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O ),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O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있는 돈 없는 돈 다 끌어 모아서 20년 만에 처음 장만한 집이거든요. 근데 이 집이 애초에 부정 청약으로 당첨된 물건이라고 계약을 취소한다고 하니 눈앞이 깜깜해지더라고요. 어떻게 이럴 수가 있나요. 불법은 최초 당첨자가 저지르고 피해는 왜 저희가 받아야 하나요. 평생 열심히 일해서 내 집 마련한 게 어떻게 죄가 되나요.”
부산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면서 서민의 주거 안정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던 2020년 11월 부산 해운대구 마린자이 아파트에서 만난 제보자는 울먹이며 이렇게 말했다. 어렵게 마련한 주택이 최초 부정 청약으로 당첨된 집이었다는 사실을 이들은 알 수 없었다. 더욱이 그렇다 한들 그 피해를 온전히 자신들이 입어야 한다는 것에 더욱 기막혀 했다. 최초 당첨자가 부정한 방법으로 청약에 당첨됐으니 주택법에 따라 현재 살고 있는 거주자들의 계약이 취소된다는 내용의 우편물은 이들에게 파산 선고나 다름없었다. 이 제보자는 자신뿐 아니라 다른 세대들 역시 같은 내용으로 고통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보가 사실이라면 사건 당사자들로서는 억울할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부정은 최초 당첨자들이 저질렀지만 피해는 이를 모르고 산 매입자들이 온전히 책임져야 하는 점도 선뜻 이해되지 않았다. 현실 제도가 그러하다면 이를 바로잡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팩트 확인이 필요했다. 국제신문 취재진은 시행사가 주택공급을 취소 절차에 돌입했다면 우선 수사기관으로부터 관련 범죄사실을 전달 받았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부산경찰청을 통해 실제로 원분양자들이 부정한 방법으로 청약에 당첨돼 입건된 사실을 확인했다. 취재 결과 위장 결혼을 하거나 임신 진단서를 위조하는 등의 방법이 동원된 것을 알아냈다. 이들 모두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된 상태였기에 앞서 제보 받은 사실에 더욱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제보자의 말대로 억울하게 당장 본인의 주거지에서 쫓겨나게 될 수 있었기에 본격적으로 취재에 들어가 구조적인 문제 등을 짚어보려 노력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시행사 측이 법무법인을 통해 마린자이 선의의 피해자들에게 우편으로 공급계약 취소 통보를 한 것은 2020년 9월 10일이었다. 국제신문 취재진은 그 이후 억울함을 호소하는 제보를 받았고 경찰 확인을 거쳐 지난해 12월 15일 6면 보도를 통해 부정한 방법으로 당첨된 원분양자들의 입건 소식을 세상에 알렸다.
취재는 우선 제보자를 포함한 이른바 ‘선의의 피해자’들이 진짜 선의의 피해자가 맞는지 확인하는 것부터 필요했다. 2020년 12월 25일 미리 약속을 잡고 해당 아파트를 찾아가 피해를 주장하는 이들을 모두 같은 공간에서 만났다. 자신들이 미리 준비해 온 등기부등본과 최초 계약서, 영수증 등을 일일이 다 확인했다. 그리고 이들이 어떻게 주택을 매입했으며, 갑작스러운 공급계약 취소로 큰 어려움에 처한 사연은 없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취재했다. 이 중에는 신혼집으로 어렵게 집을 마련해 살다 계약 취소 통보에 충격을 받아 아이를 유산한 신혼부부도 있었다. 자료와 진술을 토대로 이들이 현 제도의 맹점으로 인해 뜻하지 않게 피해를 보게 생긴 선의의 피해자라는 사실에 한발 더 다가섰다.
국제신문 보도 이후 시행사는 첫 공식입장을 내놨다. 제3자의 사익 보호보다 주택공급 거래 질서의 유지를 통한 국민 주거생활 안정을 도모하고자 하는 공익을 우선시 한다는 판례를 근거로 계약 취소를 번복하지 않을 것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취재진은 국토부가 관할구청인 해운대구에 ‘이들이 선의의 피해자임을 확인하고 현재 입주를 완료한 상황임을 감안하여 계약 취소 강행으로 인한 과도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적극 조치’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낸 것과, 이에 해운대구가 피해자들의 소명자료를 제출 받아 분석한 것을 토대로 시행사에 ‘주택공급계약 취소를 중단할 것을 강력 요청’하는 공문을 보낸 것을 확인했다.
그럼에도 시행사 측이 공급계약 취소를 강행하려는 이유에 주목했다. 처음 아파트가 분양된 2016년과 4년이 지난 당시의 부동산 상황은 하늘과 땅 차이였다. 당시 분양가는 5~6억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11~12억 원으로 배 이상 뛰어오른 상황이었다. 시행사가 부정 청약 대상으로 확인한 41세대에 대해 현재 시세로만 재분양을 하더라도 수백억 원의 추가 이익을 챙길 수 있다는 점을 후속 보도했다. 그리고 현재 주택법상 계약이 취소된 공급분에 대한 재분양가를 정하는 기준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이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는 점도 함께 알렸다.
이번 사태의 핵심은 기술한 대로 부실한 제도가 애꿎은 피해자를 낳는다는 점이었다. 국토부와 시행사가 부정 청약 당첨분에 대해 계약을 취소할 수 있지만 정작 선의의 피해자들을 보호할 법적 근거는 전혀 없어 또 다른 피해자들이 계속 양산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제도의 문제점과 대책 마련 필요성을 집중 보도했다. 현실적으로 일반 매수자들은 자신들의 산 주택이 최초 분양 당시 부정한 방법으로 당첨된 물건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정부는 2018년 9월 발표한 부동산 대책을 통해 이 같은 선의의 피해를 막고자 매수자가 해당 분양권의 부정 당첨 및 의심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공시 제도를 마련하겠다고 했지만 지켜지지 않았다. 공권력의 빈틈 속에 어렵게 내 집 마련에 성공한 이들의 주거 안정은 언제든 쉽게 불안해질 수 있는 셈이었다. 제보자 아파트 외 다른 지역에서도 같은 문제를 겪고 있는 이들의 목소리도 담아냈다. 현재 전국에서 비근하게 이 같은 일이 일어나고 있음을 확인했다. 주택법 개정이 필요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허술한 법 제도로 인해 선량한 주택 매수자들이 아파트 부정 청약 당첨의 피해를 온전히 떠안아야 한다는 국제신문의 연속 보도는 비슷한 처지의 많은 시민은 물론 여러 언론과 정치권, 수사기관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단순히 제보자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는 것에 그치지 않고 현 상황이 벌어지게 된 이유, 즉 제도의 허점이 선의의 피해자들을 낳는다는 사실에 많은 이들이 공감했고 부산일보와 KNN, CBS부산을 비롯해 SBS와 KBS, MBC, 경향신문, 머니투데이, 매일경제, 뉴스1 등 10여 개가 넘는 언론에서 이른바 ‘마린자이 사태’에 대한 후속 보도를 이어갔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국제신문 보도 이후 선의의 피해자 보호를 위한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확산됐다. 해운대구는 시행사가 공급계약 취소를 통해 재분양에 나서더라도 지자체가 가진 인허가권을 적극 활용해 재분양을 불허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무엇보다 국회와 국토부는 국제신문이 지적한 문제점들에 공감해 관련 조례와 법 개정에 적극 나섰다. 이 같은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가장 필요한 내용이었다.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부정 청약 등의 사유로 계약 취소를 받더라도 계약 당시 부정청약으로 당첨된 사실을 알지 못한 것이 소명되면 계약을 취소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주택법 개정안을 발의했고 이 법안은 국회를 통과했다.
국토부 역시 부정청약 등 공급질서 교란행위로 시행사가 계약 취소 후 재분양할 경우 최초 분양가 수준으로 공급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개정안을 내놓았다. 시행사가 주택 공급 안정이라는 명목 하에 무리하게 계약을 취소함으로써 취소된 물량의 재분양을 통해 재차 이익을 얻으려는 목적을 차단할 수 있게 됐다.
법원도 원고인 시행사가 입주민들을 상대로 낸 소유권 이전 등기 말소 소송에서 지난달 관련 소를 모두 각하하며 선의의 피해자들 손을 들어줬다.
국제신문의 단독·연속 보도는 이번 마린자이 부정청약 사태가 발생하게 된 근본적인 원인을 되짚고 대안을 마련함으로써 기사 속 제보자와 같은 선의의 피해자들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우리 사회의 결정적 전환점이 됐다. 언론의 작고 꾸준한 관심이 법과 제도를 바꾼 나비효과를 낳았다. 보도가 없었더라면 현행 주택법의 문제점은 여전히 보완되지 못한 채 선의의 피해자들만 남아 외롭게 어려운 싸움을 이어가야 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이번 보도는 부산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고 또 문제와 피해를 계속 양산해내는 현행 주택법과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의 부족한 점을 세상에 알리고 이를 보완함으로써 제2, 제3의 선의의 피해자를 막는 계기가 됐다.
국제신문의 이번 ‘마린자이 부정청약 사태’ 보도는 지역에서 벌어진 부당한 일을 꾸준하고 촘촘히 보도해 언론의 역할에 충실했다는 내부 평가를 받았고 지난해 사내기자상을 수상했다. 편집국장과 부국장, 논설실장 등으로 구성된 사내기자상 심사위원들은 심사 당시 취재진이 제보 내용을 추적해 수사기관과 소송의 당사자들, 그리고 관할 구청과 국토부 등 유관기관의 전방위적 취재를 통해 제도의 허점을 지적하고 정치권 역시 법 개정에 나선 점을 높이 평가했다.
‘주택법 제65조(공급질서 교란 금지) 6항. 국토교통부장관 또는 사업주체는 제2항에도 불구하고 제1항을 위반한 공급질서 교란 행위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고 주택 또는 주택의 입주자로 선정된 지위를 취득한 매수인이 해당 공급질서 교란 행위와 관련이 없음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소명하는 경우에는 이미 체결된 주택의 공급계약을 취소하여서는 아니 된다. <신설 2021. 3. 9.>’
보도 이후 주택법에 새로 명시된 이 한 줄의 의미는 명확하고 지대하다. 부정한 방법으로 주택을 취득한 자의 교란 행위가 선의의 피해자를 낳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 간단하고 상식적인 부분이 그동안 제도의 허점으로 인해 보장받지 못했다. 뒤늦게나마 이를 바로잡을 수 있어 다행이었다.
보도 과정에서 건전한 여론 형성에 힘쓰고 개인의 사생활과 명예를 해치지 않는 점에 유의하는 등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준수했다.
7. 기타 고려사항
이번 보도와 관련해 언론중재위원회 제소를 비롯한 어떠한 민형사상 소송도 없었다.
회차 심사평
제383회 전체 총평
383회 이달의 기자상에 6편이 선정됐다. 이례적으로 심사위원 사이에 갑론을박이 오갔다. 아깝게 수상의 영예를 놓친 작품이 많았고, 보도 내용 또한 훌륭했기 때문이다. 반대로 수상작 6편은 심사위원 사이에 이견이 없을 정도로 빼어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취재보도 1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된 MBC의 <1호기 속 수상한 민간인…윤 대통령 사적 수행·사적 채용 논란> 보도는 심사위원 사이에 이견이 없는 수작이었다. 우선 새 정부 출범 이후에도 말로만 떠돌던 사적 수행 논란을 처음 구체적 물증을 통해 확인했다는 데 의미가 컸다. 단순히 ‘얻어걸린’ 기사가 아니라, 실체적 진실에 접근하기 위해 취재원을 끊임없이 설득하고, 사실 여부를 하나하나 확인해 나가는 집요함, 과정에서의 사내 취재 정보 공유와 협력, 기사 출고의 신속함 등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한국일보의 <수상한 불법 외환거래> 보도는 경제보도 부문에서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접근하기 힘든 취재 영역을 꽤 오랫동안 추적하면서 특종을 만들어낸 노고가 우선 심사위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첫 보도로 인해 금감원이 이례적으로 브리핑을 실시하고, 연이은 언론의 인용·추격 보도로 은행 외환 영업의 구조적 문제점이 드러났고, 나아가 국회와 금융당국의 제도개선 논의까지 이뤄지는 등 사회적 반향이 큰 점도 가산점을 받기에 충분했다.
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에서 수상의 영예를 안은 한겨레신문의 <살아있는 김용균들> 보도는 여러 면에서 울림이 큰 기사였다. 우선 산재 사고를 다룰 때, 사망자가 나와야 ‘이야기가 되는’ 기사로 취급하는 언론 관행에 적지 않은 경종을 울렸다. ‘사망자 아니면 부상자’라는 이분법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살아남았지만 여전히 죽음과 맞먹는 고통을 받는 사람들의 산재 기록과 삶을 진정성 있게 추적했다. 이 과정에서 굳이 목소리 높이지 않더라도, 우리 사회의 문제점과 나아갈 방향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한정된 신문 지면에 갇히지 않으리라 마음먹고, 온라인을 겨냥해 충분하고도 다양한 기사를 생산해낸 의도도 좋았다.
기획보도 방송 부문 수상작 CBS <몰락한 재벌 회장의 재기 자금 추적기> 보도에도 박수를 보낸다. 재벌은 당연히 그럴 것이라는 섣부른 예단을 팩트로 확인하기 위해, 회생계획안 입수에서부터 주거지 이전 확인까지 꼼꼼하면서도 집요한 취재를 했다. 고의 재산 은닉으로 회생 절차를 밟았다면 처벌이 가능하다는 유권해석 기사로 보도의 완성도를 높였다. 타사가 많은 인용·추적 보도를 하지 않더라도 이달의 기자상을 차지하기에 넉넉하다는 데 심사위원 모두가 흔쾌히 동의했다.
광주, 춘천, 경남, 전주 MBC 등이 힘을 모은 <선거비 미반환 정치인 추적> 보도는 지역 취재 보도 부문에서 수상했다. 정보공개 청구와 데이터 분석을 통해 정치인 125명이 선거비용 230억 원을 내지 않은 사실을 처음 확인했고, 이들 가운데 적지 않은 사람이 지방선거에 출마한다는 사실도 심층적으로 다뤘다. 왜 이런 일이 반복되는지 구조적 문제점도 충실히 다뤄 기사의 완성도를 높였다. 내용도 신선했고, 완결성도 높은 ‘깔끔한 기사’라는 데 심사위원 모두가 동의했다.
지역 경제보도 부문에서는 경기일보 <청년농부 잔혹사> 보도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귀농 귀촌을 다룬 보도는 많았지만, 청년 농부라는 주제를 한정하고, 이들이 왜 농촌을 포기하고 다시 도시로 돌아가는지를 구체적 사례와 문제점, 대책 등 15편의 연속 기사를 통해 솜씨 좋게 풀어냈다. 경기도 사례가 중심이 되긴 했지만, 전국 농촌의 문제점이 잘 투영됐다는 점에서도 높은 공감을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