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문화일보 과학 팀은 2019년부터 인공지능(AI)의 사회적 파급력에 관심을 갖고 관련 기사를 꾸준히 발굴해왔습니다. 당시 법률, 의료, 금융 등 사회의 각 전문 직역(職域)에서 AI가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 현장 리포트 형식의 르포 기사로 알파고 충격 이후의 국내외 동향을 총 18회에 걸쳐 상세하게 보도했습니다. (기사모음 15~16쪽. ‘인공지능 최전선(AI Frontier)’ 2019년 연재기사 샘플 2개)
그런데, 2022년 11월 챗GPT 출시 후 불과 2개월 만에 가입자가 1억 명을 돌파하고, 대학생들의 리포트 작성에 사용을 금지당하는 등 대규모언어모델(LLM)의 자연스러운 언어 구사력에 일반인까지 깜짝 놀랐습니다. 달리2 등 그림을 그리는 이미지 생성 AI는 페이크 뉴스 사진이나 합성 포르노를 대량 유포해 새로운 사회문제로 떠올랐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는 생성 AI 챗봇으로 가짜 정보를 SNS에 유통시켜 유럽 언론 NGO의 감시 대상이 되기도 했습니다. 킬러 로봇, 선거 조작 등에 오용되면 핵무기만큼 위험할 수 있다는 선각자들의 경고가 이어졌습니다.
이에 문화일보 과학 팀은 다시 ‘AI 제도화’에 착안하게 됐습니다. 연구실에서 탄생한 ‘어린’ 인공지능이 학습을 거쳐 ‘사회인’으로 제도권에 진입할 때 인간 사회의 윤리와 법제도를 준수하는 모범 시민으로 키워야 한다는 제안을 하고 싶었습니다. 한국을 방문한 샘 알트먼 오픈AI 대표가 “글로벌 AI 스탠더드를 한국이 주도해 달라”고 요청했고, 생성 AI의 폭발적 성장에 놀란 3000여 명의 과학자들이 “6개월간 개발을 멈추자”는 성명서를 발표한 후 더욱 확신을 갖게 됐습니다. AI는 ‘기술 경쟁보다 규범과 제도의 표준 경쟁’에 진입했다는 깨달음입니다.
국내 기초 취재 과정에서 다수의 전문가들이 “IT 선진국인 한국이 미국, 중국의 기술전쟁 속에 AI 틈새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며 “하루바삐 제도를 정비해 AI 표준을 선도해야 한다”고 증언했습니다. 문화일보는 3개월간의 사전 취재 끝에 9월 말부터 ‘인공지능(AI) 스탠더드, 한국이 만들자’는 제목으로 기사를 연재하기 시작했습니다. (기사 모음 1~6쪽. ‘AI 스탠더드’ 2023년 연재 기사 샘플 6개)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문화일보 과학 팀은 AI 제도화의 흐름을 ‘인공지능 사회학’ 관점에서 포착하고자 했습니다.
여기에서 ‘인공지능 제도화(Institutionalization)’란 개발 단계에서 탄생한 어린 AI가 학습을 거쳐 사회인으로 진입할 때 인간 사회의 윤리와 법 등 규범을 준수하도록 길들이는 절차를 말합니다. 영국 조사기관 ‘토터스인텔리전스’의 글로벌 AI 지수에서 한국은 종합 순위 7위이나 ‘개발능력’ 3위에 비해 ‘운영환경’은 32위로 사회제도화(socialization)에서는 낙후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우리는 AI 제도화를 산업적 제도화(표준)와 사회적 제도화(정책·법)로 구분했습니다. 산업계는 AI 표준을 선점해야 전 세계로 AI 상품 및 서비스 수출이 확대되는 글로벌 신뢰성을 획득할 수 있습니다. 또, 정부와 국회는 정치·노동·교육 등 각 분야에서 AI 여론 조작, AI 실업, AI 양극화, AI 편향 등 반(反)사회적 역기능을 최소화하기 위해 AI 윤리원칙 제정과 AI 영향평가 및 검인증 제도, 인공지능 법안 등을 준비 중입니다. 문화일보 과학 팀은 우리나라가 글로벌 AI 표준과 법제도를 선도하기 위해 무슨 정책을 준비하고, 어떻게 사회 제도를 재설계할 것인가를 고민해 보았습니다.
국내 취재의 경우, 인공지능 제도화에 관여하는 공공 부문(정부, 연구소, 시민단체)과 민간 부문(기업, 대학) 이해관계자로 나눠 가급적 고위 전문직 취재원의 실명을 게재하려 노력했습니다. 다만, 정부 비판 코멘트를 익명 처리 조건으로 언급한 취재원은 예외로 했습니다. 산업계의 AI 표준 설정에 대해서는 LG, 네이버 같은 대기업뿐 아니라 제네시스랩, 리벨리온 등 스타트업의 의견까지 경청하려 노력했습니다. 공공 부문의 AI 제도화와 관련해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등 정부 부처와 공공기관, 그리고 국회 및 사법부 동향을 망라해 최신 정보를 담으려 애썼습니다.
해외 취재의 경우 미국-유럽으로 출장 지역을 분담한 후 UN, EU 등 국제기관과 대학 및 기업 부설 연구소의 민간 기구로 나눠 같은 원칙을 적용했습니다. 미국에서는 스탠포드대, USC, NYU, Pratt 등 톱레벨 대학의 연구자들과 심도 있는 면담을 진행했습니다. 또, 오픈AI와 쌍벽을 이루는 비영리 민간 연구소인 앨런인공지능연구소(AI2) CEO를 단독 인터뷰해 최초로 오픈소스 진영의 반격 뉴스를 기사화함으로써 1면에 올라가기도 했습니다. 마찬가지로 UN의 인공지능 규제기구 담당 특사인 Amandeep Gill 박사를 처음 만나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준하는 AI 통제기구 준비 상황을 단독 보도했습니다. 다만, 아쉬운 것은 미국 상원의원으로 AI 법안을 주도하는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에게도 인터뷰 제안을 했으나, 취재팀 방미 직후 개최된 상원 주최 인공지능 회의 준비 때문에 면담이 불발된 점입니다.
유럽에서는 영국 옥스퍼드대 닉 보스트롬, 칼 베네딕트 프레이 교수를 심층 취재해 ‘인류와 공존하는 인공지능’의 정의와 필요충분 조건을 국내 독자에게 전했습니다. 또, EU에서 오는 12월 세계 최초로 완성될 인공지능 법(AI Act)의 내용과 의의, 향후 진행과정 등 상세한 추진 일정을 담당 국장, 과장, 팀장 3명의 입을 통해 직접 설명 받아 이 역시 국내 최초로 보도했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인공지능 제도화를 다룬 선행 보도는 외신발로 단발성 국제 뉴스가 간간히 나왔을 뿐입니다. 국내의 기존 인공지능 기사는 단발성이거나, 연재물이라 해도 AI 산업 경쟁력의 확보나 해외의 놀라운 기술 동향 전달 정도에 그쳤습니다. 인공지능 면접 및 채용, 인공지능 알고리즘 기반의 배달 및 택시 배차 등 단편적인 갈등 사안에 대해 사회부, 경제부 기자들이 양측 주장과 사건 경과 등을 일회성 보도했을 뿐입니다. 정치, 경제, 사회 각 분야에서 진행 중인 인공지능 기술의 확산과 이에 따른 역기능을 과학기술 윤리와 국가 법제도 측면에서 포괄적으로 조명한 보도는 없었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챗GPT 출시 후 6개월 만에 국제 사회는 AI 진흥과 활용에 초점을 두는 테크업계의 비즈니스 시각보다는 핵무기만큼 위험한 기술의 적정 통제에 무게를 두는 AI 적정 통제와 사회적 규제로 논의가 옮겨가고 있습니다.
문화일보 과학 팀은 이 같은 AI 제도화의 흐름을 공공 및 민간 부문으로 크게 나누어 ‘인공지능 사회학’ 관점에서 국내와 해외에서 샅샅이 조망해보았습니다. 문화일보에서 9월 말부터 인공지능 제도화 시리즈를 본격 연재하기 시작되자 타 매체에서도 서서히 AI 국제 규범 뉴스가 주요하게 다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중앙일보와 조선일보는 1면과 주요 지면에 걸쳐 G7의 AI 콘텐츠 워터마크 의무화 등 국제규범 첫 제정과 미국의 인공지능 행정명령 서명 소식, 영국의 인공지능 안전성 정상회의 개최 뉴스를 보도했습니다. (기사 모음 7~14쪽. 중앙, 조선 기사 8개 참조)
5. 사회에 끼친 영향
문화일보가 ‘인공지능(AI) 스탠더드, 한국이 만들자’ 시리즈를 연재하기 시작한 후,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디지털 권리장전’과 ‘글로벌 디지털 윤리규범 원칙’을 발표했습니다. 과기정통부는 한국의 선제적인 디지털권리장전 제정으로 OECD 국가들의 디지털 규범 논의를 이끌어가겠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했고, 국내에서도 전 국민 인공지능 일상화와 제도화에 본격 착수했습니다. 대통령 직속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은 출범 1주년을 계기로 데이터 칸막이 해소 등 국민체감 성과를 잇달아 공개하며 AI 정부 조기 정착을 선언했습니다. 특허법원 역시 11월 국제 특허법원 컨퍼런스를 개최해 생성 AI 이후의 지식재산권 분쟁과 판례 등을 연구했습니다.
해외에서도 10월 30일 미국 바이든 대통령의 AI 규제 행정명령이 선포됐고, 11월 1일에는 영국 주재 인공지능 안전 정상회의에 김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이 참석해 글로벌 AI 규범 형성에 적극 동참했습니다.
문화일보 과학 팀은 2023년 11월 15일 기사 연재를 마친 후, 동영상 콘텐츠로 업그레이드해 회사 또는 별도 유튜브 채널에 업로드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관훈클럽 신영연구기금 등 저술 지원에 응모해 ‘인공지능 사회학’이란 가제의 단행본으로 출간할 계획입니다. 이후 KAIST를 비롯한 국내 유수 대학에 ‘인공지능 사회학’ 강의 개설도 타진해 보려 합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 확인여부
‘인공지능 스탠더드(AI), 한국이 만들자’ 시리즈는 모범적인 심층 인문과학 융합 기사로 평가받기 위해 경제부 과학 선임기자와 산업부 IT 담당기자, 2명의 팀원들이 한국기자협회의 언론윤리강령을 준수하며 성실하고 진지하게 취재와 기사 작성에 임했습니다. 그 결과, 편집국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아 총 10회의 연재 중 1면에 스트레이트 기사가 3차례 게재됐고, 매회 1개면씩 큰 지면을 할애 받았습니다.
문화일보는 인공지능 윤리와 법제도화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 제기를 ‘인공지능 사회학’이란 관점에서 신문 시리즈 기사와 유튜브 동영상 제작의 멀티미디어 기법을 통해 보도함으로써 국민의 인공지능 문해력(AI Literacy)를 높이고자 합니다. 또, 정부의 인공지능 정책 수립과 법 제정 및 집행 과정에서 행정 효율성과 인권 보호를 조화시키는 미래 가치를 실현하고 싶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인공지능(AI) 스탠더드, 한국이 만들자’ 시리즈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2023년 한국언론진흥기금 기획취재 지원사업 3차(자유주제) 공모’에서 지원대상으로 선정돼 1500여 만원의 취재 지원금을 받았습니다. 총 10회의 연재물 가운데 국내 편(4회)을 제외한 미국, 유럽 등 해외 편(6회) 취재 경비로 지원금을 활용했습니다. 기사 게재기간 동안 아직 반론신청이나 언론중재위원회 회부는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98회 전체 총평
제398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모두 9개 부문에 75편이 출품됐다. 올들어 두번째로 많은 출품작이 치열한 경쟁을 벌였고 5개 부문에서 6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취재보도 2부문에서는 디스패치의 <“남현희 예비신랑은, 여자”…전청조, 사기전과 판결문 입수 外>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펜싱 스타 남현희씨와 전청조씨의 결혼 발표 인터뷰 이후 수많은 후속 기사가 나왔는데 디스패치의 보도는 여타 기사를 압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애초에 가십에서 출발했고 사회적으로 큰 의미가 있지는 않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더 많은 사기 피해를 막은 보도라는 것에는 심사위원 사이에서 큰 이견이 없었다. 취재가 충실했고 디스패치가 관련 보도에서 선정성을 최대한 배제하려고 노력한 것도 좋은 점수를 받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농민신문의 <1%의 시장, 전통주 붐은 온다> 보도와 한국일보의 <출구 없는 사회적 공해 악취> 보도가 함께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1%의 시장, 전통주 붐은 온다> 보도는 한국에서 상대적으로 홀대받고 있는 전통주를 장기간에 걸쳐 조명했다. 전통주에 관한 자세한 설명뿐만 아니라 해외 사례까지 잘 발굴해 대안을 제시했다. 특히 한국적인 평범함이 전 세계적인 브랜드로 성장할 수도 있다는 점을 가장 적절한 시기에 기사로 보여준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출구 없는 사회적 공해 악취> 보도는 수상작으로 선정되기까지 별다른 이견이 없었다. 무심코 지나칠 수도 있는 소재를 대형 기획으로 의제화하면서 적절한 재미까지 빼먹지 않았다. 악취를 ‘환경오염’으로만 보지 않고 주민 간 갈등을 유발하는 ‘사회적 공해’로 확장해 해석한 것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MBC의 ‘이태원 참사 1년, 1만2000쪽 수사기록 분석’ 보도가 선정됐다. 이태원 참사 1년을 맞아 여러 매체에서 기획보도가 많이 나왔는데 MBC 보도는 그 중에서 단연 돋보였다. 수사 기록을 입수해 그간의 문제점을 도출하고, 참사 이후 덮인 사실을 드러냈다. 약 1년 전 이태원 참사 당시 언론이 놓쳤던 것들을 잊지 않고 다시 끌어냈다. 여전히 정부가 무책임하게 대응하는 가운데 많은 언론들은 묵묵히 할 일을 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 대표적 보도이기도 했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강원도민일보의 <소양강댐 준공 50주년 빛과 그림자> 보도가 수상했다. 올해로 준공 50년을 맞은 소양강댐은 이른바 ‘한강의 기적’을 이룬 토대가 됐지만 강원도민의 눈물과 한이 서려 있는 곳이기도 하다. 당시 2만 명에 가까운 강원도민들이 댐 건설로 고향을 잃었다고 한다. <소양강댐 준공 50주년 빛과 그림자>는 반세기가 지난 뒤에도 이를 잊지 않고 댐 건설이 지역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지역 언론의 존재 이유를 기사로 보여줬다.
전문보도부문에서는 SBS의 <우리동네 비급여진료비 비교 ‘깐깐하게’>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최종 결정까지 심사위원들이 장시간 토의를 해야 했다. <우리동네 비급여진료비 비교 ‘깐깐하게’>는 SBS의 프리미엄 콘텐츠다. 무료이긴 하지만 회원가입과 로그인을 해야 볼 수 있는 기사다. 현재 많은 언론사가 ‘유료화를 전제로’ 프리미엄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다. 앞으로 독자들이 보기 어려운 유료 콘텐츠가 이달의 기자상에 출품되는 상황도 대비해야 한다는 의미다.
<우리동네 비급여진료비 ‘깐깐하게’> 보도는 아직 무료로 볼 수 있는 만큼 큰 문제가 없다는 의견이 있었고, 로그인 등으로 접근성이 떨어지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반론도 있었다. 또 공공 데이터를 분석해 대중에게 서비스하는 것은 기관이 할 일이지, 언론의 본령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왔다. 다만 280만건 비급여 진료비 전수 데이터를 수집해 만든 <우리동네 비급여진료비 ‘깐깐하게’>가 대중들의 가려운 곳을 찾아내 시원하게 긁어줬다는 점에서 수상작으로 선정되는 데는 의문의 여지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