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② 단독기획(√)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우리는 인도‧태평양 시대에 살고 있다”며 첫 동남아시아 순방에서 독자적인 인도‧태평양 전략을 발표했습니다. 인태 전략을 짜는 데 관여한 한 당국자는 “국가의 생존을 위해 전략을 짰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인도양과 태평양 일대에서 국제 해양규범을 두고 국가 간 갈등이 격해지는 건 한국의 국익에 맞지 않다는 전제 하에 전략이 짜였다고 설명했습니다.
인도양과 태평양에 걸친 이른바 ‘인도‧태평양’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일본과 미국, 프랑스와 독일, 캐나다, 인도, 방글라데시,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등의 국가들이 2017년부터 최근까지 발빠르게 ‘아시아‧태평양’이란 지역개념을 ‘인도‧태평양’으로 대체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대중국 견제’ 기조를 강화하기 위해 적용했다고 알려진 이 지역개념을 왜 다른 나라들까지 우후죽순으로 적용하는 것인지 궁금했습니다.
외교안보 전략은 어렵습니다. 국가의 존망이 걸린 문제이지만 독자들에게 이를 깊이 있고, 와닿게 전달하는 건 쉽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언론은 정책이 발표됐을 때 표피적으로만 다루거나 외교안보 분야에 관심이 많은 일부 계층만으로 타깃 삼아 기사를 쓰는 관성이 있습니다. 저희는 대만 진먼다오 등 일촉즉발의 현장을 직접 찾아 엄중함을 취재해 독자들에게 전달하기로 했습니다. 이를 통해 동아시아를 둘러싼 질서가 어떻게 변하고 있고, 주요 국가들은 어떤 이해관계와 입장 속에서 움직이고 있는지 함께 고민하고자 했습니다. 더 나아가 우리가 한반도 문제뿐 아니라 지역질서 변화에 어떻게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을지 구체적으로 고민하고 방향을 찾아보려 했습니다. 마침 정부는 ‘글로벌 중추국가’라는 목표을 실현하기 위한 핵심 지역 외교전략으로서 인도‧태평양 전략을 내걸었습니다.
한국일보 정치부 외교안보팀이 지난 10월 23일부터 26일까지 4회에 걸쳐 보도한 ‘뜨거운 바다, 인도태평양’은 이런 문제의식에서 시작했습니다. 17편의 기사로 구성된 시리즈의 취재와 기사 작성에는 약 5개월이 걸렸습니다. 각별한 보안을 요하는 외교‧안보 분야의 특성상 각 국가의 전‧현직 당국자와 학계 인사를 섭외하는 것 자체가 어려운 작업이었기 때문입니다. 취재에는 외교안보팀원 기자 4명(팀장 1명 포함)이 투입됐습니다.
외교 전략으로서 인도‧태평양 전략을 구체화한 5개국을 현장 취재하기로 했습니다. 가장 먼저 인도‧태평양 구상을 처음 짠 것으로 알려진 일본과 남태평양에서 적극적으로 인도‧태평양 전략을 주창하고 있는 호주도 취재했습니다. 인도‧태평양 해역에서 군사적 긴장감이 가장 고조되고 있는 해협이 있는 대만도 직접 찾았습니다. 미국의 경우, 취재 협조를 요청하자 국무부 외신기자센터의 프로그램을 소개해줬는데, 하와이 취재 지원을 받았습니다. 그 외 전직 관료 및 관계자 인터뷰는 직접 섭외해 진행했습니다.
동남아시아권 국가의 경우, 아세안의 리더이자 중재자로 꼽히는 인도네시아를 방문하기로 했습니다. 인도네시아의 조코위 대통령은 2022년 미국과 러시아, 중국, 일본의 정상을 모두 만나본 유일한 정상이었던 만큼, 인도네시아 관계자들은 최근 서구권과 일부 선진국을 중심으로 부상한 ‘인도‧태평양 전략’과 아세안이 추구하는 ‘아세안 중심의 인도‧태평양 구상(AOIP)’의 입장 차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인도의 경우, 당국자 섭외가 쉽지 않았습니다. 인도 외교부 대변인과 직접 통화하며 조율을 시도했지만, 결국 성사되지 않아 ‘인도‧태평양’ 개념을 논문상 처음 소개한 전직 해군 대령을 인터뷰하는 것으로 대신했습니다.
다음은 회차별 보도 내용 요약입니다.
<<1회 : 인도‧태평양, 왜 불안한가>>에서는 대만해협이 왜 인도‧태평양 권역의 핵심 안보 현안으로 부상했는지 집중 조명했습니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갈등이 직접 충돌하는 해협이면서 한국의 외교적 딜레마가 어떻게 노출되고 있는지를 전했습니다. 특히, ‘대만의 연평도’라 불리는 진먼다오를 직접 방문해 현장 분위기를 전하고, 대만 외교부장과 전직 대만 군 장성들이 바라보는 대만해협의 안보 상황을 보도했습니다. 대만 유사시 미국과 일본이 개입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이들의 인식에서 한국도 관여될 수밖에 없는 구조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2회 : 태평양 패권 회복을 꿈꾸다>>에서는 인도‧태평양 구상의 외교‧안보정책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당국자들과 전략 구성에 관여한 학자 등을 인터뷰했습니다. 인터뷰를 통해 장기적인 전략을 중시하는 의사결정 체계를 토대로 일본이 오늘날의 인도‧태평양 구상을 세상에 내놓게 됐다는 걸 알 수 있었고, 이를 현대판 ‘대동아공영권’ 구상에 빗대 독자들에게 소개했습니다. 또, 이시가키섬을 방문해 현지 주민과 방위성 관계자를 직접 인터뷰함으로써 난세이 제도 기지화를 둘러싼 주민과 당국자의 인식 차이와 현장의 안보상황을 보도했습니다. 외교부와 군 당국자들이 장기 전략을 기획하고 추진할 때 참고할 수 있는 회차입니다.
<<3회 : 중국 봉쇄에 사활걸다>>에서는 현실주의 인식에 기반한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을 추적했습니다. 미국의 인도‧태평양사령부 관계자와 예하 사령부 관계자들을 인터뷰해 이들의 위협인식을 확인하고, 전문가들이 제공한 통계자료 등을 통해 전략에 내재된 미국의 자원 확보의지를 확인했습니다. 특히, 정권교체와 상관없이 중국을 주요 지역 위협요인으로 바라보는 미국의 위협인식을 집중 조명했습니다. 북핵‧미사일 고도화가 한국의 제1 안보위협 요인인 반면,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과 관련한 활동을 주요 안보위협으로 바라보는 태평양함대‧육군사령부의 인식 차이도 전할 수 있었습니다.
<4회 : 경제와 안보 사이 딜레마>에서는 호주와 인도네시아, 인도가 추구하는 인도‧태평양 질서 및 안전의 정의가 무엇인지를 조명했습니다. 특히 남태평양 전문가와 호주의 인도‧태평양 전략 전문가를 인터뷰해 현지 미중 갈등 양상 배경에 대만 문제도 긴밀하게 얽혀있음을 독자들에게 상기시켰습니다. 아울러 현지 전문가들이 바라본 한국에 대한 남태평양 국가들의 기대를 전했습니다. 이는 개발원조 사업을 추진하는 관계자들이 참고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이외에도 ‘인도‧태평양’ 개념을 처음으로 소개한 것으로 알려진 구리핏 쿠라나 인도 전 해군 대령을 인터뷰해 인도가 인도‧태평양이란 지역개념에 긴밀히 얽혀 있다는 점도 독자들에게 상기시켰습니다.
저희 보도는 전략적 요충지로 부상한 대만 진먼다오와 일본 이시가키섬, 호주 다윈항 등을 직접 방문해 현장의 엄중한 분위기를 생동감 있게 독자들에게 전달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국내에서 보기 드물게 대만 외교부장과 대만군 전 참모총장, 일본의 외무성‧방위성 당국자들을 동시에 취재했습니다. 기존 보도관행과 달리 외신을 인용하지 않고 직접 복수의 외교‧안보 관련 인사들을 인터뷰해 보다 생동감 있게 다면적인 시각에서 각 국의 전략을 설명했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 취재원의 상당성 여하
실명 취재를 원칙으로 최대한 취재원의 실명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일부 일본과 미국 정부 당국자들의 경우,“실명이 나가면 좀 더 자유롭게 전략에 대해 얘기할 수 없다”고 밝히거나 처음부터 익명을 전제로 인터뷰에 응해 ‘당국자’ 또는 ‘관계자’ 등으로 처리했습니다.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 여하
특별한 이해관계 없음.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 여하
직접취재, 현장취재에 이상 없음.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기타 특이사항 없음.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미중 갈등 구도에서 본 인도‧태평양 전략에 관한 타매체의 선행 보도는 있었지만, 군사 전략 및 외교독트린으로서 인도‧태평양 전략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보도는 전무했습니다. 뜨거운 바다, 인도태평양>은 인도‧태평양이라는 새로운 지역개념에서 발생하고 있는 안보 현안이 무엇이고, 주요 국가들이 갖고 있는 위협인식이 무엇인지를 종합적으로 분석한 국내 첫 보도라고 자평합니다.
-보도 내용 대부분은 저희가 직접 해외 당국자들을 섭외하고 취재해 보도한 사안들이기 때문에 타 매체에서 받아쓰기 어려웠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보도 이후 외교부와 국방부 전‧현직 관계자들은 장기적인 외교‧군사전략의 중요성과 이에 맞는 조직편성의 중요성을 상기시켜줘 고맙다고 전했습니다. 전직 군 관계자는 윤석열 정부의 인도‧태평양 전략의 구체적인 이행조처로서 필요한 국제 협약 및 양자 협정 수단에 대해 얘기나누고 싶다고 연락을 해왔습니다. 전직 당국자들을 통해 외교부와 대통령 국가안보실이 ‘국제 규범’ 측면에서 우리 국가만의 인도‧태평양 전략을 반영하기 위한 이행계획을 좀 더 구체화했다는 소식도 접했습니다. 해당 내용은 추가 취재를 통해 <[단독]인태 전략 다음 카드는 한미일 ‘불법어업’ 공동대응> 보도로 이어졌습니다.
학계에서도 호평이 이어졌습니다. 박영준 국방대 교수는 “현장취재가 돋보이는 기획”이라며 학생들에게 공유하겠다며 공감을 표했습니다. 미중 공급망 갈등을 연구하는 교수도 “현 시점에서 필요한 기획”이었다며 호평했습니다. <"시진핑은 2027년 대만 칠 것... 한국, 도와줄 능력 있나"> 기사의 경우, ‘다음포털’에서 읽은 페이지뷰(PV)는 약 33만 회로, 700개가 넘는 반응을 받았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학 교수 등으로 꾸려진 한국일보 뉴스이용자 위원회 위원들은 이번 기획이 돋보였다고 호평했습니다. 특히 최영재 한림대 미디어스쿨 학장은 본보 국제뉴스 보도에 대한 평가회의에서 “군사 전략과 외교 독트린을 풍부하게 취재한 훌륭한 결과물”이라며 “전혀 모르는 내용도 많이 알게 됐다”고 평가했습니다.
-본 보도는 한국기자협회 윤리강령을 철저히 지키며 취재, 보도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미 태평양함대사령부와 태평양육군사령부를 방문한 르포기사의 경우(1꼭지), 국무부 외신기자(20개국)센터 프로그램의 협조를 받아 이뤄졌습니다.
-그 외 나머지 기획 및 현장 취재는 언론진흥재단의 2차 기획취재 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98회 전체 총평
제398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모두 9개 부문에 75편이 출품됐다. 올들어 두번째로 많은 출품작이 치열한 경쟁을 벌였고 5개 부문에서 6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취재보도 2부문에서는 디스패치의 <“남현희 예비신랑은, 여자”…전청조, 사기전과 판결문 입수 外>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펜싱 스타 남현희씨와 전청조씨의 결혼 발표 인터뷰 이후 수많은 후속 기사가 나왔는데 디스패치의 보도는 여타 기사를 압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애초에 가십에서 출발했고 사회적으로 큰 의미가 있지는 않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더 많은 사기 피해를 막은 보도라는 것에는 심사위원 사이에서 큰 이견이 없었다. 취재가 충실했고 디스패치가 관련 보도에서 선정성을 최대한 배제하려고 노력한 것도 좋은 점수를 받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농민신문의 <1%의 시장, 전통주 붐은 온다> 보도와 한국일보의 <출구 없는 사회적 공해 악취> 보도가 함께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1%의 시장, 전통주 붐은 온다> 보도는 한국에서 상대적으로 홀대받고 있는 전통주를 장기간에 걸쳐 조명했다. 전통주에 관한 자세한 설명뿐만 아니라 해외 사례까지 잘 발굴해 대안을 제시했다. 특히 한국적인 평범함이 전 세계적인 브랜드로 성장할 수도 있다는 점을 가장 적절한 시기에 기사로 보여준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출구 없는 사회적 공해 악취> 보도는 수상작으로 선정되기까지 별다른 이견이 없었다. 무심코 지나칠 수도 있는 소재를 대형 기획으로 의제화하면서 적절한 재미까지 빼먹지 않았다. 악취를 ‘환경오염’으로만 보지 않고 주민 간 갈등을 유발하는 ‘사회적 공해’로 확장해 해석한 것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MBC의 ‘이태원 참사 1년, 1만2000쪽 수사기록 분석’ 보도가 선정됐다. 이태원 참사 1년을 맞아 여러 매체에서 기획보도가 많이 나왔는데 MBC 보도는 그 중에서 단연 돋보였다. 수사 기록을 입수해 그간의 문제점을 도출하고, 참사 이후 덮인 사실을 드러냈다. 약 1년 전 이태원 참사 당시 언론이 놓쳤던 것들을 잊지 않고 다시 끌어냈다. 여전히 정부가 무책임하게 대응하는 가운데 많은 언론들은 묵묵히 할 일을 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 대표적 보도이기도 했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강원도민일보의 <소양강댐 준공 50주년 빛과 그림자> 보도가 수상했다. 올해로 준공 50년을 맞은 소양강댐은 이른바 ‘한강의 기적’을 이룬 토대가 됐지만 강원도민의 눈물과 한이 서려 있는 곳이기도 하다. 당시 2만 명에 가까운 강원도민들이 댐 건설로 고향을 잃었다고 한다. <소양강댐 준공 50주년 빛과 그림자>는 반세기가 지난 뒤에도 이를 잊지 않고 댐 건설이 지역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지역 언론의 존재 이유를 기사로 보여줬다.
전문보도부문에서는 SBS의 <우리동네 비급여진료비 비교 ‘깐깐하게’>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최종 결정까지 심사위원들이 장시간 토의를 해야 했다. <우리동네 비급여진료비 비교 ‘깐깐하게’>는 SBS의 프리미엄 콘텐츠다. 무료이긴 하지만 회원가입과 로그인을 해야 볼 수 있는 기사다. 현재 많은 언론사가 ‘유료화를 전제로’ 프리미엄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다. 앞으로 독자들이 보기 어려운 유료 콘텐츠가 이달의 기자상에 출품되는 상황도 대비해야 한다는 의미다.
<우리동네 비급여진료비 ‘깐깐하게’> 보도는 아직 무료로 볼 수 있는 만큼 큰 문제가 없다는 의견이 있었고, 로그인 등으로 접근성이 떨어지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반론도 있었다. 또 공공 데이터를 분석해 대중에게 서비스하는 것은 기관이 할 일이지, 언론의 본령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왔다. 다만 280만건 비급여 진료비 전수 데이터를 수집해 만든 <우리동네 비급여진료비 ‘깐깐하게’>가 대중들의 가려운 곳을 찾아내 시원하게 긁어줬다는 점에서 수상작으로 선정되는 데는 의문의 여지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