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O ),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경향신문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삼성그룹 경영권 불법승계 의혹 사건을 지속적으로 보도했습니다. 이 부회장은 국정농단 사건으로 형이 확정됐고 또 다른 사건(삼성그룹 경영권 불법승계 의혹)으로 지난해 재판에 넘겨져 현재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지난 4월부터 정치권과 경제계에서 나온 이 부회장의 사면론도 유심히 지켜봤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5월10일 취임 4주년 특별연설 후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이 부회장 사면에 대해 이전과 다른 입장을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지난 4월 말 이 부회장 사면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경향신문은 이 부회장 사면 움직임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취재하던 중 이 부회장의 사면을 도와줄 수 있는 인사가 그의 변호인단에 포함됐다는 사실을 법조계 인사에게 듣게 됐습니다. 이에 관련 인사가 누구인지 취재에 착수했습니다.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경향신문은 이재용 부회장 재판기록을 검색해 지난 2월26일자로 한 법무법인이 법원에 이 부회장 선임계를 제출했음을 확인했습니다. 이 부회장 변호인단에는 이미 김앤장, 태평양, 화우, 세종 등 국내 4대 로펌과 검사장 출신 변호사 등이 모두 참여 중이었습니다. 관련 변호사를 확인한 결과 김형연 전 청와대 법무비서관이 법제처장에서 퇴임한 후 해당 법무법인에 입사했음을 확인했고, 김 전 비서관뿐 아니라 다른 변호사 3명도 변호인단에 합류했음을 확인했습니다. 다른 변호사 3명의 법조경력(각각 사법연수원 44기, 변호사시험 8회, 변호사시험 9회)을 고려했을 때 김 전 비서관(사법연수원 29기)이 주된 역할을 하고 다른 변호사 3명이 그를 보조하는 역할이라고 추정했습니다. 차관급 공무원을 지낸 김 전 처장이 공직을 떠난 지 3개월 만이었습니다. 검찰에서 차관급인 검사장의 경우 퇴직 후 3년간 대형로펌 취업을 할 수 없고 자신이 관할했던 지역 사건도 수임할 수 없습니다.
이후 김 전 비서관의 공직 근무기간과 이 부회장 기소 시점 등을 비교했습니다. 김 전 비서관은 2017년 5월 법원에 사표를 낸 직후 청와대 민정수석실 법무비서관에 임명됐고 2019년 5월에는 법제처장에 임명돼 2020년 8월까지 공직에 있었습니다. 서울중앙지법이 검찰의 이 부회장 공소장을 접수한 일자는 2020년 9월2일이지만 김 전 비서관은 검찰 수사가 진행되는 기간동안 사정기관을 담당하는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근무했습니다.
또한 청와대 민정수석실 4개 비서관 중에서도 김 전 비서관이 맡았던 법무비서관은 특별사면 업무를 담당한다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전 정부와 마찬가지로 문재인 정부 역시 법조계의 전관예우 관행을 근절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김 전 비서관이 청와대에 있던 2019년 법무부가 관련 태스크포스(TF)팀을 만든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경향신문은 위와 같은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청와대 민정수석실 근무 경험이 있는 인사들을 취재해 그 중 2명의 의견을 기사에 담았습니다. 이들은 청와대 민정수석실 법무비서관이 이재용 부회장 사건과 같은 주요 형사사건을 직접 담당하지 않더라도 민정수석실에 근무하면서 수사 및 재판 내용을 직·간접적으로 알 수 있는 위치라고 말했습니다. 이해충돌이 발생할 수 있고 외관의 공정성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는 말도 했습니다. 사면과 관련해서는 피고인인 이 부회장의 변호인으로서 대통령의 특별사면에 대한 의견을 청와대에 직·간접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위치라고 말했습니다. 현 정부 출범 직후 3년 넘게 청와대 고위직에 있던 인사가 일반 시민이 아닌 재계 1위 그룹 총수를 변호한다는 것은 전관예우를 근절하겠다는 정부 방침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었습니다.
경향신문은 당사자의 입장을 듣기 위해 김 전 비서관과 통화를 시도했습니다. 김 전 비서관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 부회장 개인을 변호한다”고 인정했습니다. ‘법무비서관이 사면과 관련한 업무를 하지 않냐’는 질문에 “그렇다”면서도 “계약서에 따른 이 부회장 형사사건에 대해서만 변호인 활동을 한다”고 말했습니다. ‘정부의 전관예우 근절 방침에 역행하지 않냐’는 지적에는 “요즘 법원이 어떤데 전관예우가 통하겠냐”고 답했습니다.
김 전 비서관이 삼성 측과 맺은 계약서는 보지 못했으나 이와 관련해 취재에 응한 법조계 인사는 “왜 최대 재벌이 이미 선임한 대형로펌 변호사 외에도 김 전 비서관을 선임했겠냐”고 반문했습니다. 또한 김 전 비서관이 “요즘 법원은 전관예우가 통하지 않는 곳”이라고 말한 게 사실이라면 정부는 있지도 않은 문제를 제기하며 수년간 개혁 방안을 내놓은 셈입니다.
경향신문은 기본적인 사실관계, 전직 청와대 민정수석실 관계자들의 의견, 본인 입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보도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고 해당 기사를 작성·보도했습니다. 담당기자는 ‘이 부회장의 사면을 도와줄 수 있는 인사가 이 부회장 변호인단에 포함됐다’는 말을 전한 인사와 별다른 이해관계가 없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김형연 전 청와대 법무비서관이 법원에 이재용 부회장 변호인 선임계를 낸 것은 지난 2월26일입니다. 이 부회장 1심이 진행 중인 서울중앙지법에는 42개사가 출입하고 있습니다. 1개사당 최소 2명씩 법원을 담당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80명이 넘는 기자들이 법원을 취재하고 있고 그 중에서도 이 부회장 재판은 주요 사건으로 분류됩니다. 김 전 비서관이 선임계를 낸 후 3월11일(공판준비기일), 3월25일(첫번째 공판기일), 4월22일(두번째 공판기일), 5월6일(세번째 공판기일) 등 4번의 재판이 열린만큼 법원 취재도 비교적 용이한 환경이었습니다. 그럼에도 경향신문이 지난 5월12일(지면 5월13일자) 첫 보도를 하기 전까지 2개월 넘게 김 전 비서관이 이 부회장 사건을 맡았다는 타 매체 보도는 전혀 없었습니다. 만약 검찰의 ‘언론플레이’가 있었다면 김 전 비서관이 선임계를 낸 직후 관련 내용이 보도됐을 것입니다.
경향신문이 <문재인 정부 첫 법무비서관, 이재용 변호인단 합류> 기사를 단독보도한 5월12일 당일 조선·중앙·한국·한겨레·연합뉴스·서울·세계·SBS·KBS 등 주요매체 26곳이 관련 내용을 보도했습니다(5월13일자 지면 포함). 단순 사실 보도뿐 아니라 “(김 전 비서관) 문 정부서 승승장구” “강도높은 수사 뒤 변호는 부적절” “직업윤리·공적 마인드·염치 없어”라는 비판 보도도 있었습니다.
경향신문 보도 다음 날인 5월13일에는 전날 보도가 이어졌고 김 전 비서관은 이 부회장 변호인단에서 사임한다고 발표했습니다. 20여개 매체가 30개의 관련 기사를 보도했습니다(5월14일자 지면 포함).
미디어비평지는 김 전 비서관 사퇴 나흘 후인 5월17일 그의 처신을 비판한 시민단체 인사의 인터뷰를 보도했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경향신문의 <문재인 정부 첫 법무비서관, 이재용 변호인단 합류> 보도 후 시민단체와 법조계의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김한규 전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은 “김 전 비서관은 2016~2017년 판사로 재직하며 법원 개혁을 외치다가 갑자기 사직서를 제출하고 청와대로 직행해 법원 개혁 목소리를 오염시키고 현 정부 내내 고관대작에 있다가 이 부회장 변호인단에 합류했다”면서 “사면 역할을 한다면 신종 전관예우를 노리는 것 아닌지 의문이 든다”고 비판했습니다.
김경율 경제민주주의21 공동대표는 “입으로만 재벌개혁, 전관예우 근절을 외치는 이번 정부의 민낯”이라고 말했습니다.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명박 정부나 박근혜 정부에서 일어났다면 민주당은 무엇이라고 했을까”라며 “경악스럽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다”고 비판했습니다. 참여연대 출신인 양홍석 법무법인 이공 변호사는 “멋지다. 사람은 이렇게 살아야 한다. 기라성 같은 변호사들이 이미 변호인단에 차고 넘침에도 불구하고 변론을 맡길 정도의 실력, 법원에서 바로 청와대로 점프했다가 문(재인) 정부 고위직을 맡았음에도 퇴직 후 얼마되지 않아 국내 최고의 재벌 총수 변론을 맡아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그 자신감과 용기에 머리를 숙인다”고 비꼬았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윤건영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언론보도 다음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왜 그런 선택을 하셨을까’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정부의 고위공직자를 지낸 분이 정부가 끝나기도 전에 사회적 논란이 되고 있는 사건을 수임하는 것은 매우 신중하고 조심해야 할 일” “이 부회장 사면에 대한 찬반 논쟁과는 별도로, 청와대에서 일하셨던 분이 하필 지금 논란의 중심에 서는 것은 온당치 않아 보인다”며 김 전 비서관을 비판했습니다.
윤 전 실장의 글이 공개된 후 몇 시간 만인 5월13일 오후 2시44분 김 전 비서관은 담당기자에게 “제가 의뢰인 이재용 부회장의 자본시장법위반 사건의 변호인으로 선임된 일과 관련하여, 일부 언론에서 사실과 다른 추측성 보도가 있었습니다. 비록 사실에 전혀 맞지 않는 보도였지만, 그로 인하여 불필요한 사회적 논란이 일고 있어서 오늘 변호인 사임서를 제출하였습니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준수했습니다. 기사 방향과 구성에 관한 내부회의를 거쳤고 사실확인 작업, 전문가 입장, 당사자 반론 등을 반영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외부 지원,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 피신청사항 모두 없었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69회 전체 총평
‘제369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총 81편이 출품돼 7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특히 취재보도1부문에 좋은 보도들이 많이 출품됐고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수준이었다. CBS의 <이용구 법무부 차관 ‘봐주기 수사’ 의혹> 보도는 전 언론사가 모두 취재에 품을 들이고 의혹 규명에 동참한 사건이기는 했으나 CBS의 단독 보도들이 수사 은폐를 드러내는 데에 기여한 바를 인정받았다.
SBS의 <국가정보원 국장의 연이은 내부 성범죄> 보도는 국정원이 성범죄를 부인하는 가운데 취재가 매우 어려운 기관을 상대로 취재진이 오랜 기간 사실 확인을 위해 노력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국정원은 결국 성범죄 가해자에 대해 파면, 정직의 징계를 결정하고 국회에 보고했는데 이는 SBS의 보도가 이끌어낸 성과로 여겨진다.
SBS의 <경찰 고위직 간부 골프접대 의혹> 보도는 자칫 별 것 아닌 일로 치부할 수 있는 경찰 비위에 대해 경각심을 환기시킨 보도였다.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비대해진 경찰에 대한 감시 필요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이러한 보도를 격려함으로써 다른 언론에도 파급효과를 미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었다.
이밖에 한겨레신문의 <23살 노동자 이선호씨 사망 사건 등 산업재해> 보도와 TV조선의 <박준영 해수부장관 부인, 수천만원대 장식품 관세 없이 들여와 불법 판매>도 수상 여부를 놓고 막판까지 경쟁했다. 한겨레신문 보도의 경우 연속 보도를 통해 이 사건이 전국적 이슈로 부각됐다는 점이 높이 평가됐고 TV조선의 보도는 실제 해수부 장관의 낙마로 이어질 만큼 영향력이 컸던 보도로 인정받았지만 아쉽게도 다른 작품들에 밀렸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는 15편이나 되는 출품작이 몰렸다. 이 중 한국일보의 <농지에 빠진 공복들 외> 보도가 이견 없이 수상작으로 꼽혔다. 고위 공직자 852명의 전국 농지소유 분포를 모두 통계화하고 현장을 확인하는 등 공들인 흔적이 역력한 심층 취재였고 독자 친화적 인터랙티브 페이지 구성이 돋보이는 등 완성도 높은 기획보도로 인정받았다. 오마이뉴스의 <군사법원 성범죄판결 집중분석> 보도는 수상에 이르지는 못했지만 2월 최초로 열람이 허용된 군사법원 판결문을 발빠르게 분석해 의미를 도출해 낸 보도였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은 수상작을 내지 못했지만 KBS의 <혁명은 실패하는가> 보도가 눈길을 끌었다. 현장 취재가 어려운 상황에서 최대한 현지와 연결해 다큐멘터리를 구성한 노력과 미얀마 시위의 의미를 시청자들에게 생생하게 전달한 점이 높이 살 만했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는 2편의 수상작이 나왔다. 부산일보의 <중금속 범벅 폐광산, 도심 곳곳 방치> 보도는 지역민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폐광산 문제를 집중 취재하고 이슈화한 점이 우수했다는 평을 받았다. 기호일보의 <평택항 컨테이너 사망사고, ‘人災’ 주장> 보도는 이선호씨 사망사고에 다른 언론들이 주목하지 않을 때 관심을 갖고 보도한 것이 의미가 있다는 심사위원 평가를 받았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KBS대전의 <대전역 빠진 트램> 보도가 선정됐다. 오래 묵은 대전 도시철도 사업에 대해 언론이 주도적으로 트램 노선에 대전역이 빠져있다는 문제를 지적하고 결국 노선 수정을 이끌어냈다는 점이 심사위원들의 호평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