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ㅇ),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북한이 파병을 결정하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은 더 이상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의 이야기가 됐습니다.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동맹의 여파로, 한반도 유사시 러시아가 개입할 수 있단 걱정이 커졌습니다. 유럽의 전선이 동북아시아로 확대됐다는 평가가 나왔고, 남과 북이 유럽에서 사실상 ‘대리전’을 치르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왔습니다.
북한군 파병과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국내의 관심은 높아져만 갔지만, 실체적 진실을 알리는 정확한 보도는 사실상 ‘전무’했습니다. 외신 인용 보도나 양국 심리전을 위한 텔레그램 채널 인용 보도만 잇따르다 보니 내용은 점차 자극적으로 변했습니다. 북한군이 현재 어떤 상황인지, 우크라이나는 앞으로 어떻게 하려는 건지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었습니다. ‘알려졌다’, ‘전해졌다’, ‘추정된다’는 보도의 홍수였습니다. 이런 와중에 우리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무기 지원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를 두고 찬반 여론이 맞섰으며, 이 논란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습니다.
외교안보 담당 선임 기자로서, 뭐라도 해야겠단 답답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저는 그동안 알고 지내던 우크라이나 대사관에 젤렌스키 대통령을 화상으로 인터뷰하고 싶다는 요청을 넣었습니다. 왜 지금 이 시점에 한국 언론이 젤렌스키 인터뷰를 해야하는지 자세히 적었습니다. 또 그동안 각국 정상과 장차관, 고위 외교관들을 인터뷰한 기사를 첨부해 취재진에 대한 신뢰감을 주었습니다. 요청은 대사관을 통해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에 전달됐고, 며칠 후 우크라이나 대통령실로부터 요청을 수락한다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다만 조건이 있었습니다. 화상이 아니라 10월 30일 우크라이나 현지에서 대면 인터뷰만 가능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인터뷰를 하러 가기 위해 가장 시급한 건 ‘예외적 여권 사용 허가’를 받는 일이었습니다. 정부 허가 없이 여행금지 국가인 우크라이나에 들어가는 건 엄연한 불법이기 때문입니다. 복잡한 공식 절차들을 하나씩 밟아가며, 마침내 허가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정부 허가가 나고 48시간 동안 비행기와 기차를 타고 이동해 우크라이나에 입국했습니다. 그리고 10월 30일 우크라이나 우주호르드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을 약 45분 간 단독 인터뷰했습니다.
그동안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한국이 가진 궁금증’을 물어보는 기자가 없었기에, 인터뷰의 반향은 엄청났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북한군이 국경을 넘었다는 CNN 보도, 북한군이 교전에서 사망했다는 친우크라이나 매체 발 보도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명확히 밝혔습니다. 또 북한군과의 교전은 아직 없었지만 며칠 내로 있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북한군 공병 부대가 파병될 예정이고, 북한 노동자가 이란제 ‘샤헤드 자폭 드론’ 공장에서 일할 거라고도 했습니다. 국내에서 북한군 포로를 국내로 송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던 중이었는데, 젤렌스키 대통령은 ‘북한군 포로’는 전쟁포로로서, 우크라이나 포로와 교환할 것이라고 명확히 밝혔습니다. 이 밖에 김정은 국무위원장 ICC 제소 문제나 ‘승리 계획’ 및 ‘휴전 협상’, ‘미국 대선’ 등 다양한 소재를 물었고 답을 들었습니다.
국내의 가장 큰 관심사는 역시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문제였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방공 무기 시스템 지원을 원한다며, 조만간 특사를 한국으로 보내 ‘무기 지원 요청서’를 보낼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인터뷰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한국에 무기를 요청하는 논리를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KBS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입장을 단순 전달하는데 그치지 않고, 우크라이나의 논리와 의도를 분석하는 기사도 함께 제공해 큰 관심을 받았습니다.
인터뷰를 마친 뒤에는 우크라이나에서 현지 보도를 이어갔습니다. 홍장원 국가정보원 1차장을 대표로 하는 정부대표단이 우크라이나를 찾아 우크라이나 당국과 협의를 했고, 논의는 ‘분위기 탐색’에 그쳤다는 단독 보도를 했습니다. 또 드론 피해를 입은 장소를 찾아 우크라이나 시민들의 이야기를 듣는 르포 리포트도 제작했습니다. 취재를 하는 도중에 공습경보가 울리는 등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의 생생한 모습이 리포트에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이어 북한군과 작은 규모의 첫 교전이 벌어졌다는 사실을 우크라이나 고위 당국자를 취재해 단독 보도했습니다. 북한군과 교전이 있었는지, 없었는지 아무도 확인이 안 돼 ‘카더라’ 뉴스만 이어지는 상황에서 나온 첫 확인 보도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우크라이나 우메로프 국방장관을 단독으로 인터뷰해 북한군 파병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북한군이 일부 투입돼 작은 교전이 있었지만, 전면 투입은 아니며, 전면 투입에는 몇 주가 더 필요하단 이야기였습니다. 또 3천 명씩 5개 부대, 총 15,000명의 북한군이 배치될 거란 이야기가 처음으로 나왔습니다. 자신이 서울을 방문할 우크라이나 정부 특사라고 처음 밝히기도 했습니다.
약 열흘간의 취재 후 예외적 여권 사용 기한이 만료돼 출국했습니다. 이번에 우크라이나 현지 취재를 하면서 ‘기자는 현장에 가야 한다’는 불문율이 역시 맞는 말이라는 걸 절감했습니다. 비록 그곳이 전쟁터라고 하더라도 현장에 가서 사람을 만나고 직접 부딪히며 취재해야 보이는 실체적 진실이 있었습니다. 특히 주요 정책 결정자에 대한 심층적인 인터뷰는 그 자체로 정보 가치가 높은 뉴스임을 다시 한번 알게 됐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북한군 첫 교전 확인’과 관련해선 우크라이나 고위 당국자를 인용했는데, 사안의 민감성을 의식한 당국자의 요구로 익명 처리했습니다. 이 당국자의 신분과 대화 내용은 KBS 내부에 공유해 기사 작성 시 판단을 받았습니다.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해당 사항 없습니다.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직접 취재한 기자의 바이라인이 나갔으며, ‘우크라이나 키이우’라는 데이트라인이 나갔습니다.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국내 기사 출고와 동시에 ‘KBS월드’를 통해 영문 리포트, 영문 전문 기사를 출고했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젤렌스키 대통령 인터뷰는 두 번째이지만, 첫 인터뷰는 2023년 5월에 진행돼 북한군 파병과 같은 이슈가 없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장 취재는 여러 언론사가 했지만, 2024년 2월 이후 우크라이나에 들어간 취재진은 없었습니다. 북한군 파병 이슈가 터져 나온 이후 첫 현지 취재이자 첫 인터뷰였습니다.
타 매체의 반향은 일일이 적기 어렵습니다. 사실상 거의 모든 국내 언론이 지금까지도 인용 보도를 이어가고 있고, BBC, CNN, 르몽드,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로이터통신, AP통신 등 세계 유수 언론도 11월 7일 현재까지도 인용 보도를 하고 있습니다. 45분에 걸친 인터뷰 전문 중 여러 내용이 다양한 방식으로 인용되고 있습니다. 또 우메로프 국방장관의 인터뷰는 아주 드물어서, AP 통신 등 서방 언론은 인터뷰 영상 전체를 구하기 위해 KBS에 접촉하고 있습니다. 분량 제한으로, 주요 해외 언론의 최근 인용 기사 가운데 극히 일부만 정리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 단독 인터뷰>
Trump’s victory could mean US withdraws support for Ukraine in war with Russia (CNN, 11/7)
Still, in an interview with South Korea’s KBS, Zelensky acknowledged that “the next US president may strengthen or weaken support for Ukraine.”
Trump's victory plunges Ukraine into unknown (르몽드, 11/6)
"The next US president may strengthen or weaken support for Ukraine. If that support weakens, Russia will seize more territory, it would prevent us from winning this war," said Ukrainian president Volodymyr Zelensky on October 31, in an interview with the public broadcasting group KBS.
Trump or Harris? For Ukraine, Two Very Different Futures Loom. (뉴욕타임스, 11/3)
“If that support weakens, Russia will seize more territory, it would prevent us from winning this war,” he told the South Korean broadcaster KBS.
<우메로프 국방장관 단독 인터뷰>
Ukraine says it fought N Korean troops for first time (BBC, 11/6)
“North Korean soldiers have clashed with Ukrainian troops for the first time, Ukraine's top officials have revealed. In an interview with South Korean broadcaster KBS, Ukrainian Defence Minister Rustem Umerov said a "small group" of North Korean soldiers were attacked.”
Zelenskiy says clashes with North Korean troops 'open page' to instability (로이터, 11/6)
Umerov, the defence minister, told South Korea's KBS television in an interview broadcast on Tuesday that there had been a "small engagement" with North Korean troops.
Ukraine says forces clash with North Korean troops for first time (워싱턴포스트, 11/7)
On Tuesday, Ukrainian Defense Minister Rustem Umerov, speaking to South Korean television network KBS, said that there were “already contacts” between the two sides, and that Ukrainian officials expected a “more significant number” in the next weeks, which they would “review and analyze.”
5. 사회에 끼친 영향
이 보도가 사회에 끼친 가장 큰 영향은 ‘북한군 파병’과 관련된 확인되지 않은 온갖 설들을 정책 결정자의 인터뷰로 정리했다는 겁니다. 북한군 상황과 우크라이나의 요구를 명확히 전달해 국민의 알권리 증진에 기여했습니다. 또 일각에서 ‘북한군 포로 한국 송환’을 주장했는데, 정책 결정자인 젤렌스키 대통령이 ‘한국에 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밝힘으로써 불필요한 논쟁과 추측이 사라졌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과 우메로프 국방장관의 인터뷰 내용은 우리나라 외교당국의 정책 결정 과정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외교부 당국자는 우크라이나의 속마음과 속사정을 아는데 인터뷰 내용이 큰 도움이 됐다며 정부 차원에서 공유됐다고 전했습니다. 이번 보도를 통해 KBS는 우리나라 대표 공영방송이자 아시아의 대표 언론사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해당 보도는 언론윤리강령 기준과 KBS 제작 가이드라인을 준수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①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외부 지원은 없었으며, 보도 당사자의 반론 신청, 언론중재위원회의 피신청은 없었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410회 전체 총평
제410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올해 들어 가장 많은 12개 부문 85편이 출품됐다. 정치·사회적인 이슈도 많았던 데다 연말을 앞두고 언론사별 중장기 기획들이 마무리되면서 출품작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그만큼 심사위원들은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 꼼꼼하게 들여다볼 수밖에 없었다. 그 결과 8편의 수상작이 나왔다. 늘어난 출품작만큼 좋은 기사들이 많았고, 수상작 역시 올해 들어 가장 많이 나왔다.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국민일보의 <사상 첫 대리 입영 적발>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이 기사는 국방이 ‘국민의 의무’로 되어있는 우리나라에서 국가 병역 관리시스템의 허술함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1970년 병무청 창설 이래 최초로 벌어진 이 사건에 대해 국민일보는 병무청·육군의 신원확인 절차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고 공소장을 입수해 범행의 구체적 내용까지 밝혀냈다. 사회적으로 상당한 파장을 일으킨 기사였다는 점에서 심사위원들로부터도 호평이 이어졌다.
취재보도2부문에서 수상작으로 선정된 KBS의 <“자다가 잡혀갔다”...중국 ‘반간첩법’ 우리 국민 첫 구속> 보도는 비교적 높은 점수를 받았을 정도로 의미 있는 보도였다. 일단 중국이라는 폐쇄적인 국가에 우리 국민이 반간첩죄로 구속되어 있다는 그 사실 자체가 충격을 줬다. 여기에 기자의 신변조차 위협적인 상황 속에서도 5개월 동안 끈질기게 취재를 이어간 점, 구속 당사자와 그 가족의 안전까지 고려해가면서 기사를 만들어 낸 점 등은 사안에 접근하는 기자가 어떠해야 하는지를 되돌아보게 하는 보도였다.
경제보도부문에서는 한국경제신문의 <스테이블 코인의 공습> 보도가 수상작에 이름을 올렸다. 이 기사는 가상 자산인 스테이블 코인이 국내 무역 결제용으로 활용되고 있을 정도로 그 규모가 확대되고 있지만, 관리 부실로 한국 거시경제 정책에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음을 날카롭게 지적했다. 특히 일반인에게는 낯선 암호화폐 관련한 기사임에도 읽어보는 사람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기사를 풀어낸 것도 높은 점수를 받은 요인으로 꼽혔다.
세계일보의 <망상, 가족을 삼키다> 보도는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 가장 완성도 높은 기사로 평가됐다. 10년간 존속살해·존속살해미수 혐의로 재판받은 823건의 판결문 분석과 피해 가족에 대한 현장 취재는 정신질환자의 ‘망상 증세’로 인한 가족들의 아픔을 공감하기에 충분했다는 평을 받았다. 또 정신질환자를 가족으로 둔 다섯 가정의 사건을 분석, 네러티브 형식으로 풀어 쓴 방식 역시 이 기사를 한층 더 빛나게 했다는 심사위원들의 공감대가 있었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 수작(秀作)으로 꼽힌 부산일보의 <시민은 예매 전쟁, 공공기관은 특혜 예매-지역 이전 공공기관 KTX 표 사재기> 보도는 국민의 공분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시민들은 구하기 어려운 KTX 표를 공공기관에서는 코레일과 별도 계약을 통해 사재기를 해왔다는 것은 그야말로 특혜였다. 결국 이 보도로 코레일에서 공공기관에 주는 선 예매는 중단됐다. 부산일보 보도의 힘이었다. 시민들의 일상과 밀접한 기사였다는 점도 가산점을 받는 데 한몫했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경기일보의 <발암물질 위의 아이들> 보도가 호평을 받았다. 경기일보 보도 후 경기교육청 자체 조사에서 79%의 어린이놀이터에서 발암물질이 나왔다는 점이 국정감사에서 공개됐고, 지역사회 파장이 상당했다. 또 이를 개선하기 위한 예산이 별도 확보되는 등 기관·단체의 대책 마련까지 끌어내 좋은 평가를 받았다.
경인일보의 <북한 오물풍선 사이로 이륙하는 비행기> 보도는 사진보도부문에서 수상작으로 손색이 없었다. 김포국제공항에서 취재 중인 기자가 북한이 남쪽으로 보낸 오물풍선을 목격하고, 비행기 이착륙에 지장을 줄 수 있겠다는 판단으로 카메라 앵글에 오물풍선과 여객기를 함께 담았다. 순발력과 감각이 돋보인 사진이다. 여기에 국정감사에서 오물풍선으로 인한 여객기 순항 차질이 거론될 정도로, 뉴스로서의 영향력이 컸다는 점도 사진을 한 번 더 보게 만들었다.
전문보도부문에서 수상작으로 선정된 매일경제신문의 <2024 노벨문학상 수상 한강 인터뷰> 보도는 ‘특종은 준비된 기자만이 할 수 있다’라는 말을 다시 한번 되새기게 하는 보도 사례였다. 2018년부터 세 차례에 걸쳐 시도했던 한강 작가와의 인터뷰가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자 발표 전날 성사됐고, 그래서 이 ‘기막힌 우연’은 그야말로 세계적인 특종이 되고 말았다. 그러나 운(運)으로만 치부하기에는 기자의 노력이 너무나 뜨거웠다. 한강 작가의 전(全) 작품을 다시 읽었고 그와의 인터뷰를 준비했던 모든 시간이 치열했음을 확인하면서 수상작으로 선정하는 데 이견이 없었다. 사족 하나, 공적서를 읽고 감동받았다는 평가는 이번이 처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