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v), ② 단독기획(v),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취재 배경*
'2781억원' 지난 6년여 간 은행권에서 발생한 금융사고 중 드러난 총 피해액이다. 반복되는 횡령, 유용, 배임 사고에 은행의 신뢰가 무너지고 있다. 금융의 본질인 신뢰를 회복하려는 은행의 자체 노력과 금융당국의 지도에도 왜 사고는 반복되는가.
궁금했다. 수백만원도 아닌 수백억원의 돈이 계속해서 사라지는 동안 수천명에 달하는 은행원들은 왜 사고를 알지 못했을까. 금융권이 자랑하는 이상감지 시스템과 내부통제 시스템도 왜 무용지물이 됐을까.
실제 현장에서 일하는 은행원에게 답을 구했다. 행원들은 ‘자신이 속한 은행의 잇따른 비리가 답답하다’고 입을 모았다. 저마다의 견해를 담아 나름의 이유를 말했다. 그러나 생각은 모두 달랐다. 추측도 난무했다. 다른 은행의 횡령 소식에는 그 과정을 역으로 묻기도 했다.
'사람과 시스템 중 무엇이 문제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반복되는 횡령 사고의 본질에 대해 은행원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fn, 은행원 100명에게 묻다’ 기획보도의 출발점이다.
가능한 많은 은행원에 묻는 것을 목표로 했다. 동시에 연령, 경력, 성별 등의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했다. 1년차 신입직원부터 20년이상의 베테랑 직원까지 다양한 부서에서 일하는, 19개 시중은행원 100명의 목소리를 직접 들었다. 국내 언론 최초의 시도다.
*게재 순서*
[fn, 은행원 100명에게 묻다]
- 금융사고 8년간 2780억 은행원들도 “신뢰 깨졌다”
-上)‘내부고발자=배신자’ 낙인 여전…美는 신고자에 포상금[잇단 금융사고 대책은 없나]
-中) 명령휴가는 연차로 쓰고…보직 뺑뺑이에 전문성은 ‘뚝’
-下) 사후약방문 급급한 금감원…책무구조도 기대 걸지만 ‘글쎄’
- “윤리적 선택에 CEO 역할 커…내부고발자 보호 촘촘하게[은행권 신뢰회복 해법·전문가 좌담회]
*취재 과정 및 후기*
파이낸셜뉴스 금융부는 1~3년차 10명, 4~5년차 5명, 6~10년차 25명, 11~15년차 40명, 16~20년차 10명, 20년차 이상 10명 등 가능한 다양한 모집단을 확보했다.
실제 은행원들이 생각하는 금융사고의 원인을 찾기 위해 10가지 공통 질문을 짰다. 우선 현직 은행원 100명에게 '횡령, 비리 등 금융사고가 발생하는 원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절반이 넘는 55명이 '구성원의 도덕적 해이'라고 답했다. 사람과 시스템 중에서 '사람'이 문제라는 답을 찾은 순간이다. 특히 직업적 윤리의식의 문제라는 답변이 많았다. 금융감독원 출신의 시중은행 감사, 한국금융연수원 파견교수 등의 인터뷰도 담았다. 사기업에 비해 높은 윤리의식이 요구되는 은행임에도 구성원들의 도덕성이 결여됐다는 지적을 담았다.
흥미로운 것은 30%가 넘는 은행원이 '성과(KPI) 중심의 조직문화가 금융사고로 이어졌다'고 답한 것이다. 성과를 최우선하는 조직에 '눈 감아주는 문화'가 쉽게 이식될 수 있음이 드러났다. 은행들이 아무리 FDS를 강화한다 해도 결국 은행업은 사람이 하는 일이다. 이상감지시스템의 고도화보다 은행 내부의 도덕 시스템 확립이 중요하다는 제언으로 이어졌다.
은행원들은 반복되는 금융사고를 차단하기 위해 '내부고발자 제도'를 강조했다. 사람과 시스템 중 사람이 문제인 상황에서, 결국 사람이 사람을 감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특히 1년차 이상부터 20년 이상의 은행원이 연차와 관계없이 모두 내부 소통채널의 확립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은행원들이 이처럼 내부고발제도를 강조한 이면에는 현행 내부 고발 프로세스의 문제가 자리한다. 은행원 2명 중 1명은 인사상 불이익이 없도록 내부 신고채널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각 은행들이 사용 중인 내부고발자 제도를 분석했다. 국회의원실과 함께 실제 은행의 내부고발자 제도 운용 실태를 조사했다. 5대 은행은 최대 10억원의 포상금 지급 제도를 운영하고 있었으나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5대 은행이 포상금을 지급한 건 단 1건에 그쳤다. 불이익을 감수하며 신고를 유인할 수 있는 인센티브로 작동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현실을 지적했다.
금융 선진국의 현실이 궁금했다. 영국과 미국의 사례를 찾았다. 영국은 금융서비스 관련 위반 행위를 금융감독청(FCA)에 직접 신고하면 신원을 보호받을 수 있다. 미국은 총액의 한도 없이 추징된 과징금의 10~30%에 해당하는 금액을 포상금으로 지급하고 있다. 내부통제 전문 변호사, 자본시장연구원의 답변을 통해 국내와 해외 사례의 차이점을 비교해 완성도를 더했다.
내부고발자 제도 미흡으로 사람이 사람을 감시할 수 없었다면 '시스템'이라도 작동해야 했다. 이에 은행권이 마련한 대표적인 제도 '명령휴가, 순환근무제'에 대해 분석했다. 은행원 5명 중 1명은 명령휴가제가 내부통제 시스템으로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2022년 우리은행 700억 횡령 사건 이후에 명령휴가제가 금감원의 요청으로 강화됐음에도 형식적인 제도에 그친 것이다. 특히 개인 연차에 쓰거나 원래 등록한 휴가를 바꿔치기하는 악행이 남아있었다. 순환근무의 경우 5명 중 1명이 순환근무의 내부통제 효과를 체감하지 못했다.
사람과 시스템이 모두 엉망이다. 은행권의 금융사고가 반복되는 동안 이를 감독하는 체계를 세우는 금융감독원은 무엇을 했을까. '금융감독원이 현재 금융사고 예방 및 처리에 충분히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현직 은행원 100명 중 32명은 모르겠다고 답했다. 부정적인 답변도 27명에 달했다. 특히 금감원이 금융사고를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아니라 '사후약방문'식으로 처리한다는 비판이 많았다. 징벌적인 배상만으로 근본적인 은행의 횡령 등 금융사고를 해결할 수 없다는 지적도 많았다. 파이낸셜뉴스 금융부가 지적한 '사람'과 '시스템'의 문제와도 맞닿아 있다.
희망적인 부분은 책무구조도다. 금융사고 방지 대안이 될 것이라는 은행권의 기대는 컸다. 은행원 100명 중 책무구조도가 횡령 등 금융사고에 대한 적절한 대안이 아니라고 응답한 사람은 15명에 그쳤다. 다만 전문가들의 생각은 사뭇 달랐다. 임원이 아닌 최고경영자(CEO)의 구체적인 책임이나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었다. '금융사고가 반복되면 행장의 연임이 안 된다는 등의 구체적인 내용이 빠졌다', '공시를 강화해야 한다' 등의 보완점도 제시했다. 이를 기사에 충실히 담았다.
마지막 순서는 전문가 대담이었다. 금융업계의 자타공인 금융사고 전문가인 한국금융연수원 성수용 금융감독원 파견교수. 우리은행과 코오롱캐피탈에서 18년 간격으로 발생한 대규모 횡령사건을 비교 분석한 강창수 공주대 경영학과 교수, 그리고 책무구조도 관련 전문가인 오태록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이 그들이었다. 그들은 윤리적 통제환경을 위해 CEO가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직원들에게 금융윤리적 기준을 제시하는 것이 핵심이라는 것이다. 내부고발제도의 확립을 위해서도 용기 있는 사람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조직문화를 다시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취재후기>
세상 모든 문제의 원인은 시스템과 사람의 문제다. 금융 사고의 원인을 내부통제 시스템에서 찾을 것인지 은행원에게 따질 것인지 고민하는 것은 ‘닭과 달걀 중 무엇이 먼저인지’를 묻는 것 같기도 했다. 하지만 은행원 스스로 ‘반성’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신뢰가 깨지면 은행의 영업력이 떨어지고, 스스로의 사회적 평판이 무너질 수 있다고 했다.
취재과정에서 자신이 드러날까 염려하는 은행원들도 흔했다. 보수적인 집단인 만큼 취재원 보호를 강력하게 요구하곤 했다. 몇몇 답변에서 특정할 수 있는 단어들을 윤색해 혹시 모를 취재원 노출을 피했다. 금융감독원과 금융위원회, 국회의 질책 속에서 답답해하는 취재원들도 만날 수 있었다. 금융당국의 고위직 중 일부는 은행 감사로 자리를 옮긴 자신들의 선배와 자신들의 행태를 비판하는 것에 대해 대놓고 불편함을 드러냈다. 다른 기사의 취재원이기도 한 일부 임원의 경우 관계가 틀어질까 염려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해당 보도에 대해 사내 여러 동료 선배 기자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취재원을 확보하는 것보다 좋은 기사를 썼다는 뿌듯함이 더 컸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 여하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특이사항 없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은행권의 내부통제 시스템과 금융감독의 현실을 드러낸 선행보도들은 여러 차례 있었다. 하지만 금융사고의 원인을 은행원 100명에게 물어보고 이에 대한 전문가의 진단까지 5차례에 걸쳐 연속 보도한 것은 처음이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보도 약 7일 뒤인 10월 29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금융사고와 해외 현지법인 투자 등에 대해 정기검사 과정에서 면밀히 점검하고 근본적 개선 방안 마련하도록 당부했다. 특히 대형 횡령사고가 일어났던 우리금융의 금융사고에 대한 안일한 인식, 파벌주의를 용인하는 조직문화 등을 지적했다. 이번 기획에서 은행원들이 스스로 비윤리적이고 안일한 은행 조직에 대해 자성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점을 주로 다룬 바 있다.
금융권에 윤리의식을 확립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강화되고 있다. 최근 IBK기업은행 등 은행들이 금융 교육을 주도하고 있는 금융윤리인증센터의 직무 및 법정 교육을 잇따라 도입했다. 이를 통해 윤리 의식 시스템과 역량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방성빈 부산은행장 등 은행 수장들도 엄격한 내부통제와 직원 윤리의식 강조하는 등 윤리경영 우선 방침을 밝혔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취재 과정에서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엄격히 준수했음
7. 기타 고려사항
①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관련 없음
② 기존 출품작을 다시 출품하시는 경우, 출품 이유와 보완 내용을 아래 적어주시기 바라며 정당한 사유 없이 출품부문을 변경하여 다시 출품하시는 경우 감점이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관련 없음
회차 심사평
제410회 전체 총평
제410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올해 들어 가장 많은 12개 부문 85편이 출품됐다. 정치·사회적인 이슈도 많았던 데다 연말을 앞두고 언론사별 중장기 기획들이 마무리되면서 출품작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그만큼 심사위원들은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 꼼꼼하게 들여다볼 수밖에 없었다. 그 결과 8편의 수상작이 나왔다. 늘어난 출품작만큼 좋은 기사들이 많았고, 수상작 역시 올해 들어 가장 많이 나왔다.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국민일보의 <사상 첫 대리 입영 적발>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이 기사는 국방이 ‘국민의 의무’로 되어있는 우리나라에서 국가 병역 관리시스템의 허술함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1970년 병무청 창설 이래 최초로 벌어진 이 사건에 대해 국민일보는 병무청·육군의 신원확인 절차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고 공소장을 입수해 범행의 구체적 내용까지 밝혀냈다. 사회적으로 상당한 파장을 일으킨 기사였다는 점에서 심사위원들로부터도 호평이 이어졌다.
취재보도2부문에서 수상작으로 선정된 KBS의 <“자다가 잡혀갔다”...중국 ‘반간첩법’ 우리 국민 첫 구속> 보도는 비교적 높은 점수를 받았을 정도로 의미 있는 보도였다. 일단 중국이라는 폐쇄적인 국가에 우리 국민이 반간첩죄로 구속되어 있다는 그 사실 자체가 충격을 줬다. 여기에 기자의 신변조차 위협적인 상황 속에서도 5개월 동안 끈질기게 취재를 이어간 점, 구속 당사자와 그 가족의 안전까지 고려해가면서 기사를 만들어 낸 점 등은 사안에 접근하는 기자가 어떠해야 하는지를 되돌아보게 하는 보도였다.
경제보도부문에서는 한국경제신문의 <스테이블 코인의 공습> 보도가 수상작에 이름을 올렸다. 이 기사는 가상 자산인 스테이블 코인이 국내 무역 결제용으로 활용되고 있을 정도로 그 규모가 확대되고 있지만, 관리 부실로 한국 거시경제 정책에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음을 날카롭게 지적했다. 특히 일반인에게는 낯선 암호화폐 관련한 기사임에도 읽어보는 사람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기사를 풀어낸 것도 높은 점수를 받은 요인으로 꼽혔다.
세계일보의 <망상, 가족을 삼키다> 보도는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 가장 완성도 높은 기사로 평가됐다. 10년간 존속살해·존속살해미수 혐의로 재판받은 823건의 판결문 분석과 피해 가족에 대한 현장 취재는 정신질환자의 ‘망상 증세’로 인한 가족들의 아픔을 공감하기에 충분했다는 평을 받았다. 또 정신질환자를 가족으로 둔 다섯 가정의 사건을 분석, 네러티브 형식으로 풀어 쓴 방식 역시 이 기사를 한층 더 빛나게 했다는 심사위원들의 공감대가 있었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 수작(秀作)으로 꼽힌 부산일보의 <시민은 예매 전쟁, 공공기관은 특혜 예매-지역 이전 공공기관 KTX 표 사재기> 보도는 국민의 공분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시민들은 구하기 어려운 KTX 표를 공공기관에서는 코레일과 별도 계약을 통해 사재기를 해왔다는 것은 그야말로 특혜였다. 결국 이 보도로 코레일에서 공공기관에 주는 선 예매는 중단됐다. 부산일보 보도의 힘이었다. 시민들의 일상과 밀접한 기사였다는 점도 가산점을 받는 데 한몫했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경기일보의 <발암물질 위의 아이들> 보도가 호평을 받았다. 경기일보 보도 후 경기교육청 자체 조사에서 79%의 어린이놀이터에서 발암물질이 나왔다는 점이 국정감사에서 공개됐고, 지역사회 파장이 상당했다. 또 이를 개선하기 위한 예산이 별도 확보되는 등 기관·단체의 대책 마련까지 끌어내 좋은 평가를 받았다.
경인일보의 <북한 오물풍선 사이로 이륙하는 비행기> 보도는 사진보도부문에서 수상작으로 손색이 없었다. 김포국제공항에서 취재 중인 기자가 북한이 남쪽으로 보낸 오물풍선을 목격하고, 비행기 이착륙에 지장을 줄 수 있겠다는 판단으로 카메라 앵글에 오물풍선과 여객기를 함께 담았다. 순발력과 감각이 돋보인 사진이다. 여기에 국정감사에서 오물풍선으로 인한 여객기 순항 차질이 거론될 정도로, 뉴스로서의 영향력이 컸다는 점도 사진을 한 번 더 보게 만들었다.
전문보도부문에서 수상작으로 선정된 매일경제신문의 <2024 노벨문학상 수상 한강 인터뷰> 보도는 ‘특종은 준비된 기자만이 할 수 있다’라는 말을 다시 한번 되새기게 하는 보도 사례였다. 2018년부터 세 차례에 걸쳐 시도했던 한강 작가와의 인터뷰가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자 발표 전날 성사됐고, 그래서 이 ‘기막힌 우연’은 그야말로 세계적인 특종이 되고 말았다. 그러나 운(運)으로만 치부하기에는 기자의 노력이 너무나 뜨거웠다. 한강 작가의 전(全) 작품을 다시 읽었고 그와의 인터뷰를 준비했던 모든 시간이 치열했음을 확인하면서 수상작으로 선정하는 데 이견이 없었다. 사족 하나, 공적서를 읽고 감동받았다는 평가는 이번이 처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