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ㅇ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출품 보도물 목록(최초 보도부터 순서대로 3건까지 기재)
번호 보도일시 보도 제목
1 2월19일 [식판경제학-프롤로그]식어가는 공장의 온도,한술 끼니로 재보다
2 2월19일 [식판경제학] 1.남동산단-숫자보다 먼저 늙는 현장
3 2월26일 [식판경제학] 2.남동산단-점심 풍경이 전하는 오늘
3.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산업단지 구조 고도화’는 제가 인천일보에 입사하던 2013년에도 케케묵었던 말이었습니다. 정부와 지자체가 쏟아낸 지원책은 매년 이름표만 바꿔 달고 등장했고, 정작 현장 핵심부에는 닿지도 못한 채 사그라지기 일쑤였습니다. 왜 이 의제는 번번이 제대로 된 성과를 내지 못하고 결국엔 뒷전으로 밀렸을까요. 취재팀은 그 이유를 시각의 문제라고 봤습니다. 노후 산단은 늘 ‘지역 경제’라는 거시적 언어와 동일 선상에 올라 있었습니다. 가동률, 수출액, 입주 기업 수 등등. 숫자는 있었지만 숫자 뒤에 사람은 없었습니다. 시선이 ‘지역 경제’라는 추상의 언어로 남아 있는 한, 정치와 행정은 유의미한 방향으로 진전하기 힘들다고 판단했습니다.
취재팀은 인천 노후 산단의 실체는 뭘까 고민했습니다. 인천 3개 국가산업단지(남동·주안·부평) 노동자와 사업자 대다수는 40대 이상 중장년입니다. 노후 산단을 살리는 일은 곧 이 도시의 중장년을 살리는 일입니다. 그러나 이 연결은 한 번도 명시적으로 호명된 적이 없었습니다. 구조 고도화 논의는 늘 산업 경쟁력과 도시 성장의 언어로 진행됐고, 그 안에서 일하고 버티는 사람은 보이지 않는 배경으로 남았습니다.
더군다나 수만명이 매일 이곳으로 출근하지만 퇴근과 동시에 각자 주소지로 흩어지는 그들은 정치인에겐 ‘집중해야 할 유권자’가 아닌 ‘잠시 머무는 유동 인구’에 불과했고 정치인이 당선 후 행정가가 돼서도 이 시선은 바뀌지 않았습니다.
분위기를 뒤집을 카드가 필요했습니다. 취재팀이 찾은 것은 ‘식판’입니다. 15분짜리 점심. 노동자들이 식판을 들고 마주 앉는 그 순간은 거시 경제가 포착하지 못한 삶의 언어가 가장 솔직하게 흘러나오는 시간이었습니다.
임금 등락, 발주처 동향, 공장 폐업의 공포, 이직 고민. 식판 위에서 오가는 말은 가동률 그래프가 설명하지 못하는 것을 정확하게 증언하고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식판은 산업단지의 거대한 담론을 시민 밀착 언어로 잇는 장치였습니다. 노후 산단 실체는 ‘저기 공장 문제’가 아니라 ‘이 도시에서 밥 먹고 사는 사람들의 일’임을 보여줄 수 있는 매개체였습니다.
식판은 당사자들 시선에서 바라보는 산단 경제의 압축판이었습니다. 빨리 담고, 빨리 먹고, 빨리 치운다. 인건비를 줄이고 회전율을 높이기 위해 고안된 그 효율의 그릇 안에, 산단이 노동자를 대하는 방식이 그대로 담겨 있었습니다. 취재팀은 인천일보 로고를 새긴 3만원짜리 작업복을 맞춰 입고 그 식판 앞에 직접 앉았습니다. 숫자가 아닌 사람의 문장으로 산업단지를 다시 쓰기 위해서였습니다.
4.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언론학과, 국어국문학과, 정치외교학과 출신으로 구성된 취재팀이 이 기획에 ‘경제학’이라는 단어를 붙인 것은, 사실 정립이라기보다 선언에 가깝습니다. 경제학은 경제를 잘 모르는 사람들에겐 상위층의 언어처럼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GDP, 금리, 유동성. 그 언어는 갈수록 정교해졌지만 정작 식판을 들고 15분 안에 밥을 비우는 인천 사람들 삶과는 점점 멀어지는 것 같았거든요. 취재팀은 그 언어를 되돌려주고 싶었습니다. 식판 옆에서 오간 말들을 분석하고, 그 구조를 드러내고, 그들 삶이 조금이라도 나아지는 데 이 기획이 닿기를 바랐습니다. ‘경제학’을 붙인 건 그 바람의 표현이었습니다.
<식판경제학> 취재팀은 별도의 기획팀이 아닙니다. 매일 지면과 온라인 기사를 책임지는 일상의 업무 속에서, 점심과 저녁 식사 시간을 취재 시간으로 전환했습니다. 새해부터 그해 4월까지 인천일보 로고를 새긴 작업복을 입고 산단 식당에 들어가 노동자들과 같은 식판을 들었습니다. 3명의 기자가 각자 산업단지를 돌며 최소 30명 이상에게 접촉을 시도했고, 실제로 의미 있는 대화를 이어간 대상은 1인당 10여명 수준입니다. 하루 종일 단 한명과도 말을 트지 못한 날이 있었고, 비흡연자임에도 흡연 구역까지 동행했습니다. 이 시행착오가 기획의 진정성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기사에 등장하는 노동자·자영업자·중소기업 대표 상당수는 익명 또는 이름만 공개했습니다. 산단 내 협력업체 관계, 발주처 눈치, 고용 불안이라는 구조적 이유에서 비롯된 불가피한 선택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름을 요구하면 10명 중 9명은 입을 닫고 우리를 경계하기 시작했습니다. 취재팀은 익명 진술을 단독으로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모든 진술은 연령대 추이·가동률·창폐업 데이터 등 전수조사 수치와 교차 검증했으며, 주요 등장인물은 복수 취재를 통해 진술의 일관성을 확인했습니다. 제보자와 특별한 이해관계는 없습니다. 모든 접촉은 취재팀이 현장에서 직접 시도했으며, 편집국 차원의 이해충돌 검토를 마쳤습니다.
이 기획 방법론적 특이성은 네 가지 정도로 설명됩니다.
첫째, 현장 언어가 데이터를 통해 경제적 가치를 지닐 수 있게 시도했습니다. 취재팀은 식판 앞에서 건져 올린 말을 그대로 활자로 옮기는 데 만족하지 않았습니다. 입주 업체 1000개 이상 국가산단 13곳의 가동률을 전수 비교해 남동산단이 유일하게 역방향 하락(▼7.7%)했음을 수치로 특정했습니다. 남동산단 일반음식점 창·폐업 데이터, 연수구 외국인 등록 현황, 부평·주안산단 소기업화 추이, 수도권 국가산단별 여성 노동자 비율까지 전수조사했습니다. 노동자 말이 먼저 있었고, 데이터는 그 진실을 뒷받침하는 뼈대로 쓰였습니다.
둘째, 그래픽을 논증 도구로 사용했습니다. 편집부 기자들이 담당한 지면 그래픽은 단순한 삽화가 아니었습니다. 노동자 실루엣 위에 가동률 데이터를 겹쳐 숫자가 사람의 이야기임을 시각화했고, 수도권 여성 노동자 비율 1위 산단(부평, 34.9%)에 어린이집이 0곳이라는 두 수치를 한 장에 병치해 구조적 부재를 고발했습니다. 2020년 이후 입주 기업 평균 종업원 수가 부평산단 기준 17.4명에서 6.9명으로 쪼개진 현실은 우편함이 빼곡히 들어찬 배경 이미지와 결합해 소기업 난립의 공허함을 공간으로 표현했습니다. 텍스트가 설명하지 못하는 구조적 모순을 그래픽이 독립적으로 논증했습니다.
셋째, 국내외 전문가를 통해 구조를 검증했습니다. 인하대 김경배·인천가톨릭대 신일기 교수, 산업연구원 김주영 연구위원 등 국내 전문가들은 남동산단의 역방향 하락을 IMF·금융위기라는 역사적 맥락 속에서 진단했습니다. 일본 고이소 슈지 교수, 영국 스티브 포더길 경제학자, 스페인 마르크 산스 구야나벤스 자문관 등 해외 전문가들은 인천의 문제가 글로벌 제조업 도시가 공통으로 직면한 구조임을 확인하면서도 한국적 특수성을 짚었습니다. 현장의 말이 국제적 맥락 안에서 보편적 의미를 얻었습니다.
넷째, 취재 결과를 정치 의제로 연결했습니다. 취재팀은 식판 위의 목소리를 6·3 지방선거 의제로 의도적으로 연결했습니다. 인천시장과 남동·부평·서구·미추홀구 기초단체장 예비후보에게 산단 정책 질의서를 전원 발송했고, 온라인 게재 전 인천시선거관리위원회에 공직선거법 저촉 여부를 직접 자문해 확인을 받았습니다. 답변에 응한 16명 예비후보들은 보육·주차·스마트제조를 아우르는 구체적 공약으로 응답했습니다. 선거판에선 표가 안 돼 한 번도 중심에 선 적 없던 산단 가치가 표심과 연결된 의제로 올라섰으면 좋겠다 싶어 기획한 부분입니다.
〈식판경제학〉이 식판 앞에서 말을 모으고, 그걸 데이터로 풀어내고, 전문가들에게 조언을 받고, 정치인들이 공약으로 화답하면서 결국 노후 산단은 ‘사람’ 중심으로 재편돼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수십 년간 가동률과 수출액으로만 읽혀온 공간에, 취재팀은 식판이라는 가장 일상적인 매개체를 통해 사람의 무게를 되돌려놓으려 했습니다. ‘산단 구조 고도화’는 결국 곧 그 안의 사람을 살리는 일을 중심으로 풀어가야 한다는 어찌 보면 당연한 명제가 이 기획을 통해 공적 언어로 자리 잡기를 바랐습니다.
우리가 ‘경제학’이라는 단어를 식판 뒤에 붙인 것이 선언이었다면, 이제 그 선언은 어느 정도 근거를 댈 수 있습니다. 15분 안에 밥을 비우는 사람들의 언어가 데이터가 되고, 데이터가 그래픽이 되고, 그래픽이 공약이 됐습니다. 식판 위의 경제학은, 그렇게 작동했습니다.
5.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식판경제학〉은 한국언론진흥재단이 발행하는 언론 전문지 〈신문과방송〉 2026년 5월호에 취재기·제작기로 제안을 받아 수록됐습니다. “거대 담론에 지친 산단 노동자들, ‘식판’ 앞에서 밝힌 속내”라는 제목으로 기획 의도부터 취재 과정 전반을 기록했습니다. 별도 기획팀 없이 일상 업무와 병행하며 식판을 취재 도구로 삼은 방법론, 현장의 말을 데이터로 조립하고 그래픽으로 시각화한 편집 공정, 선거 의제로 연결하기까지의 과정을 솔직하게 담았습니다.
취재기 URL-
https://kpf.or.kr/synap/skin/doc.html?fn=1777012577924.pdf&rs=/synap/result/research/
6. 사회에 끼친 영향
〈식판경제학〉이 말로서 그치지 않기 위해 앞서 설명한 것처럼 6월 지방선거를 엮어봤습니다. 취재팀은 기획 마무리 단계에서 당시 예비후보들이었던 인천시장과 남동·부평·서구·미추홀구 기초단체장 후보들에게 산단 정책 질의서를 발송했습니다.
16명이 응답했고, 대부분 기획의 문제의식에 적극 동감한다고 밝혔습니다. 6월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이었으니 후보들의 적극성을 순수하게만 볼 수는 없습니다. 그럼에도 주목할 것은 후보들이 〈식판경제학〉이 짚어낸 문제들을 그대로 차용해 구체적인 해법으로 연결했다는 점입니다.
현직 인천시장이었던 유정복 후보는 기획의 핵심 표현인 ‘남은 것은 숙련, 사라진 것은 청년’을 답변에 직접 인용하며 산단의 위기를 ‘시설 노후화’가 아닌 ‘구조의 노후화’로 규정했습니다. 전직 부평구청장이었던 차준택 후보는 수도권 여성 노동자 비율 1위이면서도 어린이집이 단 한 곳도 없는 부평산단의 현실에 직접 응답하며, 인천에서 부평에만 없는 근로복지공단 어린이집 유치를 공약으로 내걸었습니다. 현장 언어를 데이터로 특정한 구조적 결핍이 후보의 공약으로 번역된 직접적인 사례 중 하나입니다. 남동구 후보들은 기사가 제시한 ‘브릿지 공백’ 개념을 그대로 인용하며 뿌리산업과 첨단산업을 잇는 정책을 경쟁적으로 내놓았고, 한국산업단지공단은 카페·편의점을 공장 부대시설로 인정하는 산업집적법 시행규칙 개정안이 입법예고 중임을 공식 확인했습니다.
16명 답변을 모으니 족히 책 한 권 분량의 산단 정책 데이터베이스가 완성됐습니다. 오랫동안 지역 정치권을 지배했던 ‘산단 정책은 표가 안 된다’는 정설이, 식판 앞 목소리에서 처음으로 작은 균열을 일으켰다고 생각합니다.
7.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식판경제학〉은 인천일보 시민편집위원회로부터 “저널리즘과 리얼리즘에 휴머니즘까지 있는 좋은 기사”, “지역 신문의 특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기사”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습니다. 기존 통계 나열 중심 보도에서 벗어나 식당이라는 구체적 공간과 일상을 매개로 접근한 구성, 취재 기자들의 노력과 편집국 차원의 지원이 함께 평가받은 결과라고 나름 해석해봅니다.
취재팀은 익명 진술을 단독으로 사용하지 않고 전수 데이터와 교차 검증했으며, 정치 의제 연결 과정에서 선거관리위원회 자문을 통해 공직선거법 저촉 여부를 사전 확인하는 등 언론윤리강령이 요구하는 정확성·공정성·절차적 투명성을 준수했습니다. 소속사 인천일보 편집국의 내용 확인을 마쳤습니다.
8.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과 반론신청 등 특이사항 없습니다.
취재후기
(428회)식판경제학/인천일보
식판경제학
인천일보 정혜리 기자
“저랑 밥 한 끼 하시면서 이야기 나누실 수 있을까요?”
올 초부터 산업단지 식당을 돌며 노동자들에게 수없이 건넨 질문입니다.
남동과 부평, 주안산단 골목들에선 ‘구내식당’ 혹은 ‘매점’ 등의 이름을 붙인 식당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 안에서 철저히 이방인 같은 제가 빠르게 밥 한 술 뜨는 노동자들에게 대화를 청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10분 남짓으로 짧은 휴식을 방해하는 듯해 미안한 마음도 적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산단으로 더 깊숙이 들어가고 싶었습니다. 숫자와 통계를 앞세우는 대신 산단을 채우는 이들의 목소리에서 노후 산단이 처한 현실과 결핍을 짚어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두툼한 작업복 점퍼를 입은 이들 사이에 식판을 들고 앉았습니다. 사람들은 식판 위 잡채를 뜨며, 또 식사 후 담배 한 개비를 꺼내 물며 ‘진짜 산단’ 풍경을 들려주었습니다. 흔했던 야근과 저녁 식사가 사라지고, 젊은 세대의 빈자리를 외국인 근로자가 채우고, 정년을 넘긴 숙련공이 현장을 지키며, 공장이 떠난 자리에 새 공장이 들어서지 않는다는 말까지. 식판을 사이에 두고 오간 건 산단을 관통하는 생생한 증언이었습니다. 그렇게 <식판경제학>은 한 끼 식사 속에 담긴 산단 경제의 온도를 따라갔습니다.
산단을 누비며 함께 고민하고 발로 뛴 선·후배 동료와 인천일보 식구들, 그리고 무엇보다 낯선 기자와 식판 앞에 마주 앉아 자신의 이야기를 내어준 산단 노동자들에게 깊은 감사를 표합니다. <식판경제학>이 기록에 머무르지 않고, 산단과 산단 노동자들의 미래 식판에 유의미한 재료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회차 심사평
제428회 전체 총평
제428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11개 부문에 걸쳐 총 84편이 출품되었다. 6·3 지방선거와 중동 전쟁 등 격동하는 국내외 정세 속에서도 현장을 묵묵히 지킨 기자들의 역작이 다수 출품되어 심사위원들의 고심이 깊었다. 이번 수상작은 총 7편으로, 권력 감시와 약자 보호라는 저널리즘 본연의 가치를 충실히 구현한 보도들이 이름을 올렸다.
◇취재보도1부문
JTBC 〈고 김창민 감독 사망사건 ‘부실수사’〉
장기기증으로 4명의 생명을 살리고 떠난 영화감독의 죽음 뒤에 숨겨진 진실을 추적해 큰 사회적 파급력을 낳았다. 취재팀은 CCTV 영상과 응급실 이송 사진을 입수하고 구속영장 청구서를 비교 분석하여 경찰 초기 수사의 허점을 명확히 드러냈다. 피의자 1명만 특정해 수사를 마무리하려던 경찰의 안일을 뒤집어, 결국 피의자 2명 구속과 검찰 전담수사팀 구성을 이끌어냈다. 단순한 사연 전달을 넘어 가해자들의 불구속 상태로 인한 유족의 2차 피해를 집요하게 짚어냈으며, 현장에 있던 발달장애 자녀의 충격까지 살핀 섬세함도 돋보였다. 수사권 조정 이후 언론이 경찰을 어떻게 감시해야 하는지 보여준 모범적 사례다.
채널A 〈김관영 전북지사 돈봉투 의혹〉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현직 도지사의 현금 살포 의혹을 수 시간 분량의 CCTV 영상으로 포착했다. 취재팀은 영상 공개에 그치지 않고 참석자 20여 명을 추적·교차 검증하여 ‘전액 회수했다’는 해명이 거짓임을 밝혔으며, CCTV 원본 삭제 시도라는 증거인멸 의혹까지 추가 보도했다. 보도 10시간 만에 현직 도지사가 전격 제명되고 수사가 착수되는 등 철저한 사전 검증과 끈질긴 추적이 빛을 발했다. ‘돈 선거’ 구태에 경종을 울리고 지방선거 후보 검증 보도의 도화선이 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경제보도부문
KBS 〈요양시설, 보험과 거래〉
요양시설이 종신보험에 가입해 공적 재원인 장기요양보험료를 사적으로 빼돌리고, 보험대리점이 거액의 수수료를 챙기는 구조적 비리를 파헤쳤다. 취재팀은 30여 개의 녹음 파일과 교육 자료를 확보해 검증하고, 요양시설과 보험대리점을 직접 추적해 내부 취재에 성공했다. 공적 재원 운영의 허점과 감시 공백을 구체적 물증으로 드러낸 점이 높이 평가받았다. 보도 다음 날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보건복지부가 전국 요양시설 3만여 곳에 대한 전수조사를 발표하는 등 즉각적인 파급력을 증명했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한겨레신문 〈휴게소의 약탈자들〉
고속도로 휴게소의 고물가 구조 뒤에 숨은 다단계 착취와 한국도로공사 전관예우 카르텔을 3회에 걸쳐 심층 보도했다. 방대한 자료와 현장 취재를 통해 도로공사 퇴직자들이 휴게소 운영사와 이권 사업체를 장악한 실태를 수치로 입증했다. 20년간 묵인된 전관 특혜를 고발하고, 독자가 데이터를 직접 확인하는 인터랙티브 페이지를 구축해 호평받았다. 국토교통부의 시정 조치와 대통령실의 전 공공기관 전관예우 점검 지시를 이끌어 내며, 일상의 의문을 탁월한 탐사보도로 승화시킨 모범적인 사례였다.
세계일보 〈사각의 사각〉
그간 영유아에 집중되던 관심에서 벗어나 사각지대에 놓인 12~17세 청소년 방임 문제를 정면으로 다뤘다. 3개년 판결문을 전수 분석하고 전국 31개 도시의 가정을 방문해 62명을 인터뷰했다. 생생한 내러티브와 날카로운 구조적 분석을 결합해 독자가 개인적 연민을 넘어 제도적 한계를 통찰하게 도왔으며, 사회복지학적 도구인 ‘생태도’로 피해자들의 고립을 시각화했다. 복지부와 성평등가족부의 정보 단절을 짚어내 부처 공동 설명자료 발표를 이끌어냈고, 삭감됐던 청소년안전망팀 예산의 향후 확보 약속을 받아내는 큰 성과를 거두었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경기일보 〈시흥 세 살 자녀 살해사건〉
3살 아이를 살해하고 6년간 범행을 은폐한 친모 사건에서 출발해, 아동 보호 시스템의 구조적 허점을 낱낱이 드러냈다. 점검 회피, 입학 연기 악용, 수당 부정 수급 등 추가 범행을 연이어 보도하며 보호자 신고에만 의존하는 수당 체계와 아동 확인 절차 부재를 날카롭게 짚었다. 대통령실의 대책 마련 주문, 복지부의 아동 전수조사 및 제도 개선, 여야의 아동수당법 개정안 발의 등 실질적인 법·제도적 변화를 견인한 수작이다.
인천일보 〈식판경제학〉
거시 지표로만 읽혀온 인천 노후 산업단지 문제를 노동자의 ‘15분짜리 점심 식판’이라는 신선한 렌즈를 통해 바라본 기획이다. 기자가 직접 산단 식당에서 노동자들과 호흡하며 현장의 언어를 생생히 포착했다. 국가산단 가동률 전수 비교와 데이터 분석으로 다층적 신뢰도를 확보했고, 해외 전문가 인터뷰를 통해 문제를 국제적 맥락에서 짚었다. 나아가 지방선거 후보자들에게 정책 질의서를 발송해 의제화했다. “숫자가 아닌 사람의 문장으로 산단을 쓰겠다”는 의도를 탁월한 문장력으로 구현하여 지역 저널리즘의 모범을 보여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