐데 용기를 내줘 고마웠습니다. 준혁씨는 청년들이 건설 현장에서 얼마나 살아남기 힘든지를 힘줘 얘기했습니다.
준혁씨는 소규모 건설 현장일수록 안전 문제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그도 전체 공사비 10억원 남짓한 소규모 현장에서 사고가 났습니다. 같이 일을 하던 친구가 안전장치가 풀려있는 항타기 크레인을 조작했던 것인데, 운전하기 전 한 번만 확인했어도 일어나지 않을 사고였습니다. 그렇지만 준혁씨는 오로지 친구의 탓이라고 생각하진 않았습니다. 비가 와 땅이 질퍽거리는 데도 공사를 빨리 마무리 짓기 위해 채근한 회사, 더 나아가 ‘빨리빨리’가 안전보다 중요한 건설 현장의 고질적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현장에서 일하는 청년들은, 자신도 모르는 새에 큰 위험에 노출돼있는데도 제대로 확인하기 힘든 상황에 놓여있는 것입니다.
산재를 당한 청년과 그 가족들에게 제대로 된 안내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도 문제였습니다. <한겨레>는 청년 산재를 옆에서 지켜보는 가족들의 고통까지 들여다보기 위해 준혁씨의 누나를 만나 별도의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남매는 부모님과 떨어져 살았기 때문에, 누나는 일을 그만두면서 동생의 간병에 매진했습니다. 산재인 줄 모르고 병원비를 걱정하고 있다가 의사가 알려줘 뒤늦게 신청했고, 경찰에 신고도 제때 못해 사고 현장검증이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누나는 악착같이 동생을 지키기 위해 각종 서류를 떼러 뛰어다녔고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땄습니다. “준혁이는 이런 것까지 모를 거예요.”라고 웃으며 말하는 누나에게선 산재 가족들의 또 다른 아픔이 느껴졌습니다.
△건설업이 산재사망 최다…“영세할수록 더 잦아”(9면)
건설업은 산재 사망 사고가 가장 많이 일어나는 업종입니다. 특히 건설현장에서 사고로 사망한 이들 중 70%가량이 공사금액 50억원 미만의 사업장에서 산고를 당했습니다. 큰 공사현장에서는 산재를 막기 위한 여러 조처가 시행되지만 영세 건설업체가 주로 참여하는 중소규모 사업장은 감시의 사각지대에 있기 때문입니다.
△살아남은 김용균, 187명의 이야기, Ep3: 2톤 스크루에 맞아 하반신 마비된 김준혁(인터렉티브)
준혁씨의 이야기는 인터렉티브로 만들어져 △어떻게 다쳤는지 △현재 상태는 어떤지 △간병은 누가 하고 있는지 △일하던 공사 현장에는 안전 조처가 없었는지 △부딪힘으로 산재를 당하는 사람은 얼마나 되는지 등을 Q&A로 다뤘습니다.
4. 7월 20일
△④견인차 몰다 전봇대 충돌, 도로 누비던 20대 인생에 브레이크(10면)
견인차를 몰다가 교통사고로 전신마비가 된 정민수(가명)씨는 올해로 10년째 산재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요양이 아직 종결되지 않았기 때문에 장해등급이 결정된 187명에 포함되진 않았지만, 이처럼 산재 병원에 꾸준히 다니며 계속 치료를 받는 중장해인도 많습니다. 민수씨는 병원에 가지 않으면 종일 가로 4m6㎝, 세로 3m80㎝의 거실 겸 침실에 머뭅니다. 멋쩍게 ‘앞으로 무엇을 하고 싶은지’를 물었는데, 민수씨는 “99.9% 계속 이렇게 살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청년 산재를 취재하면서 오래 기억에 남았던 말입니다. 한순간의 사고로, 그 전의 인생과는 너무도 다른 인생을 오랜 기간 살아가야 한다는 것. 청년이라는 단어에 종종 붙는 ‘미래’, ‘꿈’ 같은 단어는 먼 얘기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청년 산재의 경우 장해연금이 다른 세대에 비해 적다는 특징이 있는데 민수씨도 이에 해당합니다. 민수씨는 사고를 당한 사업장에서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었기 때문에 통상보다 적은 월급을 받고 있었습니다. 국가가 산재를 당한 청년들에게 지급하는 각종 비용은 이를 기준으로 책정되기 때문에 매월 빠듯하게 살아가고 있다고 합니다. 추가로 돈을 벌 수 있는 노동력이 상실된 상태에선, 제한된 비용 안에서 제한된 삶을 살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민수씨는 “오토바이를 타면 산재 인정도 못 받는 친구들도 많다”고 했습니다. 그들에게 오히려 미안하다고요. 이처럼 민수씨의 사례를 통해선 산재의 사각지대나 불합리한 부분을 보여주고자 노력했습니다.
△[포토]견인차 사고로 몸이 멈췄다…정민수씨 이야기(디지털)
전신마비 상태인 민수씨는 침대에 한 번 올라가면 다시 내려오기가 힘듭니다. 그래서 사진 취재는 민수씨가 병원에 다녀와 휠체어에 앉아 있는 상태에서 진행했습니다. 민수씨는 사고를 당한 뒤 원래 살던 집에서 나와 통원 치료가 수월한 곳으로 이사를 했기 때문에 자신의 물건이 많지 않았습니다. 거실 겸 침실은 전용 침대, 휠체어, 약봉투 등 민수씨가 사고를 당한 이후에야 필요해진 최소한의 물건들로만 채워져 있었습니다. 텅 빈 느낌의 공간이 민수씨 삶을 잘 보여주는 듯해 360도 카메라로 공간 전체를 찍었습니다. 기사에는 민수씨가 머무는 공간을 마우스로 드래그하며 살펴볼 수 있는 인터렉티브 영상도 첨부했습니다.
△살아남은 김용균, 187명의 이야기, Ep4: 견인차 몰다 전신이 마비된 정민수(인터렉티브)
민수씨의 이야기는 인터렉티브 페이지에 Q&A 형식으로도 정리돼 올라와 있습니다. △어떻게 다쳤는지 △현재 상태는 어떤지 △간병은 누가 하고 있는지 △20·30 중재해자 중에 교통사고로 인한 산재 비율이 높은지 △사업장 외 교통사고로 산재를 당하는 사람은 얼마나 되는지 등이 담겼습니다.
△살아남은 고통, 귀기울여야 할 이유(1, 10면)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으로부터 기고문을 받았습니다. 김 이사장은 기획 의도와 함께 기사 원고를 받아보시고선 흔쾌히 기고문을 써주겠다고 알려왔습니다. 김 이사장은 기고문에서 “산재 탓에 상처 입은 몸과 마음으로 살아내야 하는 현실이 얼마나 가혹한지 기사를 보고서야 짐작할 수 있었다”며 “아파하는 것에만 머물지 않고, 이렇게 문제를 드러내준 청년 산재 피해자들에게 감사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정부와 여당이 중대재해기업처벌법 개정하려는 움직임을 놓고선 “기업인은 살인을 방조하더라도 감옥에 가서는 안 되는 존재인 것일까.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바꾸자고 나서기 전에 용균이의 비극을, 살아남은 용균이들의 고통을 한번이라도 떠올려주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치료 끝나도 평생 돌봐야 하는데,,,정부 무관심에 ‘막막’(11면)
4회에는 살아남은 김용균들의 곁을 지키는 가족들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모든 통계가가 사망자 중심인 탓에 이들은 재난을 겪어도 정부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재해자 본인은 이전과 달라진 자신의 몸으로 인해 극심한 스트레스와 우울증을 앓고 있었습니다. 이를 지켜보고 돌보아야 하는 가족들의 스트레스도 우리 사회가 돌보아야할 대상임을 지적했습니다.
<한겨레>는 산재 피해자들과 가족들을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자연재난과 사회재난으로 한정된 재난안전법상 재난의 개념에 산재도 포함시켜 위기에 처한 가족이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박승호 가톨릭대 교수(사회복지학)의 설명을 기사에 담았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살아남은 김용균들의 이름은 모두 가명으로 처리했습니다. 상당수가 ‘일도 하지 않으면서 장해연금을 받고 살아간다’는 주변의 시선이 두려워 본인의 이야기를 드러내기 부담스러워 했습니다. 하정원씨 사례의 경우 1심 판결문이 나왔고 회사쪽의 답변을 충분히 들었기에 회사명을 공개했습니다. 다른 사례자들이 재직했던 회사명을 공개하고 싶은 욕심이 있었지만, 취재원들의 의견을 존중해 모두 익명처리 하였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타 매체의 선행보도는 없었습니다. 여태 아무도 청년 중장해인들, 즉 살아남은 김용균들에 대해 주목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전문가 발언 등등.
‘살아남은 김용균들’은 작년 10월 17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근로복지공단 등에 대한 국정감사장에서 다시 거론돼 8년간 동결됐던 간병비 인상 등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 전망입니다.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정감사장에서 근로복지공단 이사장을 상대로 “2030대 중소기업 취직했다가 산재를 당하면 평생 거기에 준하는 임금을 받아야 하는데 개선해야 할 사안이 아닌가. 원래 임금이 낮았다는 이유로 지속적으로 그런 피해를 받아야 한다는 건, 우리 사회가 그렇게 만들어놨기 때문에 또 다른 문제를 낳은 것”이라며 “해외 사례도 많으니 청년 노동자들이 사각지대에서 피해를 받지 않게끔 청년 노동자에게 다른 기준을 적용하거나 다른 보상금 기준을 변경해야 한다. 조치해서 의원실로 보고하라”고 지적했습니다. 강순희 근로복지공단 이사장은 이에 “지적하신 대로 청년이나 저소득 근로자들이 제대로 보상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답했습니다.
이수진 민주당 의원도 “매년 2천여명이 사망하는 나라에서 산재 가족들까지 챙길 여유가 없다. 모든 통계가 사망자 중심이라 중장해인들과 이들을 챙기는 가족들이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간병급여 지급액이 2014년 8월 이후로 8년간 동결된 점을 지적하며 “유사 급여 대비 형평성 논란이 있으니 간병급여 인상안을 마련하라”고 강조했습니다. 강순희 이사장은 “관련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답했습니다.
근로복지공단은 일반 간병인과 전문 간병인 수당을 3년마다 고시합니다. 따라서 2023년까지 현 수준의 간병비를 지급할 예정입니다. 하지만 국정감사가 끝난 뒤 두 의원실은 “(근로복지공단이) 관련 부처와 협의를 한 뒤 간병비를 인상할 수 있도록 적극 고려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알려왔습니다.
이밖에 미디어오늘은 7월 11일자 <한겨레> 1면과 기획기사들을 본 뒤 취재 기자, 사진 기자, 디지털기술 인력팀에게 인터뷰를 요청해왔고 이를 7월 20일자 8면 머리기사로 실었습니다.
언론 및 노동 전문가의 긍정적인 반응도 이어졌습니다. 정은령 서울대 언론정보연구소 SNU팩트체크센터장은 “<살아남은 김용균들> 기사는 청년 산재라는 그간 다뤄지지 않았던 영역에 착안한 점, 187명을 전수조사해 개별 사례로부터 구조적인 문제를 이끌어낸 점, 산재 입은 사람들의 삶을 건조하고 담담하게 묘사하여 오히려 독자로 하여금 이입하게 하는 내러티브 등이 돋보이는 기획이었다”고 평가했습니다. 권동희 노무사는 “하나 하나의 사례가 가족들에게는 삶의 전부가 무너진 고통이었을 것이다. 산재환자 가족들의 고통과 장해등급개정은 제가 알리고 싶은 내용이기도 했다”고 말했습니다. 권 노무사는 더불어민주당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보좌진들을 상대로 강연을 하며 기획 기사를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언론윤리강령 기준을 준수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보도 당사자의 반론이나 반론 신청, 언론중재위원회 피신청사항은 없습니다.
기존 이달의 기자상 공적설명서
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O),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한해에 산업재해로 2천명이 넘는 노동자가 사망해서일까요. 우리나라, 언론은 노동자가 일하다 죽어야 관심을 갖기 시작합니다. 사람이 죽어야, 자식을 잃은 부모가 울분에 차 거리로 나서야만 고용노동부와 경찰은 조사에 나섭니다. 이때 드러나는 사업장 내 여러 부조리와 열악한 노동 환경은 언론의 반짝 주목을 받고 다시 수면 아래로 가라앉습니다. 그리고 또 노동자가 죽고 상황은 반복됩니다.
2018년 12월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숨졌던 스물네살의 김용균씨가 일터에서 겪는 어려움을 말할 기회가 있었다면 어땠을까요. 적어도 죽음만큼은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요. 죽은 자는 말이 없기에 <한겨레>는 죽음의 문턱까지 갔던 온 노동자들, 그중에서도 김용균씨처럼 어린 나이에 회사의 부주의로 무리하게 일하다 치명적인 산재를 입은 청년들을 찾고자 취재를 시작했습니다.
먼저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도움을 받아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약 3개월에 걸쳐 중장해인(장해등급 1~3급)과 관련한 방대한 자료를 입수해 이중 ‘살아남은 김용균들’이라 할 수 있는 20~30대를 추려냈습니다. 올해 4월 기준 187명인 이들은 그간 정부와 언론으로부터 주목받지 못했던 사람들입니다. <한겨레>는 이들의 상해 유형, 재해 발생 경위, 장해보상금 지급액 등을 전수 분석해 청년 산재의 구조적인 문제점(골절, 5인 미만 사업장 재직, 낮은 장해연금)을 짚어냈습니다. 또 산재 관련 기관들과 시민단체, 익명을 원하는 제보자들로부터 얻은 조각난 정보를 바탕으로 여수, 광양, 인천, 진주 등 여러 도시를 오갔고 아파트 한 동의 초인종을 모두 눌러가며 4명의 청년 중장해인을 만났습니다. 일산화탄소에 중독돼 뇌손상을 입은, 전봇대를 오르다 감전돼 양팔을 잃은, 공사장에서 떨어진 자재에 맞아 하반신을 쓸 수 없는, 교통사고로 목뼈가 부러져 온몸이 마비된 ‘살아남은 김용균들’이었습니다.
고용노동부가 발표하는 각종 산재 관련 통계는 재해자를 죽은 자와 산 자로만 나눕니다. <한겨레>는 죽음과 삶의 경계에서 고통 받고 있는 ‘살아남은 김용균들’의 이야기를 통해 ‘일터에서 죽지 않고 다치지 않을 권리’의 소중함을 알리고 싶었습니다. 죽음으로 열악한 노동 환경을 증명해야 하는, 죽어야만 관심을 받는 사회는 영원히 노동자들의 죽음과 결별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한겨레>는 이번 기획을 준비하면서 신문 지면에 갇히지 않겠다는 원칙을 세웠습니다. 온라인상 독자들에게 기획 의도가 잘 전달될 수 있도록 인터렉티브 제작을 담당했던 디지털 기술 인력팀이 기획 초기 단계부터 관여한 이유입니다. 그 결과, 지면 기사를 보기 좋게 포장한 수준의 인터렉티브를 넘어 187명의 재해 경위를 차례로 나열했고, Q&A 방식으로 기사를 재구성해 독자들의 이해를 높인 수준 높였습니다.
사진 기자들도 단순히 현장을 촬영해 취재 기자에게 전달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살아남은 김용균들을 상징하는 ‘오브제’(물건)를 주제 삼아 독자적인 콘텐츠를 제작하였습니다. 취재기자, 디지털 기술 인력, 사진 기자 등 편집국 모든 제작 인력이 기획 초기부터 협업해 서로의 의견을 주고받으며 다양한 콘텐츠를 생산해 독자들은 물론, 언론학자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1. 7월 11일
△청년 187명의 산재 기록(1면)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입수한 20~30대 청년 중장해인 187명의 재해 경위를 1면에 나이순(15살부터 35살까지)으로 정리해 나열했습니다. <한겨레>는 이날 다른 모든 기사를 포기하고 1면에 살아남은 김용균들의 존재를 담아 지면 독자들에게 이들을 각인시키는 데 집중했습니다.
△①현충일 제철소에 일하러 간 23살 아들, 두 살배기 아이가 됐다.(4면)
<한겨레>는 전남 광양에 있는 한 제철소의 협력업체에서 일하다 일산화탄소에 중독돼 지능이 2살 정도로 낮아진 이희성씨(가명)를 만나 중장해인이 감내해야만 하는 아픔과 곁을 지키는 가족들의 삶을 집중 조명했습니다. 희성씨는 낮은 사회적 지능 탓에 “네”, “아니오” 외에는 답변을 하지 못해 어머니인 박인숙(가명)씨와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살아남았기에 기사 한 줄로도 나오지 않은, 살아남은 김용균들 중 한명입니다.
희성씨는 죽음보다 더한 고통을 견디고 있었습니다. 어린 나이에 취업해 근속기간이 길지 않다보니 장해연금(월 200만원)도 낮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울러 뇌를 다쳐 사고 당시를 기억하지 못해 가족들 또한 사고 당시 경황이 없어 치료에만 집중하다 지금까지 희성씨의 재해 경위를 정확하게 알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서류상 이씨는 가스를 배출하는 밸브의 볼팅(볼트를 조이는 작업)을 하다 일산화탄소에 노출돼 중독된 것으로 나와 있습니다. 하지만 사건의 실체적인 진실은 어디에도 남아있지 않은 상황입니다. 희성씨는 ‘회사의 잘못이 있다고 생각하나’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지만, 구체적인 이유를 묻는 말에는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어머니는 두 살배기 아들을 평생 옆에서 지켜야만 하는 상황입니다.
취재를 진행하며 수많은 난관에 부딪힌 사례입니다. 업계 관계자 중에선 희성씨 사고를 기억하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또 근로복지공단 등 공적인 기관으로부터는 어떤 정보도 습득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익명의 취재원의 실낱같은 기억을 바탕으로 128세대인 아파트 한 동을 모두 뒤진다는 각오로 초인종을 눌러 희성씨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 쇳물 쓰지마라” 절규에도...올해 5명 세상 등져(4면)
희성씨의 산재는 특이한 사례가 아니라 제철소 내 고질적인 안전 문제로 인한 인재였습니다. 고용노동부가 낸 자료를 보면, 5월까지 철강산업에서의 사망자가 5명이었고. 지난해에만 12명의 노동자가 일하다 목숨을 잃었습니다. 철강산업의 재해율은 1.45%로 제조업 평균 재해율(0.72%)보다 약 2배 가량 높습니다.
△죽음의 문턱서 돌아온 청년들, 그들 앞엔 끝모를 고통의 시간이...(5면)희성씨처럼 단 한번의 산재로 죽기 전까지 영원히 고통 받아야 하는 살아남은 김용균들의 현황을 분석해 낮은 연금 보상금, 5인미만 사업장, 골절이라는 구조적인 문제점을 드러냈습니다.
청년 중장해인은 전체 중장해인에 견줘 1급 비율이 42.8%로 전체 평균(30%)에 견줘 12.8% 포인트나 높았습니다. 5인 미만 사업장에서 근무한 비율도 41.2%로 전체 평균(23.2%)의 두 배에 달했습니다. 반면 월평균 장해연금 지급액도 227만3379원으로 전체 평균(400만6천원)에 견줘 절반 수준에 불과했습니다. 산재 유형이 대부분 골절과 절단 등 외상이라는 사실도 확인됐습니다. 187명 중 골정은 104명으로 55.6%에 달했는데, 전체 평균(23.5%)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준이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청년 중장해인들은 5인 미만 사업장에서 저임금으로 일하다 심각한 외상을 입었고 치료가 끝난 뒤에도 충분한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통계적으로 증명됐습니다. <한겨레>는 현황을 보여주는데 그치지 않고, 전속성 요건 폐지를 골자로 한 산업재해보상보험법 개정안을 적용받는 특수고용 노동자들 중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전했습니다.
△[포토]‘2살 지능’ 30대 아들의 방...어린이책 옆엔, 먼지 쓴 향수병(디지털)희성씨는 산재를 당하기 전까지 꾸미를 좋아하는 평범한 청년이었습니다. 사진 기자는 중장해인이 아닌, 이십 대 청춘 이희성씨의 흔적과 과거를 렌즈에 고스란히 담아냈습니다.
그는 나이키 신발을 모으길 좋아했고 서랍장 위에 여러 개의 향수를 놓고 사용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제 신발은 주인을 잃어 버린듯 신발장 안에 버려졌고, 향수병에는 뽀얗게 먼지가 쌓여 있었습니다. 옷장에는 사고가 나기 며칠 전 받았다는 새 작업복이 발견됐습니다.
△살아남은 김용균, 187명의 이야기, Ep1:일산화탄소 중독으로 두 살배기가 된 이희성(인터렉티브)
희성씨의 이야기는 인터렉티브로도 만들어졌습니다. △이희성씨는 어떻게 다쳤는지 △현재 상태는 어떤지 △이씨의 산재보상금은 어느 정도인지 △이씨의 어머기 가장 답답한 부분은 무엇인지 △일산화탄소 중독과 같은 산재로는 얼마나 많은 사람이 다치는지 △이희성씨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 등의 내용을 Q&A 방식으로 구성해 독자들에게 현행 장해연금 제도의 문제점과 산재 가족들의 어려운 삶을 알기 쉽게 전달했습니다.
2. 7월 13일
△②3만볼트 고압선에서 1인 작업, 세아이 아빠는 두 팔을 잃었다(1, 9면)
케이티 자회사인 케이티서비스남부 진주지사에서 일했던 하정원(가명)씨는 2019년 1월 9일 전봇대에 통신선을 걸다가 감전 사고를 당해 두 앞을 잃었습니다. 세 아이의 아버지인 그는 목숨이 오가는 절박한 상황에서 14번의 수술을 받았고 양팔을 절단하게 됐습니다. 사고 당시 노동조합은 기자회견을 열어 하씨의 산재가 열악한 근무환경 때문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한겨레>가 산재 사고 1심 판결문과 당사자들의 발언을 확인해보니 정원씨가 당한 사고는 전형적인 인재였습니다. 회사는 사고 장소에 별도의 통신주를 달아달라는 현장의 요구를 비용을 이유로 묵살했습니다. 정원씨는 감전 위험이 있는 전봇대에서 작업했지만 절연 장갑 등 안전 장비를 지급받지도 못했습니다. 안전모에 달린 활선경보기도 사고 당시 경고음을 울리지 않았습니다. 회사는 직원들에게 하루 평균 적정 작업량이 7건이라고 말해왔지만, 정원씨와 동료들에게 주어긴 일감은 하루 평균 15건, 많게는 20건이었습니다. 과중한 업무량에 더해 안전 장비까지 지급받지 못한 상황에서 일하다 사고가 터진 것입니다. 안전 메뉴얼이 갖춰져 있었지만, ‘한 건이라도 더 처리해야 한다’는 자본의 논리에 밀려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치료비 보상 여부를 놓고 정원씨와 회사는 갈라섰습니다. 회사는 당초 구두로 약속했던 일부 간병비를 포함한 비급여 치료비를 모두 부담하겠다고 했지만, 지급 기일이 다가오자 합의서를 내밀었습니다. 정원씨는 회사의 태도에 분노해 민사소송을 진행 중 입니다. 정원씨의 사건을 수사한 검찰은 케이티서비스남부 지역본부장과 회사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법원은 지역본부장에게는 직역 6개월을, 회사에게는 벌금 700만원을 선고했습니다. 감전의 위험이 있음에도 적절한 안전 장비를 제공하지 않은 사실을 법원이 인정한 결과였습니다.
정원씨는 양팔을 잃고 나서 속옷 하나 혼자 입을 수 없는 자신을 받아들이지 못해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습니다. “아파트 베란다에 수차례 올라서며 죽고 싶다는 생각도 여러번 했다”고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매달 들어오는 장해연금으로 가족을 부양해야만 하는 가장이기에 “죽고 싶은” 현실을 버티고 있었습니다. 30년을 비장애인으로 살다가 “이제 장애인으로 겨우 3살”인 정원씨는 초등학생인 자녀들이 혹시나 마음의 상처를 받을까봐 걱정하며 하루하루를 살고 있습니다.
△통신사 사망 사고 중 68%가 KT...안전 매뉴얼 무용지물(9면)
통신사는 각종 수리 작업이 많아 산재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업종입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1월 2016년에서 2021년 간 3대 통신사가 발주한 사업에서 발생한 산재 사망자가 32명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중 케이티가 22명으로 전체의 68.8%를 차지했습니다.
△[포토]감전 사고로 잃은 두 팔…축구화·카메라 위에 시간이 쌓였다(디지털)
두 팔을 잃기 전 정원씨는 운동을 좋아하고 휴대용 게임기를 즐겨하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청년이었습니다.
그러나 산재는 평범했던 삶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았습니다. 마지막 관문을 깨기 위해 열심히 아이템과 능력치를 키워온 게임 속 캐릭터는 주인을 잃었습니다. 신발장 안 수북한 아이들의 신발 사이에는 정원씨의 연두색 축구화도 숨겨져 있었습니다. 동료들과 종종 축구를 즐겨 했지만 사고 이후 축구화를 신지 않았다고 합니다. 사랑하는 가족들의 모습을 담던 카메라에는 어깨 끈이 돌돌 말려 있었고, 먼지가 내려 앉아 있었습니다.
△살아남은 김용균, 187명의 이야기 Ep2: 감전으로 두 팔을 잃은 하정원(인터렉티브)
정원씨의 이야기도 인터렉티브로도 만들어졌습니다. △하정원씨는 어떻게 다쳤는지 △현재 상태는 어떤지 △가족들도 힘든 상황인지 △회사는 책임지지 않았는지 △감전으로 산재를 당하는 사람은 얼마나 되는지 △하정원씨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 등의 내용을 Q&A 방식으로 구성해 독자들에게 정원씨가 견뎌야 했던 삶의 무게를 진솔하게 전달했습니다.
3. 7월 18일
△③안전장치 풀린 2톤 쇳덩이 덮쳐 척추 절단된 33살 ‘휠체어의 삶’(1, 9면)
소규모 다리 공사현장에서 2t짜리 스크루에 맞아 하반신 마비가 된 김준혁(가명)씨는 산재 관련 기관을 통해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간에는 인터뷰 요청이 와도 응하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한번 해 보겠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합니다. 예상치 못한 사고로 죽음의 문턱까지 갔던 아픈 기억을 끄집어내기 어려웠을 텐데 용기를 내줘 고마웠습니다. 준혁씨는 청년들이 건설 현장에서 얼마나 살아남기 힘든지를 힘줘 얘기했습니다.
준혁씨는 소규모 건설 현장일수록 안전 문제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그도 전체 공사비 10억원 남짓한 소규모 현장에서 사고가 났습니다. 같이 일을 하던 친구가 안전장치가 풀려있는 항타기 크레인을 조작했던 것인데, 운전하기 전 한 번만 확인했어도 일어나지 않을 사고였습니다. 그렇지만 준혁씨는 오로지 친구의 탓이라고 생각하진 않았습니다. 비가 와 땅이 질퍽거리는 데도 공사를 빨리 마무리 짓기 위해 채근한 회사, 더 나아가 ‘빨리빨리’가 안전보다 중요한 건설 현장의 고질적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현장에서 일하는 청년들은, 자신도 모르는 새에 큰 위험에 노출돼있는데도 제대로 확인하기 힘든 상황에 놓여있는 것입니다.
산재를 당한 청년과 그 가족들에게 제대로 된 안내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도 문제였습니다. <한겨레>는 청년 산재를 옆에서 지켜보는 가족들의 고통까지 들여다보기 위해 준혁씨의 누나를 만나 별도의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남매는 부모님과 떨어져 살았기 때문에, 누나는 일을 그만두면서 동생의 간병에 매진했습니다. 산재인 줄 모르고 병원비를 걱정하고 있다가 의사가 알려줘 뒤늦게 신청했고, 경찰에 신고도 제때 못해 사고 현장검증이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누나는 악착같이 동생을 지키기 위해 각종 서류를 떼러 뛰어다녔고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땄습니다. “준혁이는 이런 것까지 모를 거예요.”라고 웃으며 말하는 누나에게선 산재 가족들의 또 다른 아픔이 느껴졌습니다.
△건설업이 산재사망 최다…“영세할수록 더 잦아”(9면)
건설업은 산재 사망 사고가 가장 많이 일어나는 업종입니다. 특히 건설현장에서 사고로 사망한 이들 중 70%가량이 공사금액 50억원 미만의 사업장에서 산고를 당했습니다. 큰 공사현장에서는 산재를 막기 위한 여러 조처가 시행되지만 영세 건설업체가 주로 참여하는 중소규모 사업장은 감시의 사각지대에 있기 때문입니다.
△살아남은 김용균, 187명의 이야기, Ep3: 2톤 스크루에 맞아 하반신 마비된 김준혁(인터렉티브)
준혁씨의 이야기는 인터렉티브로 만들어져 △어떻게 다쳤는지 △현재 상태는 어떤지 △간병은 누가 하고 있는지 △일하던 공사 현장에는 안전 조처가 없었는지 △부딪힘으로 산재를 당하는 사람은 얼마나 되는지 등을 Q&A로 다뤘습니다.
4. 7월 20일
△④견인차 몰다 전봇대 충돌, 도로 누비던 20대 인생에 브레이크(10면)
견인차를 몰다가 교통사고로 전신마비가 된 정민수(가명)씨는 올해로 10년째 산재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요양이 아직 종결되지 않았기 때문에 장해등급이 결정된 187명에 포함되진 않았지만, 이처럼 산재 병원에 꾸준히 다니며 계속 치료를 받는 중장해인도 많습니다. 민수씨는 병원에 가지 않으면 종일 가로 4m6㎝, 세로 3m80㎝의 거실 겸 침실에 머뭅니다. 멋쩍게 ‘앞으로 무엇을 하고 싶은지’를 물었는데, 민수씨는 “99.9% 계속 이렇게 살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청년 산재를 취재하면서 오래 기억에 남았던 말입니다. 한순간의 사고로, 그 전의 인생과는 너무도 다른 인생을 오랜 기간 살아가야 한다는 것. 청년이라는 단어에 종종 붙는 ‘미래’, ‘꿈’ 같은 단어는 먼 얘기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청년 산재의 경우 장해연금이 다른 세대에 비해 적다는 특징이 있는데 민수씨도 이에 해당합니다. 민수씨는 사고를 당한 사업장에서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었기 때문에 통상보다 적은 월급을 받고 있었습니다. 국가가 산재를 당한 청년들에게 지급하는 각종 비용은 이를 기준으로 책정되기 때문에 매월 빠듯하게 살아가고 있다고 합니다. 추가로 돈을 벌 수 있는 노동력이 상실된 상태에선, 제한된 비용 안에서 제한된 삶을 살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민수씨는 “오토바이를 타면 산재 인정도 못 받는 친구들도 많다”고 했습니다. 그들에게 오히려 미안하다고요. 이처럼 민수씨의 사례를 통해선 산재의 사각지대나 불합리한 부분을 보여주고자 노력했습니다.
△[포토]견인차 사고로 몸이 멈췄다…정민수씨 이야기(디지털)
전신마비 상태인 민수씨는 침대에 한 번 올라가면 다시 내려오기가 힘듭니다. 그래서 사진 취재는 민수씨가 병원에 다녀와 휠체어에 앉아 있는 상태에서 진행했습니다. 민수씨는 사고를 당한 뒤 원래 살던 집에서 나와 통원 치료가 수월한 곳으로 이사를 했기 때문에 자신의 물건이 많지 않았습니다. 거실 겸 침실은 전용 침대, 휠체어, 약봉투 등 민수씨가 사고를 당한 이후에야 필요해진 최소한의 물건들로만 채워져 있었습니다. 텅 빈 느낌의 공간이 민수씨 삶을 잘 보여주는 듯해 360도 카메라로 공간 전체를 찍었습니다. 기사에는 민수씨가 머무는 공간을 마우스로 드래그하며 살펴볼 수 있는 인터렉티브 영상도 첨부했습니다.
△살아남은 김용균, 187명의 이야기, Ep4: 견인차 몰다 전신이 마비된 정민수(인터렉티브)
민수씨의 이야기는 인터렉티브 페이지에 Q&A 형식으로도 정리돼 올라와 있습니다. △어떻게 다쳤는지 △현재 상태는 어떤지 △간병은 누가 하고 있는지 △20·30 중재해자 중에 교통사고로 인한 산재 비율이 높은지 △사업장 외 교통사고로 산재를 당하는 사람은 얼마나 되는지 등이 담겼습니다.
△살아남은 고통, 귀기울여야 할 이유(1, 10면)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으로부터 기고문을 받았습니다. 김 이사장은 기획 의도와 함께 기사 원고를 받아보시고선 흔쾌히 기고문을 써주겠다고 알려왔습니다. 김 이사장은 기고문에서 “산재 탓에 상처 입은 몸과 마음으로 살아내야 하는 현실이 얼마나 가혹한지 기사를 보고서야 짐작할 수 있었다”며 “아파하는 것에만 머물지 않고, 이렇게 문제를 드러내준 청년 산재 피해자들에게 감사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정부와 여당이 중대재해기업처벌법 개정하려는 움직임을 놓고선 “기업인은 살인을 방조하더라도 감옥에 가서는 안 되는 존재인 것일까.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바꾸자고 나서기 전에 용균이의 비극을, 살아남은 용균이들의 고통을 한번이라도 떠올려주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치료 끝나도 평생 돌봐야 하는데,,,정부 무관심에 ‘막막’(11면)
4회에는 살아남은 김용균들의 곁을 지키는 가족들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모든 통계가가 사망자 중심인 탓에 이들은 재난을 겪어도 정부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재해자 본인은 이전과 달라진 자신의 몸으로 인해 극심한 스트레스와 우울증을 앓고 있었습니다. 이를 지켜보고 돌보아야 하는 가족들의 스트레스도 우리 사회가 돌보아야할 대상임을 지적했습니다.
<한겨레>는 산재 피해자들과 가족들을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자연재난과 사회재난으로 한정된 재난안전법상 재난의 개념에 산재도 포함시켜 위기에 처한 가족이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박승호 가톨릭대 교수(사회복지학)의 설명을 기사에 담았습니다.
5. 인터렉티브 디지털 페이지(https://bit.ly/3AIbWzo)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살아남은 김용균들의 이름은 모두 가명으로 처리했습니다. 상당수가 ‘일도 하지 않으면서 장해연금을 받고 살아간다’는 주변의 시선이 두려워 본인의 이야기를 드러내기 부담스러워 했습니다. 하정원씨 사례의 경우 1심 판결문이 나왔고 회사쪽의 답변을 충분히 들었기에 회사명을 공개했습니다. 다른 사례자들이 재직했던 회사명을 공개하고 싶은 욕심이 있었지만, 취재원들의 의견을 존중해 모두 익명처리 하였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타 매체의 선행보도는 없었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미디어오늘은 7월 11일자 <한겨레> 1면과 기획기사들을 본 뒤 취재 기자, 사진 기자, 디지털기술 인력팀에게 인터뷰를 요청해왔고 이를 7월20일자 8면 머리기사로 실었습니다.
언론 및 노동 전문가의 긍정적인 반응도 이어졌습니다. <한겨레> 저널리즘 책무위원인 정은령 서울대 언론정보연구소 SNU팩트체크센터장은 “<살아남은 김용균들> 기사는 청년 산재라는 그간 다뤄지지 않았던 영역에 착안한 점, 187명을 전수조사해 개별 사례로부터 구조적인 문제를 이끌어낸 점, 산재 입은 사람들의 삶을 건조하고 담담하게 묘사하여 오히려 독자로 하여금 이입하게 하는 내러티브 등이 돋보이는 기획이었다”고 평가했습니다. 권동희 노무사는 별도로 취재 기자에게 메시지를 보내 “하나하나의 사례가 가족들에게는 삶의 전부가 무너진 고통이었을 것이다. 산재 환자 가족들의 고통과 장해등급개정은 제가 알리고 싶은 내용이기도 했다”고 말했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언론윤리강령 기준을 준수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보도 당사자의 반론이나 반론 신청, 언론중재위원회 피신청사항은 없습니다.
취재후기
(383회) 살아남은 김용균들 / 한겨레신문
살아남은 김용균들
한겨레신문 장필수 기자
한해에 산업재해로 2000명이 넘는 노동자가 사망해서일까요. 우리나라, 언론은 노동자가 죽어야만 관심을 갖기 시작합니다. 사람이 죽어야, 자식을 잃은 부모가 울분에 차 거리로 나서야 고용노동부와 경찰이 조사에 나섭니다. 이때 드러나는 사업장 내 여러 부조리와 열악한 노동 환경은 언론의 반짝 주목을 받고 다시 수면 아래로 가라앉습니다. 그리고 또 노동자가 죽고 상황은 반복됩니다.
2018년 12월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숨졌던 스물네살의 김용균씨가 일터에서 겪는 어려움을 말할 기회가 있었다면 어땠을까요. 한겨레는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 온 노동자들, 그중에서도 김용균씨처럼 어린 나이에 회사의 부주의로 무리하게 일하다 치명적인 산재를 입은 청년들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중장해인(장해등급 1~3급)과 관련한 방대한 자료를 입수해 이중 ‘살아남은 김용균들’인 20~30대를 추려냈습니다. 올해 4월 기준 187명인 이들의 상해 유형, 재해 발생 경위 등을 전수 분석했습니다. 그리고 일산화탄소에 중독돼 뇌손상을 입은, 전봇대를 오르다 감전돼 양팔을 잃은, 공사장에서 떨어진 자재에 맞아 하반신을 쓸 수 없는, 교통사고로 목뼈가 부러져 온몸이 마비된 ‘살아남은 김용균들’을 직접 만났습니다.
보도를 준비하며 산재 관련 기관과 시민단체로부터 많은 도움과 진심어린 지지를 받았습니다. 수십년간 노동과 인권 문제에 천착해온 한겨레 구성원들 덕분입니다. 특히 기획 방향을 명확하게 짚어주신 정환봉 팀장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또 기획 준비 단계에서부터 조언을 아끼지 않은 임인택 전 팀장과 김완 선배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회차 심사평
제383회 전체 총평
383회 이달의 기자상에 6편이 선정됐다. 이례적으로 심사위원 사이에 갑론을박이 오갔다. 아깝게 수상의 영예를 놓친 작품이 많았고, 보도 내용 또한 훌륭했기 때문이다. 반대로 수상작 6편은 심사위원 사이에 이견이 없을 정도로 빼어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취재보도 1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된 MBC의 <1호기 속 수상한 민간인…윤 대통령 사적 수행·사적 채용 논란> 보도는 심사위원 사이에 이견이 없는 수작이었다. 우선 새 정부 출범 이후에도 말로만 떠돌던 사적 수행 논란을 처음 구체적 물증을 통해 확인했다는 데 의미가 컸다. 단순히 ‘얻어걸린’ 기사가 아니라, 실체적 진실에 접근하기 위해 취재원을 끊임없이 설득하고, 사실 여부를 하나하나 확인해 나가는 집요함, 과정에서의 사내 취재 정보 공유와 협력, 기사 출고의 신속함 등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한국일보의 <수상한 불법 외환거래> 보도는 경제보도 부문에서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접근하기 힘든 취재 영역을 꽤 오랫동안 추적하면서 특종을 만들어낸 노고가 우선 심사위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첫 보도로 인해 금감원이 이례적으로 브리핑을 실시하고, 연이은 언론의 인용·추격 보도로 은행 외환 영업의 구조적 문제점이 드러났고, 나아가 국회와 금융당국의 제도개선 논의까지 이뤄지는 등 사회적 반향이 큰 점도 가산점을 받기에 충분했다.
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에서 수상의 영예를 안은 한겨레신문의 <살아있는 김용균들> 보도는 여러 면에서 울림이 큰 기사였다. 우선 산재 사고를 다룰 때, 사망자가 나와야 ‘이야기가 되는’ 기사로 취급하는 언론 관행에 적지 않은 경종을 울렸다. ‘사망자 아니면 부상자’라는 이분법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살아남았지만 여전히 죽음과 맞먹는 고통을 받는 사람들의 산재 기록과 삶을 진정성 있게 추적했다. 이 과정에서 굳이 목소리 높이지 않더라도, 우리 사회의 문제점과 나아갈 방향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한정된 신문 지면에 갇히지 않으리라 마음먹고, 온라인을 겨냥해 충분하고도 다양한 기사를 생산해낸 의도도 좋았다.
기획보도 방송 부문 수상작 CBS <몰락한 재벌 회장의 재기 자금 추적기> 보도에도 박수를 보낸다. 재벌은 당연히 그럴 것이라는 섣부른 예단을 팩트로 확인하기 위해, 회생계획안 입수에서부터 주거지 이전 확인까지 꼼꼼하면서도 집요한 취재를 했다. 고의 재산 은닉으로 회생 절차를 밟았다면 처벌이 가능하다는 유권해석 기사로 보도의 완성도를 높였다. 타사가 많은 인용·추적 보도를 하지 않더라도 이달의 기자상을 차지하기에 넉넉하다는 데 심사위원 모두가 흔쾌히 동의했다.
광주, 춘천, 경남, 전주 MBC 등이 힘을 모은 <선거비 미반환 정치인 추적> 보도는 지역 취재 보도 부문에서 수상했다. 정보공개 청구와 데이터 분석을 통해 정치인 125명이 선거비용 230억 원을 내지 않은 사실을 처음 확인했고, 이들 가운데 적지 않은 사람이 지방선거에 출마한다는 사실도 심층적으로 다뤘다. 왜 이런 일이 반복되는지 구조적 문제점도 충실히 다뤄 기사의 완성도를 높였다. 내용도 신선했고, 완결성도 높은 ‘깔끔한 기사’라는 데 심사위원 모두가 동의했다.
지역 경제보도 부문에서는 경기일보 <청년농부 잔혹사> 보도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귀농 귀촌을 다룬 보도는 많았지만, 청년 농부라는 주제를 한정하고, 이들이 왜 농촌을 포기하고 다시 도시로 돌아가는지를 구체적 사례와 문제점, 대책 등 15편의 연속 기사를 통해 솜씨 좋게 풀어냈다. 경기도 사례가 중심이 되긴 했지만, 전국 농촌의 문제점이 잘 투영됐다는 점에서도 높은 공감을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