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O),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아무도 불편하지 않은 기사보다는 누군가는 불편하더라도 한국사회에 미약하나마 자극을 줄 수 있는 기사를 쓰고 싶었습니다. 현재 노동을 담당하고 있거나 노동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꾸준히 기사를 써온 기자들 입장에서 다양한 취재원들의 이해관계가 충돌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매일 기사를 써야하는 상황에서 그런 사안은 보통 복잡하다고 여겨져 취재에서 후순위로 미뤄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번에는 복잡하고 불편한 사안이라고 피하지 말고 다양한 시각에서 심층적으로 다뤄보자고 했습니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가장 최근 정부 통계인 2019년 말 기준으로 처음 각각 100만 조합원 시대를 맞았습니다. 전체 노동조합 조직률은 2010년 9.8%에서 9년 만에 12.5%까지 높아졌습니다. 양적으로 보면 놀랍게 성장했습니다. 전통적인 노조의 조직률이 하락 추세인 세계적인 흐름마저 거스르는 것입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노동조합과 노동운동의 위기를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갈수록 늘어갑니다. 1987년 6월항쟁과 이어진 노동자 대투쟁 때 선봉에 서서 변혁을 외쳤던 대공장 생산직 노동자들은 이제 사업장 울타리 안에서 자신들의 일자리와 임금만을 지키는 데 몰두합니다. 기업들의 통제 전략과 사업장 울타리를 뛰어넘는 연대를 어렵게 하는 노동법이 노동자들을 소극적으로 만든 더 큰 이유이지만, 적어도 노동운동이 노동시장 이중구조와 사회 양극화 심화를 막아내지 못한 사실은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지금 가진 것을 지키려고만 한다면, 결국 그간 노동운동이 쟁취한 모든 것을 잃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많이 늦었지만 노동운동도 새롭게 다가온 문제들에 대응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기후위기로 인한 산업전환 문제, 노조 내 세대 간 간극 문제, 플랫폼 노동을 비롯한 고용형태의 다양화 문제, 임금체계 개편 문제 등이 그것입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마냥 무시하거나 미뤄둘 경우 노동운동의 미래는 없습니다. 누군가는 이처럼 불편한 문제를 제기해 당사자들이 해결책에 나서도록 촉구할 시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번 기획을 준비하며, 우리가 미리 특정한 시각을 가지고 누군가를 일방적으로 옹호하거나 비난하지 말자는 점을 가장 염두에 뒀습니다. 노동운동가들과 노조 조합원, 노조 밖 전문가와 시민들의 목소리를 솔직하게 전하고 그들의 목소리에서 노동운동의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해 보고자 했습니다. 한편으로는 그들이 불편함을 느끼더라도 해야 할 말은 기사로 꼭 전하고자 했습니다.
총 3회로 구성된 이번 기획에서 1회차에서는 기후위기와 산업전환 문제를 다뤘습니다. 정의당과 노조가 석탄화력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 363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실태조사 결과를 처음으로 입수했습니다. 석탄발전소 비정규직을 대상으로 이번과 같은 대규모 조사가 이뤄진 것은 최초입니다. 조사 결과 노동자들이 느끼는 고용불안 문제는 심각했고, 이 같은 불안은 정보로부터 소외된 데서 비롯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설문조사뿐 아니라 보령화력발전소 현지 르포 및 노동자 인터뷰를 통해 노동자 목소리를 생생하게 전했습니다. 이를 통해 노조의 대응이 이미 한박자 늦은 감은 있지만 여전히 노조의 역할이 노동정의를 세우는 산업전환 과정에서 가장 중요함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정의로운 전환을 위한 제도적 보완책과 노동운동과 환경운동의 연대 방안을 모색했습니다.
2회차에서는 양대 노총 중심의 노조 활동에 대한 인식을 직장인 1000명 대상 설문조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직장갑질119가 실시한 이번 조사 역시 저희가 단독으로 입수한 내용입니다. 그간 노조에 대한 인식이 크게 개선됐다는 사실은 다른 여러 설문조사에서 확인할 수 있었는데, 이번 조사는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을 질문에 포함시킨 결과 3명 중 2명 가까이가 ‘노조가 내 삶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답한 결과가 나왔습니다. 그중에서도 프리랜서, 특고, 5인 미만 사업장, 고졸 이하 등 노조가 더 절실히 필요할 것으로 여겨지는 사람들의 부정적 답변이 많았습니다. 기존 노동운동가들에 대한 인터뷰를 통해 노조가 새롭게 등장하는 플랫폼 노동자 등 ‘노동 밖의 노동’을 위한 사업을 해야한다는 당위는 갖고 있지만 실제로는 구호에만 그쳤다는 솔직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판교 IT노조들과 양대 노총 바깥에서 활동하는 여성, 청년, 라이더 등과 노동공제회, 온라인노조 시도 등을 살펴봄으로써 미조직 노동자들이 노동운동의 주체로 서기 위한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했습니다.
2회차에서는 또한 노조 내 세대 간극 문제를 살펴봤습니다. 언론들이 특정한 시각에 입각해 대기업 사무직 노조 설립을 MZ세대와 기성 조합원 간의 갈등으로만 부각하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사무직 노조를 만든 청년들, 사무직 노조 가입 청년들, 가입을 고민하는 청년들, 기존 노조에 가입한 청년들, 노조가 절실히 필요하지만 노조에 가입하지 못하는 청년 등 다양한 위치에 선 청년들을 인터뷰했습니다. 기성 노조 활동가들의 목소리도 들어봤습니다. 청년들은 노조 필요성은 다른 세대 이상으로 느끼지만 노조 조직 구조와 문화가 이들을 품지 못하는 현실을 확인했습니다. 현실에서 노조를 찾을 수 없는 비정규직 등 청년들에게 노조가 다가가지 못할 경우 자칫 청년 내 격차가 확대될 수 있음을 지적했습니다.
마지막회에서는 ‘좋은 노조가 좋은 나라를 만든다’는 제목으로 오래 전부터 제기돼 왔지만 해묵은 숙제로 남은 문제들을 짚어봤습니다.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지지하는 국민건강보험 정규직 노동자들의 솔직한 목소리를 통해 정규직들이 왜 이에 반대하는지를 살펴봤습니다. 또한 연공급 체계가 지속 불가능한 한편 직무급제 도입시 하향평준화 가능성을 차단할 방안을 모색해야 함을 지적했습니다. 프랑스, 영국 등 사례를 토대로 단체협약의 적용 확장을 통해 IMF 외환위기 이후 20년 넘게 주창돼 온 산별노조운동이 새로운 성공 시도를 해볼 수 있음을 제안했습니다. 업종별, 지역별, 의제별 사회적 대화 활성화를 통해 장기적으로는 중앙집중적 대화도 모색해 볼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당장의 성과에 집착하지 말자는 것입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기사에 등장하는 취재원과 자료 출처는 가급적 있는 그대로 밝히고자 했습니다. 다만 취재원의 신원이 드러날 경우 불이익이 예상되는 경우에는 익명이나 가명으로 처리했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번 기획을 통해 노동운동과 관련한 새로운 이슈도, 해묵은 과제도 함께 다뤘습니다. 하지만 독자적인 대규모 실태조사들과 현지 르포, 누군가로부터도 얽매이지 않은 다양한 차원에서의 취재 및 분석을 통해 새로운 노동운동의 가능성을 모색해 보려 시도했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기사가 나간 뒤 노동부와 양대노총, 양대노총 밖 관계자들로부터 다양한 의견들을 접했습니다. 누군가는 자신과 입장이 다르다는 이유로 비판하기도 했지만, 누군가는 반드시 진작 해야했을 이야기를 해줘서 고맙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자신들도 조직 안에서 서로 불편해지는 것이 싫어서 하지 못했던 주제들을 이번 기획에서 다뤘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같은 자극은 당장은 아니더라도 향후 노동운동의 흐름을 바꾸는 데 일조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단기적으로는 1회 기사와 관련해 정부가 산업구조 전환 과정에서 피해를 입을 노동자들에 대한 지원책을 오는 7월 발표하겠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5월20일자로 기사가 나간 지 닷새 만인 5월25일 안경덕 고용노동부 장관은 ‘제4차 고용정책심의회 및 제14차 고용위기대응반’ 회의에서 “산업구조 전환 과정에서 피해를 입는 산업의 노동자를 범부처 차원에서 지원하기 위한 ‘공정한 노동전환 지원방안’을 7월에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지원방안에는 노동자 재취업 교육 방안, 사업장 폐쇄로 타격을 입을 지역경제에 대한 활성화 방안 등이 담길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가 구체적인 시점을 못박아 대책 발표를 예고한 것은 처음입니다. 이후 타사들의 ‘정의로운 전환’에 관한 기사 건수도 급증했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취재 과정에서 언론윤지강령기준을 위반한 사실이 없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외부 지원을 받은 바 없습니다. 반론 및 정정보도 신청 또한 없었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69회 전체 총평
‘제369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총 81편이 출품돼 7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특히 취재보도1부문에 좋은 보도들이 많이 출품됐고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수준이었다. CBS의 <이용구 법무부 차관 ‘봐주기 수사’ 의혹> 보도는 전 언론사가 모두 취재에 품을 들이고 의혹 규명에 동참한 사건이기는 했으나 CBS의 단독 보도들이 수사 은폐를 드러내는 데에 기여한 바를 인정받았다.
SBS의 <국가정보원 국장의 연이은 내부 성범죄> 보도는 국정원이 성범죄를 부인하는 가운데 취재가 매우 어려운 기관을 상대로 취재진이 오랜 기간 사실 확인을 위해 노력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국정원은 결국 성범죄 가해자에 대해 파면, 정직의 징계를 결정하고 국회에 보고했는데 이는 SBS의 보도가 이끌어낸 성과로 여겨진다.
SBS의 <경찰 고위직 간부 골프접대 의혹> 보도는 자칫 별 것 아닌 일로 치부할 수 있는 경찰 비위에 대해 경각심을 환기시킨 보도였다.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비대해진 경찰에 대한 감시 필요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이러한 보도를 격려함으로써 다른 언론에도 파급효과를 미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었다.
이밖에 한겨레신문의 <23살 노동자 이선호씨 사망 사건 등 산업재해> 보도와 TV조선의 <박준영 해수부장관 부인, 수천만원대 장식품 관세 없이 들여와 불법 판매>도 수상 여부를 놓고 막판까지 경쟁했다. 한겨레신문 보도의 경우 연속 보도를 통해 이 사건이 전국적 이슈로 부각됐다는 점이 높이 평가됐고 TV조선의 보도는 실제 해수부 장관의 낙마로 이어질 만큼 영향력이 컸던 보도로 인정받았지만 아쉽게도 다른 작품들에 밀렸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는 15편이나 되는 출품작이 몰렸다. 이 중 한국일보의 <농지에 빠진 공복들 외> 보도가 이견 없이 수상작으로 꼽혔다. 고위 공직자 852명의 전국 농지소유 분포를 모두 통계화하고 현장을 확인하는 등 공들인 흔적이 역력한 심층 취재였고 독자 친화적 인터랙티브 페이지 구성이 돋보이는 등 완성도 높은 기획보도로 인정받았다. 오마이뉴스의 <군사법원 성범죄판결 집중분석> 보도는 수상에 이르지는 못했지만 2월 최초로 열람이 허용된 군사법원 판결문을 발빠르게 분석해 의미를 도출해 낸 보도였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은 수상작을 내지 못했지만 KBS의 <혁명은 실패하는가> 보도가 눈길을 끌었다. 현장 취재가 어려운 상황에서 최대한 현지와 연결해 다큐멘터리를 구성한 노력과 미얀마 시위의 의미를 시청자들에게 생생하게 전달한 점이 높이 살 만했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는 2편의 수상작이 나왔다. 부산일보의 <중금속 범벅 폐광산, 도심 곳곳 방치> 보도는 지역민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폐광산 문제를 집중 취재하고 이슈화한 점이 우수했다는 평을 받았다. 기호일보의 <평택항 컨테이너 사망사고, ‘人災’ 주장> 보도는 이선호씨 사망사고에 다른 언론들이 주목하지 않을 때 관심을 갖고 보도한 것이 의미가 있다는 심사위원 평가를 받았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KBS대전의 <대전역 빠진 트램> 보도가 선정됐다. 오래 묵은 대전 도시철도 사업에 대해 언론이 주도적으로 트램 노선에 대전역이 빠져있다는 문제를 지적하고 결국 노선 수정을 이끌어냈다는 점이 심사위원들의 호평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