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O),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O),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2023년 3월 9일. 오세훈 서울시장은 <한강르네상스 시즌2> 기자설명회를 열었습니다. 오 시장이
‘시즌2’라는 명칭을 붙인 건, 지난 2011년 34대 서울시장을 하면서 추진했던 한강 개발 사업이
'시즌1'이었기 때문입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오 시장은 ‘한강뿐만 아니라, 각 자치구에 있는 소하천까지 322km를 개발해
서울 전역에서 수변라이프를 누리게 될 것이고, 한강 프로젝트가 도시경쟁력 강화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자신 있게 발표합니다. 그리고 재원은 '민간투자사업'으로 해결할 것이며, 서울시 예산이 들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한강은 서울시의 손꼽히는 '행정자원' 입니다. 그 자원에 대한 개발을 민간에 맡긴다면, 사업자 선정은 투명하고 공정해야하며, 1천만 시민과 외국인이 이용하는 만큼 안전에 철저해야 합니다.
하지만 과연 그랬을까. MBC가 한강에서 추진되는 사업에 대해 서울시에 수개월 간 질문하고,
또 질문하며 취재한 근본 이유입니다.
◇ 직원도 없는 한강버스 조선소
"공정 진행도 0%, 제작 능력 미흡한 조선소 선정"
올해 초 서울시가 '10월에 한강에 띄우겠다'고 밝힌 '한강버스' 조선소에 대한 서울시 측 내부보고서의
주요 내용입니다. 이 보고서를 제보받은 다음날 새벽, 한강버스를 건조하는 부산의 조선소 '가덕중공업'으로 내려갔습니다.
'한강 개발로 서울의 글로벌 도시경쟁력을 5위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오 시장의 발표를 고려했을 때, 능력이 미흡한 조선소를 선정했다는 지적이 담긴 보고서 내용을 그대로 믿기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현장은 보고서보다 더 참담했습니다. 가덕중공업 본사 건물은 논밭과 주택가로 이뤄진 동네에 있는 단층 창고였고, 그 창고엔 책상 하나와 컴퓨터 한대만 덩그러니 놓여있었습니다. 사람도 없었습니다.
바로 옆 건물인 공유오피스 직원에게 물어보니, 그 창고가 가덕중공업 대표의 자택이라고 했습니다. 법인 등기부등록을 확인해 보니 23년 12월 설립됐고, 직원 수는 5명뿐이었습니다. 더구나 직원들이 가덕중공업에 입사한 건 24년 4월 5일로, 서울시 측과 한강버스 계약을 체결한 뒤였습니다.
그러니까 쉽게 말해 서울시 측은 전년도 수주실적은 물론, 계약 당시 직원도 없는 조선소에
서울시민의 발이 될 수도 있는 한강버스 6대를 맡긴 겁니다.
이 업체를 선정한 SH공사 측은 MBC에 “본사가 연구소 같은 곳에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과연 본사를 방문한 적은 있었던 것인지 의심이 가는 대목입니다.
◇ 드러나는 거짓과 꼬이는 변명
당초 한강버스 8대를 수주한 건 '은성중공업'이라는 자체제작능력을 갖춘 건실한 조선소 였는데, 그중 6대가 신생 법인인 가덕중공업으로 넘어갔습니다.
취재진은 은성중공업에도 방문해 조선소가 바뀐 이유를 취재했습니다. “서울시가 완공일을 3주
당겨달라고 했는데, 마무리 작업 3주는 안전에 상당히 중요한 시기라 그 기한을 맞추기 어렵다는 입장을 서울시에 전했고, 그 결과 조선소가 신생업체로 변경됐다”고 털어놨습니다. 그러면서 “좁은 바닥이라 그 신생업체에 대해 수소문했지만, 알고 있는 사람이 없어 의아했다”고도 했습니다.
이후 서울시 측은 새롭게 선정한 조선소에 대해 '새로 선정한 조선소가 선박 전문가들로 구성된 업체'라고 해명하면서, 그 업체를 '한국해양교통공단'에서 검증까지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MBC가 한국해양교통공단에 확인해보니, 그런 검증을 한 적도 없고, 심지어 공단의 업무 범위도 아니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 개인이 낙찰 받은 300억원 여의도선착장 사업권
한강버스 보도 후, 여의도선착장 사업은 심지어 사업자가 <개인 자격>으로 낙찰을 받았다는 다른 제보자의 제보를 받았습니다.
여의도선착장에 대한 사업 발표는, 23년 3월 오세훈 서울시장의 '한강르네상스 시즌2' 발표 한 달 뒤 이뤄졌습니다. 축구장 반개 크기(가로 102미터, 세로 34미터)의 선착장을 여의나루역에 조성해
여의도에서 인천까지 오가는 1,000톤급 유람선을 띄우겠다며, 이미 민간사업자를 선정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준공 예정일은 11개월 뒤인 올해 2월이었습니다.
하지만 취재 결과, 서울시가 공모사업을 할 때 내걸었던 '공사기간 11개월'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시간이었고, 그 결과 응찰했던 건 사업권을 낙찰 받은 사업자 김 씨 단 한명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서울시는 재공모를 하지 않고, 300억 사업비가 투입되는 선착장 사업권을 김 씨에게 그대로 넘깁니다.
MBC는 김 씨가 작년 2월 응찰에 참여했던 시기부터 자금난으로 공사가 중단된 11월까지 10개월 동안 김 씨가 서울시에 제출한 갖은 자료들과 자신의 부하직원과 나눈 대화 통화 녹취 수십개를 확보해 사업 입찰 과정에서 서울시 관계자들과 유착이 있었다는 정황과 공사가 1년 가까이 지연된 원인을 확인했습니다.
심지어, 자금난에 허덕이던 김 씨가 공사비 절감을 위해 선착장 안전에 가장 필요한 '고정장치'를 설계에서 제거해 버린 사실도 취재 결과 드러났습니다.
세빛둥둥섬과 마찬가지로 '수상 부유체'인 선착장은 한강의 유속과 태풍에도 떠내려가지 않게 한강 바닥에 쇠사슬로 고정시켜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의견입니다. 하지만 김 씨는 공사비 20억원을 절감하기 위해 고정장치인 쇠사슬을 제거하는 '설계변경'을 하면서, 서울시에는 '안전을 위한 설계변경이고, 이로 인해 완공일이 미뤄질 수밖에 없다'고 둘러댔습니다.
공사비를 아끼고 공사지연의 명분까지 만드는 1석 2조의 효과를 노린 겁니다. 그리고 이 설명의 진위 여부를 판단할 내부 전문가가 없던 서울시는 보도자료를 통해 ‘안전성 확보를 위해 공사가 지연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래서 취재진은 부산에서 선착장 설계자를 찾아 '정말 안전한 게 맞는지' 질문했고, "안전하지 않다. 겁난다. 선주를 끊임없이 설득했지만 고집을 부린다"는 답변을 들었습니다. 또, 앞서 세빛둥둥섬을 설계했던 조선해양공학 전문가를 찾아 그의 자문도 구했습니다.
결국 '설계자도 겁다는'는 내용의 MBC의 취재가 방송으로 보도되자, 그제서야 서울시와 사업자 측은 '기존 쇠사슬 방식을 추가하는 방안을 고려중'이라고 입장을 바꿨습니다.
◇ 안전과 공정보다 치적과 졸속이 우선된 한강 사업
한강버스와 여의도선착장이 난항을 겪는 이유로는 세 가지가 공통적으로 세가지가 꼽힙니다.
(1)서울시장의 강력한 추진 의지 담겼고, (2)공사기간이 비정상적으로 짧으며, (3)서울시 내부에 민간사업자 주장의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는 전문가가 없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①서울시가 제대로 된 검증 없이 사업 발표부터 하고 ②언론이 외부 전문가를 통해 지적을 하면, ③서울시가 사업자 주장을 그대로 인용해 반박한 뒤 ④명확한 사실관계가 드러나면 그제서야 입장을 슬쩍 바꾸는 일이 반복된다는 게 조선소 관계자들의 설명입니다.
MBC는 연이은 단독·연속 보도를 통해 서울시 한강 개발의 민간사업자 선정과 사업 추진 과정에 대한 ‘공정과 상식’ 문제를 제기했고,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국회의원들의 지적이 잇따르자 오세훈 서울시장은 ‘완공되면 판가름이 날 것’이라며 결과론적인 답변만 반복했습니다.
과정에서 생긴 문제는 결과에서 더 큰 문제를 유발합니다. 특히 안전문제는 더 그렇습니다. 취재진은 앞으로도 한강 관련 사업이 졸속으로 진행되지 않는지, 그 과정에서 시민 안전을 위협하는 문제점을 끊임없이 관찰하고 보도하겠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 내부 제보자 보호 위해 익명 처리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 특이사항 없음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 직접 취재 후 기사 작성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 특이사항 없음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한강버스) 경향, 한겨례, 중앙, 뉴시스 등 / (여의도선착장) 뉴시스, 서울신문 등 다수의 매체에서
국정감사와 감사 청구 내용 등을 잇달아 보도했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여의도선착장과 한강버스 모두 차기 대선을 준비하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한강르네상스>
주요 사업이자, 시민의 안전을 담보해야하는 결과물들입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안전과 공정>보다 <치적과 졸속>이 앞섰습니다.
MBC 사회팀 시청 기자들의 단속·연속 보도로 한강 사업의 이면이 낱낱이 드러나면서
서울시와 사업자는 공사비 절감을 위해 제거했던 안전장치를 보강하겠다는 입장을 냈고,
시민단체와 정치권은 감사원에 공익 감사를 청구하며 ‘치적’과 ‘졸속’ 행정에 제동을 걸었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취재와 보도 과정에서 언론윤리강령을 준수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 없으며, 보도 당사자의 반론을 기사에 충분히 기사에 반영했습니다.
이외 언론중재위원회 피신청 사항 등 특이사항은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410회 전체 총평
제410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올해 들어 가장 많은 12개 부문 85편이 출품됐다. 정치·사회적인 이슈도 많았던 데다 연말을 앞두고 언론사별 중장기 기획들이 마무리되면서 출품작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그만큼 심사위원들은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 꼼꼼하게 들여다볼 수밖에 없었다. 그 결과 8편의 수상작이 나왔다. 늘어난 출품작만큼 좋은 기사들이 많았고, 수상작 역시 올해 들어 가장 많이 나왔다.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국민일보의 <사상 첫 대리 입영 적발>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이 기사는 국방이 ‘국민의 의무’로 되어있는 우리나라에서 국가 병역 관리시스템의 허술함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1970년 병무청 창설 이래 최초로 벌어진 이 사건에 대해 국민일보는 병무청·육군의 신원확인 절차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고 공소장을 입수해 범행의 구체적 내용까지 밝혀냈다. 사회적으로 상당한 파장을 일으킨 기사였다는 점에서 심사위원들로부터도 호평이 이어졌다.
취재보도2부문에서 수상작으로 선정된 KBS의 <“자다가 잡혀갔다”...중국 ‘반간첩법’ 우리 국민 첫 구속> 보도는 비교적 높은 점수를 받았을 정도로 의미 있는 보도였다. 일단 중국이라는 폐쇄적인 국가에 우리 국민이 반간첩죄로 구속되어 있다는 그 사실 자체가 충격을 줬다. 여기에 기자의 신변조차 위협적인 상황 속에서도 5개월 동안 끈질기게 취재를 이어간 점, 구속 당사자와 그 가족의 안전까지 고려해가면서 기사를 만들어 낸 점 등은 사안에 접근하는 기자가 어떠해야 하는지를 되돌아보게 하는 보도였다.
경제보도부문에서는 한국경제신문의 <스테이블 코인의 공습> 보도가 수상작에 이름을 올렸다. 이 기사는 가상 자산인 스테이블 코인이 국내 무역 결제용으로 활용되고 있을 정도로 그 규모가 확대되고 있지만, 관리 부실로 한국 거시경제 정책에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음을 날카롭게 지적했다. 특히 일반인에게는 낯선 암호화폐 관련한 기사임에도 읽어보는 사람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기사를 풀어낸 것도 높은 점수를 받은 요인으로 꼽혔다.
세계일보의 <망상, 가족을 삼키다> 보도는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 가장 완성도 높은 기사로 평가됐다. 10년간 존속살해·존속살해미수 혐의로 재판받은 823건의 판결문 분석과 피해 가족에 대한 현장 취재는 정신질환자의 ‘망상 증세’로 인한 가족들의 아픔을 공감하기에 충분했다는 평을 받았다. 또 정신질환자를 가족으로 둔 다섯 가정의 사건을 분석, 네러티브 형식으로 풀어 쓴 방식 역시 이 기사를 한층 더 빛나게 했다는 심사위원들의 공감대가 있었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 수작(秀作)으로 꼽힌 부산일보의 <시민은 예매 전쟁, 공공기관은 특혜 예매-지역 이전 공공기관 KTX 표 사재기> 보도는 국민의 공분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시민들은 구하기 어려운 KTX 표를 공공기관에서는 코레일과 별도 계약을 통해 사재기를 해왔다는 것은 그야말로 특혜였다. 결국 이 보도로 코레일에서 공공기관에 주는 선 예매는 중단됐다. 부산일보 보도의 힘이었다. 시민들의 일상과 밀접한 기사였다는 점도 가산점을 받는 데 한몫했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경기일보의 <발암물질 위의 아이들> 보도가 호평을 받았다. 경기일보 보도 후 경기교육청 자체 조사에서 79%의 어린이놀이터에서 발암물질이 나왔다는 점이 국정감사에서 공개됐고, 지역사회 파장이 상당했다. 또 이를 개선하기 위한 예산이 별도 확보되는 등 기관·단체의 대책 마련까지 끌어내 좋은 평가를 받았다.
경인일보의 <북한 오물풍선 사이로 이륙하는 비행기> 보도는 사진보도부문에서 수상작으로 손색이 없었다. 김포국제공항에서 취재 중인 기자가 북한이 남쪽으로 보낸 오물풍선을 목격하고, 비행기 이착륙에 지장을 줄 수 있겠다는 판단으로 카메라 앵글에 오물풍선과 여객기를 함께 담았다. 순발력과 감각이 돋보인 사진이다. 여기에 국정감사에서 오물풍선으로 인한 여객기 순항 차질이 거론될 정도로, 뉴스로서의 영향력이 컸다는 점도 사진을 한 번 더 보게 만들었다.
전문보도부문에서 수상작으로 선정된 매일경제신문의 <2024 노벨문학상 수상 한강 인터뷰> 보도는 ‘특종은 준비된 기자만이 할 수 있다’라는 말을 다시 한번 되새기게 하는 보도 사례였다. 2018년부터 세 차례에 걸쳐 시도했던 한강 작가와의 인터뷰가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자 발표 전날 성사됐고, 그래서 이 ‘기막힌 우연’은 그야말로 세계적인 특종이 되고 말았다. 그러나 운(運)으로만 치부하기에는 기자의 노력이 너무나 뜨거웠다. 한강 작가의 전(全) 작품을 다시 읽었고 그와의 인터뷰를 준비했던 모든 시간이 치열했음을 확인하면서 수상작으로 선정하는 데 이견이 없었다. 사족 하나, 공적서를 읽고 감동받았다는 평가는 이번이 처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