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 제작 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159명이 목숨을 잃은 10.29 이태원 참사가 벌어진 지 1년이 됐습니다. 경찰과 구청 등 일부 책임자들에 대한 재판이 진행 중이지만, 참사의 원인과 초기 대응에 대한 국민적 의문은 아직 풀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MBC 취재진은 1만 2천여 쪽 이태원 참사 수사기록을 끈질긴 노력 끝에 입수했습니다. 취재진은 경찰청 특수수사본부와 검찰의 방대한 수사기록에 담긴 관계자 160여 명의 진술과 수사보고서를 검토했습니다. 이를 토대로, ‘과연 참사를 막을 순 없었는지’, ‘더 많은 생명을 구할 순 없었는지’를 분석, 보도하고자 했습니다. 과거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에 참여했던 조사관이 조언에 따라, 수사기관의 시각이 아닌 언론의 독자적 시각으로 사실 관계를 파악하고 재구성하고자 했습니다. 취재진은 수사기록의 빈 부분에도 주목했습니다. 신고 기록에 흔적만 있는 외국인 생존자와 희생자 유가족을 어렵게 수소문해 인터뷰했습니다. 많은 분석 내용을 담기 어려운 방송 뉴스의 특성을 감안해, 별도 온라인 기사를 추가로 발행했습니다.
먼저 ① 경찰의 부실 대응과 관련한 새로운 ‘팩트’를 찾아내 보도했습니다.
MBC 보도로, 11건의 압사 우려 신고 가운데, 경찰이 출동하지 않고 전화로 안내 종결했다고 밝힌 2건조차 허위로 기재한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신고자 진술 조서를, 신고처리 문건과 일일이 대조해 파악한 결과입니다. 참사 직후 무전망에 비명소리가 16분간 10차례 송출됐다는 중대한 팩트도 새로 발굴했습니다. 경찰 지휘부의 책임과 직결되는 대목입니다.
취재진은 인파를 차도에서 인도로 밀어 올린 현장 지시가 사태를 악화시켰다는 내용 등 각종 수사보고서를 처음 보도했습니다. 수사기록에서 확보한 <경력 운용 세부 현황과 압사사고 인과관계 검토> 보고서는 충격적이었습니다. 지휘만 빨랐다면 10시 47분쯤 기동대 현장 투입이 가능했고, 밤 11시 1분까지 직접 신고한 희생자가 있었던 점을 고려할 때 인명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검찰이 작성한 <2017~2022 핼러윈 데이 경력 운용현황정리> 보고서는 ‘예년보다 많은 인력을 배치했다’는 기존 설명이 거짓임을 알려줬습니다.
② 많은 국민들이 품었던 의문에 대한 답을 추적했습니다.
MBC 취재팀은 면밀히 수사기록을 분석한 결과, 신고 무전을 무시했던 경찰 112상황실이 신빙성이 떨어지는 ‘간첩 신고’에 발 빠르게 움직였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실무자와 간부들의 진술 내용을 토대로 한 보도로, 용산 대통령 집무실 이전으로 인한 현장의 부담과 혼선이 적나라하게 드러났습니다.
③ 재난관리책임 기관인 지자체의 ‘예방 실패’를 분석했습니다.
용산구청은 ‘핼러윈 데이’ 대책서를 만들었지만, 근무자 지정부터 실제 근무 내용까지 작성된 내용이 모두 거짓이었다는 게 MBC가 보도한 수사보고서로 확인됐습니다. 기기 조작법조차 몰랐던 당일 근무자로 인해 재난문자 발송이 늦어졌다는 것, 당직실 부실 근무로 비상 연락망조차 가동되지 않았다는 점을 보도했습니다.
④ 무엇보다 수사기록에 담긴 책임자들의 무책임한 태도가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안겼습니다.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최소한의 책임조차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나는 신이 아니다”, “나섰다면 직권 남용”이라는 무리한 주장을 펼쳤습니다. 부구청장과 실무진의 잘못이라는 입장을 일관되게 밝혔습니다. 기소를 피하고 유임된 김광호 서울청장은 조사내용도 처음으로 공개됐습니다. 김 청장은 ‘윗선’인 경찰청과 ‘아랫사람’인 당일 상황관리관에게 책임을 미뤘습니다. “인파가 몰린다는 보고를 받았지, 사고가 날 거란 보고를 받은 건 아니”라는 이해하기 어려운 논리를 내세웠습니다.
⑤ 수사기록의 여백을 채우려고 했습니다.
수사기록엔 112에 신고해, “헬프미, 헬프미”를 외쳤던 외국인 희생자들의 흔적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관련 조사는 거의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수사기록만으로는 어떤 일을 겪었는지, 또 어떻게 지내는지 알 수 없었습니다. 수소문 끝에 취재진은 외국인 희생자와 생존자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어렵게 프랑스 파리에서, 아들을 잃은 ‘파스칼’씨를 만나 인터뷰했습니다. 국내외 언론사 중 첫 인터뷰였습니다. 국내에서 트라우마 지원을 받지 못한 외국인 생존자와 역시 상담 치료 없이 고국에 돌아간 외국인 생존자도 용기를 내 인터뷰에 응했습니다. 사각지대에 놓인 외국인 생존자가 겪는 어려움과 희생자 유가족들의 호소를 보도에 담았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수사 기록을 확보하는 과정이 쉽지는 않았습니다. 수사와 재판에 관여한 여러 관계자들을 접촉했지만, 대다수는 MBC 기자에 대한 잇단 압수수색으로 수사기관에 출처가 노출될 것을 우려했습니다. 보도 두달여 전, 다행히 공익적 목적의 언론 보도가 필요하다는 점에 공감한 취재원의 도움으로 기록을 입수할 수 있었습니다. 책임자 기소 범위에 대한 검찰의 판단 등 수사팀을 취재한 내용은 익명으로 기사에 반영했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10.29 이태원 참사 수사기록을 입수해 보도한 건 MBC가 최초였습니다. MBC 보도 이후 경향신문 역시 수사기록 분석 보도를 이어갔습니다. 한국일보와 일요시사 등의 매체도 MBC 보도 내용을 반영해 10.29 이태원 참사 관련 기획 기사를 보도했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보도 이후 정치권에선 이태원 참사 특별법 제정 필요성이 재차 제기됐습니다. 유가족의 청원으로 특별법을 발의한 더불어민주당 측은 MBC 보도를 계기로, “특별법을 통해 의혹을 낱낱이 밝혀야한다”는 입장을 냈습니다. 유가족들도 김 청장의 진술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열고 “김광호 서울청장이 경찰 배치 권한을 적절히 행사하지 않았다”며 기소 필요성을 주장했습니다. 시민사회 단체들은 토론회와 기자회견 등을 열고, 재발 방지를 위해선 형사적 처벌에 그치지 않아야한다는 보도 취지에 호응했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취재 및 보도 과정에서 언론 윤리 강령 등을 어긴 사실이 없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①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보도 당사자의 반론 신청이 들어오거나, 언론 중재위에 피신청되지 않았습니다.
취재후기
(398회)이태원 참사 1년, 1만2천쪽 수사기록 분석 / MBC
이태원 참사 1년, 1만2천쪽 수사기록 분석
MBC 나세웅 기자
왜 159명이 목숨을 잃게 됐을까. 왜 예방하지 못했을까, 왜 112 신고를 놓쳤을까. 또 피해는 왜 이렇게 커졌나. 파행으로 진행된 국정조사로도 의문은 풀리지 않았습니다. 형사기록에 어떤 ‘팩트’가 담겨있는지 궁금했습니다. 일찌감치 팀원들과 사건 관계자들을 접촉했습니다. 대다수는 MBC 기자에 대한 잇단 수사로 자신이 노출될 것을 우려했습니다. 다행히 보도 취지에 호응해준 의로운 취재원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수사기관은 강제 수사로 방대한 물증을 확보합니다. 대신 형사 처벌을 목적으로 ‘팩트’를 재구성합니다. 팀원들과 상의한 원칙은 이렇습니다. 기록에 압도되지 말고 우리가 질문한 답을 찾는 것에 집중하자. 그리고 언론의 시각으로 수사기관이 놓친 부분을 발견하자. 할 수 있다면 기록의 ‘여백’을 취재로 메워보자. 그러려면 공들여 꼼꼼히 기록을 살피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렇게 신고자 진술 조서를, 신고처리 문건과 일일이 대조해 새로운 팩트를 발굴할 수 있었습니다. 용산 대통령 집무실 이전 영향도 밝혔습니다. 특히 박희영 용산구청장과 김광호 서울경찰청장 등 주요 책임자의 면피성 진술은 반향이 컸습니다. 기록엔 112에 신고해 “헬프미”를 외친 외국인들의 흔적이 있었습니다. 외국인 생존자와 유가족을 수소문했고 그간 카메라 앞에 나서지 않던 이들을 어렵게 만났습니다. 왜 참사가 발생했는지, 인파 통제가 이뤄지지 않았는지, 우리와 똑같은 질문을 던지고 있었습니다.
보도를 이어가던 중 취재 기자가 다른 보도로 검찰 압수수색을 받는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부당한 일입니다. 열악한 취재 환경과 과중한 업무 속에서도 동료 기자들 덕에 좋은 보도를 할 수 있었습니다. 여전히 남은 의문들, 계속해서 함께 취재해 나가겠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98회 전체 총평
제398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모두 9개 부문에 75편이 출품됐다. 올들어 두번째로 많은 출품작이 치열한 경쟁을 벌였고 5개 부문에서 6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취재보도 2부문에서는 디스패치의 <“남현희 예비신랑은, 여자”…전청조, 사기전과 판결문 입수 外>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펜싱 스타 남현희씨와 전청조씨의 결혼 발표 인터뷰 이후 수많은 후속 기사가 나왔는데 디스패치의 보도는 여타 기사를 압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애초에 가십에서 출발했고 사회적으로 큰 의미가 있지는 않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더 많은 사기 피해를 막은 보도라는 것에는 심사위원 사이에서 큰 이견이 없었다. 취재가 충실했고 디스패치가 관련 보도에서 선정성을 최대한 배제하려고 노력한 것도 좋은 점수를 받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농민신문의 <1%의 시장, 전통주 붐은 온다> 보도와 한국일보의 <출구 없는 사회적 공해 악취> 보도가 함께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1%의 시장, 전통주 붐은 온다> 보도는 한국에서 상대적으로 홀대받고 있는 전통주를 장기간에 걸쳐 조명했다. 전통주에 관한 자세한 설명뿐만 아니라 해외 사례까지 잘 발굴해 대안을 제시했다. 특히 한국적인 평범함이 전 세계적인 브랜드로 성장할 수도 있다는 점을 가장 적절한 시기에 기사로 보여준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출구 없는 사회적 공해 악취> 보도는 수상작으로 선정되기까지 별다른 이견이 없었다. 무심코 지나칠 수도 있는 소재를 대형 기획으로 의제화하면서 적절한 재미까지 빼먹지 않았다. 악취를 ‘환경오염’으로만 보지 않고 주민 간 갈등을 유발하는 ‘사회적 공해’로 확장해 해석한 것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MBC의 ‘이태원 참사 1년, 1만2000쪽 수사기록 분석’ 보도가 선정됐다. 이태원 참사 1년을 맞아 여러 매체에서 기획보도가 많이 나왔는데 MBC 보도는 그 중에서 단연 돋보였다. 수사 기록을 입수해 그간의 문제점을 도출하고, 참사 이후 덮인 사실을 드러냈다. 약 1년 전 이태원 참사 당시 언론이 놓쳤던 것들을 잊지 않고 다시 끌어냈다. 여전히 정부가 무책임하게 대응하는 가운데 많은 언론들은 묵묵히 할 일을 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 대표적 보도이기도 했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강원도민일보의 <소양강댐 준공 50주년 빛과 그림자> 보도가 수상했다. 올해로 준공 50년을 맞은 소양강댐은 이른바 ‘한강의 기적’을 이룬 토대가 됐지만 강원도민의 눈물과 한이 서려 있는 곳이기도 하다. 당시 2만 명에 가까운 강원도민들이 댐 건설로 고향을 잃었다고 한다. <소양강댐 준공 50주년 빛과 그림자>는 반세기가 지난 뒤에도 이를 잊지 않고 댐 건설이 지역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지역 언론의 존재 이유를 기사로 보여줬다.
전문보도부문에서는 SBS의 <우리동네 비급여진료비 비교 ‘깐깐하게’>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최종 결정까지 심사위원들이 장시간 토의를 해야 했다. <우리동네 비급여진료비 비교 ‘깐깐하게’>는 SBS의 프리미엄 콘텐츠다. 무료이긴 하지만 회원가입과 로그인을 해야 볼 수 있는 기사다. 현재 많은 언론사가 ‘유료화를 전제로’ 프리미엄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다. 앞으로 독자들이 보기 어려운 유료 콘텐츠가 이달의 기자상에 출품되는 상황도 대비해야 한다는 의미다.
<우리동네 비급여진료비 ‘깐깐하게’> 보도는 아직 무료로 볼 수 있는 만큼 큰 문제가 없다는 의견이 있었고, 로그인 등으로 접근성이 떨어지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반론도 있었다. 또 공공 데이터를 분석해 대중에게 서비스하는 것은 기관이 할 일이지, 언론의 본령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왔다. 다만 280만건 비급여 진료비 전수 데이터를 수집해 만든 <우리동네 비급여진료비 ‘깐깐하게’>가 대중들의 가려운 곳을 찾아내 시원하게 긁어줬다는 점에서 수상작으로 선정되는 데는 의문의 여지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