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② 단독기획(○),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고공 행진을 이어가던 영풍제지의 주가가 지난달 19일을 기점으로 갑자기 고꾸라졌습니다. 난데없는 하한가에 시장엔 여러 추측이 쏟아졌습니다. 라덕연 사태의 학습 효과 때문인지 주가조작이 배경 아니냐는 소문도 돌았지만 근거는 없었습니다.
JTBC는 영풍제지의 장기간 주가 상승의 배후에는 주가조작 세력이 있었다는 정황을 사전에 포착한 상황이었습니다. 누가, 어떤 방식으로 주가를 조작했는지 구체적인 증거를 수집하고 있는 와중에 검찰과 금융당국도 관련 조사를 벌이고 있다는 사실을 파악했습니다.
검찰이 일당 중 일부를 체포하면서 곧바로 주가가 떨어졌고, JTBC도 당일 곧바로 보도에 착수했습니다. 검찰이 영풍제지‧대양금속 동시 하한가 사태 전날 주가조작 일당 4명을 체포해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일부에 대해선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다는 온라인 단독 기사가 시작이었습니다. 종합뉴스에서는 이번 사건에 명동 사채세력이 개입한 구체적인 정황을 폭로했습니다. 지난해 대양금속 실소유주 일가가 영풍제지를 인수하는 단계에서부터 사채세력이 돈을 댔고, 이후 인위적으로 주가를 부양하는 데도 이들의 자금이 쓰였다는 내용이었습니다.
JTBC는 붙잡힌 일당 4명이 모두 구속된 이후에도 관련 보도를 꾸준히 이어갔습니다. 이번 사건의 주범인 대양금속 실소유주 공 모 씨와 공 씨가 섭외한 사채업자 이 모 씨가 아직 잡히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두 사람은 사채를 끌어와 영풍제지를 무자본으로 인수합병한 뒤 주가를 부양하기로 계획했고, 이미 상당한 불법 수익을 거둔 뒤 도주 중이었습니다. JTBC는 이 씨가 가족들로 구성된 투자조합 이름으로 영풍제지 인수자금 100억원을 댔고, 이 과정에서 명동 큰손 최 모 씨의 힘을 빌렸을 개연성을 짚었습니다. 또, 이들의 과거 이력을 낱낱이 폭로했습니다. 소위 ‘기업사냥꾼’으로 불리는 이들은 과거에도 비슷한 수법으로 여러 기업에 손을 댔고, 이들이 거쳐 간 자리는 폐허만 남았다는 점을 밝혀냈습니다. 손을 댔던 모든 종목은 상장폐지 혹은 거래정지라는 비참한 말로를 맞았고, 영풍제지도 실제로 이와 같은 수순을 밟고 있는 중입니다.
JTBC는 수사를 한 발 앞지르는 보도로 주목을 받기도 했습니다. 검찰도 미처 파악하지 못한 주범의 은신처를 찾아 이들의 행적을 쫓았습니다. 주범 이 씨가 여동생의 이름을 빌려 운영 중인 강남의 고급 찜질방에 숨어 있을 가능성을 제기한 겁니다. 일종의 아지트로 주가조작 일당은 이곳에서 함께 술을 마시는 등 범행을 모의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추가 취재 과정에서 주가조작이 중반을 넘어간 시점부터 MZ조폭이 개입했다는 내부 고발자의 증언도 확보했습니다. 주가조작 핵심 세력이 거래량을 폭발적으로 늘리며 주가를 부양하기 위해 브로커를 통해 'MZ조폭'을 끌어들였다는 증언이었습니다. MZ조폭은 유튜브와 불법 리딩방을 활용해 투자자를 대거 모집했고, 이를 대가로 브로커로부터 매수량의 약 20%를 현금으로 받았다는 증거도 제시했습니다. 실제로 5월까지 10만주 내외였던 영풍제지의 하루 거래량은 MZ조폭이 개입한 것으로 추정되는 6월을 전후해 갑자기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폭락 직전엔 70배 가까이 늘어나 하루 700만주까지 뛰었습니다.
영풍제지 주가조작 사건은 현재 진행형입니다. 일당 4명이 이달 초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지만 주범은 여전히 오리무중입니다. JTBC는 검찰의 수사 속보만을 기다리는 ‘받아쓰기 저널리즘’을 넘어 보다 주도적으로 이 사건을 추적할 계획입니다. 또, 영풍제지 사건에서 멈추지 않고, 주가조작이 의심되는 다른 종목들과 주가조작꾼들 간의 연결고리를 파헤칠 예정입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특이사항 없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경향신문이 10월 19일 ‘[단독] 영풍제지 주가 폭락 하루 전 주가조작 세력 체포’란 단독기사를 냈습니다. 다만 정확히 몇 명이 체포됐고 이들이 어떤 방식으로 주가조작을 벌였는지 구체적인 내용은 담기지 않았습니다.
JTBC는 몇 시간 뒤 검찰이 영풍제지 주가조작 일당 4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다른 일당 10여명에 대해서도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다는 기사를 보도했습니다. 남부지검은 JTBC의 보도 내용을 인정했고, 이후 남부지검과 금융당국발로 기사가 쏟아져 나왔습니다.
▶검찰, '영풍제지 시세조종 의심' 4명 체포…구속영장 청구 (연합뉴스/2023.10.19.)
▶검찰, 영풍제지 주가조작 혐의 4명 구속영장 청구 (중앙일보/2023.10.19.)
▶올해 730% 급등 ‘영풍제지’ 시세조종 의심 4명 영장 청구 (한겨레신문/2023.10.19.)
▶9배 올랐다가 폭락한 주가…'4명 긴급 체포'되자 던졌나 (SBS/2023.10.19.)
▶10배 뛰더니 돌연 하한가…영풍제지 뒤에 '시세 조종' 일당 있었다 (머니투데이/2023.10.19.) 외 다수
다음날인 10월 20일 영장실질심사가 열리면서 거의 모든 언론사가 해당 소식을 전했습니다. 특히 법원에 출석하는 일당들에게 명동 사채세력과의 연관성을 묻는 질문이 이어졌습니다. JTBC가 명동 사채세력이 주가조작의 첫 단계인 무자본M&A에 개입했다는 보도에 기반을 둔 질문이었습니다.
▶'영풍제지 주가 조작' 일당 4명, '묵묵부답' 속 구속심사 출석 (뉴스1/2023.10.20.) 외 다수
JTBC는 이번 주가조작의 진상을 추적했습니다. 그 결과 대양금속 실소유주 공 모 씨 일가가 영풍제지를 무자본으로 인수합병했다는 사실을 파악했고 이후 사채를 끌어들여 시세조종에 나섰다는 사실을 고발했습니다. 특히 사채업자를 끌어들인 주범인 이 모 씨가 도주 중인 사실을 폭로했고 공 씨가 손댄 종목들을 하한가 아니면 상장폐지란 공통된 결말을 맞았다는 점을 짚었습니다. JTBC의 보도 이후 타사들도 관련 취재를 진행하며 아직 체포되지 않은 주범들을 조명했습니다.
▶닮은 듯 다른 수상한 영풍제지 하한가…무자본 M&A·내부자 시세조종 의혹 (아시아경제/2023.10.23.)
▶[단독] 영풍제지 ‘주가조작’ 배후는 대양금속 一家 (조선일보/2023.10.25.)
▶영풍제지 '하한가' 직행…주가조작에 시장 교란까지 (SBS/2023.10.27.)
▶[단독] 영풍제지 사태 배후 공씨, 거물 기업사냥꾼들과 '한배' 탔다 (시사저널/2023.10.27.)
5. 사회에 끼친 영향
모두가 주가 하락이라는 현상에 집중하는 사이 JTBC는 주가 하락을 유발한 본질에 집중했습니다. 주가 하락의 배경에는 장기간에 걸친 주가조작이 있었고, 여기에는 명동 사채세력이 관여했다는 구체적인 정황을 폭로하며 막연하기만 했던 영풍제지 주가조작의 실체를 낱낱이 드러냈습니다.
JTBC의 보도로 주가조작의 전말이 밝혀지며 영풍제지는 7거래일 연속 하한가라는 유례없는 기록을 현재 2조원이 넘는 시가총액이 증발한 상황입니다. 주가조작 일당은 시세조종에 키움증권의 계좌를 주로 악용되면서 키움증권은 4,000억원대 미수금이 발생했다고 밝혔습니다. 황현순 키움증권 대표이사는 이 사태로 책임을 지고 물러났고, '전사리스크관리TF'(가칭)를 지난달 30일 발족했습니다. 전사리스크관리TF는 현재 리스크 관리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사내 시스템을 전면적으로 검토하고 개선안 도출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이번 보도는 주식 시장의 건전성을 제고하는 데도 기여했습니다. JTBC의 보도를 기점으로 시장에는 시세조종 등 이상 징후가 눈에 띄게 줄어들고 명동 사채시장의 자금줄이 얼어붙었다는 소식도 들려왔습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지난달 27일 국정감사에 출석해 “이상 주가 동향이 있으면 조기에 탐지해서 조금 앞단에서 적발할 수 있도록 개선할 여지가 있다"며 주가조작을 조기에 적발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을 고민하겠다고 밝혔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 강령을 준수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98회 전체 총평
제398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모두 9개 부문에 75편이 출품됐다. 올들어 두번째로 많은 출품작이 치열한 경쟁을 벌였고 5개 부문에서 6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취재보도 2부문에서는 디스패치의 <“남현희 예비신랑은, 여자”…전청조, 사기전과 판결문 입수 外>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펜싱 스타 남현희씨와 전청조씨의 결혼 발표 인터뷰 이후 수많은 후속 기사가 나왔는데 디스패치의 보도는 여타 기사를 압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애초에 가십에서 출발했고 사회적으로 큰 의미가 있지는 않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더 많은 사기 피해를 막은 보도라는 것에는 심사위원 사이에서 큰 이견이 없었다. 취재가 충실했고 디스패치가 관련 보도에서 선정성을 최대한 배제하려고 노력한 것도 좋은 점수를 받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농민신문의 <1%의 시장, 전통주 붐은 온다> 보도와 한국일보의 <출구 없는 사회적 공해 악취> 보도가 함께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1%의 시장, 전통주 붐은 온다> 보도는 한국에서 상대적으로 홀대받고 있는 전통주를 장기간에 걸쳐 조명했다. 전통주에 관한 자세한 설명뿐만 아니라 해외 사례까지 잘 발굴해 대안을 제시했다. 특히 한국적인 평범함이 전 세계적인 브랜드로 성장할 수도 있다는 점을 가장 적절한 시기에 기사로 보여준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출구 없는 사회적 공해 악취> 보도는 수상작으로 선정되기까지 별다른 이견이 없었다. 무심코 지나칠 수도 있는 소재를 대형 기획으로 의제화하면서 적절한 재미까지 빼먹지 않았다. 악취를 ‘환경오염’으로만 보지 않고 주민 간 갈등을 유발하는 ‘사회적 공해’로 확장해 해석한 것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MBC의 ‘이태원 참사 1년, 1만2000쪽 수사기록 분석’ 보도가 선정됐다. 이태원 참사 1년을 맞아 여러 매체에서 기획보도가 많이 나왔는데 MBC 보도는 그 중에서 단연 돋보였다. 수사 기록을 입수해 그간의 문제점을 도출하고, 참사 이후 덮인 사실을 드러냈다. 약 1년 전 이태원 참사 당시 언론이 놓쳤던 것들을 잊지 않고 다시 끌어냈다. 여전히 정부가 무책임하게 대응하는 가운데 많은 언론들은 묵묵히 할 일을 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 대표적 보도이기도 했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강원도민일보의 <소양강댐 준공 50주년 빛과 그림자> 보도가 수상했다. 올해로 준공 50년을 맞은 소양강댐은 이른바 ‘한강의 기적’을 이룬 토대가 됐지만 강원도민의 눈물과 한이 서려 있는 곳이기도 하다. 당시 2만 명에 가까운 강원도민들이 댐 건설로 고향을 잃었다고 한다. <소양강댐 준공 50주년 빛과 그림자>는 반세기가 지난 뒤에도 이를 잊지 않고 댐 건설이 지역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지역 언론의 존재 이유를 기사로 보여줬다.
전문보도부문에서는 SBS의 <우리동네 비급여진료비 비교 ‘깐깐하게’>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최종 결정까지 심사위원들이 장시간 토의를 해야 했다. <우리동네 비급여진료비 비교 ‘깐깐하게’>는 SBS의 프리미엄 콘텐츠다. 무료이긴 하지만 회원가입과 로그인을 해야 볼 수 있는 기사다. 현재 많은 언론사가 ‘유료화를 전제로’ 프리미엄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다. 앞으로 독자들이 보기 어려운 유료 콘텐츠가 이달의 기자상에 출품되는 상황도 대비해야 한다는 의미다.
<우리동네 비급여진료비 ‘깐깐하게’> 보도는 아직 무료로 볼 수 있는 만큼 큰 문제가 없다는 의견이 있었고, 로그인 등으로 접근성이 떨어지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반론도 있었다. 또 공공 데이터를 분석해 대중에게 서비스하는 것은 기관이 할 일이지, 언론의 본령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왔다. 다만 280만건 비급여 진료비 전수 데이터를 수집해 만든 <우리동네 비급여진료비 ‘깐깐하게’>가 대중들의 가려운 곳을 찾아내 시원하게 긁어줬다는 점에서 수상작으로 선정되는 데는 의문의 여지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