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0 ),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취재는 우연치 않은 사건에서부터 시작됐다. 평소처럼 여수경찰서를 상대로 사건 루틴 체크를 하던 중 ‘화살총 파출소 습격사건’을 접한 것이었다. 사건이 일어난 다음날인 7월 1일이었다.
처음에는 경찰의 부실 대응 사실 자체를 모르고 그저 복면을 쓴 남성이 파출소에 들어가 화살총을 들고 쏜 사실만 확인했다. 경찰도 단순히 화살총 습격사건에 대해서만 말할 뿐 다른 언급은 전혀 하질 않았다.
좀 희한했지만 특별한 내용은 없는 것 같아 3단짜리 스트레이트 기사라고 생각을 했다. 그런데 범인이 언제 잡혔냐고 물어보니, 다음날 잡았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 순간 “이거 뭔가 있구나”라는 촉이 왔다. 파출소를 습격한 범인을 경찰이 눈앞에서 놓쳤다? 말이 되지 않았다. 전화를 끊고 곧바로 경찰서를 찾아갔다.
일단 사건 개요를 정확히 파악했다. 평소 친하게 지내는 형사 선.후배를 불러 물어봤지만 모른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하지만 몇 명이 우물쭈물 하는 모습에서 “진짜 뭔가 있구나”라는 판단이 들었다.
형사들을 한 명씩 불러 탐문을 하기 시작했다. “진짜 그 사건 희한하네요”, “더운데 범인 잡느라 엄청 힘들었죠”, “사람 안 다친 게 다행이네요” 최대한 아는 척, 말을 이어가자 드디어 상대방 말문이 열리기 시작했다. “아이고, 그 날 진짜 고생했지. 전 경찰이 동원돼 잡느라..” 그 말을 듣자 머리가 띵했다. 다시 아는 척, 툭 던졌다. “파출소 직원들은 왜 그랬을까요?” 상대방이 덥석 물었다. “그러게. 7명이나 있었으면서 제대로 잡지도 못하고 왜 그랬는지 모르겠네”, 파출소 경찰이 7명이 있었는데 범인을 잡지 못한 부실 대응이 처음 확인되는 순간이었다.
이어 다른 형사들을 불러 같은 방식으로 정보를 하나씩 수집하고 사건 퍼즐을 맞춰나갔다. 마침내 복면을 쓴 남성이 파출소를 습격해 화살총을 쏘고 달아났는데도 파출소에 있던 경찰 7명이 범인 추격은커녕 숨고 피하면서 부실하게 대응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제 관건은 당시 파출소 경찰관들과 범인의 행동을 어떻게 직접 확인하느냐는 점이었다. 당시 상황이 담긴 파출소 내부 CCTV는 보여주지 않을 것이 뻔했다. CCTV를 직접 본 사람이 필요했다.
일단 파출소 습격 사건 자체만 다룬 스트레이트 기사는 내지 않기로 했다. 이를 기사화하면 사건 자체를 모르는 다른 기자들 역시 이상히 여겨, 내막을 파고들 것이라고 생각했다.
마음이 급했다. 다른 기자들에게 알려지는 건 시간 문제였기 때문이었다. 다음날인 토요일, 그 다음날인 일요일에도 취재를 멈추지 않았다.
CCTV를 봤을 것이라고 추정되는 사람들을 계속 만났다. “못 봤다”, “잘 모른다” 등등 이틀 동안 줄잡아 30명 넘게 만났지만 성과가 없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분명히 누군가 한 명은 이야기 해주겠지 생각하며 끈질기게 사람들과 접촉했다.
실타래가 풀리지 않는 답답한 만남을 이어가다가 일요일 저녁 늦게 드디어 CCTV를 직접 본 1명이 입을 열었다. 기자 역시 긴장했지만 최대한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며 이야기를 이끌어냈다.
설득하는 작업이 쉽지 않았다. 하지만 취재원 보호를 약속하며 어렵사리 당시 상황을 구체적으로 들을 수 있었다. 믿기지가 않았다. 파출소 경찰관 7명이 숨고 피하고 범인이 도망간 지 10분이 넘도록 파출소 밖으로 아예 나오지도 않았던 것이었다. 이 가운데 한 명은 휴대전화로 112에 직접 사건 신고까지 했다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다. 그 사이 범인은 12시간 동안 화살총을 들며 도심을 버젓이 활보했단 내용도 함께였다. 그렇게 기본 취재를 모두 마쳤다.
금·토·일 사흘 동안의 집중 취재를 마치고 다음날인 월요일 회사에 출근해 동료 기자와 사건 내용에 대해 공유하고 취재 방향을 잡았다.
지체하지 않고 오전에 바로 여수경찰서와 봉산파출소를 찾아가 본격적인 취재를 시작했다.
예상대로 경찰은 CCTV 공개를 거부했다. CCTV를 본 취재원의 말을 토대로 실제 파출소 경찰들이 습격을 받은 뒤 어떤 행동을 했는지 거듭 확인이 필요했다.
우선 범인 현장을 봤을지도 모를 목격자를 찾는데 주력했다. 하지만 새벽 시간에 벌어진 일이라 주변 목격자들을 찾기도 어려웠다.
다음으로 파출소 주변 상가들을 일일이 돌며 일일이 CCTV가 있는지 살펴봤다. 대다수의 상인들은 협조가 되지 않았다. 바로 지근거리에 있는 파출소와의 관계를 의식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취재진의 설득에 한 상가에서 CCTV를 공개해줬다. 파출소 현관부터 상가 앞까지 비추는 영상이었다. 영상을 범행 당시 시간으로 돌려보자 범인이 파출소로 들어가는 장면, 그리고 조금 뒤 도주하는 장면이 나왔다. 하지만 뒤를 쫓는 경찰은 없었다. 시간을 계산해보니 범인 도주 이후 20분 넘게 파출소 앞에서는 아무런 움직임이 없었다. 경찰의 부실한 대응이 사실로 확인되는 순간이었다. 파출소를 직접 찾아가 사실관계를 확인했다. 처음에는 관련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지만 그동안의 취재내용을 바탕으로 구체적 내용을 추궁하니 모두 인정했다.
범행에 쓰인 화살총이 궁금했다. 어떤 모습인지, 어떤 위력을 갖고 있는지 전혀 파악이 되질 않았다. 여수경찰서를 찾았다. 무작정 화살총을 보여 달라고 요구했지만 역시 어렵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포기하지 않았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꼬치꼬치 캐묻는 과정에 모델명을 알아냈다. 유튜브에 관련 영상이 있었다. 그래도 범행에 쓰인 실제 그 화살총이 필요했다. 간부 경찰관 방을 나가지 않고 입씨름을 계속했다. 사진만 보여주면 간다고 했다. 결국 지친 경찰이 화살총 사진을 보여줬다. 한 발 더 나아갔다. 또 한 번의 입씨름 끝에 사진도 전송받았다. 취재가 완벽하게 끝나는 순간이었다.
일단 단독보도를 2개로 나눠 하루에 몰아가기로 했다. 첫 번째는 ‘화살총 파출소 습격..숨고 피하기 급급‘, 두 번째는 ’화살총 들고 도심 12시간 활보’ 이렇게 둘로 나눴다. 사실 하루 단위로 보도를 나눠 연속 시리즈로 낼까 생각했는데, 그럴 경우 좁은 지역사회에서 외부 압력이 너무나 많이 들어올 것이 뻔했기 때문에 일단 보도 당일에 모든 걸 쏟아 붓기로 했다.
곧바로 기사 제작이 이뤄졌고 당일 KBC 8시뉴스와 다음날 SBS모닝와이드를 통해 관련 내용이 단독으로 보도됐다. 파장은 컸다. 중앙사, 지방사 할 것 없이 대부분의 언론에서 관련 사실이 보도되기 시작했다. 특히 행정안전부의 경찰국 신설을 코앞에 두고 있던 시기여서 더욱 더 주목을 받았다.
경찰은 즉시 부실 대응을 인정했다. 하지만 한 번 뉴스로 끝낼 사안은 아니었다. 후속 취재가 진행됐다. 사건을 처음 접했을 때부터 석연치 않았던 부분. 왜 당시 경찰관 7명이 파출소에 한꺼번에 모여 있었느냐 하는 점이었다. 3개 팀이 2인 1조를 이뤄 2개팀은 순찰을 나가고 1개팀은 내근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는데 이상했다.
보도가 나가고 전국적인 이슈가 되면서 경찰 내부에 함구령이 내려졌다. 관련 정보를 얻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그동안 신뢰를 갖고 맺어 온 취재원들의 도움을 받아 근무일지 내용을 어렵사리 입수했다.
근무일지엔 2인 1조, 1개팀은 내근을, 2개팀은 순찰을 나간 것으로 기록돼 있었다. 화살총 습격이 일어나 여수경찰서 전체에 비상이 걸렸었는데도 당시 아무일 없이 정상 근무를 한 것처럼 조작돼 있던 것이었다. 후속보도가 나가자 경찰은 순찰 일지대로 근무를 하지 않은 건 인정하면서도 조작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근무태만이었다는 것이었다.
경찰은 이어 경찰관 7명의 근무태만에 대한 감찰에 착수했다. 경찰관들이 파출소에서 어떤 일을 했고 얼마나 머물렀는지 등을 확인하고 있다.
KBC는 경찰의 부실 대응을 넘어 이후 대책을 제대로 수립하고 있는지에 주목했다. 특히 경찰이 문제점을 인지하고 토론을 거쳐 현장대응 능력을 강화하는 과정을 집중 보도했다. 또 인천 흉기난동 부실 초동 대응 등 관련 사건이 끊이지 않는 이유와 경찰관들이 지닌 구조적인 한계에 대해서도 살펴보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도 보도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이번 취재 과정에서 단독으로 확보한 영상, 증언 등은 모두 직접 취재를 통해 확보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 KBC 2022.7.4. [단독]파출소 화살총 쏘자 경찰 7명 피하기 급급
[단독]살상무기 들고 도심 12시간 활보..초동대응 허술
-7.5 서울MBC 총기 들고 도주하는데..그대로 보내준 경찰
7.5 KBS 전남 여수 파출소에 화살총 쏘고 달아난 20대 검거
7.5 한겨레 자기 일터도 못지킨 경찰...파출소 습격에 7명은 몸만 숨겼다
7.5 중앙일보 ‘화살총 괴한’ 파출소 습격에..몸 숨기고, 112 신고한 경찰
7.6 조선일보 복면남 화살총 1발에...얼어버린 경찰 7명
7.7 조선일보 [사설]화살총 1발에 숨은 경찰 7명, 이러고도 경찰이라 할 수 있나 등
5. 사회에 끼친 영향
경찰은 KBC 보도 직후 범행 당시 해당 파출소 책임자였던 팀장을 곧바로 대기발령조치하고 전남경찰청 차원의 대대적 감찰에 착수했다. 경찰은 해당 파출소 뿐만 아니라 경찰서 업무 라인 전반에 대한 감사를 진행하겠다고 취재진에 밝혀왔다.
또한 전남경찰청이 주관해 전남 22개 전 경찰서와 200여개 전 파출소에 대한 현장 대응 강화 훈련에 돌입했다. 특히 전남경찰청장이 주재로 한 간부 직원들 토론회도 수시로 개최해 문제점을 파악하고 이를 개선하고 오래된 대응 매뉴얼도 새로 정비하기로 했다.
또 파출소 범죄 대응을 강화하기 위해 관련 시설 개선에 나섰고 방검복 등의 장비 배치도 확대했다.
특히 효율적인 순찰을 위해 나이와 연령을 고려해 근무조를 짜기로 하고 다음 인사에 이를 적극 반영하기로 했다. 경찰관들의 업무 마인드 향상을 위해 심리치료와 교육도 병행하기로 했다.
무엇보다 이번 위기를 기회로 삼고 신뢰받는 경찰로 거듭나기 위해 보여주기식 반짝 이벤트가 아닌 관련 교육과 훈련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기로 약속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화살총 습격’ 경찰 부실 대응 KBC 단독보도는 민생치안 최일선에서 강력범죄 초동대응을 담당하고 있는 파출소 경찰관들이 책임과 역할을 다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끈질긴 취재를 통해 밝혀냈고 이후 경찰의 관련 사실 은폐, 구조적 문제점, 대응책 마련들을 잇따라 보도하면서 자칫 묻힐 수 있었던 진실을 규명하고 파출소 문제점을 개선하는데 큰 기여를 했다고 자평한다.
7. 기타 고려사항
없음.
회차 심사평
제383회 전체 총평
383회 이달의 기자상에 6편이 선정됐다. 이례적으로 심사위원 사이에 갑론을박이 오갔다. 아깝게 수상의 영예를 놓친 작품이 많았고, 보도 내용 또한 훌륭했기 때문이다. 반대로 수상작 6편은 심사위원 사이에 이견이 없을 정도로 빼어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취재보도 1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된 MBC의 <1호기 속 수상한 민간인…윤 대통령 사적 수행·사적 채용 논란> 보도는 심사위원 사이에 이견이 없는 수작이었다. 우선 새 정부 출범 이후에도 말로만 떠돌던 사적 수행 논란을 처음 구체적 물증을 통해 확인했다는 데 의미가 컸다. 단순히 ‘얻어걸린’ 기사가 아니라, 실체적 진실에 접근하기 위해 취재원을 끊임없이 설득하고, 사실 여부를 하나하나 확인해 나가는 집요함, 과정에서의 사내 취재 정보 공유와 협력, 기사 출고의 신속함 등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한국일보의 <수상한 불법 외환거래> 보도는 경제보도 부문에서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접근하기 힘든 취재 영역을 꽤 오랫동안 추적하면서 특종을 만들어낸 노고가 우선 심사위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첫 보도로 인해 금감원이 이례적으로 브리핑을 실시하고, 연이은 언론의 인용·추격 보도로 은행 외환 영업의 구조적 문제점이 드러났고, 나아가 국회와 금융당국의 제도개선 논의까지 이뤄지는 등 사회적 반향이 큰 점도 가산점을 받기에 충분했다.
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에서 수상의 영예를 안은 한겨레신문의 <살아있는 김용균들> 보도는 여러 면에서 울림이 큰 기사였다. 우선 산재 사고를 다룰 때, 사망자가 나와야 ‘이야기가 되는’ 기사로 취급하는 언론 관행에 적지 않은 경종을 울렸다. ‘사망자 아니면 부상자’라는 이분법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살아남았지만 여전히 죽음과 맞먹는 고통을 받는 사람들의 산재 기록과 삶을 진정성 있게 추적했다. 이 과정에서 굳이 목소리 높이지 않더라도, 우리 사회의 문제점과 나아갈 방향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한정된 신문 지면에 갇히지 않으리라 마음먹고, 온라인을 겨냥해 충분하고도 다양한 기사를 생산해낸 의도도 좋았다.
기획보도 방송 부문 수상작 CBS <몰락한 재벌 회장의 재기 자금 추적기> 보도에도 박수를 보낸다. 재벌은 당연히 그럴 것이라는 섣부른 예단을 팩트로 확인하기 위해, 회생계획안 입수에서부터 주거지 이전 확인까지 꼼꼼하면서도 집요한 취재를 했다. 고의 재산 은닉으로 회생 절차를 밟았다면 처벌이 가능하다는 유권해석 기사로 보도의 완성도를 높였다. 타사가 많은 인용·추적 보도를 하지 않더라도 이달의 기자상을 차지하기에 넉넉하다는 데 심사위원 모두가 흔쾌히 동의했다.
광주, 춘천, 경남, 전주 MBC 등이 힘을 모은 <선거비 미반환 정치인 추적> 보도는 지역 취재 보도 부문에서 수상했다. 정보공개 청구와 데이터 분석을 통해 정치인 125명이 선거비용 230억 원을 내지 않은 사실을 처음 확인했고, 이들 가운데 적지 않은 사람이 지방선거에 출마한다는 사실도 심층적으로 다뤘다. 왜 이런 일이 반복되는지 구조적 문제점도 충실히 다뤄 기사의 완성도를 높였다. 내용도 신선했고, 완결성도 높은 ‘깔끔한 기사’라는 데 심사위원 모두가 동의했다.
지역 경제보도 부문에서는 경기일보 <청년농부 잔혹사> 보도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귀농 귀촌을 다룬 보도는 많았지만, 청년 농부라는 주제를 한정하고, 이들이 왜 농촌을 포기하고 다시 도시로 돌아가는지를 구체적 사례와 문제점, 대책 등 15편의 연속 기사를 통해 솜씨 좋게 풀어냈다. 경기도 사례가 중심이 되긴 했지만, 전국 농촌의 문제점이 잘 투영됐다는 점에서도 높은 공감을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