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O ),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단독/국민은행, '가상화폐 해외송금' 연루돼 과징금·과태료 처분"(2021년 4월 21일)
*단독/한 지점서 8000억이나 해외송금... 우리銀 현장검사 들어간 금감원(6월 27일)
*단독/"하나은행 2년간 3200억 불법 외환거래"... 금융당국서 중징계(14일)
*우리·신한銀 '수상한 외환거래' 4조…"가상자산 거래 연루"(27일)
*기획/"이상 외환거래가 또 발생할까요?"... 은행이 답했다 "네!"(8월 4일)
2. 보도제작경위
<우리은행 기사 관련>
가상자산 구매를 위한 해외 송금 이슈는 주요 취재 관심사 중 하나였다. 약 1년 전인 2021년 4월 21일 작성한 "[단독] 국민은행, '가상화폐 해외송금' 연루돼 과징금·과태료 처분" 기사가 그 계기가 됐다. 가상자산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관련 법과 제도가 미비해 자금세탁 등 각종 불법 행위에 노출될 수 있기에 관련 동향을 꾸준히 체크해왔다.
그로부터 약 1년 뒤인 지난 6월 금융권 취재원으로부터 "우리은행에서 8,000억 원 상당의 수상한 외환거래가 발생했고, 그 자금이 가상자산 거래와 연루됐다"는 소식을 듣게 됐다. 국민은행 보도 당시 적발된 외환거래 규모는 60억 원대 수준이었는데, 불과 몇년 사이 그 규모가 무려 100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금융당국에 연락했다. 그 결과, 복수의 금융당국 관계자로부터 △우리은행의 이상 외환거래 신고 사실 △이상 외환거래 규모 △금감원의 수시 검사 착수 사실 등을 확인했다. 또 우리은행을 통해서 △문제가 된 외환거래의 목적 △외국환거래법·자금세탁방지 규정 관련 절차 준수 여부 △직원 공모 여부 등을 확인했다.
확인 결과, '수상환 외환거래' 내역이 상세히 드러났다. 1) 해당 지점은 1년간 8,000억 원 상당의 외환거래 업무를 처리했는데, 이는 지난해 국내은행 점포별 평균 거래 금액의 145배에 달하는 규모였다. 2) 외환거래는 △수입 대금 △수출 대금 △외국인의 국내 증권 투자 등 다양하게 이뤄질 수 있는데, 8,000억 거래 모두 수입 대금 거래로 집중된 비정상적 형태를 보였다.
취재가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가상자산 연루 의혹이었다. 우리은행이 금융감독원에 최초 보고한 내용에는 "이상 외환거래가 발생했다"는 내용만 있었을 뿐 가상자산 거래 관련 내용은 없었다. 이에 금융당국조차도 해당 내용을 확인하지 못했고, 우리은행도 의혹을 공식 부인했다.
"8,000억 원의 수상한 외환거래"만으로도 충분히 기사 가치가 있었지만, 가상자산 연루 의혹을 꼭 확인하고 싶었다. 추가 취재 끝에 해당 내용을 알고 있는 핵심 취재원으로부터 8,000억 원의 전부는 아니지만 일부가 국내 가상자산거래소로부터 유입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기사에서는 이 부분을 "우리은행이 자체적으로 감사를 실시한 결과, 문제가 되고 있는 외환거래 자금 중 일부는 국내 가상자산거래소에서 유입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적었다.
<하나은행 기사 관련>
하나은행이 외국환거래법 위반으로 징계를 받았다는 내용 자체는 지난 5월 타사 보도를 통해 알게됐다. 기초 자료는 금융감독원의 제재 공시였다. 해당 자료는 누구나 접근이 가능하다. 이에 타사 보도 등은 하나은행이 징계를 받았다는 기초 자료에 집중했다.
그러나 제재안을 보면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 부분이 많았다. 하나은행은 송금업체가 제출한 증빙서류보다 더 많은 금액을 송금하거나, 원칙상 A업체에 보내야 할 돈을 B업체에 보내든 등 이해가 가지 않는 방식으로 업무를 처리했다. 특히 하나은행의 불법 외한거래 규모는 2018년부터 2년간 3,200억 원에 달했는데, 해당 시점은 국내 가상자산 가격이 해외 가상자산 가격보다 높았던 시기였다.
의심은 들었지만, 취재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일단 국민은행의 경우 당시 공개된 제재안에 국민은행이 가상자산 구입 목적을 위한 해외송금 창구로 활용됐다는 내용이 적시됐지만, 하나은행 제재안에는 '가상자산'이라는 문구 자체가 등장하지 않았다. 즉 추가 취재를 통해 해당 거래가 가상자산 거래와 연루됐다는 사실을 증명해야 했다.
금감원은 현행법상 은행이 가상자산 구매 목적의 해외 송금을 해준 것 자체는 애초에 처벌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처벌 대상이 아닌 내용을 불필요하게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앞선 국민은행 사례 역시, 가상자산 구매를 위한 해외 송금 사실 자체로는 처벌받지 않았지만 공개됐다는 점에서 금융당국의 설명은 충분치 못했다. 하나은행 역시 가상자산 연루 의혹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혀왔다.
결국, 추가 취재를 통해 하나은행 제재와 관련된 핵심 취재원으로부터 하나은행 제재 배경에 가상자산이 연루됐다는 사실을 확인받았다. 아울러 외국환거래법의 주무부처인 외환제도과를 취재해 23년 만에 개정될 새로운 외국환거래법에 가상자산 등 신종거래수단에 대한 내용들도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는 내용도 함께 보도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2번 사항에서 언급한 핵심 취재원들은 관련 분야 전문가들이자, 내부 사정에 정통한 인물들이었다. 이에 우리은행과 하나은행 부인에도 불구하고 보도하게 됐다.추추후 단독 보도한 내용들은 금융당국의 공개 발표를 통해 모두 사실로 확인됐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수상한 또는 이상 외환거래 이슈는 한국일보가 지난달 27일(월) 최초 보도했다. 기사가 나온 직후 통신사인 연합뉴스, 석간인 문화일보/내일신문의 보도가 이어졌다. 당일 저녁 KBS/MBC 등이 보도했고, 다음날 조간에는 동아/서울/세계/한국경제/매일경제 등도 동참했다.
해당 보도이후 은행들은 자체 점검에 나섰고, 그 결과 1일 신한은행에서도 1조원 대 외환거래가 포착됐다는 보도(조선비즈)가 나왔다. 금감원이 3일 국내 모든 외국환은행 17곳에 점검지시를 내리면서 해당 이슈는 금융권 전체 이슈로 떠올랐다.
5일과 7일에는 검찰과 국정원이 수상한 외환거래 수사에 합류했다는 보도(디지털타임즈)가 이어졌다. 이때부터 해당 이슈는 금융권을 넘어 국내 주요 이슈로 자리 잡으면서 종합지/경제지/방송/온라인 매체를 가리지 않고 보도됐다. 보도 부서 역시 경제부와 사회부에서 모두 다뤄졌다.
14일 하나은행 보도는 쐐기를 박는 역할을 했다. 다른 보도들은 이때까지도 가상자산 연루 사실을 '의혹' 수준에서 다루고 있었고, 해당 보도는 다시 한번 이러한 내용이 의혹이 아닌 '사실'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다만 하나은행이 해당 사실을 부인하고, 금감원이 해당 사실을 확인해주지 않았기에 해당 내용을 받는 매체는 소수에 그쳤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27일 금감원은 '거액 해외송금 관련 은행 검사 진행사항(잠정)'이라는 주제로 브리핑을 진행했다. 한국일보 최초 보도 이후 타 언론과 국민적 관심이 집중되면서 진행된 이례적 브리핑이었다. 우리/하나은행 단독 보도가 모두 사실로 드러났고, 개인적으로는 1년 넘게 매달렸던 이슈가 몇차례 특종 기사를 통해 제도개선의 물꼬를 트는 역할을 할 수 있게 된 점에 보람을 느꼈다.
금감원은 우리은행 현장 검사를 통해 애초 은행 보고(9,000억 원)보다 7,000억 원 많은 1조6,000억 원의 이상 외환거래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대부분의 자금은 복수의 국내 가상자산거래소에서 흘러나와 은행을 거쳐 해외로 빠져나갔다. 아울러 현재 금감원이 추정하는 국내 시중은행들의 이상 외환거래 규모는 무려 53.7억 달러(약 7조 원)에 달한다.
브리핑 중간에는 하나은행 사례 역시 거론됐다. 이준수 부원장은 "하나은행 사례가 지금과 유사한 사례였고, 당시 은행들에 내부적으로 잘 통제하라는 시그널을 준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금감원이 공식적으로 해당 보도 내용이 사실이라는 점을 확인한 것이다.
28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가 개최됐고, '수상한 외환거래'와 관련해 여야 의원들이 질의가 쏟아졌다. 이 자리에서 이복현 금감원장은 "불법성이 명확해 보인다"며 "업무 최우선 순위로 삼아 불법을 밝히고, 책임 있는 사람들에게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해당 이슈는 금감원, 검찰, 국정원 등이 수사 및 검사에 착수한 상황이다. 금감원은 7월 말까지 은행들의 자체 점검 내역을 보고받기로 했고, 보고 내용에 따라 추가 검사 및 제도개선에 나설 방침이다. 자금의 출처는 검찰/국정원의 수사 결과에 의해 밝혀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달 8월 4일 후속 기사를 통해 '수상한 외환거래'가 반복될 수밖에 없는 구조적 요인에 대해 살펴봤다. 우리은행은 최근 외환영업의 사각지대를 보완하는 내용의 대책을 확정하고, 전 지점에 공문을 발송했다. 하나은행 역시 △본점 외환부서 내 2차 스크리닝팀 구성(8월 중) △이상거래를 탐지하는 '트레이드워치 시스템' 외환거래에도 적용(4분기 중) 등 보완대책을 마련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사실만을 보도했으며,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준수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 사항 없습니다.
취재후기
(383회) 수상한 불법 외환거래 / 한국일보
수상한 불법 외환거래
한국일보 김정현 기자
‘수상한 불법 외환거래’ 기사의 시작은 약 1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60억원대 자금이 국민은행을 통해 해외로 빠져나간 사실이 적발됐습니다. 명목은 무역거래였지만, 실상은 가상자산의 국내외 시세차이를 노린 차익거래였습니다.
1년 뒤 수상한 외환거래 규모는 100배 이상 늘어났습니다. 국내 가상자산거래소에서 나온 8000억원이 우리은행을 거쳐 해외로 빠져나갔습니다. 하나은행에서도 3200억원이 해외로 유출됐습니다. 금융감독원이 전체 은행을 대상으로 점검한 결과, 8월 현재 그 규모는 무려 8조 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송금업체들은 외환거래의 사각지대를 파고들었습니다. 이들은 국내 가상자산거래소에서 나온 자금을 여러 곳에 분산시킨 뒤 하나의 계좌에 집결시켜 자금 추적을 피했고, 서류를 조작하는 방식으로 은행을 속였습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은행들이 기본적인 법과 규정조차 지키지 못한 잘못도 사건을 키우는 데 한몫했습니다. 은행들에 대한 대규모 제재가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정부 역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순 없습니다. 은행들은 한 해 70만 건이 넘는 의심거래보고(STR)를 하지만, 이를 분석할 금융정보분석원(FIU) 분석팀 인력은 40여명에 불과한 실정입니다. 문제가 되는 수상한 외환거래를 신고하더라도, 현실적으로 이를 적발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인력입니다.
이번 보도가 무분별한 해외송금을 개선하는 출발점이 되기를 바랍니다. 기사를 쓰면서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강유빈 기자·이대혁 차장·고찬유 부장에게 깊은 감사를 전합니다.
회차 심사평
제383회 전체 총평
383회 이달의 기자상에 6편이 선정됐다. 이례적으로 심사위원 사이에 갑론을박이 오갔다. 아깝게 수상의 영예를 놓친 작품이 많았고, 보도 내용 또한 훌륭했기 때문이다. 반대로 수상작 6편은 심사위원 사이에 이견이 없을 정도로 빼어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취재보도 1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된 MBC의 <1호기 속 수상한 민간인…윤 대통령 사적 수행·사적 채용 논란> 보도는 심사위원 사이에 이견이 없는 수작이었다. 우선 새 정부 출범 이후에도 말로만 떠돌던 사적 수행 논란을 처음 구체적 물증을 통해 확인했다는 데 의미가 컸다. 단순히 ‘얻어걸린’ 기사가 아니라, 실체적 진실에 접근하기 위해 취재원을 끊임없이 설득하고, 사실 여부를 하나하나 확인해 나가는 집요함, 과정에서의 사내 취재 정보 공유와 협력, 기사 출고의 신속함 등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한국일보의 <수상한 불법 외환거래> 보도는 경제보도 부문에서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접근하기 힘든 취재 영역을 꽤 오랫동안 추적하면서 특종을 만들어낸 노고가 우선 심사위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첫 보도로 인해 금감원이 이례적으로 브리핑을 실시하고, 연이은 언론의 인용·추격 보도로 은행 외환 영업의 구조적 문제점이 드러났고, 나아가 국회와 금융당국의 제도개선 논의까지 이뤄지는 등 사회적 반향이 큰 점도 가산점을 받기에 충분했다.
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에서 수상의 영예를 안은 한겨레신문의 <살아있는 김용균들> 보도는 여러 면에서 울림이 큰 기사였다. 우선 산재 사고를 다룰 때, 사망자가 나와야 ‘이야기가 되는’ 기사로 취급하는 언론 관행에 적지 않은 경종을 울렸다. ‘사망자 아니면 부상자’라는 이분법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살아남았지만 여전히 죽음과 맞먹는 고통을 받는 사람들의 산재 기록과 삶을 진정성 있게 추적했다. 이 과정에서 굳이 목소리 높이지 않더라도, 우리 사회의 문제점과 나아갈 방향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한정된 신문 지면에 갇히지 않으리라 마음먹고, 온라인을 겨냥해 충분하고도 다양한 기사를 생산해낸 의도도 좋았다.
기획보도 방송 부문 수상작 CBS <몰락한 재벌 회장의 재기 자금 추적기> 보도에도 박수를 보낸다. 재벌은 당연히 그럴 것이라는 섣부른 예단을 팩트로 확인하기 위해, 회생계획안 입수에서부터 주거지 이전 확인까지 꼼꼼하면서도 집요한 취재를 했다. 고의 재산 은닉으로 회생 절차를 밟았다면 처벌이 가능하다는 유권해석 기사로 보도의 완성도를 높였다. 타사가 많은 인용·추적 보도를 하지 않더라도 이달의 기자상을 차지하기에 넉넉하다는 데 심사위원 모두가 흔쾌히 동의했다.
광주, 춘천, 경남, 전주 MBC 등이 힘을 모은 <선거비 미반환 정치인 추적> 보도는 지역 취재 보도 부문에서 수상했다. 정보공개 청구와 데이터 분석을 통해 정치인 125명이 선거비용 230억 원을 내지 않은 사실을 처음 확인했고, 이들 가운데 적지 않은 사람이 지방선거에 출마한다는 사실도 심층적으로 다뤘다. 왜 이런 일이 반복되는지 구조적 문제점도 충실히 다뤄 기사의 완성도를 높였다. 내용도 신선했고, 완결성도 높은 ‘깔끔한 기사’라는 데 심사위원 모두가 동의했다.
지역 경제보도 부문에서는 경기일보 <청년농부 잔혹사> 보도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귀농 귀촌을 다룬 보도는 많았지만, 청년 농부라는 주제를 한정하고, 이들이 왜 농촌을 포기하고 다시 도시로 돌아가는지를 구체적 사례와 문제점, 대책 등 15편의 연속 기사를 통해 솜씨 좋게 풀어냈다. 경기도 사례가 중심이 되긴 했지만, 전국 농촌의 문제점이 잘 투영됐다는 점에서도 높은 공감을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