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올해 3월, 한 시청자에게서 제보 사진이 들어왔습니다. “주택가 등지에 BMW 전기차가 여러 대 방치되어 있다.” 시민이 짚어준 제주 시내 장소 두어 곳을 우선 돌아봤습니다. 똑같은 모델의 전기차가 주택가 공터 등지에 10여 대 안팎으로 옹기종기 모여있었습니다.
방치된 전기차들은 번호판을 모두 뗀 상태였고, 누가 소유했는지조차 알 길이 없었습니다. “이곳에 멈춰선 지 몇 년은 됐다”라고 기억을 더듬어주는 인근 주민들의 이야기를 우선 메모했습니다. 동일 모델 차량이 최소 수십 대 이상 내버려진 점을 토대로, ‘렌터카 업체 소유’일 것으로 추정하고 취재에 착수했습니다.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최근 5년 사이 제주도의 전기차 보조금 집행 기록을 살펴보니, 예상대로 한 렌터카 업체가 억대 보조금을 받아 사들인 뒤, 영업을 중단하며 세워둔 차라는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KBS는 2개월가량 전기차 보조금 관련 취재를 이어가던 지난 5월, 한 고사리 채취객으로부터 “오름 주변에 BMW 차량이 이상하리만큼 너무 많다”라는 또 다른 제보를 입수했습니다. 현장을 확인해보니, 두 달 전 확인한 차량과 똑같은 모델의 BMW 전기차가 한라산 중산간 목초지에 무려 100여 대 세워져 있었습니다. 취재진이 두 달 동안 확인한 방치된 전기차 렌터카만 수백 대에 달하는 상황이었습니다.
해당 차량은 구매 당시 가격이 6천만 원에 달하고, 1대당 2천만 원 넘는 국비와 도비가 지원됐습니다. 이 렌터카 업체가 사들인 동일 모델 차량만 300대에 달해, 수년간 멈춰선 전기차에 집행된 혈세가 60억 원이 넘는다는 점도 KBS 취재를 통해 확인했습니다.
KBS는 해당 현장을 가장 먼저 취재해, 5월 25일 단독 보도했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KBS 취재진은 한라산 중산간 일대에 방치된 전기차 렌터카 백여 대 사이로 말들이 지나다니며 풀을 뜯는 다소 ‘우스꽝스러운’ 풍광이 흥밋거리로 소비되는 것을 가장 경계했습니다. 이 때문에, 해당 현장을 고발하기에 앞서 지난 10여 년간 정부와 제주도의 ‘전기차 정책’을 되짚어보는 취재를 동시에 진행했습니다. 제주도는 지난해 전국 처음으로 ‘전기차 2만 대’ 시대를 열 정도로, 전국에서 가장 전기차 보급에 속도를 내는 지역이기도 합니다. 빠른 보급만큼, 여러 문제점도 더 일찍 나타나고 있었습니다.
△전기차 구매 시 집행되는 보조금은 얼마나 되는지 △‘전기차 보급’이라는 정책 방향에 맞게 세금이 올바르게 쓰이고 있는지 △보조금 집행 뒤 사후관리는 제대로 이뤄지는지 △용도대로 사용되지 못하는 이 같은 보조금이 실제 환수된 사례는 있는지 △전기차 인프라 구축 사업에는 문제가 없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살폈습니다.
이를 통해 ‘주고 나면 끝’ 식의 보조금 집행 방식과 양적 팽창에 집중된 채 사후관리가 전혀 없는 전기차 정책 현주소를 2주간의 연속 보도를 통해 지적했습니다.
취재 과정에서 ‘전기차 보급’ 일색인 정책의 허점이 낱낱이 드러났습니다. 대량으로 전기차를 사들이는 렌터카 업체에 수백억 원대 국비와 지방비가 지원되었는데도, 전기차 주무 부서인 환경부와 제주도는 전기차 수백 대가 무더기로 운행하지 않은 채 방치되는 사태를 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 ‘전기차 보급 실적’만 채우다 보니, 보급 사업에 매년 수백억 원 세금을 붓고도 실제 운행 현황은 파악조차 하지 못한 것입니다.
전기차뿐만 아니라 수백억 원 국고를 들여 보급한 ‘전기차 충전기’도 곳곳에 고장이 난 채 방치되어 있거나 제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시설물이 수두룩했습니다. 매년 수백억 예산을 들이며 깔고 있는 전기차 충전기가 값비싼 고철 덩어리로 전락하고 있는 문제점도 현장 고발을 통해 짚었습니다.
KBS 보도를 통해서 수십~수백억 원에 이르는 혈세가 내버려지는 상황이 드러났고, 이는 제주도뿐만 아니라 전국민적 공분을 샀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5월 25일 낮, 한라산 중산간에 100여 대가 넘는 전기차 렌터카가 방치된 채 깔린 장면이 온라인 디지털 기사로 최초 보도되었습니다. 해당 기사는 KBS 홈페이지에서도 출고 다음 날까지 만 하루 넘게 ‘가장 많이 읽은 기사’ 1위에 올랐고, 네이버와 다음 양대 포털 사이트에서도 수십만 건 조회 수를 기록하며 전국민적 관심을 불러일으켰습니다.
KBS 단독 보도 이후, KBS 단독취재가 이뤄진 전기차 방치 현장 위치를 묻는 타 매체 기자들의 연락이 줄이었습니다. 이후 통신사에서 촬영한 현장 사진이 다음 날 주요 일간지 지면을 포함해 다양한 매체의 온라인 기사 등에 내걸렸고, KBS 보도를 기반으로 한 기사들이 다음 날 오전까지 수십 건 재생산되었습니다. (타 매체 반향은 별도 목록으로 만들어 제출함)
앞서 제주시내 일부 지역에 전기차 렌터카 10여 대가 방치된 상황과 관련해, 일부 지역 매체의 보도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제주도 중산간 목초지 등지에 전기차 수백 대가 무더기로 멈춰선 채 곳곳에 방치된 현장을 최초 취재해 보도한 것은 KBS입니다. 전기차 방치 실태뿐만 아니라 전기차 보조금, 인프라 부실 관리 등 정책의 허점도 지적하는 입체적인 보도는 KBS가 단독으로 수행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이번 KBS의 보도는 전기차 정책을 이끄는 주무 부처와 지방정부를 움직이는 출발점이 되었습니다.
수백~수천억 원 세금을 쏟아붓고 있는 범정부적 정책이 거꾸로 가고 있는 현실을 고발하고, 제도를 돌이켜보는 계기를 제공해, 언론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했다고 자평합니다. 제주도와 환경부 역시 KBS 보도에 대해 사실관계를 인정하고, 정책 보완과 문제 해결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현장 고발과 심층 취재 등 2차례 연속 보도가 나간 다음 날인 5월 27일, 제주도는 전기차 렌터카의 부실한 사후관리에 대해 전수조사에 나서겠다는 보도자료를 냈습니다. 지금까지 전기차 구매보조금을 지원받은 렌터카 업체 86곳을 대상으로 ‘최초로’ 전수조사하고, 해마다 운행상황을 점검하겠다고 했습니다.
KBS 보도 이후 제주도는 특히 전기차 방치 사례가 확인될 경우 전기차 보조금 제한 등 벌칙을 부과하는 방안도 마련하기로 하고, 올해부터 법인 등 업체가 전기차를 사들일 때 ‘50대’를 넘지 못하도록 수량을 처음으로 제한하겠다는 방침입니다. 환경부 역시 KBS 측에 “제주도와 모니터링을 이어가겠다”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전기차 렌터카에 이어 충전기도 방치되고 있다는 KBS 보도가 나온 뒤에도 대책 발표가 잇따랐습니다. 제주도는 도내 전기차 공용충전기 4천여 대에 대해 정상 작동 여부와 차단기 상태 등 실태 전반을 점검하겠다는 계획입니다. 환경부 역시 올해 하반기부터 고장나거나, 제 기능을 못 하는 노후 충전기를 철거하고, 교체하는 사업을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전기차 정책과 관련해 제주도의회에서도 질타가 나왔습니다. 제주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박원철 의원은 KBS 보도를 언급하며 “렌터카 업체의 전기차 구입 지원과 융자를 중단하고, 실태조사를 통해 해당 업체에 패널티를 적용해야 한다"라고 촉구했습니다.
그간 전기차 운전자들이 불편함을 호소하거나, 정부와 지자체 등 기관에 민원을 넣는 경우가 다수 있었지만, 실제 정책 변화로 이어졌다고는 보기 어려웠습니다. 전기차 운전자 커뮤니티에서는 최근 KBS의 전기차 정책 관련 연속 보도 내용을 공유하며 “기사가 터지니 이제야 정부와 지자체도 반응을 보인다. 전기차 이용자들이 아무리 민원을 제기해도 꼼짝도 하지 않던 곳”이라며 쓴웃음을 짓기도 했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해당 보도는 언론윤리강령 기준을 준수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해당 취재 보도와 관련해 외부 지원을 받은 사실은 없습니다.
보도 당사자의 반론 신청이나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 등 해당 사항이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69회 전체 총평
‘제369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총 81편이 출품돼 7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특히 취재보도1부문에 좋은 보도들이 많이 출품됐고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수준이었다. CBS의 <이용구 법무부 차관 ‘봐주기 수사’ 의혹> 보도는 전 언론사가 모두 취재에 품을 들이고 의혹 규명에 동참한 사건이기는 했으나 CBS의 단독 보도들이 수사 은폐를 드러내는 데에 기여한 바를 인정받았다.
SBS의 <국가정보원 국장의 연이은 내부 성범죄> 보도는 국정원이 성범죄를 부인하는 가운데 취재가 매우 어려운 기관을 상대로 취재진이 오랜 기간 사실 확인을 위해 노력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국정원은 결국 성범죄 가해자에 대해 파면, 정직의 징계를 결정하고 국회에 보고했는데 이는 SBS의 보도가 이끌어낸 성과로 여겨진다.
SBS의 <경찰 고위직 간부 골프접대 의혹> 보도는 자칫 별 것 아닌 일로 치부할 수 있는 경찰 비위에 대해 경각심을 환기시킨 보도였다.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비대해진 경찰에 대한 감시 필요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이러한 보도를 격려함으로써 다른 언론에도 파급효과를 미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었다.
이밖에 한겨레신문의 <23살 노동자 이선호씨 사망 사건 등 산업재해> 보도와 TV조선의 <박준영 해수부장관 부인, 수천만원대 장식품 관세 없이 들여와 불법 판매>도 수상 여부를 놓고 막판까지 경쟁했다. 한겨레신문 보도의 경우 연속 보도를 통해 이 사건이 전국적 이슈로 부각됐다는 점이 높이 평가됐고 TV조선의 보도는 실제 해수부 장관의 낙마로 이어질 만큼 영향력이 컸던 보도로 인정받았지만 아쉽게도 다른 작품들에 밀렸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는 15편이나 되는 출품작이 몰렸다. 이 중 한국일보의 <농지에 빠진 공복들 외> 보도가 이견 없이 수상작으로 꼽혔다. 고위 공직자 852명의 전국 농지소유 분포를 모두 통계화하고 현장을 확인하는 등 공들인 흔적이 역력한 심층 취재였고 독자 친화적 인터랙티브 페이지 구성이 돋보이는 등 완성도 높은 기획보도로 인정받았다. 오마이뉴스의 <군사법원 성범죄판결 집중분석> 보도는 수상에 이르지는 못했지만 2월 최초로 열람이 허용된 군사법원 판결문을 발빠르게 분석해 의미를 도출해 낸 보도였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은 수상작을 내지 못했지만 KBS의 <혁명은 실패하는가> 보도가 눈길을 끌었다. 현장 취재가 어려운 상황에서 최대한 현지와 연결해 다큐멘터리를 구성한 노력과 미얀마 시위의 의미를 시청자들에게 생생하게 전달한 점이 높이 살 만했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는 2편의 수상작이 나왔다. 부산일보의 <중금속 범벅 폐광산, 도심 곳곳 방치> 보도는 지역민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폐광산 문제를 집중 취재하고 이슈화한 점이 우수했다는 평을 받았다. 기호일보의 <평택항 컨테이너 사망사고, ‘人災’ 주장> 보도는 이선호씨 사망사고에 다른 언론들이 주목하지 않을 때 관심을 갖고 보도한 것이 의미가 있다는 심사위원 평가를 받았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KBS대전의 <대전역 빠진 트램> 보도가 선정됐다. 오래 묵은 대전 도시철도 사업에 대해 언론이 주도적으로 트램 노선에 대전역이 빠져있다는 문제를 지적하고 결국 노선 수정을 이끌어냈다는 점이 심사위원들의 호평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