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0), ② 단독기획(),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0),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학교급식에 더러운 단무지가 납품되고 있대”
지난 6월, 한 달에 두어 번 만나는 취재원에서 나온 말은 입 안에 넣으려던 숟가락을 놓게 했습니다. 자신도 아는 지인에게 건너 들었다는, 어떻게 보면 실체를 전혀 알 수 없는 한 마디 ‘말’로 취재는 시작됐습니다. 가볍게 흘려듣기에는 하루빨리 바로 잡아야 할 문제였기 때문입니다.
맨땅에 머리를 박듯 ‘건너 들었다’는 취재원을 하나 하나 찾아 만나던 중 식품 제조업에 종사하는 업계 관계자와 연락이 닿았습니다. 그토록 찾았던 소문의 진원지였습니다.
어렵게 만난 그의 입에서는 믿기 힘든 이야기들이 쏟아져나왔습니다. 자신이 자주 드나들고 있는 절임류 전문 제조 A업체가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단무지와 오이지 등을 만들고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충격적인 내용이었지만, 이를 뒷받침할 증거 확보는 취재팀의 몫이었습니다. 두 달 넘게 A업체와 직, 간접적 연관이 있는 관계자들과 접촉했고, 오랜 설득 끝에 그동안 감춰진 내부 제조 환경이 담긴 사진과 동영상을 입수할 수 있었습니다.
문제는 단순히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식품이 제조되고 있다’는 것이 전부가 아니었습니다. 또, 궁금했습니다. 아무런 제재 없이 이런 제품이 어떻게 유통되고 있었을까?
가장 깨끗해야 할 ‘절임동’에 폐수 1년 넘게 보관
취재 결과 A업체는 무와 오이를 절이는 ‘절임동’에 보관한 지 1년이 넘어 악취가 나는 폐수 옆에서 채소를 절여왔고, 절여진 채소 위에는 곰팡이와 이끼가 둥둥 떠다녔습니다. 말 그대로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만들어진 절임 반찬이 우리 식탁과 아이들 급식에 오르고 있었습니다.
취재팀은 추가로 이마트와 이마트24, 대상 등 대기업이 A업체와 계약을 맺고 OEM(주문자 상표에 의한 제품 생산)방식으로 전국 마트와 학교에 납품되고 있단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친환경 제품” 강조한 대기업들 제조 환경 나몰라라
이들 기업은 소비자들에게 “청결한 제조 환경과 친환경 제품을 보증한다”며 제품 홍보를 벌였지만, 제조업체에 대한 기본적인 점검조차 제대로 하지 않았습니다. A업체 뿐만 아니라 이들과 계약을 맺고 전국 마트와 학교급식에 절임 반찬을 납품한 기업의 책임도 분명했습니다.
취재 과정에서 더욱 황당했던 건 이런 비위생 제조환경 속에서도 ‘식품의약품안전처’가 HACCP,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을 내줬다는 점입니다. HACCP 인증을 받는 과정에서 제대로 된 평가가 이뤄지지 않았고, 취재가 시작되자 식약처는 “현장 점검 당시 업체에 점검일을 통보해 (업체가)미리 점검을 준비했던 것 같다”는 무책임한 답변을 내놨습니다.
정부 공인 식품 안전 인증인 ‘HACCP’ 마크와 대기업 브랜드를 믿고, 절임 반찬을 구매한 국민들을 철저하게 기만한 겁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특이사항 없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자료 확보부터 보도까지, 단독 취재된 만큼 타 매체의 선행 보도 등은 없었습니다. G1방송 보도 이후 식약처가 긴급 조사에 착수, 관련 자료를 배포했고 연합뉴스와 뉴스1 등 주요 통신사와 보건뉴스, 식품저널 국내 식품 전문매체 등이 관련 내용을 인용 보도했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취재 시작과 함께 G1방송 취재팀은 식약처에 취재 과정에서 입수한 모든 자료(사진, 동영상)를 제공했습니다. 취재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제조된 식품이 전국에 납품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서였습니다.
관련 자료를 제공받은 식약처는 곧바로 문제의 A업체 등에 대한 긴급 점검에 나섰고 점검 당일 HACCP 취소 처분을 내렸습니다. 또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A업체명을 공개하고 이 업체의 비위행위에 따른 후속 조치 계획 등을 알렸습니다.
또 식약처 국정감사에서는 G1방송이 보도한 ‘식약처 HACCP 인증 시스템의 부실한 운영’이 지적됐고, 오유경 식약처장은 제도 개선을 공개적으로 약속했습니다. 또 HACCP 인증의 총 책임자인 한상배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장도 공식 사과했습니다.
취재가 시작된 이후 이마트와 이마트24, 대상 등 기업들은 A업체와의 계약을 즉시 중단했습니다. A업체 역시 문제가 된 절임동에서 만들어진 무를 폐기하는 등 추가적인 피해가 없도록 조치했습니다.
이마트와 이마트24의 경우 자체 브랜드(PB) 상품 중 단무지와 쌈무 등 절임식품에 대한 판매를 현재(11월6일 기준)까지 중단, 제조 전 과정에 대한 점검을 진행 중에 있습니다. 대상 역시 문제가 된 A업체 뿐만 아니라 다른 협력업체에 대해서도 점검하고 있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습니다.
식약처는 그동안 절임식품에 대한 관리 소홀을 인정, G1방송 보도를 계기로 ‘절임제품 생산 가이드라인’을 제작해 배포하기로 했습니다. 그동안 주먹구구식으로 관리된 절임식품 제조 공장에 대해 명확한 기준을 가지고 관리, 감독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습니다. 추가 점검 등에 그치지 않고, 문제의 원인이 된 ‘제품 생산 과정’을 공식 가이드라인을 통해 엄격하게 관리하겠다는 방침입니다.
또 HACCP 인증 시스템 개편을 위한 내부 검토와 전국 절임식품 제조업체에 대한 전수 검사, HACCP 인증 업체를 대상으로 한 불시 점검 등 강도 높은 점검을 진행 중입니다.
이와 별개로 서울과 인천, 경기도, 제주도, 강원도 등 전국 대다수 지자체 역시 관내 식품 제조업체에 대한 긴급 점검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G1방송 취재팀은 이달 중 종료되는 HACCP 인증 업체 불시 점검 결과 등을 추가로 취재, 식품 안전성이 보도 이전보다 강화될 수 있도록 추가 취재할 계획입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절임반찬을 제조한 업체를 단순 고발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해당 업체와 OEM(주문자 상표에 의한 제품 생산)방식으로 계약을 맺고 아무런 검증 없이 이를 납품한 대기업의 부실한 관리, 감독 시스템을 지적해 즉각적인 개선이 이뤄지도록 했습니다.
또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부실한 HACCP 인증 제도를 꼬집었고, 식약처로부터‘절임제품 생산 가이드라인 제작 및 배포’,‘HACCP 인증 시스템 개편’등 제도적 변화를 이끌어 낸 기사라 자평합니다. 언론윤리강령기준도 준수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보도 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 피신청사항은 작성일 기준(7일)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98회 전체 총평
제398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모두 9개 부문에 75편이 출품됐다. 올들어 두번째로 많은 출품작이 치열한 경쟁을 벌였고 5개 부문에서 6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취재보도 2부문에서는 디스패치의 <“남현희 예비신랑은, 여자”…전청조, 사기전과 판결문 입수 外>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펜싱 스타 남현희씨와 전청조씨의 결혼 발표 인터뷰 이후 수많은 후속 기사가 나왔는데 디스패치의 보도는 여타 기사를 압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애초에 가십에서 출발했고 사회적으로 큰 의미가 있지는 않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더 많은 사기 피해를 막은 보도라는 것에는 심사위원 사이에서 큰 이견이 없었다. 취재가 충실했고 디스패치가 관련 보도에서 선정성을 최대한 배제하려고 노력한 것도 좋은 점수를 받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농민신문의 <1%의 시장, 전통주 붐은 온다> 보도와 한국일보의 <출구 없는 사회적 공해 악취> 보도가 함께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1%의 시장, 전통주 붐은 온다> 보도는 한국에서 상대적으로 홀대받고 있는 전통주를 장기간에 걸쳐 조명했다. 전통주에 관한 자세한 설명뿐만 아니라 해외 사례까지 잘 발굴해 대안을 제시했다. 특히 한국적인 평범함이 전 세계적인 브랜드로 성장할 수도 있다는 점을 가장 적절한 시기에 기사로 보여준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출구 없는 사회적 공해 악취> 보도는 수상작으로 선정되기까지 별다른 이견이 없었다. 무심코 지나칠 수도 있는 소재를 대형 기획으로 의제화하면서 적절한 재미까지 빼먹지 않았다. 악취를 ‘환경오염’으로만 보지 않고 주민 간 갈등을 유발하는 ‘사회적 공해’로 확장해 해석한 것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MBC의 ‘이태원 참사 1년, 1만2000쪽 수사기록 분석’ 보도가 선정됐다. 이태원 참사 1년을 맞아 여러 매체에서 기획보도가 많이 나왔는데 MBC 보도는 그 중에서 단연 돋보였다. 수사 기록을 입수해 그간의 문제점을 도출하고, 참사 이후 덮인 사실을 드러냈다. 약 1년 전 이태원 참사 당시 언론이 놓쳤던 것들을 잊지 않고 다시 끌어냈다. 여전히 정부가 무책임하게 대응하는 가운데 많은 언론들은 묵묵히 할 일을 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 대표적 보도이기도 했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강원도민일보의 <소양강댐 준공 50주년 빛과 그림자> 보도가 수상했다. 올해로 준공 50년을 맞은 소양강댐은 이른바 ‘한강의 기적’을 이룬 토대가 됐지만 강원도민의 눈물과 한이 서려 있는 곳이기도 하다. 당시 2만 명에 가까운 강원도민들이 댐 건설로 고향을 잃었다고 한다. <소양강댐 준공 50주년 빛과 그림자>는 반세기가 지난 뒤에도 이를 잊지 않고 댐 건설이 지역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지역 언론의 존재 이유를 기사로 보여줬다.
전문보도부문에서는 SBS의 <우리동네 비급여진료비 비교 ‘깐깐하게’>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최종 결정까지 심사위원들이 장시간 토의를 해야 했다. <우리동네 비급여진료비 비교 ‘깐깐하게’>는 SBS의 프리미엄 콘텐츠다. 무료이긴 하지만 회원가입과 로그인을 해야 볼 수 있는 기사다. 현재 많은 언론사가 ‘유료화를 전제로’ 프리미엄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다. 앞으로 독자들이 보기 어려운 유료 콘텐츠가 이달의 기자상에 출품되는 상황도 대비해야 한다는 의미다.
<우리동네 비급여진료비 ‘깐깐하게’> 보도는 아직 무료로 볼 수 있는 만큼 큰 문제가 없다는 의견이 있었고, 로그인 등으로 접근성이 떨어지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반론도 있었다. 또 공공 데이터를 분석해 대중에게 서비스하는 것은 기관이 할 일이지, 언론의 본령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왔다. 다만 280만건 비급여 진료비 전수 데이터를 수집해 만든 <우리동네 비급여진료비 ‘깐깐하게’>가 대중들의 가려운 곳을 찾아내 시원하게 긁어줬다는 점에서 수상작으로 선정되는 데는 의문의 여지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