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이거 한 번만 잡숴봐!” 동네 곳곳에서 ‘차력 쇼’를 하며 팔던 건강식품 기억하실 겁니다. 이 과대광고의 영역은 길거리에서 TV 홈쇼핑과 각종 정보 프로그램으로 옮겨왔습니다. 이제 그 종착지, SNS입니다. TV 광고 문제는 여러 차례 보도해 왔고, 그만큼 심의도 단속도 강화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를 기점으로 ‘폭발’ 중인 SNS 광고 문제는 언론도 정부도 제대로 다루지 않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을 얼마나 ‘속여 먹고’ 있을지, SNS 건강식품 광고 800건을 직접 조사했습니다. 정부도, 시민단체도 하지 않았던 일입니다. 드러난 문제는 TV 광고보다 더 심각해졌습니다. SNS 광고는 ‘과장’ 단계를 넘어 허위와 사기 그 자체였습니다. ① 타깃광고로 전 연령이 대상이 된 점 (노인 대상 광고에서 확대), ② 막대한 ‘마케팅’ 비용과 건강 악화 문제를 소비자가 짊어져야 하고, ③ ‘범죄’로 연결된다는 점, ④ 결과적으로 건강식품 시장 전체가 ‘망하는 길’로 접어든다는 점 등이 큰 문제였습니다. SNS 덕분에 업체들은 당장 적게는 수십억 원대, 많게는 수천억 원대 수익을 올리고 있었습니다. 대기업까지 뛰어든 건강식품 국내 시장 규모만 6조 원에 달합니다. 이에 취재진은 직접 건강식품 제작과 마케팅 과정에 뛰어들어, 소비자 피해 실태를 파헤치기로 했습니다.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 단속기관도 못 한 SNS 광고 조사...‘불법’ 광고 800개 수집
KBS는 SNS(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틱톡) 건강식품 문제 광고 800여 개를 수집해 분류해 봤습니다. SNS 광고 특징은 ‘다시 보기’를 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겁니다. 광고주는 연령과 지역 성별을 타깃으로 해서 광고를 내보내고, 타깃이 된 이용자에게만 광고가 일시적으로 뜨고 사라집니다. 또 단속에 걸리면 일시적으로 광고를 삭제했다가 다른 아이디로 광고를 다시 하기도 합니다. 사전 심의도 없습니다. 이 때문에 단속기관도 SNS 광고를 직접 조사하지 않고, ‘국민 신고’에만 의존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취재진은 수없이 ‘새로고침’을 하고, 업무 시간 외에도 내내 스마트폰을 부여잡고 불시에 뜨는 문제 광고를 모두 수집했습니다. 한 달간 800개를 모았습니다. 불법 광고를 올린 아이디를 추적해, 어떤 광고를 또 올리는지 감시했습니다. 국내 최초 SNS 불법 광고 조사였습니다.
▲ “의사가 추천합니다”...배우 고용은 기본, ‘불법 도용’까지
기자는 먼저 800개 광고를 ‘전문가 등장’ ‘후기(비포-애프터) 광고’ ‘치료 효과 광고’(이상 모두 불법 행위)로 나누고, 광고 내용이 거짓이라는 걸 입증할 수 있을지 분석에 들어갔습니다. SNS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건강식품 광고 유형 중 하나는 의사, 약사, 한의사가 성분을 추천하는 것이었습니다. 소비자들도 ‘전문가 말이니까’라며 믿고 구매합니다. (KBS 설문조사에서 소비자들은 ‘전문가 추천’을 건강식품을 고르는 최우선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그러나 취재 결과, 이들 대부분 진짜 전문가가 아니라 ‘가운 입은 배우’였습니다. 이들이 배우라는 건, 1) 가운에 이름이 있는 경우 해당 인물이 실제론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2) 이름이 없는 경우에는 ‘얼굴 찾기 사이트’에서 크로스체크했으며, 3) 단역배우 사이트와 이들 SNS를 일일이 확인하고 연락해서 검증했습니다.
이런 '사칭'이 들통나지 않도록, 그 수법이 더 발전하고 있다는 것도 확인했습니다. 바로 ‘해외 의사’들이 우리나라 제품을 추천하는 광고가 점점 늘어나고 있었던 겁니다. 취재진은 이 광고 속 외국인 20여 명의 얼굴을 일일이 ‘얼굴 찾기 사이트’와 구글을 뒤져 정체를 확인했습니다.
확인 결과, 해외 배우 고용뿐 아니라 ‘진짜’ 해외 의사들의 기존 영상을 무단 도용해 광고에 사용한다는 충격적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해외 의·약사를 ‘몰래 찍어’ 광고에 쓴 경우도 있었습니다. 특히 러시아, 이탈리아, 스페인 등 영어권이 아닌 국가의 의사 영상을 골라 실제 발언과 다른 ‘자막’을 붙인 뒤, 제품 광고인 척 영상을 제작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KBS는 원본 영상을 모두 찾아내, 광고에 사용된 더빙이나 자막이 거짓이라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또 해당 의·약사들에게 확인 작업을 거쳐, 영상이 불법 도용됐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그야말로, 나라 망신이었습니다.
▲ “한 달에 15kg 감량” “싹 다 나아요”의 속임수를 찾다
‘비포-애프터’ 즉 후기를 담은 광고나, ‘치료해 주겠다’고 하는 광고 역시 소비자를 속이고 있었습니다. 취재진이 수집한 800개의 SNS 광고 중 대부분이 이런 후기를 담았습니다. 유명 연예인들이 “먹고 체중을 감량했다” “관절염이 다 나았다”고 거짓말을 하는 경우도 잦았습니다. 체험담뿐 아니라, 전후 사진을 보여주는 경우도 많아 소비자들이 더 쉽게 속는 상황이었습니다. 취재진은 이런 광고가 실제 '후기'가 아니라 업체들이 '조작'했다는 증거를 찾아냈습니다. 1) 단역 배우 모집 사이트의 지난 1년 구인 글을 확인해 봤습니다. 이 중 ‘건강식품 SNS 광고 모델’을 찾으면서, “근육 없던 시절 사진 있는 분” “살쪘던 사진 있는 분”을 찾는 글이 다수 있었습니다. 체중 감량 경험이 있는 배우를 찾아, ‘제품을 먹고 살이 빠진 척’ 광고하는 수법입니다. 2) 여기에서 착안해 ‘보정’이라는 단어를 검색해 봤습니다. ‘사진 보정 해도 되는 배우’를 구하는 글이 나왔습니다. 해당 구인 글을 올린 아이디와 이메일을 일일이 대조한 결과, 해당 건강식품 업체 직원들이 구인 게시글을 쓰고 광고를 실제 제작했다는 것을 밝혀냈습니다. 3) 연예인의 경우엔 운동 등으로 살 뺀 경험담을 인터뷰한 뒤, ‘제품을 먹어서 살이 빠진 것’처럼 편집한다는 내부자 증언도 확보했습니다.
▲ 900만 원 다이어트약? '유재석' 도용한 사기 업체까지
그야말로 ‘아무 말’이나 올려도 제재받지 않는 상황. 이렇다 보니 SNS에는 ‘진짜’ 사기 업체도 활개 치고 있었습니다. 개그맨 유재석 씨가 진행하는 한 프로그램에서 ‘비만 치료제’가 나왔다는 소식을 다룬 부분을, 교묘하게 잘라 건강기능식품 광고인 척 쓴 겁니다. 이를 믿고 수백만 원어치 다이어트 제품을 산 소비자들이 줄을 잇고 있었습니다.
제작진이 성분 분석을 해보니 이 제품에서는 마약성 성분이 검출됐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SNS 측이 게시자 정보를 제공하지 않아, 이들을 찾을 수 없다는 이유로 손 놓고 있었습니다.
▲ ‘10년 연구 개발’ 끝에 나온 명약? “공장에서 찍어냅니다”
“살이 쫙쫙 빠집니다” “부모님 관절염 한방에 좋아집니다” “의사와 5년간 연구개발 끝에 출시합니다”…. 흔히 볼 수 있는 건강식품 SNS 광고 문구였습니다. 어떻게 이런 거짓 광고 등록이 가능한지, 광고를 어디까지 믿을 수 있는 건지, 제작진이 <코리아바이오사이언스>라는 업체를 차리고 직접 업계에 뛰어들어봤습니다.
먼저, 건강식품이 광고처럼 실제로 ‘수년간 연구 과정’을 거쳐 ‘어려운 승인’을 받아 ‘엄청난 효과’를 낼 수 있는지, 취재했습니다. 모두 거짓이었습니다. ‘10년’ ‘5년’ 연구 개발은커녕...OEM 공장에 전화 한 통 하면 며칠 만에 바로 건강식품을 만들 수 있는 구조였습니다. ‘○○○ 의·약사가 공동 개발했다’는 광고 문구도, 공장 직원 이름을 빌려주는 것이었습니다.
원료 배합이나 제품 특허 출원도 공장이 하는 일이었습니다. 한 공장에서 여러 브랜드가 나오는 구조, ‘특별한 원료’란 있을 수 없는 구조였습니다. 그야말로 수원지 한 곳에서 여러 브랜드의 생수가 각각의 값을 달고 나오듯이, 공장 한 곳에서 각종 브랜드의 건강식품이 ‘우리만의 특수한 성능’이라는 거짓말을 달고 소비자 앞에 나오는 것이었습니다.
▲ ‘돈’이면 거짓 광고가 술술...KBS가 만든 업체, 기사까지 실려
제작진은 ‘살도 빼고 혈당도 떨어지게 해주는’ 유산균 제품 포장을 만들어, SNS 광고를 시작했습니다. 제작진이 ‘비포 애프터 사진’이나 ‘의사 추천 영상’을 찍어 전달하자, 광고 대행업체가 하루 만에 <코리아바이오사이언스> 광고를 만들어 SNS에 실었습니다. 해외 배우가 ‘의사’인 척 코리아바이오사이언스를 추천하는 영상도 단 15달러를 결제하자, 만들 수 있었습니다.
제작진은 이어 언론 홍보 대행업체에도 제품 보도자료를 맡겼습니다. 이 역시, 바로 네이버에 <코리아바이오사이언스가 혈당 유산균을 출시했다>는 기사로 걸렸습니다. 존재하지도 않는 제품, 아무도 효과를 본 적 없는 제품, 하지만 막힘없이 광고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광고를 보고, 소비자들이 실제로 연락이 오기까지 했습니다. 소비자들은 “이전에도 비슷한 광고에 속아 제품을 사곤 했다”면서 “효과가 없었는데도 또 광고를 보면 속아서 클릭하게 된다”고 털어놨습니다. 이 중엔 당뇨 환자 등 치료가 필요한 경우조차 있었습니다. KBS는 취재진임을 알리고, SNS 광고 주의 사항도 함께 전달했습니다.
▲ "SNS 80%는 숨은 광고"...‘쉬쉬’해준 플랫폼은 광고비로 배불려
이런 말도 안 되는 광고가 넘쳐나는 이유, SNS 광고 물량이 너무 많아 단속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식약처의 단속 요원은 단 14명. 하지만 하루에 쏟아지는 SNS 광고는 수억 개에 이릅니다. 요원 1명이 잡아내는 ‘문제 광고’는 1년에 4천 개 정도인데 이것도, 직접 일일이 보고 잡아내는 게 아닙니다. 소비자들이 민원을 제기한 건만 요원들이 단속하는 방식에 그치고 있어, 수사는 물론 광고 차단조차 쉽지 않았습니다. 소비자들이 ‘문제 광고’를 스스로 인지해야 식약처에 신고해 조치할 수 있는 것인데, 소비자들이 스스로 알아챌 수 있는 상태인지도 알아보기로 했습니다.
취재진은 1) 인스타그램에서 ‘당뇨’ ‘다이어트’ 등 관련 단어를 검색해, 최근 게시물 500건을 분석했습니다. 이 중 광고 표기를 한 ‘정식 광고’는 약 20%였습니다. 그런데 나머지 80%, 일반 게시물이 아니었습니다. 카드뉴스나 정보성 게시물인 것처럼 보이는 ‘숨은 광고’였습니다. 소비자들이 일반 게시물로 오인하고 해당 제품을 사도록 유도하고 있는 것. 2) KBS 설문조사 결과, 실제로 소비자 70%가 이런 SNS 광고를 ‘건강 정보’로 믿고 제품을 사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낮은 처벌 수위, 부족한 단속은 불법을 더 부추기는 상황. 관련법은 국회에서 잠자고 있고, 정부도 수사기관도 손 놓고 있었습니다. 여기에 구글, 메타, 틱톡 등 해외 플랫폼 업체들이 ‘광고 게시자’ 정보를 우리 당국에 공개하지 않아 큰 벽에 가로막혀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업체들은 이를 믿고 ‘우리가 광고한 게 아니다’라고 오리발 내밀고, 당국은 이를 확인할 길이 없으니 행정 처분도 수사도 이어질 수 없었습니다. 이 사이 업체들은 수백억 매출을, 메타 등 거대 플랫폼 기업은 막대한 광고 수익을 얻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이대로면 정직한 업체마저 소멸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소비자는 그 사이, 돈도 건강도 잃고 있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 내부 제보자가 없고 사전 취재 결과 건강식품 업체가 진실을 숨겨, 제작진이 직접 업체를 만들어 고발하는 형태를 취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업체로 활동하는 과정에서 ‘몰카’나 ‘업무방해’가 될 소지를 배제했습니다. KBS가 만든 광고를 보고 연락 온 소비자들에게는, 취재 사실을 밝히고 사례한 뒤 인터뷰 했습니다. 이 과정은 사전에 경찰, 식약처에 알리고 법률 자문을 얻어 진행했습니다. SNS 광고 문제를 제기해 온 유튜버 ‘사망여우’와 일부 자료를 공유하고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해당 유튜버는 관련 업체들로부터 협박과 소송을 당하고 있어, 얼굴을 가린 채 보도했습니다. 배우, 문제 업체 등은 익명 처리했습니다. 금전적 손해와 명예훼손 등 법적 문제를 고려했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블로거 등 SNS 문제에 대한 기사는 식약처나 소비자원, 건기식협회 등 자료에 따라 간헐적으로 보도되곤 했습니다. 한 업체의 의사 사칭 건은 SBS 보도로 알려져 이 업체가 고발된 상태였습니다. SNS 문제 전반을 집중조사하고, ‘거짓 광고’ 증거를 직접 밝혀낸 경우는 없었습니다. SNS 허위 광고 문제 자체가 최근에 불거지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타 매체 반향은 별도 첨부하겠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취재 과정에서 수집한 불법 광고는 식약처에 신고했습니다. 이에 식약처가, 문제 광고를 삭제하고 시정명령을 하는가 하면 지난 1년 가까이 못 했던 행정 처분을 시행하기도 했습니다. KBS 질의를 받은 업체들이 스스로 불법 광고를 삭제하기도 했습니다. 의·약사 사칭 문제로 검찰 수사를 받으면서도, 10개월 동안 어떠한 조치도 사과도 없었던 한 업체는 보도 뒤 ‘사과문’을 올리고 시정을 약속하기도 했습니다. 보도 이후 국정감사에서는 국회의원들이 SNS 광고 문제를 제기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타사 보도가 이어졌고, 경기도 특사경은 과장 광고 문제를 특별단속했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 언론 윤리강령을 준수하고, 자체 심의를 거쳤습니다. KBS 심의(외부 모니터)는 “회사를 직접 차려서 실제 업체들의 방식대로 SNS 광고가 소비자를 어떻게 속이는지 실태를 실증적으로 파헤쳐...제조 단계부터 광고 과정까지 그 불법과 허상을 낱낱이 폭로해냈다”며 “여론조사와 SNS 조사를 통해 소구력을 높이고, 실효성 높은 대안을 제시해 완성도를 높였다”고 평가했습니다.
- 해당 프로그램(시사기획 창) 최근 평균 시청률보다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유튜브에서도 80만 뷰를 기록하는 등 큰 화제가 되면서, 무엇보다도 소비자들이 SNS 광고에 속아 돈을 허비하고 건강을 해치지 않도록 알리는 공익적 목적을 달성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 해당 사항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410회 전체 총평
제410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올해 들어 가장 많은 12개 부문 85편이 출품됐다. 정치·사회적인 이슈도 많았던 데다 연말을 앞두고 언론사별 중장기 기획들이 마무리되면서 출품작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그만큼 심사위원들은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 꼼꼼하게 들여다볼 수밖에 없었다. 그 결과 8편의 수상작이 나왔다. 늘어난 출품작만큼 좋은 기사들이 많았고, 수상작 역시 올해 들어 가장 많이 나왔다.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국민일보의 <사상 첫 대리 입영 적발>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이 기사는 국방이 ‘국민의 의무’로 되어있는 우리나라에서 국가 병역 관리시스템의 허술함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1970년 병무청 창설 이래 최초로 벌어진 이 사건에 대해 국민일보는 병무청·육군의 신원확인 절차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고 공소장을 입수해 범행의 구체적 내용까지 밝혀냈다. 사회적으로 상당한 파장을 일으킨 기사였다는 점에서 심사위원들로부터도 호평이 이어졌다.
취재보도2부문에서 수상작으로 선정된 KBS의 <“자다가 잡혀갔다”...중국 ‘반간첩법’ 우리 국민 첫 구속> 보도는 비교적 높은 점수를 받았을 정도로 의미 있는 보도였다. 일단 중국이라는 폐쇄적인 국가에 우리 국민이 반간첩죄로 구속되어 있다는 그 사실 자체가 충격을 줬다. 여기에 기자의 신변조차 위협적인 상황 속에서도 5개월 동안 끈질기게 취재를 이어간 점, 구속 당사자와 그 가족의 안전까지 고려해가면서 기사를 만들어 낸 점 등은 사안에 접근하는 기자가 어떠해야 하는지를 되돌아보게 하는 보도였다.
경제보도부문에서는 한국경제신문의 <스테이블 코인의 공습> 보도가 수상작에 이름을 올렸다. 이 기사는 가상 자산인 스테이블 코인이 국내 무역 결제용으로 활용되고 있을 정도로 그 규모가 확대되고 있지만, 관리 부실로 한국 거시경제 정책에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음을 날카롭게 지적했다. 특히 일반인에게는 낯선 암호화폐 관련한 기사임에도 읽어보는 사람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기사를 풀어낸 것도 높은 점수를 받은 요인으로 꼽혔다.
세계일보의 <망상, 가족을 삼키다> 보도는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 가장 완성도 높은 기사로 평가됐다. 10년간 존속살해·존속살해미수 혐의로 재판받은 823건의 판결문 분석과 피해 가족에 대한 현장 취재는 정신질환자의 ‘망상 증세’로 인한 가족들의 아픔을 공감하기에 충분했다는 평을 받았다. 또 정신질환자를 가족으로 둔 다섯 가정의 사건을 분석, 네러티브 형식으로 풀어 쓴 방식 역시 이 기사를 한층 더 빛나게 했다는 심사위원들의 공감대가 있었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 수작(秀作)으로 꼽힌 부산일보의 <시민은 예매 전쟁, 공공기관은 특혜 예매-지역 이전 공공기관 KTX 표 사재기> 보도는 국민의 공분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시민들은 구하기 어려운 KTX 표를 공공기관에서는 코레일과 별도 계약을 통해 사재기를 해왔다는 것은 그야말로 특혜였다. 결국 이 보도로 코레일에서 공공기관에 주는 선 예매는 중단됐다. 부산일보 보도의 힘이었다. 시민들의 일상과 밀접한 기사였다는 점도 가산점을 받는 데 한몫했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경기일보의 <발암물질 위의 아이들> 보도가 호평을 받았다. 경기일보 보도 후 경기교육청 자체 조사에서 79%의 어린이놀이터에서 발암물질이 나왔다는 점이 국정감사에서 공개됐고, 지역사회 파장이 상당했다. 또 이를 개선하기 위한 예산이 별도 확보되는 등 기관·단체의 대책 마련까지 끌어내 좋은 평가를 받았다.
경인일보의 <북한 오물풍선 사이로 이륙하는 비행기> 보도는 사진보도부문에서 수상작으로 손색이 없었다. 김포국제공항에서 취재 중인 기자가 북한이 남쪽으로 보낸 오물풍선을 목격하고, 비행기 이착륙에 지장을 줄 수 있겠다는 판단으로 카메라 앵글에 오물풍선과 여객기를 함께 담았다. 순발력과 감각이 돋보인 사진이다. 여기에 국정감사에서 오물풍선으로 인한 여객기 순항 차질이 거론될 정도로, 뉴스로서의 영향력이 컸다는 점도 사진을 한 번 더 보게 만들었다.
전문보도부문에서 수상작으로 선정된 매일경제신문의 <2024 노벨문학상 수상 한강 인터뷰> 보도는 ‘특종은 준비된 기자만이 할 수 있다’라는 말을 다시 한번 되새기게 하는 보도 사례였다. 2018년부터 세 차례에 걸쳐 시도했던 한강 작가와의 인터뷰가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자 발표 전날 성사됐고, 그래서 이 ‘기막힌 우연’은 그야말로 세계적인 특종이 되고 말았다. 그러나 운(運)으로만 치부하기에는 기자의 노력이 너무나 뜨거웠다. 한강 작가의 전(全) 작품을 다시 읽었고 그와의 인터뷰를 준비했던 모든 시간이 치열했음을 확인하면서 수상작으로 선정하는 데 이견이 없었다. 사족 하나, 공적서를 읽고 감동받았다는 평가는 이번이 처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