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o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 시작 ]
부모들은 어린 자녀 앞에선 말 한마디, 행동 하나도 조심하려고 노력합니다. 나쁜 것도 금세 흡수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아이들과 함께 책, 애니메이션을 보다가 놀랄 때가 많았습니다. 부모가 그토록 조심했던 차별과 편견이 가득하기 때문입니다.
최근 몇 년간 급격히 진보한 우리 사회의 젠더, 인권 감수성에 비춰보면 아동 콘텐츠는 아주 먼 과거에 머물러 있는 것 같았습니다. 더 열려있고 깨어있어야 할 아동 콘텐츠가 우리의 현재보다도 뒤쳐져 있다는 것은 충격이었습니다.
이에 한국일보 마이너리티팀은 아동 콘텐츠 속에 교묘하게 스며있는 편견, 노골적·폭력적으로 가해지는 차별들을 조사해보기로 했습니다.
[ 교과서, 책, 애니메이션, 유아용품 분석 ]
(1)교과서 48권
-초등학교 1~6학년이 보는 국정교과서 48권(사회과 부도 제외)의 텍스트와 삽화를 분석했습니다.
-엄마가 팔을 다쳐야 아빠와 아이들이 가사를 분담하는 내용(도덕3 교과서)이 ‘행복한 가정을 만들어요’라는 단원에 들어가 있었습니다. “(받아쓰기 점수가) 60점? 아휴… 아무리 엄마가 필리핀에서 왔어도 그렇지 60점이 뭐야, 60점이...” 라며 다문화 가정에 대한 차별을 그대로 반복해서 보여주는 내용(도덕4 교과서)이 ‘치우침 없이 바르게 판단해요’라는 단원에 수록돼 있었습니다.
-‘집안일은 엄마가 한다’는 성역할 고정관념과 ‘다문화 가정 아이들은 문제가 있다’는 차별이 고스란히 담긴 내용이었습니다.
(2)아동 책 500여권
-베스트셀러와 전집류, 성교육 도서 등을 500여권 가량 분석했습니다.
-성별 고정관념은 어느 책에서든 쉽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아빠와 삼촌은 회사와 학교에 있지만 할머니는 요리 중, 엄마는 친구들과 카페, 이모는 백화점에서 구두를 고르고 있는 설정으로 나오는 식입니다. 또 엄마만 아빠에게 존댓말을 씁니다.
-특히 성교육 책의 고정관념과 편견은 심각한 수준이었습니다. 성범죄 관련 대화에서 “남자들은 야하게 입은 여자를 보면 기분이 이상해지는 거야”라며 피해자에게 책임을 돌렸습니다. 초등생 남아를 침을 질질 흘리는 변태적인 남성으로 묘사하는 삽화도 있었습니다. 이런 책이 공공도서관에 버젓이 비치돼 있었습니다.
(3)애니메이션 150여편 분석
-인터넷TV(Olleh tv, B tv, U+ tv) 및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넷플릭스, 왓챠, 티빙, 웨이브)에 캐릭터 섹션이 마련된 21개 애니메이션을 각각 5~20편씩 시청했습니다. 총 150여편이 넘는 애니메이션을 분석했습니다.
-남성 캐릭터는 소방차 경찰차 의사 등으로 묘사되고 여성캐릭터는 구급차나 간호사로 표현됐습니다. 또 남성 캐릭터 대부분은 파란색, 여성 캐릭터는 분홍색으로 분명히 구분돼 있었습니다.
-특히 외모에 대한 잘못된 편견은 심각한 수준이었습니다. 일부 애니메이션에서는 ‘외모 비하’를 마치 놀이처럼 다루고 있었습니다. ‘미라큘러스:레이디버그와 블랙캣’같은 애니메이션 속 주인공은 날씬한 허리와 젓가락같은 팔다리를 가졌습니다. 이런 콘텐츠는 ‘마른 몸매의 내면화’로 이어진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또 한 애니메이션(헬로 카봇)에서는 인터넷 고장으로 수업을 준비하지 못한 초등학교 선생님이 아이들 앞에서 양 손의 검지 손가락을 맞대며 미안해합니다. 이 손 동작은 온라인에서 여성 혐오의 표식으로 사용되는데, 그것이 그대로 사용된 것입니다.
[ 부모 100명 인터뷰 ]
-부모들의 목소리를 듣기위해 초등생 이하 자녀를 둔 부모 100명 설문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응답한 부모의 57%가 영상물(애니메이션, 유튜브) 41%는 출판물에서 편견, 차별, 혐오 표현을 접한 적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응답자 중에는 "책을 샀다가 성역할 고정관념 때문에 중고로 팔아버렸다"는 부모도 있었습니다.
[ 콘텐츠 제작사에 묻다 ]
-마이너리티팀은 현상 고발에 그치지 않고 콘텐츠 제작사 및 유아용품 제조업체에 성별 고정관념, 편견, 차별에 대해 질의했습니다. 작은 변화라도 이끌어내기 위해서였습니다. 답변을 거부하거나 문제의식에 공감하지 못한 제작사 측도 있었으나, 12개 제작사 및 제조업체는 앞으로의 개선을 약속했습니다.
(1) 교과서 출판사 2곳
-교과서의 잘못된 내용에 대해 수정을 건의할 수 있는 교육부 산하 교과서민원바로처리센터에 정식으로 수정을 제안했습니다.
-지학사 : 엄마가 아플 때만 가사 분담하는 ‘도덕3’ 교과서를 만든 지학사는 “성별 내지 그릇된 성역할 고정관념에 해당되는 부분을 삭제하고 다듬어 수정·보완 하겠다”고 답했습니다.
-미래엔 : 여아는 ‘아름답다’ 남아는 ‘씩씩하다’는 고정관념을 답습한 ‘봄 가-1’ 교과서를 만든 미래엔 측은 “집필진에 전달해 충분히 논의할 수 있게 하겠다”고 답했습니다.
(2) 유아 책 출판사 4곳
-스마일북스 : ‘노래하는 꼬마 용 리노’ 책에서 엄마 용은 분홍색, 아빠 용은 파란색으로 표현된 것에 대해 “추후 개정 시 용 색깔을 바꾸겠다”고 답변했습니다.
-예림당 : 학습만화 ‘Why? 사춘기와 성’에서 성 소수자를 비정상적인 존재로 묘사한 것 등에 대해 “앞으로는 사회 변화를 반영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답변했습니다.
-비룡소 : ‘멜롭스 가족의 보물찾기 소동’ ‘콩쥐짝꿍, 팥쥐짝꿍’ ‘두근두근 걱정 대장’ 등의 책에서 성역할 고정관념이 반복적으로 나온데 대해 “앞으로 책을 제작할 때는 고려해서 만들겠다”고 밝혔습니다.
-로이비쥬얼 : ‘로보카 폴리’ 책 시리즈에서 분홍색 킥보드를 열등한 것으로 묘사한 데 대해 “재쇄 시 해당 문구를 수정할 것”이라고 밝혀왔습니다.
(3)애니메이션 제작사 4곳
-아이코닉스 : ‘뽀로로’의 성 역할 고정관념에 대해 “한국일보 지적에 100% 동의한다. 향후 콘텐츠 제작과정에서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밝혔습니다.
-초이락컨텐츠컴퍼니 : ‘헬로 카봇’의 성 역할 편견에 대해 “편견으로 비칠만한 부분이 있다면 향후 콘텐츠 제작에 더욱 신경 쓰겠다”고 말했습니다.
-영실업 : ‘콩순이’의 성 역할 고정관념에 대해 제작사인 영실업은 “불편한 부분이 있다면 앞으로는 조심하겠다. 새로 만드는 콘텐츠는 특히 양성평등에 신경 쓰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4)육아·문구 용품 제작사 2곳
-유한킴벌리: 기능성 차이가 없는데도 여아/남아용으로 기저귀를 구분하고 분홍/파랑으로 디자인한 데 대해 “최근 디자인, 콘셉트 측면에서 남녀 구분이 없어야 한다는 소비자의 인식이 높아짐에 따라 내부적으로 이를 보완해가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모나미 : 연필, 색연필 등을 분홍/파랑색으로만 제작, 여아/남아로 구분했던 모나미는 “향후 모나미에서 출시하는 모든 제품에 성별 표기를 제외하고 성 역할 고정관념을 연상할 수 있는 색상 구분을 지양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 후속보도_유해한 책 퇴출 시키기 ]
-마이너리티팀은 콘텐츠 분석, 부모 설문조사, 제작사 인터뷰를 종합해 5월3~6일까지 4회에 걸쳐 보도했습니다.
1회 : 성역할 고정관념과 편견
2회 : 모욕을 주는 성교육
3회 : 재미로 포장된 외모 비하
4회 : 차별 없는 아동 콘텐츠를 위해
-그 후 전국 16개 시도의 공공도서관 중 유해한 성교육 책을 여전히 비치하고 있는 도서관을 한 곳씩 골라 “소장 및 열람을 제한할 의사가 있는지” 질의했습니다. 도서관 16곳 중 13곳은 “열람을 제한하겠다”고 답했고, 나머지 3곳은 “내부 논의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기사에 사용된 모든 바이라인은 직접 취재한 기자의 바이라인입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아동 콘텐츠 보도와 관련해 참고한 선행보도는 없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12개의 아동 교과서·책·애니메이션 출판사 및 제작사, 유아·문구용품 제조사가 “앞으로는 성별 고정관념과 편견, 차별 문제를 고려해 콘텐츠·상품을 만들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저희가 지적한 대부분의 편견과 차별은 제작사가 의도적으로 넣은 것이 아닐 것입니다. 관행적으로, 무의식적으로 들어갔을 것입니다. 하지만 언론이 “시대흐름에 맞지 않고 아이들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하고 제작사들이 “앞으로는 더 주의하겠다”고 답변하는 과정에서 변화가 시작됐다고 생각합니다.
편견과 차별에 대해 ‘이런 것도 문제야?’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작고 사소해 보이지만 악마는 디테일에 있습니다. 또 아이들은 그런 디테일을 놓치는 법이 없습니다. 이 보도가 사소하지만 사소하지 않은 그 디테일들을 조금씩 고쳐가는 시작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독자들, 특히 자녀를 양육하는 부모들로부터 꼭 필요한 지적을 했다는 반응을 많이 들었습니다. 한 독자는 이런 메일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교과서에 멈추지 않고 책, OTT와 스트리밍서비스까지 총 망라해서 다양한 문제 사례를 유형별로 보여준 기사가 너무너무 좋았습니다. '비난'으로 끝난 게 아니라 해당 출판사에 의견을 전달하고 출판사별 피드백까지 함께 알려주셨는데, 반론권 보장 구색 맞추기 식의 느낌이 아니어서 마치 시민단체의 활동 보고를 받은 것 같았습니다. 마지막에 평등한 그림책을 내신 좋은 작가님들이 어떻게 노력하시는지 인터뷰로 마무리를 해주어서 앞 기사들을 보며 느낀 충격과 분노를 따뜻하게 위로받는 느낌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이렇게 알게 모르게 스스로를 가로막는 만드는 일상포착 시리즈 잘 부탁드립니다.”
△한 출판사는 이 기획기사를 단행본으로 출간하자는 제안도 했습니다. 저희가 취재한 풍부한 사례를 바탕으로 초등학교 교사들을 주요 독자층으로 한 성역할 고정관념 관련 책을 출간하고 싶다는 제안이었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이 보도는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준수하였으며, 한국일보 내부에서도 좋은 기획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없이 보도했으며 보도 당사자의 반론신청, 피신청사항은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69회 전체 총평
‘제369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총 81편이 출품돼 7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특히 취재보도1부문에 좋은 보도들이 많이 출품됐고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수준이었다. CBS의 <이용구 법무부 차관 ‘봐주기 수사’ 의혹> 보도는 전 언론사가 모두 취재에 품을 들이고 의혹 규명에 동참한 사건이기는 했으나 CBS의 단독 보도들이 수사 은폐를 드러내는 데에 기여한 바를 인정받았다.
SBS의 <국가정보원 국장의 연이은 내부 성범죄> 보도는 국정원이 성범죄를 부인하는 가운데 취재가 매우 어려운 기관을 상대로 취재진이 오랜 기간 사실 확인을 위해 노력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국정원은 결국 성범죄 가해자에 대해 파면, 정직의 징계를 결정하고 국회에 보고했는데 이는 SBS의 보도가 이끌어낸 성과로 여겨진다.
SBS의 <경찰 고위직 간부 골프접대 의혹> 보도는 자칫 별 것 아닌 일로 치부할 수 있는 경찰 비위에 대해 경각심을 환기시킨 보도였다.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비대해진 경찰에 대한 감시 필요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이러한 보도를 격려함으로써 다른 언론에도 파급효과를 미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었다.
이밖에 한겨레신문의 <23살 노동자 이선호씨 사망 사건 등 산업재해> 보도와 TV조선의 <박준영 해수부장관 부인, 수천만원대 장식품 관세 없이 들여와 불법 판매>도 수상 여부를 놓고 막판까지 경쟁했다. 한겨레신문 보도의 경우 연속 보도를 통해 이 사건이 전국적 이슈로 부각됐다는 점이 높이 평가됐고 TV조선의 보도는 실제 해수부 장관의 낙마로 이어질 만큼 영향력이 컸던 보도로 인정받았지만 아쉽게도 다른 작품들에 밀렸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는 15편이나 되는 출품작이 몰렸다. 이 중 한국일보의 <농지에 빠진 공복들 외> 보도가 이견 없이 수상작으로 꼽혔다. 고위 공직자 852명의 전국 농지소유 분포를 모두 통계화하고 현장을 확인하는 등 공들인 흔적이 역력한 심층 취재였고 독자 친화적 인터랙티브 페이지 구성이 돋보이는 등 완성도 높은 기획보도로 인정받았다. 오마이뉴스의 <군사법원 성범죄판결 집중분석> 보도는 수상에 이르지는 못했지만 2월 최초로 열람이 허용된 군사법원 판결문을 발빠르게 분석해 의미를 도출해 낸 보도였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은 수상작을 내지 못했지만 KBS의 <혁명은 실패하는가> 보도가 눈길을 끌었다. 현장 취재가 어려운 상황에서 최대한 현지와 연결해 다큐멘터리를 구성한 노력과 미얀마 시위의 의미를 시청자들에게 생생하게 전달한 점이 높이 살 만했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는 2편의 수상작이 나왔다. 부산일보의 <중금속 범벅 폐광산, 도심 곳곳 방치> 보도는 지역민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폐광산 문제를 집중 취재하고 이슈화한 점이 우수했다는 평을 받았다. 기호일보의 <평택항 컨테이너 사망사고, ‘人災’ 주장> 보도는 이선호씨 사망사고에 다른 언론들이 주목하지 않을 때 관심을 갖고 보도한 것이 의미가 있다는 심사위원 평가를 받았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KBS대전의 <대전역 빠진 트램> 보도가 선정됐다. 오래 묵은 대전 도시철도 사업에 대해 언론이 주도적으로 트램 노선에 대전역이 빠져있다는 문제를 지적하고 결국 노선 수정을 이끌어냈다는 점이 심사위원들의 호평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