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단독취재(√)
“서울에서 재판을 받으면 광주보다 몇 배는 더 받던데 왜 그런지 모르겠네.”
당초 시작은 일부 5·18유공자들의 볼멘소리였습니다.
지난 2019년 5월 헌법재판소는 구 5·18보상법에 따른 위자료 보상이 위헌이라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구 5·18 보상법(16조 2항)은 5·18 피해자가 보상금 지급 결정에 동의하면, 민사소송법에 따라 ‘재판상 화해’가 이뤄진 것으로 규정하고 있어 피해자는 더 이상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게 되는데 이들은 보상금에는 정신적 손해에 대한 배상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5·18은 한국 민주주의 발전의 원천이자 자랑스러운 역사였지만, 유공자들은 힘들 삶을 살아왔습니다. 신군부가 정권을 잡은 탓에 유공자들의 삶은 더 궁핍해졌습니다.
구 보상법에 따라 보상을 받았지만 다른 국가범죄에 의한 보상액수에 견줘 턱없이 모자랐습니다.
유공자들은 1980년 당시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견디기 위해 대부분 알코올에 의존했고 이로 인한 대인관계 실패, 가정문제, 실직, 빈곤을 겪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삶의 과정에서 겪었던 고통이 제2세대와 유가족의 피해로까지 확대 재생산 됐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헌재의 위헌 판결로 그나마 유공자들의 얼굴에는 다시 활기가 돌았습니다.
이에 지난 5년간 수백건에 달하는 위자료 소송이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유공자들은 법원에 따라 오히려 차별을 받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이에 광주일보는 취재를 시작했습니다.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헌법재판소의 위헌법률심판 이후 광주법원에서 정부를 상대로 제기돼 온 5·18 위자료 손해배상 소송이 계속 진행됐습니다.
정신적 위자료 배상이 인정되기 시작하자 초창기에는 위자료 승소의 소식을 알리는 기사가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손해배상이 수백건에 달하자 점차 기사도 줄어들기 시작했습니다.
5·18유공자들이 손해배상 위자료 액수의 차이가 생겼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은 지난해였습니다.
서울지법에서 인정된 손해배상 액수가 사망자 기준에서만 보더라도 2배 차이가 난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서울법원의 1심 재판의 위자료 산정액수가 항소심 과정에서 감액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 항소심 판단이 나올 때까지 광주일보는 기다려 보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9월 초 서울고등법원에서 서울지법의 판단을 그대로 인정하는 판결을 내놓았습니다.
5·18유공자들의 손해배상 위자료 소송을 맡고 있는 변호사들에게도 확인한 결과 5·18유공자들의 주장이 사실이라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이에 광주일보는 광주법원에서 판결 결과를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유공자들과 변호사들을 통해 판결문을 수집한 판결문만 120여개가 넘었습니다.
서울법원의 경우 판결문에 기준을 적시했지만, 광주법원은 구체적인 기준을 확인 할 수 없었습니다.
이에 광주일보는 단순 판결을 보도하는 관행에서 벗어나기 위해 광주법원 판결문을 입수해 자체적으로 비슷한 장해기준을 가진 유공자들 별로 위자료 액수를 분류했습니다.
판결문의 의의와 기준에 대한 문제점을 확인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분류결과 서울법원의 판결과 2배~4배 차이가 발생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5·18당시 사망자 기준 위자료는 4억 원이었지만, 광주법원에서는 최고 2억 원이 산정되고 있었습니다. 부상자의 경우 그 차이는 더 심해졌습니다.
이에 광주일보는 광주법원 민사재판부들의 기준을 확인하기 위해 각 판사들을 직접 접촉했고 이를 확인해 보도했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5·18유공자들은 당초 손해배상 소송결과를 밝히기 꺼려했습니다. 얼마를 받았는지 서로 비교하는 것이 부끄럽다는 점에서입니다. 하지만 광주일보는 이들에 대한 차별이 없도록 지속적으로 설득해 취재를 할 수 있었습니다.
형사재판은 범죄에 따라 재판부의 양형의 차이를 줄이기 위해 대법원의 양형위원회의 양형권고안에 맞춰 양형이 결정되지만, 민사재판의 손해배상의 위자료 산정의 경우 전적으로 재판부의 재량사항입니다. 결국 이 때문에 재판부별 위자료 산정액수 차이가 발생할 수 있고 광주법원도 이것을 알고 민사재판부가 차이를 줄이기 위해 내부적인 기준을 마련했습니다.
하지만 서울법원과 광주법원의 시각의 차이가 기준차이로 이어졌고 결국 위자료 차이가 발생하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결국 같은 사인이라도 법원별 기준에 따라 위자료 액수가 다르다는 것을 확인한 것입니다.
광주법원이 5·18의 아픔을 가장 잘 알고 있으리라 생각한 유공자들은 오히려 광주법원에서 더 차별을 받고 있는 것이 확인됐습니다. 이미 확정판결로 위자료를 받은 5·18유공자들은 상실감과 배신감의 토로하고 있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위자료 액수 차이에 대한 보도는 어느 언론사도 관심을 갖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국정감사에서 이에 대한 지적이 나오자 타 언론들도 이에 대한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한겨레=5·18 위자료 ‘법원마다 격차’ 지적에…광주지법 “논의하겠다”
https://www.hani.co.kr/arti/area/honam/1163080.html
-연합뉴스=국감서 5·18 위자료 차이 지적…광주지법 "논의하겠다“
https://www.yna.co.kr/view/AKR20241017080700054?section=search
-연합뉴스=광주고법, 5·18 손해배상 위자료 인정액 '증액' 판결
https://www.yna.co.kr/view/AKR20241018102800054?section=search
-뉴시스="서울·광주 4배 차이?" 국감서 법원마다 다른 5·18위자료 지적
https://www.newsis.com/view/NISX20241017_0002923601
-뉴스1=박병태 광주지법원장 "5·18 손배소 위자료 산정 논의할 것“
https://www.news1.kr/local/gwangju-jeonnam/5571384
-뉴스1=5·18 손배 위자료 형평성 논란 끝?…인용금 변경 항소심 판단 잇따라
https://www.news1.kr/local/gwangju-jeonnam/5573011
-노컷뉴스="재판부마다 달라서야" 5.18 국가 배상액 천양지차
https://nocutnews.co.kr/news/6228977
5. 사회에 끼친 영향
지난달 17일 대전고등법원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김승원(경기 수원갑)의원이“법원마다 5·18 민사소송 위자료 인정 액수가 달라지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광주일보 보도 이후 광주법원 국정감사에서 법원별 위자료 산정에 대한 기준이 달라 위자료 액수에 대한 차이가 발생하는 점이 지적된 것입니다. 올해 광주법원에 대한 국정감사는 대전에서 열렸지만, 광주일보 보도를 통해 광주법원의 5·18손해배상 위자료 차이에 대한 전국적인 관심을환기 시킨 것입니다.
국감에서 박병태 광주지법원장은 “개별사건 위자료 액수에 대해 답변하는 건 적절치 않지만, 동일 사안에 유사한 위자료가 인정돼야 한다는 취지는 공감한다”고 답변했습니다.
이후 일부 광주법원 재판부에서는 5·18 손해배상 소송에서 위자료 액수를 상향하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이후 이에 대한 논의도 활발해지고있습니다.
당장 5·18기념재단은 이달 11일 각종 법률 전문가 등을 초빙해 5·18위자료 형평성 논란에 대한 해결책을 찾기 위한 토론회를 개최하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광주일보 보도로 늦었지만 일부 광주법원 재판부에서 위자료 액수를 상향조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광주법원 전체의 변화는 아닙니다.
단순히 위자료 액수를 올리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유공자들이 차별을 받지 않게 하는 제도적인 보완도 필요하다는 점도 지적하는 등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재판부의 결과는 확정적이라는 생각에 이에대한 문제제기를 하는 것은 힘듭니다. 하지만 광주일보는 사법부의 형평성에 대해 재판부의 각성과 변화를 꾀하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자부합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과 관련자들의 이의 제기, 반론신청이나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 신청사항이 전혀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410회 전체 총평
제410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올해 들어 가장 많은 12개 부문 85편이 출품됐다. 정치·사회적인 이슈도 많았던 데다 연말을 앞두고 언론사별 중장기 기획들이 마무리되면서 출품작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그만큼 심사위원들은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 꼼꼼하게 들여다볼 수밖에 없었다. 그 결과 8편의 수상작이 나왔다. 늘어난 출품작만큼 좋은 기사들이 많았고, 수상작 역시 올해 들어 가장 많이 나왔다.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국민일보의 <사상 첫 대리 입영 적발>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이 기사는 국방이 ‘국민의 의무’로 되어있는 우리나라에서 국가 병역 관리시스템의 허술함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1970년 병무청 창설 이래 최초로 벌어진 이 사건에 대해 국민일보는 병무청·육군의 신원확인 절차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고 공소장을 입수해 범행의 구체적 내용까지 밝혀냈다. 사회적으로 상당한 파장을 일으킨 기사였다는 점에서 심사위원들로부터도 호평이 이어졌다.
취재보도2부문에서 수상작으로 선정된 KBS의 <“자다가 잡혀갔다”...중국 ‘반간첩법’ 우리 국민 첫 구속> 보도는 비교적 높은 점수를 받았을 정도로 의미 있는 보도였다. 일단 중국이라는 폐쇄적인 국가에 우리 국민이 반간첩죄로 구속되어 있다는 그 사실 자체가 충격을 줬다. 여기에 기자의 신변조차 위협적인 상황 속에서도 5개월 동안 끈질기게 취재를 이어간 점, 구속 당사자와 그 가족의 안전까지 고려해가면서 기사를 만들어 낸 점 등은 사안에 접근하는 기자가 어떠해야 하는지를 되돌아보게 하는 보도였다.
경제보도부문에서는 한국경제신문의 <스테이블 코인의 공습> 보도가 수상작에 이름을 올렸다. 이 기사는 가상 자산인 스테이블 코인이 국내 무역 결제용으로 활용되고 있을 정도로 그 규모가 확대되고 있지만, 관리 부실로 한국 거시경제 정책에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음을 날카롭게 지적했다. 특히 일반인에게는 낯선 암호화폐 관련한 기사임에도 읽어보는 사람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기사를 풀어낸 것도 높은 점수를 받은 요인으로 꼽혔다.
세계일보의 <망상, 가족을 삼키다> 보도는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 가장 완성도 높은 기사로 평가됐다. 10년간 존속살해·존속살해미수 혐의로 재판받은 823건의 판결문 분석과 피해 가족에 대한 현장 취재는 정신질환자의 ‘망상 증세’로 인한 가족들의 아픔을 공감하기에 충분했다는 평을 받았다. 또 정신질환자를 가족으로 둔 다섯 가정의 사건을 분석, 네러티브 형식으로 풀어 쓴 방식 역시 이 기사를 한층 더 빛나게 했다는 심사위원들의 공감대가 있었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 수작(秀作)으로 꼽힌 부산일보의 <시민은 예매 전쟁, 공공기관은 특혜 예매-지역 이전 공공기관 KTX 표 사재기> 보도는 국민의 공분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시민들은 구하기 어려운 KTX 표를 공공기관에서는 코레일과 별도 계약을 통해 사재기를 해왔다는 것은 그야말로 특혜였다. 결국 이 보도로 코레일에서 공공기관에 주는 선 예매는 중단됐다. 부산일보 보도의 힘이었다. 시민들의 일상과 밀접한 기사였다는 점도 가산점을 받는 데 한몫했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경기일보의 <발암물질 위의 아이들> 보도가 호평을 받았다. 경기일보 보도 후 경기교육청 자체 조사에서 79%의 어린이놀이터에서 발암물질이 나왔다는 점이 국정감사에서 공개됐고, 지역사회 파장이 상당했다. 또 이를 개선하기 위한 예산이 별도 확보되는 등 기관·단체의 대책 마련까지 끌어내 좋은 평가를 받았다.
경인일보의 <북한 오물풍선 사이로 이륙하는 비행기> 보도는 사진보도부문에서 수상작으로 손색이 없었다. 김포국제공항에서 취재 중인 기자가 북한이 남쪽으로 보낸 오물풍선을 목격하고, 비행기 이착륙에 지장을 줄 수 있겠다는 판단으로 카메라 앵글에 오물풍선과 여객기를 함께 담았다. 순발력과 감각이 돋보인 사진이다. 여기에 국정감사에서 오물풍선으로 인한 여객기 순항 차질이 거론될 정도로, 뉴스로서의 영향력이 컸다는 점도 사진을 한 번 더 보게 만들었다.
전문보도부문에서 수상작으로 선정된 매일경제신문의 <2024 노벨문학상 수상 한강 인터뷰> 보도는 ‘특종은 준비된 기자만이 할 수 있다’라는 말을 다시 한번 되새기게 하는 보도 사례였다. 2018년부터 세 차례에 걸쳐 시도했던 한강 작가와의 인터뷰가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자 발표 전날 성사됐고, 그래서 이 ‘기막힌 우연’은 그야말로 세계적인 특종이 되고 말았다. 그러나 운(運)으로만 치부하기에는 기자의 노력이 너무나 뜨거웠다. 한강 작가의 전(全) 작품을 다시 읽었고 그와의 인터뷰를 준비했던 모든 시간이 치열했음을 확인하면서 수상작으로 선정하는 데 이견이 없었다. 사족 하나, 공적서를 읽고 감동받았다는 평가는 이번이 처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