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0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1)인구 이동, 정말 집값 탓인가
통계청은 지난 1월 말 ‘2020년 국내 인구이동 통계’를 발간했습니다. 언론들은 통계청 보도자료를 인용해 <인구이동 5년 만에 최대…이유는 부동산> 같은 제목의 기사들을 쏟아냈습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인구 이동자 수는 773만5000명으로 2015년 이후 가장 많았다고 합니다. 전입 사유로 주택을 꼽은 비중은 38.8%로 다른 사유들 중 가장 높았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 두 개의 팩트가 느슨하게 합쳐지면서 막연하게 집값 탓에 이동자 수가 최대치를 기록한 것이라는 ‘기적의 논리’를 차용한 기사들이 나왔습니다. 서울을 떠나 경기도로 간 인구는 2020년 11만명에 육박했으며 이는 부동산 정책 때문이라는 보도도 많았습니다. 탈서울 인구 이동은 집값 상승 때문이라는 취지입니다.
국민일보 이슈&탐사1팀의 <부동산난맥 4년…서울 인구 리포트> 시리즈는 이런 기사들에 대한 의문에서 시작됐습니다. ‘과연 탈서울은 집값 때문일까?’라는 의구심입니다. 언론이 그간 너무나 당연하게 여겼던 논리에는 비약이 있어 보였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코멘트와 근거가 불충분한 분석만 있었을 뿐 실증은 없었습니다. 집값은 급등했고 인구 이동은 늘어났으니 당연히 인과관계가 있을 것이라는 추측이 슬며시 끼어있던 겁니다. 집값 상승과 인구 이동의 상관관계는 언론 보도를 통해 구체적으로 입증된 적이 없습니다.
(2)빅데이터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취재팀은 통계청이 제공하는 2017~2020년 국내인구이동통계 마이크로데이터와 수도권 집값 변화 데이터를 톺아보기로 했습니다. 해당 기간 서울 25개 자치구 1215만7682명의 전·출입 데이터, 32만3154명의 순이동 데이터를 추출하고 이를 빅데이터 분석 프로그램인 ‘노드엑셀’을 활용해 살펴봤습니다. 노드엑셀을 통해 서울 25개 자치구의 전·출입 데이터를 화살표 모양으로 시각화하고 이동 경향과 추세를 알아봤습니다.
취재팀은 이를 수도권 지도 데이터와 결합한 뒤 KB부동산·한국부동산원의 집값 통계와 비교 분석했습니다. 데이터 추출과 가공에만 2주가 넘는 시간이 걸렸습니다. 데이터 분석에는 2개월이 더 소요됐습니다. 각 지역의 데이터 분석 결과를 들고, 직접 해당 지역을 찾아가 발로 뛰는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서울과 맞닿은 수도권 일부 지역의 인구 이동도 추가로 살펴보면서 빅데이터 분석과 현장 취재에만 3개월이 넘게 걸렸습니다.
취재팀은 처음엔 ‘탈서울 급증은 집값 때문만은 아닐 수도 있다’고 봤습니다. 전세가격이 더 비싼 곳으로 이주한 비중이 의외로 높게 나타나는 지역이 있거나 집값과는 관계없는 이주 요인이 있을 가능성을 염두에 뒀던 것입니다. 하지만 빅데이터 분석 결과는 달랐습니다. 서울 집값이 변화함에 따라 인구 이동 규모 또한 크게 출렁였습니다. 서울 집값이 비교적 안정됐을 때, 탈서울 규모는 작아졌고 그 반대의 경우 탈서울 규모는 커졌습니다. 최근 4년간 서울에 사는 사람들은 이전 거주지에 비해 집값이 싼 곳으로 이전하는 ‘하향이동’ 경향을 뚜렷하게 보였습니다. 집값 상승이 이유가 아니라면 설명되지 않는 인구 흐름이 확인된 것입니다.
(3)싼 곳, 더 싼 곳으로
2017~2020년 서울 외곽지역인 노원·도봉·강북·중랑구(노·도·강·중)와 강서·은평구에서는 경기도 의정부·남양주·고양·김포시 등지로 수만 명이 빠져나갔습니다.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가운데 서울 외곽지역에서 서울 내부로 이주하는 비중은 낮게 나타났습니다. 탈서울과 ‘인서울(서울 내부)’ 이주 규모에 확연한 차이가 있었던 겁니다.
취재팀은 출퇴근 시간을 줄이기 위한 인서울 이주 인구도 적지 않을 거라고 봤습니다. 하지만 이 가설은 허물어졌습니다. 2017~2020년 노·도·강·중 지역에서 가장 많이 순유출한 지역은 남양주시(2만1069명), 의정부시(1만9634명), 구리시(9886명) 순이었습니다. 은평구에서는 고양시(2만208명), 파주시(2628명), 김포시(2367명)로 가장 많이 이주했습니다. 강서구에서는 김포시(2만565명), 고양시(5677명), 인천시(5335명) 순으로 이동했습니다. 최근 4년간 강서구를 떠난 4만7488명 중 서울 내부로 이동한 인원은 1829명에 불과했습니다. 이주인원의 3.9%입니다.
서울 외곽 지역 사람들은 왜 서울이 아닌 경기도를 선택했을까. 노·도·강·중 지역의 탈서울 흐름을 보니 그 이유가 손에 잡히기 시작했습니다. 이들 지역에서 의정부시로 이주한 인원은 2020년 1만2444명으로 2019년에 비해 33.5% 폭증했습니다. 서울 집값은 2019년 비교적 안정됐다가 2020년 폭등합니다. 집값의 변화와 탈서울 인구 증감의 흐름이 일정한 방향으로 겹치고 있었습니다.
특히 2020년 노·도·강·중 지역의 의정부시 전입 사유는 주택이 42.4%를 차지했는데, 이는 서울시 평균보다 10% 포인트 이상 높은 수치였습니다. 2017~2020년 전체 탈서울 인구의 흐름도 이와 다르지 않았습니다. 빅데이터 분석으로 서울 집값과 탈서울의 상관관계가 보다 분명해진 겁니다.
(4) 탈서울의 원심력, 서울 중심부에서 시작됐다
취재팀은 서울 내부의 인구 흐름도 확인했습니다. 외곽 지역의 인구 흐름과는 다른 양상을 보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서울 내부에서도 집값이 더 싼 곳으로 이동한 인구가 더 비싼 곳으로 이동한 인구보다 월등히 많았습니다. 2017~2020년 서울의 중심부에 위치한 용산구 사람들은 순유출 기준 서울 은평구와 경기도 고양시, 김포시 순으로 이주했습니다. 이들 지역은 용산보다 집값이 훨씬 싼 곳입니다. 인접 자치구 마포·성동·중구는 용산구민의 선택을 받지 못했습니다. 이곳은 용산구보다 집값이 높거나 비슷한 수준입니다. 용산구 바로 옆의 성동구 주민들은 동대문구, 광진구, 강동구로 이주했습니다. 동대문·강동구는 성동구에 비해 평균 전셋값이 낮은 곳이며 광진구는 성동구와 비슷합니다.
하향 이동률은 전세 가격이 더 낮은 곳으로 이주한 인원 비율입니다. 하향 이동률이 100%라는 것은 ‘순유출 상위 10곳 모두 이전 거주지보다 전세 가격이 싼 곳’이라는 점을 의미합니다. 용산구의 하향 이동률은 2017년 86.1%, 2018년 93.3%, 2019년과 2020년 모두 100%로 조사됐습니다. 성동구의 하향 이동률은 2017년 100%, 2018년 81.9%, 2019년 70.4%, 2020년 80.4%로 나타났습니다. 다른 자치구 또한 이런 경향을 보였습니다.
취재팀은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집값이 최근 4년간 급등하면서 서울 인구는 더 싼 곳을 향해 이주했다’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이런 경향은 지난해 정점을 찍었고, 이 때문에 서울 외곽지역의 탈서울 규모 또한 지난해 최대치로 나타났다고 봤습니다. 서울과 수도권 곳곳에서 직접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는 이런 결론에 힘을 실었습니다. 한 40대 가장은 “내가 다시 서울에 들어올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급상승한 집값을 감당하지 못한 사람들이 서울 내부에서 외곽으로 밀려나고, 그다음 경기도로 이주한 뒤 경기도에서도 다시 더 멀리 이사하는 인구 이동 흐름도 포착됐습니다. 김포·하남시에서 화성·평택시로, 고양시에서 파주시로, 성남시에서 용인시로, 구리시에서 남양주시로, 의정부시에서 양주시로 이동하는 패턴이 확인됐습니다. 서울 근교로 이주하기보다 서울에서 더 떨어진 곳으로 이주하는 규모가 압도적으로 컸습니다. 이들 지역 역시 집값이 이전 거주지에 비해 싼 곳들입니다. 국민일보의 기획 시리즈는 집값 급변으로 인한 탈서울 원심력이 서울 중심부에서 시작해 수도권으로까지 강력하게 작용해 나타난 인구 이동 흐름을 빅데이터를 통해 명확하게 그려냈다고 생각합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국민일보 취재팀은 직접 통계청의 국내인구이동통계 마이크로데이터를 다운받아 인구 이동을 분석했고 ‘노드엑셀’ 등 빅데이터 분석 프로그램들을 활용했습니다. 이 결과에 대해 대학교수, 부동산 업계 관계자 등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았습니다. 모든 바이라인은 직접 취재한 기자의 바이라인입니다. 이외 특이사항은 없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지난 1월말 통계청이 ‘2020년 국내 인구이동 통계’를 발간한 뒤 이를 다룬 기사들이 쏟아졌습니다. 다만 기존 기사들은 통계청 보도자료를 정리한 수준에 그쳤습니다. 인구 이동과 집값의 상관관계를 빅데이터를 분석해 실증한 탐사 보도는 국민일보 시리즈가 유일합니다. 향후 관련 보도의 논리적, 실증적 기반을 닦았다고 자평합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국민일보 시리즈는 최근 4년간 서울의 인구 이동과 집값의 상관관계를 직접 빅데이터를 활용해 분석한 첫 기사입니다. 서울 집값은 정부의 부동산 정책 의도와는 달리 잡히지 않았고, 오히려 2020년 급등했습니다. 이에 따라 서울 경계 지역의 탈서울 인구는 급증했고, 서울 안에서도 사람들은 ‘더 싼 곳’으로 이동했습니다. 집값 급등의 여파가 서울에서 전·월세로 살고 있던 사람들을 갑자기 외곽으로 밀어내는 현상을 초래한 것입니다.
이와 반대되는 일부 사례도 처음 확인했습니다. 여력이 되는 전문직 40대는 ‘영끌’을 해 강남에 들어갔습니다. 2019년 강남 집값이 ‘반짝’ 안정됐던 시점에 강남 지역의 40대 인구가 급증한 것을 확인한 결과입니다. 강남 출신 30대들은 부모님의 도움을 받아 용산·성동구에 첫 자가 아파트를 구했습니다. 최근 4년간 강남 지역 30대가 다른 연령대에 비해 용산·성동구로 가장 많이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강남 출신들의 용산·성동구 이주 현상은 새로운 ‘부촌’을 형성했습니다.
국민일보 취재팀은 인구 이동이 집값과 긴밀하게 맞물려 움직였다는 추론을 4개월에 걸친 탐사보도를 통해 실증했습니다. 이 실증을 토대로 보면, 최근 서울 근교의 집값 급등도 탈서울 했거나 수도권 외곽 지역으로 흘러간 인구 이동의 결과라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국민일보 보도는 서울 경계 지역으로 이주했거나 탈서울을 택했던 사람들, 현재 주거 이전을 고민하는 독자들에게 반향이 컸습니다. 앞으로 정부의 부동산 정책 수립뿐 아니라 관련 후속 보도에도 유용한 참고 자료가 될 것이라고 봅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취재 과정에서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준수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특이 사항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69회 전체 총평
‘제369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총 81편이 출품돼 7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특히 취재보도1부문에 좋은 보도들이 많이 출품됐고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수준이었다. CBS의 <이용구 법무부 차관 ‘봐주기 수사’ 의혹> 보도는 전 언론사가 모두 취재에 품을 들이고 의혹 규명에 동참한 사건이기는 했으나 CBS의 단독 보도들이 수사 은폐를 드러내는 데에 기여한 바를 인정받았다.
SBS의 <국가정보원 국장의 연이은 내부 성범죄> 보도는 국정원이 성범죄를 부인하는 가운데 취재가 매우 어려운 기관을 상대로 취재진이 오랜 기간 사실 확인을 위해 노력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국정원은 결국 성범죄 가해자에 대해 파면, 정직의 징계를 결정하고 국회에 보고했는데 이는 SBS의 보도가 이끌어낸 성과로 여겨진다.
SBS의 <경찰 고위직 간부 골프접대 의혹> 보도는 자칫 별 것 아닌 일로 치부할 수 있는 경찰 비위에 대해 경각심을 환기시킨 보도였다.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비대해진 경찰에 대한 감시 필요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이러한 보도를 격려함으로써 다른 언론에도 파급효과를 미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었다.
이밖에 한겨레신문의 <23살 노동자 이선호씨 사망 사건 등 산업재해> 보도와 TV조선의 <박준영 해수부장관 부인, 수천만원대 장식품 관세 없이 들여와 불법 판매>도 수상 여부를 놓고 막판까지 경쟁했다. 한겨레신문 보도의 경우 연속 보도를 통해 이 사건이 전국적 이슈로 부각됐다는 점이 높이 평가됐고 TV조선의 보도는 실제 해수부 장관의 낙마로 이어질 만큼 영향력이 컸던 보도로 인정받았지만 아쉽게도 다른 작품들에 밀렸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는 15편이나 되는 출품작이 몰렸다. 이 중 한국일보의 <농지에 빠진 공복들 외> 보도가 이견 없이 수상작으로 꼽혔다. 고위 공직자 852명의 전국 농지소유 분포를 모두 통계화하고 현장을 확인하는 등 공들인 흔적이 역력한 심층 취재였고 독자 친화적 인터랙티브 페이지 구성이 돋보이는 등 완성도 높은 기획보도로 인정받았다. 오마이뉴스의 <군사법원 성범죄판결 집중분석> 보도는 수상에 이르지는 못했지만 2월 최초로 열람이 허용된 군사법원 판결문을 발빠르게 분석해 의미를 도출해 낸 보도였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은 수상작을 내지 못했지만 KBS의 <혁명은 실패하는가> 보도가 눈길을 끌었다. 현장 취재가 어려운 상황에서 최대한 현지와 연결해 다큐멘터리를 구성한 노력과 미얀마 시위의 의미를 시청자들에게 생생하게 전달한 점이 높이 살 만했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는 2편의 수상작이 나왔다. 부산일보의 <중금속 범벅 폐광산, 도심 곳곳 방치> 보도는 지역민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폐광산 문제를 집중 취재하고 이슈화한 점이 우수했다는 평을 받았다. 기호일보의 <평택항 컨테이너 사망사고, ‘人災’ 주장> 보도는 이선호씨 사망사고에 다른 언론들이 주목하지 않을 때 관심을 갖고 보도한 것이 의미가 있다는 심사위원 평가를 받았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KBS대전의 <대전역 빠진 트램> 보도가 선정됐다. 오래 묵은 대전 도시철도 사업에 대해 언론이 주도적으로 트램 노선에 대전역이 빠져있다는 문제를 지적하고 결국 노선 수정을 이끌어냈다는 점이 심사위원들의 호평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