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O),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현안 처리와 조직 관리의 적임자”
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지명 당시 정가에서 나왔던 평가입니다. 차관 8개월 만에 초고속 장관 내정. 무난한 청문회 통과는 예정된 수순처럼 보였습니다. 한꺼번에 발표된 5명의 장관 후보자 중 ‘마이너스 161만원’이라는 박 후보자의 재산신고 내역은 유독 눈에 띄었습니다. 공직자로서 청렴함의 한 증거가 되는 듯 했습니다.
‘고위공무원 재산이 마이너스라고?’
후보자 검증은 재산에 대한 의문증에서 시작했습니다. 재산신고 부속서류를 살피다 배우자 신고내역에서 ‘커피숍 장비 및 장식품 1억원’을 발견했습니다. 박 후보자의 아내는 일산에서 월세 110만원을 내고 커피숍을 운영 중이었습니다. 포털 사이트 검색을 통해 해당 카페의 홍보 목적 인스타그램을 찾았는데, 이 인스타그램이 향후 취재의 중요한 근거가 되었습니다. 장관 후보자의 부인은 카페에서 수천점에 달하는 도자기 장식품을 판매하고 있던 겁니다.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300장 가까운 인스타그램 사진 하나하나가 단서였습니다.
‘얼마나 산거야 미쳤어’,
‘영국에서 사온 샹들리에’ 등 문구를 통해 후보자가 영국 참사관 근무 시절 구매한 물건들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상당한 양을 영국에서 한국으로 들여올 때 관세를 냈는지도 궁금해졌습니다.
후보자는 “직접 사용하던 생활용품이라 이삿짐으로 들여왔고 정당한 통관절차를 거쳤다”고 설명했고, 관세청은 “통관 절차를 거친게 맞다. 관세는 없었다”고 했습니다.
수천점 달하는 샹들리에 찻잔, 접시 등이 모두 생활용품이고 이삿짐이라니…
후에 ‘궁궐에서 살았느냐’는 말이 나왔듯 납득되지 않는 설명이었습니다.
더 큰 문제는 후보자 부인이 카페에서 해당 장식품들을 판매했다는 겁니다. 식음료 외 도자기 장식품 등을 판매하기 위해서는 ‘도소매업’ 허가를 받아야하지만, 이 카페는 ‘음식점업’으로만 등록돼 있다는 점부터 불법 소지가 있었습니다.
일산의 카페를 직접 찾아가 보기도 했습니다. 이미 문을 닫은 상태였지만, 청문회 기간만 숨죽이고 있으면 된다는 듯 ‘다음달 12일 오픈한다’는 공지가 써있었습니다. 불 꺼진 카페 안 테이블에서는 도자기 장식품 수백점이 깔려있었습니다. 해당 커피숍이 식음료 판매보다는 도자기 장식품 판매를 목적으로 했음이 의심되는 정황이었습니다. 이웃들은 ‘일주일에 한두번만 문을 열어 취미로 하는 카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재산 신고 서류의 ‘커피숍’ 한줄에서 나아간 끈질기고 집요한 취재는 문재인 정부 최초 장관 후보자 낙마라는 결과를 만들어냈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후보자에게 재산 관련 추가 서류를 받기 위해 농해수위 야당 의원실과 취재를 함께 진행했습니다. 하지만 후보자는 자료 추가 제출에 굉장히 비협조적이었습니다.
SNS에서 ‘121번째 박스’라는 숫자를 확인하는 등 물품 양이 상당할 것임이 명백한데도 전체적으로 들여온 도자기 장식품 양, 구매 대금 확인을 한사코 거부했습니다. 인사청문회 당일에야 야당 의원들의 압박에 ‘도자기 1250점, 샹들리에 8개’라고 답변했지만 이마저도 사진으로 확인되는 양을 축소 신고하는데 그쳤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박 후보자 의혹을 보도한 다음날 해양수산부에서는 대변인 명의로 ‘송구하다’는 입장자료를 냈습니다. “불법 판매한 사실을 인정하고 송구하게 생각한다”는 보도 내용 전반을 인정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연합뉴스, MBC, SBS, 조선일보, 동아일보, 중앙일보, 국민일보, 뉴스1 등 거의 모든 매체가 관련 내용을 다뤘습니다. 타 매체 선행 보도는 없습니다.
※타 매체 주요 반향 5건
①[연합뉴스] 2021.05.01. "해수장관 후보 부인, 수천만원대 장식품 관세없이 들여와 판매“
②[중앙일보] 2021.05.01. "뭘 산거야, 미쳤어"…박준영 부인, 英서 도자기 밀수 의혹
③[조선일보] 2021.05.01. “뭘 산거야, 미쳤어” 해수 장관 후보자 아내, 고가 도자기 불법 판매 의혹
④[동아일보] 2021.05.01. “얼마나 산거야, 미쳤어”…박준영 부인, 고가 도자기 밀반입 논란
⑤[경향신문] 2021.05.01. 박준영 “아내 도자기 밀수 의혹, 사려 깊지 못했다”
※그 외 추종보도 리스트
[한국경제TV] 2021.05.01. "해수부 장관 후보자 부인, 고가품 관세 없이 들여와 판매"
[MBC] 2021.05.01. "해수부 장관 후보 부인, 수천만원대 장식품 관세없이 들여와 판매“
[YTN] 2021.05.01. 박준영 해수장관 후보 부인, 고가 장식품 면세로 들여와 불법 판매 의혹
[이데일리] 2021.05.01. 고개숙인 박준영 해수부 장관 후보자 "반입 장식품, 불법여부 모르고 판매“
[아시아경제] 2021.05.01. 박준영 해수부 장관 후보 "반입 장식품, 불법 모르고 판매"
[SBS] 2021.05.01. "해수장관 후보 배우자, 수천만 원대 장식품 관세 없이 들여와 판매“
[한국경제] 2021.05.01. "얼마나 산거야 내가 미쳤어" 박준영 부인, 고가 도자기 밀반입?
[헤럴드경제] 2021.05.01. "뭘 산거야, 미쳤어" 박준영 부인, 고가 도자기 밀수 의혹
[매일경제] 2021.05.01. 해수부 장관 후보자 부인, 영국서 구입 도자기 '불법 판매' 의혹 등
[뉴스1] 2021.05.01. "뭘 산거야, 내가 미쳤어"…박준영 후보자 부인, 도자기 불법반입 의혹
외 다수
5. 사회에 끼친 영향
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는 문재인 정부에서 유일하게 낙마한 장관 후보자가 됐습니다.
이미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야당 동의없이 29명이나 장관급 후보자가 임명된 상황이었지만, ‘도자기 수천점 관세없이 불법 판매’라는 국민 정서에 어긋나는 행동마저 감쌀 수는 없었던 겁니다.
후보자는 5월 4일 인사청문회 종료 직후 ‘카페 운영을 중단하겠다’고 밝혔고, 장관 후보자에서 낙마한 뒤에는 차관직에서도 내려왔습니다.
영국 도자기 마을은 통상적으로 외교관 아내들의 쇼핑 성지였습니다. 해당 보도와 이로 인한 장관 후보자의 낙마 사례는 외교관을 지위를 남용하고, ‘이삿짐’을 핑계로 무더기 양을 들여와 판매한 일을 밝혀냄으로서 고위공직자 사회 도덕성에 경종을 울렸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취재와 제작 전 과정에서 언론윤리강령을 엄격히 준수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취재 및 보도과정에서 박준영 후보자 본인과 해양수산부와 수차례 통화를 거쳐 입장을 반영했습니다. 보도 이후 언론중재위원회 제소나 반론요청 및 정정보도 청구된 사항이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69회 전체 총평
‘제369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총 81편이 출품돼 7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특히 취재보도1부문에 좋은 보도들이 많이 출품됐고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수준이었다. CBS의 <이용구 법무부 차관 ‘봐주기 수사’ 의혹> 보도는 전 언론사가 모두 취재에 품을 들이고 의혹 규명에 동참한 사건이기는 했으나 CBS의 단독 보도들이 수사 은폐를 드러내는 데에 기여한 바를 인정받았다.
SBS의 <국가정보원 국장의 연이은 내부 성범죄> 보도는 국정원이 성범죄를 부인하는 가운데 취재가 매우 어려운 기관을 상대로 취재진이 오랜 기간 사실 확인을 위해 노력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국정원은 결국 성범죄 가해자에 대해 파면, 정직의 징계를 결정하고 국회에 보고했는데 이는 SBS의 보도가 이끌어낸 성과로 여겨진다.
SBS의 <경찰 고위직 간부 골프접대 의혹> 보도는 자칫 별 것 아닌 일로 치부할 수 있는 경찰 비위에 대해 경각심을 환기시킨 보도였다.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비대해진 경찰에 대한 감시 필요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이러한 보도를 격려함으로써 다른 언론에도 파급효과를 미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었다.
이밖에 한겨레신문의 <23살 노동자 이선호씨 사망 사건 등 산업재해> 보도와 TV조선의 <박준영 해수부장관 부인, 수천만원대 장식품 관세 없이 들여와 불법 판매>도 수상 여부를 놓고 막판까지 경쟁했다. 한겨레신문 보도의 경우 연속 보도를 통해 이 사건이 전국적 이슈로 부각됐다는 점이 높이 평가됐고 TV조선의 보도는 실제 해수부 장관의 낙마로 이어질 만큼 영향력이 컸던 보도로 인정받았지만 아쉽게도 다른 작품들에 밀렸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는 15편이나 되는 출품작이 몰렸다. 이 중 한국일보의 <농지에 빠진 공복들 외> 보도가 이견 없이 수상작으로 꼽혔다. 고위 공직자 852명의 전국 농지소유 분포를 모두 통계화하고 현장을 확인하는 등 공들인 흔적이 역력한 심층 취재였고 독자 친화적 인터랙티브 페이지 구성이 돋보이는 등 완성도 높은 기획보도로 인정받았다. 오마이뉴스의 <군사법원 성범죄판결 집중분석> 보도는 수상에 이르지는 못했지만 2월 최초로 열람이 허용된 군사법원 판결문을 발빠르게 분석해 의미를 도출해 낸 보도였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은 수상작을 내지 못했지만 KBS의 <혁명은 실패하는가> 보도가 눈길을 끌었다. 현장 취재가 어려운 상황에서 최대한 현지와 연결해 다큐멘터리를 구성한 노력과 미얀마 시위의 의미를 시청자들에게 생생하게 전달한 점이 높이 살 만했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는 2편의 수상작이 나왔다. 부산일보의 <중금속 범벅 폐광산, 도심 곳곳 방치> 보도는 지역민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폐광산 문제를 집중 취재하고 이슈화한 점이 우수했다는 평을 받았다. 기호일보의 <평택항 컨테이너 사망사고, ‘人災’ 주장> 보도는 이선호씨 사망사고에 다른 언론들이 주목하지 않을 때 관심을 갖고 보도한 것이 의미가 있다는 심사위원 평가를 받았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KBS대전의 <대전역 빠진 트램> 보도가 선정됐다. 오래 묵은 대전 도시철도 사업에 대해 언론이 주도적으로 트램 노선에 대전역이 빠져있다는 문제를 지적하고 결국 노선 수정을 이끌어냈다는 점이 심사위원들의 호평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