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24만 8천여 명.
한 해 대한민국에서 ‘암’ 선고를 받은 환자 수다. 환자 수 증가세보다 생존율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우리 주변에서는 암 환자를 자주 접하게 됐다. 많지 않은 내 친인척 중 암 환자만 4명이다.
더불어 10여 년 전부터 ‘암 전문’을 표방하는 병원이 생기기 시작했다. 암을 떼어 내는 수술을 하는 곳도, 종양 크기를 줄여주는 곳도 아니다. 그냥 암 환자들의 면역을 증강시키기 위한 요양병원과 한방병원 등이다.
우리나라 의료법상 ‘암 전문’ 병원은 없다.
그런데 스스로를 암 전문이라 칭하는 병원의 상당수는 암 수술이나 치료가 불가능하지만, 마치 가능한 것처럼 포장하고 있다. 고액의 비급여 치료를 환자들한테 권하고 있었는데, 병원의 타켓은 실손보험 등으로 몇 개원 안에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을 쓸 수 있는 환자들이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암 환자들은 치료 효과와 정가를 알 수 없는 약품 등에 수천만 원을 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병원이 시키는 대로 돈을 많이 쓸 수 있는 암 환자들은 어느새 의료시장의 주요 고객이나 눈 먼 먹잇감이 돼 있었다. 이 때문에 암 환자를 유치하는 과정에 각종 불법 행위가 판을 치고 있다. 이 가운데 하나인 ‘암 환자 불법 페이백’ 실태를 지난 2월 보도했다.
뉴스 보도 당시에는 암 환자를 유치하면서 1억 원을 쓰면 2천 5백만 원을 돌려주는 요양병원의 불법 유치 행위에 집중했다. 불법 환자 유치 행위로 인해 불공정한 의료 시장 규모가 커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의료계의 지적이 쏟아졌다. 동시에 암 환자 불법 페이백에 관한 제보가 전국에서 이어졌다. 제보를 확인하면서 기획취재를 다시 시작했다.
본격적인 취재 후 깨달았다. ‘암 환자 페이백’은 의료법에도 존재하지 않는 ‘암 전문’ 병원들의 수익추구에만 전전긍긍하는 현실을 보여주는 어찌 보면 예견된 행태였다.
문제의 본질은 각종 민간보험으로 고액을 막연한 치료에 쓸 수 있는 ‘암 환자’를 돈벌이로 전락시키는 의료시장이었다.
■암 환자를 영업하라_ 코드명 : payback
한 달에 500만 원짜리 치료를 받으면 현금으로 100만 원을 돌려준다고 서슴치 않고 말하는 ‘암 전문’ 요양병원들. 수개 월 동안 요양병원과 한방병원 수 십 곳을 돌며 확인한 결과는 충격이었다. 다른 병원에서 환자를 빼오면 페이백 비율을 높였다. 암 환자 스스로가 브로커가 돼 병원과 흥정하고 다니는 경우도 허다했다.
암 환자들에게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을 현금으로 주면서도 병원이 수익을 내는 구조.
이 거대한 불법 시장이 만들어지기 까지는 현금을 비자금 형태로 융통하는 제약회사와 식자재 업체 등이 있었다. 여기에 불법 사채업자도 개입되는 정황이 포착됐다. 이를 위해서는 의사의 허위 진료나 과잉 진료가 동반돼야 했다.
■강남의 유명 ‘암 전문’ 한방병원의 선결제 먹튀 사기
요즘 강남의 유명 ‘암 전문’ 한방병원들은 수 억 되는 치료비를 현금으로 ‘선결제’ 받는다. 서울 강남 한복판, 유명 연예인들을 내세워 환자들을 유치한 유명 ‘암 전문’ 한방병원. 사무장 병원으로 판결난 이 병원은 10년 전 말기 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사기 행각을 벌였다. 하지만 지리한 법정 공방이 이어지는 동안, 병원은 확장했고, 말기 암 환자들은 더욱 몰려들었다.
해당 병원은 수천만 원에서 1억이 넘어가는 치료비용을 ‘예치금’이라며 현금으로 한꺼번에 받았다. 환자들은 1억 원을 내면 천만 원이 넘는 치료를 서비스 받을 수 있다는 말에 빚을 내서 거액을 결제했다.
하지만 사무장 병원이었던 해당 병원은 결국 병원장과 사무장이 구속되면서 폐업 수순을 밟았지만, 그 과정에서도 환자 유치에 열을 올렸다. 폐업되기 5일 전 1억 원을 결제한 환자, 2주 만에 돌아가신 어머니 치료비 6천만 원을 돌려받지 못하는 유가족. 이들 병원을 상대로 소송을 진행하는 환자와 보호자는 현재 118명. 금액만 38억 원이다.
■2014 장성요양병원 화재로 구속된 형제_ 암 환자 페이백 병원 연관성 추적
암 환자를 불법으로 유치하는 병원 중 한 곳의 운영에 지난 2014년 29명의 사상자를 낸 전남 장성 요양병원 화재로 구속된 실질 운영자와 그의 친형이 개입됐다는 지역 의료계의 소문을 듣고 이를 추적해 갔다.
실제 두 형제가 병원과 연관돼 있음을 밝히는 각종 문서와 의료계의 증언 등을 확보해 보도했다. 현재 보건당국에서 이들에 관해 행정조사를 진행하는 한편, 경찰에 수사의뢰한 상태다.
→ [단독] 화재로 29명 사상 장성요양병원 대표,
이번엔 ‘페이백’ 병원 운영 정황 / KBS 2023.10.23.
https://www.youtube.com/watch?v=gNq2AfNjbus
→ [단독] 화재로 ‘29명 사상’ 장성요양병원…520억 원 환수 물거품 / KBS 2023.10.24.
https://www.youtube.com/watch?v=pXfzIAAvfY8&t=17s
■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에게
일단 입원만 하면 병원비는 나중에 보험금으로 다 돌려받을 수 있다며 암 환자를 유치하는 병원들. 하지만 보험금이 지급되지 않으면 고액의 치료비는 고스란히 환자가 떠안아야 한다.
취재진이 만난 많은 암환자들의 고통은 보험사와의 소송이었다. 보험사는 요양병원과 한방병원의 불법 실태는 적발에는 소극적이었지만, 많은 암 환자에게 보험금 지급을 거부하고 있었다. 보험사로부터 유방암 환우인 아내의 보험금 지급을 거절당한 남편은 고된 법정 싸움 끝에 결국 보험금을 받아냈지만, 소송 스트레스에 본인이 암 환자가 됐다. 일부 환자들은 보험사와 소송 중에 숨지는 일도 있었다.
실제 최근 4년 동안 암환자들이 보험사에 청구한 요양병원 입원일당은 5천 8백억 원이 넘었지만, 보험사는 이 가운데 30% 가량을 지급하지 않았다. 암 직접 치료가 아니거나 소송 중이라는 이유에서였다.
■ 양심 병원은 ‘폐업’
불법 운영하는 병원들이 암환자를 공격적으로 빼내는 현실에, 정상적으로 운영하는 병원은 경영 위기로 내몰리고 있었다. 기형적인 병원들 때문에 양심 병원들이 폐업하는 상황에 처한 것이다.
■ 뒷짐 진 보건당국
암 환자들이 내야 하는 고가의 비급여 치료 항목은 정해진 수가가 없다. 의사가 말하면 따르는 구조다. 이 과정에 일부 암 전문 병원이 암 환자들을 이용하고 있지만, 보건당국은 뒷짐만 지고 있다. 단속하기 어렵다는 이유 그리고 건강보험에서 지출되는‘급여’가 아닌 민간영역인‘비급여’라는 이유에서다.
암 환자를 검은돈벌이 수단로 전락시키는 세력이 암세포처럼 의료시장에 침습하고 있지만, 보건당국은 어디에도 없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대부분이 불법을 일삼는 병원 관계자와 환자들이라 이미지 및 음성 대역을 활용했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지난 2월 KBS 뉴스 [요양병원 검은 돈벌이] 보도 이후 계속된 제보 등으로 의료 시장의 실태를 추적한 다큐멘터리입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의료법상 ‘암 전문’ 병원이 없다는 점 때문에 단속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이번 방송을 계기로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암 상병 코드별로 암 환자 치료와 입원비율을 분류해 속칭 ‘암 전문’ 병원들을 따로 관리하기로 하고, 현재 구체적인 관리안을 만들고 있습니다.
또 대한요양병원협회 등은 자체적으로 신고센터를 만들어 운영하기로 했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KBS 1TV 시사기획창을 통해 방영됐을 때 올해 연간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습니다.
광주 지역 방송 시간에도 동시간대 평균 시청률의 2배를 기록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회차 심사평
제398회 전체 총평
제398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모두 9개 부문에 75편이 출품됐다. 올들어 두번째로 많은 출품작이 치열한 경쟁을 벌였고 5개 부문에서 6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취재보도 2부문에서는 디스패치의 <“남현희 예비신랑은, 여자”…전청조, 사기전과 판결문 입수 外>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펜싱 스타 남현희씨와 전청조씨의 결혼 발표 인터뷰 이후 수많은 후속 기사가 나왔는데 디스패치의 보도는 여타 기사를 압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애초에 가십에서 출발했고 사회적으로 큰 의미가 있지는 않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더 많은 사기 피해를 막은 보도라는 것에는 심사위원 사이에서 큰 이견이 없었다. 취재가 충실했고 디스패치가 관련 보도에서 선정성을 최대한 배제하려고 노력한 것도 좋은 점수를 받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농민신문의 <1%의 시장, 전통주 붐은 온다> 보도와 한국일보의 <출구 없는 사회적 공해 악취> 보도가 함께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1%의 시장, 전통주 붐은 온다> 보도는 한국에서 상대적으로 홀대받고 있는 전통주를 장기간에 걸쳐 조명했다. 전통주에 관한 자세한 설명뿐만 아니라 해외 사례까지 잘 발굴해 대안을 제시했다. 특히 한국적인 평범함이 전 세계적인 브랜드로 성장할 수도 있다는 점을 가장 적절한 시기에 기사로 보여준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출구 없는 사회적 공해 악취> 보도는 수상작으로 선정되기까지 별다른 이견이 없었다. 무심코 지나칠 수도 있는 소재를 대형 기획으로 의제화하면서 적절한 재미까지 빼먹지 않았다. 악취를 ‘환경오염’으로만 보지 않고 주민 간 갈등을 유발하는 ‘사회적 공해’로 확장해 해석한 것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MBC의 ‘이태원 참사 1년, 1만2000쪽 수사기록 분석’ 보도가 선정됐다. 이태원 참사 1년을 맞아 여러 매체에서 기획보도가 많이 나왔는데 MBC 보도는 그 중에서 단연 돋보였다. 수사 기록을 입수해 그간의 문제점을 도출하고, 참사 이후 덮인 사실을 드러냈다. 약 1년 전 이태원 참사 당시 언론이 놓쳤던 것들을 잊지 않고 다시 끌어냈다. 여전히 정부가 무책임하게 대응하는 가운데 많은 언론들은 묵묵히 할 일을 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 대표적 보도이기도 했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강원도민일보의 <소양강댐 준공 50주년 빛과 그림자> 보도가 수상했다. 올해로 준공 50년을 맞은 소양강댐은 이른바 ‘한강의 기적’을 이룬 토대가 됐지만 강원도민의 눈물과 한이 서려 있는 곳이기도 하다. 당시 2만 명에 가까운 강원도민들이 댐 건설로 고향을 잃었다고 한다. <소양강댐 준공 50주년 빛과 그림자>는 반세기가 지난 뒤에도 이를 잊지 않고 댐 건설이 지역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지역 언론의 존재 이유를 기사로 보여줬다.
전문보도부문에서는 SBS의 <우리동네 비급여진료비 비교 ‘깐깐하게’>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최종 결정까지 심사위원들이 장시간 토의를 해야 했다. <우리동네 비급여진료비 비교 ‘깐깐하게’>는 SBS의 프리미엄 콘텐츠다. 무료이긴 하지만 회원가입과 로그인을 해야 볼 수 있는 기사다. 현재 많은 언론사가 ‘유료화를 전제로’ 프리미엄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다. 앞으로 독자들이 보기 어려운 유료 콘텐츠가 이달의 기자상에 출품되는 상황도 대비해야 한다는 의미다.
<우리동네 비급여진료비 ‘깐깐하게’> 보도는 아직 무료로 볼 수 있는 만큼 큰 문제가 없다는 의견이 있었고, 로그인 등으로 접근성이 떨어지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반론도 있었다. 또 공공 데이터를 분석해 대중에게 서비스하는 것은 기관이 할 일이지, 언론의 본령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왔다. 다만 280만건 비급여 진료비 전수 데이터를 수집해 만든 <우리동네 비급여진료비 ‘깐깐하게’>가 대중들의 가려운 곳을 찾아내 시원하게 긁어줬다는 점에서 수상작으로 선정되는 데는 의문의 여지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