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O), ② 단독기획(O),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농지 투기, 제2공항 예정지엔 없을까?]
최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 등이 3기 신도시 예정지 농지를 투기 목적으로 매입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전국적으로 공분이 일었습니다. 이와 관련해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제주도는 제주 제2공항 건설과 같은 대규모 SOC 사업을 추진해왔지만 농지 투기는 전혀 없었다"고 자부했습니다. KBS제주 탐사K 취재팀은 ‘정말 투기 행위가 없었을까?’ 의문이 들었습니다.
국토교통부가 서귀포시 성산읍을 제2공항 예정지로 발표한 시점은 2015년 11월입니다. 그해 성산읍 토지 거래 수를 보면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늘었는데, 거래된 토지 가운데 30%가량이 농지였습니다. 농지법상 농지는 농사짓는 사람만 소유할 수 있는데, 과연 ‘진짜 농민’들이 농지를 매입했던 건지 추적해보기로 했습니다.
[게스트하우스·펜션에 주소 옮기고 농지 취득]
먼저 서귀포시 성산읍 일대 땅의 등기부등본을 떼어서 지목이 ‘농지’인 땅을 골라내 뒤 2015년 거래 기록이 있는 농지를 추렸습니다. 특히 제2공항 관련 주민설명회가 있던 2015년 7월부터 예정지를 발표한 11월 사이 거래가 이뤄진 농지를 주목했습니다. 투기가 있었더라면 아무래도 이 시기에 가능성이 컸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등기부등본에 적힌 토지주의 주소를 검색해서 이상한 점이 없는지 따져보고, 직접 농지도 찾아가봤습니다.
이 과정에서 일부 토지주들의 주소가 게스트하우스나 펜션 등 숙박업소로 돼 있는 경우를 확인하게 됐습니다. 제주도는 도내 거주인이 아닌 경우 농지 취득 자격 심사를 더욱 까다롭게 했기 때문에 위장전입을 한 겁니다. 본인도 모자라 배우자와 지인까지 숙박업소로 주소를 옮기도록 한 뒤 농지를 매입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숙박업소로 위장전입 후 토지를 매입한 건 한 둘이 아니었습니다. 모두 실제 제주에 살고 있지 않았고, 직접 농사짓지도 않았는데, 대부분 수억 원의 대출까지 받아가며 농지를 매입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농업인, 알고 보니 엔지니어링업체 대표들]
이들이 농지 취득 당시 제출한 농업경영계획서를 확보해 들여다봤습니다. ‘농업인’ ‘영농경력 10년’ ‘직접 경작’ 등이라고 기재했는데, 취재 결과 경기도의 엔지니어링업체 대표나 부동산매매업자 등으로 확인됐습니다. 농업경영계획서를 허위로 적어도 검증 과정이 없다보니 농지 취득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던 겁니다. 농지를 사놓고 스스로 농사짓지 않으면 농지법 위반으로 적발되지만, 이들은 행정의 제재를 받지 않았습니다. 인근 주민들에게 관리를 맡겨 ‘농사짓는 척’ 해왔기 때문입니다.
[사실상 기획부동산인 농업회사법인도 수두룩]
농사 목적이 아닌데도 농지를 사들인 건 개인뿐만이 아니었습니다. 2공항 예정지 발표를 앞둔 당시 제주에서는 농업회사법인들의 농지 매입도 적지 않았습니다. 한 농업회사법인은 10필지를 사놓고 땅을 19필지로 쪼개 팔았고, 또 다른 한 농업회사법인은 무를 심겠다고 농지를 사들인 뒤 한 달도 안 돼 다른 농업회사법인에 2배 없는 값에 팔기도 했습니다. 사실상 투기가 목적이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이 법인 주소로 찾아가 보니 부동산 사무소가 있던 흔적만 있었습니다.
[허술한 농지 관리에 우는 진짜 농민들]
제주도는 제주 농지가 투기꾼들의 먹잇감으로 전락했다는 우려가 터져 나오자 2015년 5월 농지기능관리 강화방침을 세웠습니다. 외지인을 중심으로 취득 심사를 강화한 건데, 이렇다보니 ‘위장전입’이라는 꼼수가 나왔습니다. 사후 관리를 위해 농지이용실태조사를 한다지만, 담당 인력이 적기 때문에 방치된 농지 정도만 적발하는 수준이었습니다.
부적절하게 농지를 취득한 뒤 인근 주민에게 농사를 맡긴 경우, 제대로 된 임대차계약서도 쓰지 않았습니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농민들은 농업경영체 등록도 못 하다 보니 직불금이 나와도 토지주가 가져가 버린다며, 진짜 농부가 가짜 농부가 되고 가짜 농부가 진짜 농부가 되는 게 현실이라고 토로했습니다. 탐사K 취재팀은 이제라도 제대로 된 실태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 취재원들은 토지주들이 실제 제주에 거주하고 농사를 짓는 지 확인하는 차원에서 만난 사람들입니다. 취재원 보호 차원에서 ‘인근 주민’ ‘임차 농민’ 등으로 표기하고 음성을 변조했음을 밝힙니다.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해당 없음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 여하
해당 기사의 모든 취재는 보도된 뉴스 상에 바이라인으로 나오는 취재기자 2명(김가람 안서연)과 촬영기자 1명(부수홍)이 직접 담당했습니다.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해당 없음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제주 제2공항을 둘러싼 투기 의혹은 예정지 발표 시점부터 현재까지 수차례 제기됐지만, 언제나 ‘의혹’ 단계에서 머물렀습니다. 일부 농업회사법인의 투기 행위가 경찰에 적발된 적은 있지만, 개인이 숙박업소 위장전입 등을 통해 부적절하게 농지를 매입한 사례를 추적해 보도한 것은 KBS가 처음입니다.
KBS 보도 이후 제주도의회 임시회 회의에서 이 문제가 거론됐고, 도내 인터넷 언론사(헤드라인제주, 미디어제주)와 방송(제주MBC, BBC NEWS)에서 관련 내용이 다뤄졌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KBS 보도와 관련해 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는 지난달 30일 성명서를 내고 “개발 정보의 사전 유출과 제주도정의 부실한 농지관리 때문에 제2공항 사업이 투기 세력의 먹잇감이 됐다”며 “불법농지 취득에 대한 전수조사 함께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습니다.
홍명환 제주도의원은 제주도 자치경찰단에 가짜 농부들의 투기 의혹 수사를 주문했고, 고창경 자치경찰단장은 농지법 위반 사실을 확인해 국가경찰의 수사가 이뤄지도록 통보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제주도연맹은 KBS 보도 이후 이른바 ‘가짜 농부’를 걸러내기 위해 농민들이 직접 실태조사에 착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는데, 제2공항 예정지뿐 아니라 도내 전역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이와 관련한 추가 보도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KBS 제주총국은 제2공항 예정지 투기 세력을 찾기 위해 서귀포시 성산읍 일대 수천 필지의 등기부등본을 떼서 직접 토지 거래 내역을 들여다봤습니다. 토지 거래의 경우 개인 정보이다 보니 제주도나 도의회를 통해 받은 정보는 거래된 필지 수나 지명 정도에 그쳤는데, 직접 등기부등본을 떼보면서 구체적인 거래 당시 정보를 확보해 투기 의심 사례를 특정할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 ‘의혹’으로만 남아 있던 투기 세력의 실체를 들여다보려는 노력이 컸다고 자평합니다.
가짜 농부로 확인된 엔지니어링업체 대표, 부동산매매업자 등의 인터뷰 녹취는 모두 확보했지만 반론을 CG로 표현한 이유는 이들이 공인이 아니라는 판단 때문이었습니다. 아울러 토지주 확인 과정에서 만난 취재원들 대부분이 뉴스에 노출되는 걸 원치 않았기에 음성 변조를 하는 등 취재 윤리를 준수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보도 당사자들의 해명을 충분히 담았고, 보도 이후 반론 신청은 전혀 없었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69회 전체 총평
‘제369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총 81편이 출품돼 7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특히 취재보도1부문에 좋은 보도들이 많이 출품됐고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수준이었다. CBS의 <이용구 법무부 차관 ‘봐주기 수사’ 의혹> 보도는 전 언론사가 모두 취재에 품을 들이고 의혹 규명에 동참한 사건이기는 했으나 CBS의 단독 보도들이 수사 은폐를 드러내는 데에 기여한 바를 인정받았다.
SBS의 <국가정보원 국장의 연이은 내부 성범죄> 보도는 국정원이 성범죄를 부인하는 가운데 취재가 매우 어려운 기관을 상대로 취재진이 오랜 기간 사실 확인을 위해 노력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국정원은 결국 성범죄 가해자에 대해 파면, 정직의 징계를 결정하고 국회에 보고했는데 이는 SBS의 보도가 이끌어낸 성과로 여겨진다.
SBS의 <경찰 고위직 간부 골프접대 의혹> 보도는 자칫 별 것 아닌 일로 치부할 수 있는 경찰 비위에 대해 경각심을 환기시킨 보도였다.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비대해진 경찰에 대한 감시 필요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이러한 보도를 격려함으로써 다른 언론에도 파급효과를 미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었다.
이밖에 한겨레신문의 <23살 노동자 이선호씨 사망 사건 등 산업재해> 보도와 TV조선의 <박준영 해수부장관 부인, 수천만원대 장식품 관세 없이 들여와 불법 판매>도 수상 여부를 놓고 막판까지 경쟁했다. 한겨레신문 보도의 경우 연속 보도를 통해 이 사건이 전국적 이슈로 부각됐다는 점이 높이 평가됐고 TV조선의 보도는 실제 해수부 장관의 낙마로 이어질 만큼 영향력이 컸던 보도로 인정받았지만 아쉽게도 다른 작품들에 밀렸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는 15편이나 되는 출품작이 몰렸다. 이 중 한국일보의 <농지에 빠진 공복들 외> 보도가 이견 없이 수상작으로 꼽혔다. 고위 공직자 852명의 전국 농지소유 분포를 모두 통계화하고 현장을 확인하는 등 공들인 흔적이 역력한 심층 취재였고 독자 친화적 인터랙티브 페이지 구성이 돋보이는 등 완성도 높은 기획보도로 인정받았다. 오마이뉴스의 <군사법원 성범죄판결 집중분석> 보도는 수상에 이르지는 못했지만 2월 최초로 열람이 허용된 군사법원 판결문을 발빠르게 분석해 의미를 도출해 낸 보도였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은 수상작을 내지 못했지만 KBS의 <혁명은 실패하는가> 보도가 눈길을 끌었다. 현장 취재가 어려운 상황에서 최대한 현지와 연결해 다큐멘터리를 구성한 노력과 미얀마 시위의 의미를 시청자들에게 생생하게 전달한 점이 높이 살 만했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는 2편의 수상작이 나왔다. 부산일보의 <중금속 범벅 폐광산, 도심 곳곳 방치> 보도는 지역민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폐광산 문제를 집중 취재하고 이슈화한 점이 우수했다는 평을 받았다. 기호일보의 <평택항 컨테이너 사망사고, ‘人災’ 주장> 보도는 이선호씨 사망사고에 다른 언론들이 주목하지 않을 때 관심을 갖고 보도한 것이 의미가 있다는 심사위원 평가를 받았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KBS대전의 <대전역 빠진 트램> 보도가 선정됐다. 오래 묵은 대전 도시철도 사업에 대해 언론이 주도적으로 트램 노선에 대전역이 빠져있다는 문제를 지적하고 결국 노선 수정을 이끌어냈다는 점이 심사위원들의 호평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