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O),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지난해에는 잠잠했던 불청객, 미세먼지가 다시 한반도를 찾고 있습니다. 2000년대 이후 미세먼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기 시작하면서, 미세먼지는 고질적인 골칫덩이가 됐는데요. MBN 데이터취재팀에 소속된 저는 독자적인 프로젝트로 지난 10년(2011년~2020년) 동안의 한반도 미세먼지 데이터를 수집해 분석해보기로 했습니다. 또 여기에 질병 관련 데이터를 결합해 미세먼지가 각종 질병에 끼친 영향도 알아보기로 계획했습니다.
국내 지역별 미세먼지와 질병의 상관성을 분석하려는 시도는 언론사뿐만 아니라 모든 연구기관을 통틀어 최초였습니다. 분석 대상은 서울과 6개 광역시 등 총 7개 대도시에 소속된 기초자치단체 73곳으로 정했는데요. 도시와 농촌이라는 강력한 변수를 제외하고 조사 대상의 인구학적 특성을 최대한 통일해 분석하기 위함이었습니다.
#1 미세먼지 어디가 심했을까?
가장 기본적으로 착수했던 작업은 각 지역의 미세먼지 데이터를 종합해 지난 10년 동안 가장 미세먼지가 심했던 지역을 찾아보는 작업이었습니다. 한국환경공단이 제공하는 월별/지역별 미세먼지 데이터를 수집해 가공 및 분석했는데요. 미세먼지가 심한 봄·겨울의 데이터를 추출해 WHO (일평균 미세먼지) 기준을 넘었던 기간의 비율과 (전년도 대비) 미세먼지 증감률을 표준화해 합산했습니다.
지난 10년 간 미세먼지 수치가 WHO의 기준을 넘었던 기간이 가장 길었던 지역은 바로 부산 사상구였습니다. 그 뒤를 부산 사하구, 서울 서초구, 대전 대덕구 등이 이었네요. 미세먼지 평균 증감률이 높았던 곳은 대구 동구와 광주 서구, 대구 남구, 광주 남구 순이었습니다.
이 두 수치를 표준화해 합쳐 ‘지역별 미세먼지 위험도’를 구했습니다. 이 위험도가 가장 높았던 곳은 대전 동구로 미세먼지 기준 초과율을 33위에 그쳤지만, 증가속도가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습니다. 그 뒤를 대전 대덕구와 인천 동구, 서울 양천구 등이 이었습니다.
#2 미세먼지와 질병 얼마나 밀접했을까?
다음으로는 프로젝트의 본 목적이었던 지역별 미세먼지와 질병의 밀접성을 알아봤습니다. 건강보험공단을 통해 지난 10년 동안의 월별·지역별 질병 발병 데이터를 확보했는데요. 분석 대상이 된 질병은 미세먼지가 영향을 끼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던 ▲폐암 ▲만성폐쇄성폐질환 ▲하기도감염 ▲허혈성질환 ▲뇌졸중 2개, 총 5개였습니다.
다소 복잡한(?) 데이터 세팅 과정이 있었으나 요약하자면, 각 지역의 미세먼지 증감률과 질병의 (발생) 증감률 사이의 상관계수를 일정한 시차를 두고 계산한 건데요. 사회과학에서 상관성 유무의 척도인 상관계수 0.3을 기준점으로 삼았습니다.
미세먼지 수치와 질병 간의 상관계수가 가장 높았던 곳은 바로 대전광역시 서구였습니다. 5개 질병 중 4개 질병에서 높은 상관성이 발견됐습니다. 서울 송파구와 강남구, 서초구, 대전 유성구 등도 ‘미세먼지-질병 상관성’이 높았던 지역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가지 문제가 생겼습니다. 어렴풋한 추측이었지만 “앞서 계산한 ‘지역별 미세먼지 위험’도가 높은 지역일수록 ‘미세먼지-질병 밀접도’가 높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취재를 진행했었는데... 결과는 영 엉뚱하게 나온 겁니다. ‘지역별 미세먼지 위험도’와 ‘미세먼지-질병 밀접도’간의 상관계수는 0.081... 이건 아예 상관관계가 없다는 뜻이었죠. “그렇다면 기사를 어떻게 써야하지?” 취재가 막혔습니다. “이대로 기사를 내야 하나... 아니면 프로젝트를 접어야 하나...” 취재는 절벽에 다다랐고 깊은 고민에 빠졌습니다.
#3 데이터가 만든 절벽...결국 데이터가 답
소위 ‘멘붕’에 빠져, 몇 시간 째 절망적으로 여러 데이터를 이리저리 만져보던 와중... 한 가지 수치가 눈에 띄었습니다. 지역별로 5개 질병의 진단율을 표준 합산한 ‘질병 위험도’와 앞서 계산한 ‘미세먼지-질병 밀접도’의 상관계수였습니다. -0.62... 그러니까 특정 지역의 질병 진단율이 높을수록 미세먼지와 질병 사이의 상관성이 더 낮아진다는 뜻입니다. 당연히 질병이 미세먼지와 질병의 밀접성을 낮춰는 건 아닐 것이고... <‘질병’↔(???)↔‘미세먼지-질병 밀접성’>에 들어갈 미씽링크가 있는 겁니다. 키보드와 마우스를 쥔 손에 다시 힘이 들어갔습니다.
다시 몇 번의 시행착오를 거친 끝에 찾아낸 미씽링크는 바로 ‘나이’였습니다. 지역별 ‘평균 연령’과 ‘미세먼지-질병 밀접성’ 간의 상관계수는 –0.48로 강력한 음의 상관관계를 보였습니다. 두 데이터셋을 회귀분석한 결과 [미세먼지-질병 밀접도=(-0.028*평균 연령)+1.204]라는 통계적으로 유효한 공식(p값 0.000007)을 구할 수 있었는데요. 특정 지역의 평균 연령이 낮을수록 오히려 미세먼지와 질병 간의 밀접성이 올라가다는 결과였습니다. 통념과는 달랐죠.
이 결과를 들고 의학계에서 미세먼지를 연구했던 여러 전문가들을 취재했습니다. 모두들 “이런 연구를 처음 보긴 하지만 비슷한 연구들은 있다”라는 답을 줬죠. 사실 외부 환경 요인에 대해서 젊을수록 더욱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연구가 요즘 많이 나오고 있다는 겁니다. 젊을수록 기저질환 등 다른 요인이 상대적으로 적다보니 외부 환경의 변화에 더욱 크게 영향을 받는다는 설명이었습니다.
현재의 미세먼지 대책 대부분은 고령층에 초첨이 맞춰져 있죠. 이번 취재 결과는 소외되고 있을지 모르는 젊은층에도 맞춤형 미세먼지 대책이 필요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런 정책의 전환을 이끌 수 있는 전문 기관의 후속 연구가 나오길 기대합니다. MBN 데이터취재팀 역시 후속 보도를 위해 더 많은 데이터를 연구하겠습니다.
#4 국내 최초의 미세먼지-질병 밀접 지도 공개!
이렇게 수집, 가공한 데이터와 그 분석 결과는 온라인을 통해 공개했습니다. MBN의 데이터전문 자회사인 KDX한국데이터거래소의 플랫폼을 통해 공개했습니다. 분석 결과는 ‘미세먼지-질병 밀접 지도’를 통해 시각화했습니다. 각 지역별 ▲평균 연령 ▲미세먼지-질병 상관계수 ▲미세먼지 위험도 등이 담겨있는데요. 인터랙티브 맵 형태로 제작돼 누구나 쉽게 볼 수 있게 가공돼 있습니다.
또한, 취재 과정에서 수집하고 가공한 데이터셋 역시 온라인을 통해 누구나 다운로드 받을 수 있도록 공개하고 있습니다. 정부기관, 학계, 기업, 개인 등 다양한 주체들이 이 데이터를 이용해 더욱 발전적이고 심도 있는 연구를 이어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미세먼지-질병 밀접 지도: https://kdx.kr/service/dust/
*취재 데이터셋 공개: https://kdx.kr/data/view/28441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없습니다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없습니다.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취재기자가 직접 데이터 가공, 분석 및 시각화를 실시했습니다.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없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앞서 미세먼지의 위험성을 다룬 기사들은 대부분 전문 기관의 연구 결과를 보도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거나 단순 시민 인터뷰 기사 정도에 그치고 있었습니다. 이번에 진행했던 지역별 미세먼지와 질병 간의 상관성을 데이터에 기반해 실증적으로 분석한 연구는 국내 언론사뿐만 아니라 행정·연구기관 등 모든 기관을 통틀어 국내 최초였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데이터셋을 온라인에 공개한 이후 약 1달 동안 30개의 기관에서 이 연구 목적 등으로 이 데이터를 제공받아갔습니다. 특히 국책연구기관인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등 여러 국가 기관에서 데이터를 제공받아 갔으며, 의약품 제조 회사 등 각 기업에서도 데이터를 받아 갔습니다. 보도 내용과 결과가 장기적인 정책 조정이 필요한 분야이기 때문에 당장 가시적인 후속조치가 나오긴 어렵겠지만, 추후 국가 정책에 반영될 수 있는 여러 연구가 나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준수했으며, 사내 모니터링단에서 깊이있는 데이터저널리즘이었던 호평이 나왔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해당 사항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69회 전체 총평
‘제369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총 81편이 출품돼 7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특히 취재보도1부문에 좋은 보도들이 많이 출품됐고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수준이었다. CBS의 <이용구 법무부 차관 ‘봐주기 수사’ 의혹> 보도는 전 언론사가 모두 취재에 품을 들이고 의혹 규명에 동참한 사건이기는 했으나 CBS의 단독 보도들이 수사 은폐를 드러내는 데에 기여한 바를 인정받았다.
SBS의 <국가정보원 국장의 연이은 내부 성범죄> 보도는 국정원이 성범죄를 부인하는 가운데 취재가 매우 어려운 기관을 상대로 취재진이 오랜 기간 사실 확인을 위해 노력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국정원은 결국 성범죄 가해자에 대해 파면, 정직의 징계를 결정하고 국회에 보고했는데 이는 SBS의 보도가 이끌어낸 성과로 여겨진다.
SBS의 <경찰 고위직 간부 골프접대 의혹> 보도는 자칫 별 것 아닌 일로 치부할 수 있는 경찰 비위에 대해 경각심을 환기시킨 보도였다.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비대해진 경찰에 대한 감시 필요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이러한 보도를 격려함으로써 다른 언론에도 파급효과를 미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었다.
이밖에 한겨레신문의 <23살 노동자 이선호씨 사망 사건 등 산업재해> 보도와 TV조선의 <박준영 해수부장관 부인, 수천만원대 장식품 관세 없이 들여와 불법 판매>도 수상 여부를 놓고 막판까지 경쟁했다. 한겨레신문 보도의 경우 연속 보도를 통해 이 사건이 전국적 이슈로 부각됐다는 점이 높이 평가됐고 TV조선의 보도는 실제 해수부 장관의 낙마로 이어질 만큼 영향력이 컸던 보도로 인정받았지만 아쉽게도 다른 작품들에 밀렸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는 15편이나 되는 출품작이 몰렸다. 이 중 한국일보의 <농지에 빠진 공복들 외> 보도가 이견 없이 수상작으로 꼽혔다. 고위 공직자 852명의 전국 농지소유 분포를 모두 통계화하고 현장을 확인하는 등 공들인 흔적이 역력한 심층 취재였고 독자 친화적 인터랙티브 페이지 구성이 돋보이는 등 완성도 높은 기획보도로 인정받았다. 오마이뉴스의 <군사법원 성범죄판결 집중분석> 보도는 수상에 이르지는 못했지만 2월 최초로 열람이 허용된 군사법원 판결문을 발빠르게 분석해 의미를 도출해 낸 보도였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은 수상작을 내지 못했지만 KBS의 <혁명은 실패하는가> 보도가 눈길을 끌었다. 현장 취재가 어려운 상황에서 최대한 현지와 연결해 다큐멘터리를 구성한 노력과 미얀마 시위의 의미를 시청자들에게 생생하게 전달한 점이 높이 살 만했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는 2편의 수상작이 나왔다. 부산일보의 <중금속 범벅 폐광산, 도심 곳곳 방치> 보도는 지역민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폐광산 문제를 집중 취재하고 이슈화한 점이 우수했다는 평을 받았다. 기호일보의 <평택항 컨테이너 사망사고, ‘人災’ 주장> 보도는 이선호씨 사망사고에 다른 언론들이 주목하지 않을 때 관심을 갖고 보도한 것이 의미가 있다는 심사위원 평가를 받았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KBS대전의 <대전역 빠진 트램> 보도가 선정됐다. 오래 묵은 대전 도시철도 사업에 대해 언론이 주도적으로 트램 노선에 대전역이 빠져있다는 문제를 지적하고 결국 노선 수정을 이끌어냈다는 점이 심사위원들의 호평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