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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작 제410회 · 2024년 10월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출품 4-09

망상, 가족을 삼키다

공적설명서

기자가 직접 쓴 취재 착수 경위와 제작 과정

1. 취재착수 ② 단독기획 2. 보도제작경위 “중증 정신질환자는 이웃이 될 수 있을까.” 시리즈 5회 기사의 첫 문장인 이 질문은 지난 8개월간 취재를 이어가며 되뇐 질문입니다. 지난 10년간(2014∼2023년) 있었던 존속살해·존속살해미수 혐의 1·2·3심 판결문 823건을 전수 분석하고, 당사자·가족·전문가 총 84명을 만난 건 그 답을 찾는 과정이었습니다. 국내 언론이 정신질환자가 피고인인 판결문 수년 치를 분석해 사건의 본질을 추적하고, 당사자들이 공통으로 처한 상황을 살핀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지난해 정신질환은 사회적 화두였습니다. 서현역 흉기난동 사건 등 강력범죄 사건 가해자가 정신질환자였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회적으로 이들을 향한 두려움이 커졌습니다. 정부는 ‘국민 마음건강 대책’을 마련하기도 했지만, 이후로도 계속해서 정신질환자의 강력범죄 사건은 지속됐습니다. 특히 조현병 등 중증 정신질환자가 부모를 해쳤다는 내용의 단신 기사는 계속 이어졌습니다. 정신질환자 한 명에게 엄한 죗값을 물어도, 바뀌는 건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책이 효과를 내는 덴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과연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을지 궁금해졌습니다. 취재진은 4월 각각 정치부, 정책팀, 온라인뉴스팀으로 흩어지게 됐지만, 퇴근 후 시간과 주말에 취재를 이어갔습니다. 부모가 정신질환 자녀의 손에 죽거나 죽을 뻔한 참극이 전국에서 매년 20건 이상 발생하는 상황에서, 범죄의 원인을 실증적으로 분석하고 대책 마련에 기여하는 것이 언론의 해야 할 역할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비난이 아닌 원인 진단이 절실했습니다. <1회: 아무도 몰랐던 시그널>은 정신질환과 연관성이 인정된 존속살해·미수 사건의 규모와 특성, 원인을 밝히고자 했습니다. ①존속살해·미수 10년 치 판결문을 분석하고 ②재판 중인 다섯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비극이 벌어지기까지 과정과, 진정 미리 막을 순 없었는지를 낱낱이 파헤쳤습니다. 10년간 발생한 386건의 존속살해·존속살해 미수 사건(1심 기준) 분석 결과, 재판부가 정신질환의 연관성을 인정한 경우가 211건(54.7%)으로 과반을 차지했습니다. 단순히 부모를 죽인 ‘괴물’로 그려지는 이들의 사건들엔 뚜렷한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공통 원인과 특성을 추적하다 보니 반복되는 비극을 풀어갈 실마리도 보였습니다. 211건 중 139건(65.9%)은 정신질환으로 인한 ‘망상 증세’를 보였습니다. 부모를 자신을 해치려 하는 악마나 귀신으로 보는 식입니다. 약물 복용 중단이 주요한 원인으로 파악됐습니다. 35.6%(75건)는 단약 상태에서 범행했고, 약 복용 여부를 확인할 수 없는 123건을 제외하면 단약 중 발생한 사건의 비율은 84.3%로 훨씬 커졌습니다. 피해자는 같이 살던 ‘60대 이상 엄마’가 가장 많았습니다. 중증 정신질환자는 약 복용 등 치료를 꾸준히 받으면 증상을 관리할 수 있는데, 치료가 중단된 상태에서 자신을 돌보던 부모를 상대로 범행한 것이었습니다. 다섯 가족의 이야기는 ‘가족이 치료·관리 책임을 떠맡지만, 가족 역시 병을 잘 알지 못해 적시에 치료하지 못하는 현실’을 보여줬습니다. 지난해 11월 이현우(가명·27)씨 가정에서 발생한 존속살해미수 사건의 피해자이자 이씨의 어머니인 박미정(가명·52)씨는 아들이 조현병이라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다가, 기자를 만나고서야 처음 알게 됐습니다. <2회: 치료 없이 돌아온 가해자>는 ‘사건 이후에도 회복하지 못하는 당사자들’을 다뤘습니다. 판결문 분석 결과, 정신질환 연관성이 인정된 존속살해·미수 사건 211건(1심 기준) 중 상급심까지 치료감호가 청구된 경우는 126건으로 59.7%에 그쳤다는 사실을 단독 보도했습니다. 가족의 테두리에서 치료받을 여건이 안 된다면 국가가 보호하고 치료할 필요가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존속살해미수 피해자인 정명주(60대·가명)씨 부부는 교도소에서 치료 없이 방치된 아들을 걱정하며 검사에게 치료감호 청구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현행법상 치료감호는 검사의 청구에 달려 있지만, 무관심과 국민 법 감정에 대한 우려 때문에 필요한 경우에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을 드러냈습니다. <3회: 가정파괴 부르는 ‘보호의무’>는 정신질환자를 치료하고 관리할 책임을 가족에 떠맡긴 ‘보호의무자’ 제도를 다뤘습니다. 중증 정신질환 당사자 14명과 그들의 곁을 지키고 사는 가족 15명을 심층 인터뷰했습니다. 비자의입원(강제입원) 과정에서 보호의무자인 가족이 감당해야 하는 죄책감과 강제입원되는 당사자가 느끼는 배신감을 조현병 당사자 이정하(53)씨와 보호의무자인 최성희(가명·60)씨 이야기를 통해 생생히 전했습니다. 정부가 대안으로 추진 중인 ‘사법입원제’ 논의 현황을 단독보도 하며, 사법입원제가 시행돼도 보호의무자 제도가 폐지되지 않는 한 가족의 부담은 지속되는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4회: 입원하고 싶어도 병상이 없다>는 정신병원 입원을 경험한 중증 정신질환자 당사자 14명과 가족 15명, 의료진 12명 이야기를 통해 정신질환자 치료의 현실을 드러냈습니다. 당사자 이도현(40)씨와 가족 고정훈(가명·60대)씨의 사례를 통해 한국 정신병원은 정신질환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만성기 환자들이 병상을 차지하고 있고, 입원 치료가 시급한 급성기 환자는 입원을 거절당하는 부조리한 상황을 알렸습니다. 전공의 집단 이탈 이후엔 병상이 줄고, 급성기 환자 기피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구체적인 수치로 단독보도 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만성기와 급성기 환자를 구분하고 급성기 수가를 우선 올려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5회: 이웃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은 현재 지역사회에 살아가는 중증 정신질환자가 63만6532명으로 국내 인구 1.2% 수준이라는 사실, 2014~2022년 중증정신질환 진료 이력이 있지만 2023년엔 진료받지 않은 인원이 15만2006명에 달한다는 사실을 단독보도 했습니다. 중증 정신질환자에 대한 사회적 낙인이 치료를 늦추거나 멈추게 해 증상 악화시키고 있는 현실에 주목했습니다. 동시에 치료와 관리가 잘 이뤄진다면 조현병 등 중증 정신질환자도 지역사회에서 일상을 살아갈 수 있다는 사실도 드러내고자 했습니다. 서울 동작구에 사는 고유선(32)씨, 서울 강북구에 사는 전현진(41)씨와 매일 저녁 통화하며 한 달(8월12일∼9월8일) 동안 생활을 관찰했습니다. 이들의 공통점은 자조모임 등 당사자 지원 단체에서 활동하며 증상이 개선됐다는 점이었습니다. 집 밖에서 규칙적인 생활이 꾸준한 약 복용으로 이어졌고, 다른 정신질환 당사자와 자조모임 등을 통해 지지받는 경험을 하고 있다는 점도 확인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지원 사업은 현재 수도권 내 4곳에서만 진행되고 있었고, 이를 전국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짚었습니다. 본 기획의 특징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생생한 목소리를 찾기 위한 치열성: 중증 정신질환자 자조모임과 국회 토론회 등에 참석하고, 관련 단체 등에 접촉해 당사자와 가족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또 존속살해·미수 혐의로 재판이 진행 중인 5개 사건의 가·피해자를 직접 만나기 위해 서울, 경기, 강릉, 울산, 대구 등 전국에 있는 사건 현장과 법원을 찾았습니다. 관련 사건을 담당한 변호사·검사·판사의 의견을 듣고, 중증 정신질환자 회복을 돕는 의사와 정신건강복지센터·동료지원쉼터의 전문가도 자문했습니다. (2)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한 ‘내러티브’ 작법: ‘중증 정신질환’은 편견이 크게 작동하는 주제입니다. 취재진은 독자가 선입견을 내려놓고 당사자가 처한 상황을 자기 일처럼 이해할 방법을 고민했습니다. 그 방법은 ‘몰입할 수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신경 쓴 부분은 1회와 3회입니다. 1회는 지난해 있었던 존속살해미수 사건의 피해자인 50대 모친의 시각에서 서술했습니다. 정신질환이 있는 가해자 개인에게 모든 비난이 가해지는 일을 피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가해자인 아들의 과거를 추적하며 결국 가족이 조기에 병을 알아차리기 어렵다는 근본적 원인이 있다는 점을 짚었습니다. 3회는 비자의입원을 당하는 정신질환자와 이를 결정하는 부모의 사연을 대조해서 보여줬습니다. 단순히 정신질환이 있는 이들을 강제 입원시키는 것이 해법이 될 수 없는데, 온전히 입원과 치료책임이 가족에 떠맡겨진 것을 설득력 있게 전하려 했습니다. 이야기는 독자가 정신질환자를 향한 거부감을 뒤로 한 채 해결책에 주목할 수 있게 하는 장치였습니다. (3) 관점의 차별성 이 문제에는 정신질환자와 가족, 의료계라는 세 입장이 있지만, 관련한 선행 보도들은 이 입장들을 고루 헤아리지 못한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정신질환 당사자 관점에 치우쳐 가족을 악마화하거나 의료계 입장에 초점을 맞춰 당사자의 목소리가 실종되는 식입니다. 본 기획은 당사자와 가족, 그리고 의료계뿐만 아니라 법조계 등 전문가의 이야기를 충실히 취재해 입체적으로 현실을 진단하고자 했습니다. 나아가 관련 정책을 펼치는 정부 부처의 입장을 통해 지금 대책의 한계까지 담으려 했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본 기획은 실명 보도를 원칙으로 했으나, 중증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 편견 탓에 취재원이 신원을 드러내는 것을 원치 않을 땐 그 의사를 존중했습니다. 긴 설득 끝에 최근 존속살해·미수 혐의로 진행된 5개 사건의 가·피해자와 주변인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지만, 실명과 지명을 밝힐 수 없었던 이유입니다. 대신 취재원의 이야기를 뒷받침할 수 있는 생활기록부, 자필 메모, 병원검진기록, 사진 등을 첨부해 기사의 신뢰도를 높였습니다. 취재원과 특별한 이해관계는 없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정신질환이 연관된 존속살해·존속살해미수 사건들이 언론에 보도되긴 했지만, 범죄 혐의 뒤에 피의자가 정신질환이 있다는 내용이 한 줄 덧붙는 식의 단신으로 평면적으로만 다뤄졌습니다. 본 기획은 지난 10년 치 판결문(1·2·3심 823건)을 전수 분석해 사건들의 공통점을 최초로 살피며, 중증 정신질환 범죄의 원인과 치료 문제를 전체적으로 조명했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독자 반응 : 독자들은 댓글을 통해 “이런 심층기사 정말 오랜만입니다” “사회에 경각심이 필요한 걸 느꼈습니다” 등의 공감을 표했습니다. 정신질환 당사자의 가족들이 “좋은 기사입니다. 가족 일이 되면 느끼실 겁니다”라며 현실적인 속내를 털어놓고 가기도 했습니다. 이들은 메일로도 감사 인사가 속속 도착했습니다. 지방 군 단위의 정신건강복지센터 소속 한 정신건강전문요원은 “언론에선 사법적인 일이 발생 했을 때의 쉬운 가십거리로 사용되는 일만 보았는데, 이렇게 심도 있게 정신관련 사회문제를 취재하셨다니 감사드립니다. 누군가의 관심이 사회의 깊은 파문이 되길 기대합니다”라고 보내왔고, 1300여명 규모의 조현병연구회 ‘가족은바꿀수없다’ 측은 “최근 정신질환자를 치료로 초대하는 문제들에 대해 세계일보의 지속적인 관심과 기사에 깊이 감사드립니다”라고 남겼습니다. 당사자·가족 : 보도 이후, 취재원에게 실질적인 변화가 생겼습니다. 1회 내러티브 기사의 주인공인 박미정(가명)씨는 취재진을 통해 아들 이현우(가명)씨의 조현병 진단 사실과 치료감호의 필요성을 깨닫고, 항소심 중 검찰 측에 치료감호를 요청하는 편지를 보냈습니다. 9월26일, 이씨의 2심 담당 서창원 검사는 ‘치료감호 청구’의 사유로 변론재개신청서를 제출했고, 11월21일 치료감호가 선고될 전망입니다. 2회의 주인공인 강태진(가명)씨 부친도 기자를 만난 후 검찰 측에 치료감호 청구를 요청했으나 끝내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취재진이 연결한 한국조현병회복협회(심지회)에서 사건으로 인한 트라우마와 출소 이후 아들의 치료 문제와 관련해 상담받고 있습니다. 또 중증 정신질환자에 대한 보호관찰이 유명무실하다는 점이 보도된 뒤, 법무부는 기사 사례자 정모씨의 단약 여부와 보호입원(10월3일) 내역을 확인한 후, 재판부에 약물 복용 여부를 정기적으로 검사할 수 있도록 특별준수사항 추가변경을 신청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의료계·학계·법조계 : 백종우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정책연구소장(경희대 정신의학과 교수)은 기고문에서 “제도적 문제점을 지적하고 새로운 대안으로 희망을 모색한, 깊이 있고 균형 잡힌 기획”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복지부 ‘급성기 치료활성화 시범사업’ 연구용역을 시행한 김성완 전남의대 정신의학과 교수는 “11월에 대통령실에서 발표했던 정신건강혁신대책 관련 첫 회의가 열리는데, 이번에 다뤄준 이슈들을 논의하려 한다”고 밝혀 왔습니다. 이외에도 “정말 중요하고 의미 있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취재”(이해우 대한신경정신의학회 법제이사), “주변 반응이 많이 좋다”(전진용 울산대 정신과 교수) 등 학계의 호평이 이어졌습니다. 의정갈등으로 인해 “민감한 시기”라며 익명 보도를 요청했던 한 의료진은 기사를 본 뒤 선뜻 실명 기재를 요청했습니다. 박주영 부산지법 동부지원장은 “재판에 도움이 되는 내용은 판사들과 잘 나누겠다. 저희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는지 궁리하고 실천해 보겠다”고 했습니다. 김성희 경찰대 치안정책연구소 연구관은 “(취재진의) 판결문 분석 데이터를 논문으로 만들어 좋은 학술적 자료로 남기겠다”고 밝혀왔습니다. 정치권 : 본 시리즈 기획을 본 여야 의원들은 한목소리로 입법 의지를 밝혔습니다.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은 “정신질환자와 정신장애인은 우리의 이웃이고 가족입니다. 지역과 직장에서 함께 살아가면서 치유와 회복이 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합니다”라고 밝혔고, 국민의힘 장동혁 의원은 “중증 정신질환자가 우리 사회에서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국회도 노력하겠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의원들은 실제 입법을 준비 중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남인순 의원실 정책 담당 보좌관은 “이번 기획을 보며 다양한 스펙트럼의 고민을 살필 수 있었다”며 “중증 정신질환자의 가족·주거·고용·동료지원을 중심의 법안을 성안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민주당 서미화 의원실은 “정신건강복지법 총칙을 개정하려 한다”고 했고,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실은 “올해를 목표로 입퇴원 절차 개선 및 정신질환자 권익옹호 체계 구축을 위한 정신건강복지법 개정안 준비 중”이라고 전해왔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본 시리즈 기획의 마지막 회차가 나가는 날, 본지 사설은 “가족 중에 중증 정신질환자가 있을 때 그를 돌볼 책임은 전적으로 다른 가족 구성원들 몫이다. 정신질환이 한 가정을 파멸로 몰아넣을 수 있다는 점이 본지의 ‘망상, 가족을 삼키다’ 시리즈 보도를 통해 여실히 드러났다” 등의 내용을 담아 호응했습니다. 세계일보 심의일지에도 “우리 주변에 늘 존재하나 애써 외면했던 정신질환자 문제를 더는 방치해서는 안 되며, 국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과제임을 각인케 한 의미 있는 기획”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본 기획은 자체 언론윤리강령 등을 충실히 따라 취재, 보도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 특이사항 없습니다.

취재후기

(410회)망상, 가족을 삼키다/세계일보

망상, 가족을 삼키다 세계일보 조희연 기자 숨겨진 84명의 공동수상자가 있는 기사입니다. 8개월의 취재기간 중 도망치고 싶은 순간도 있었습니다. 취재할수록 지난한 문제라는 걸 체감했고, 자칫 잘못 보도할 경우 조현병에 대한 낙인을 강화하거나 잘못된 제도를 부추길 수 있다는 걱정이 커졌습니다. 취재에 적극 응해준 84명의 취재원 덕에 용기 낼 수 있었습니다. 중증 정신질환자 당사자, 가족, 의료계와 법조계 전문가인 이들은 기획 취지를 듣곤 “정말 중요한 문제”라며 각자의 경험을 상세히 풀어줬습니다. 중증 정신질환자의 돌봄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가장 잘 알고 있고, 개선을 절실히 바라고 있었기에 마음을 내어주는 것이라고 느꼈습니다. 그 절박함에 빚지며 취재를 이어갈 수록 취재팀 또한 절박해졌습니다. 중증 정신질환자의 돌봄 문제는 더 이상 한국사회 어딘가에서 발생하고 있는 일이 아니라, 저희와 함께 울고 웃으며 대화한 이들이 겪고 있는 문제였습니다. 이들이 안전하길 진심으로 바랐고, 그러기 위해선 무엇이 필요할지 치열하게 고민했습니다. 기사가 보도된 5일간 정책 당국인 보건복지부가 아무런 개선책을 내놓지 않은 것이 못내 마음에 걸립니다. 귀한 상을 주신 덕에 기사가 조금 더 주목 받고, 중증 정신질환자의 돌봄 문제가 조금 더 알려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회차 심사평

제410회 전체 총평

제410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올해 들어 가장 많은 12개 부문 85편이 출품됐다. 정치·사회적인 이슈도 많았던 데다 연말을 앞두고 언론사별 중장기 기획들이 마무리되면서 출품작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그만큼 심사위원들은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 꼼꼼하게 들여다볼 수밖에 없었다. 그 결과 8편의 수상작이 나왔다. 늘어난 출품작만큼 좋은 기사들이 많았고, 수상작 역시 올해 들어 가장 많이 나왔다.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국민일보의 <사상 첫 대리 입영 적발>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이 기사는 국방이 ‘국민의 의무’로 되어있는 우리나라에서 국가 병역 관리시스템의 허술함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1970년 병무청 창설 이래 최초로 벌어진 이 사건에 대해 국민일보는 병무청·육군의 신원확인 절차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고 공소장을 입수해 범행의 구체적 내용까지 밝혀냈다. 사회적으로 상당한 파장을 일으킨 기사였다는 점에서 심사위원들로부터도 호평이 이어졌다. 취재보도2부문에서 수상작으로 선정된 KBS의 <“자다가 잡혀갔다”...중국 ‘반간첩법’ 우리 국민 첫 구속> 보도는 비교적 높은 점수를 받았을 정도로 의미 있는 보도였다. 일단 중국이라는 폐쇄적인 국가에 우리 국민이 반간첩죄로 구속되어 있다는 그 사실 자체가 충격을 줬다. 여기에 기자의 신변조차 위협적인 상황 속에서도 5개월 동안 끈질기게 취재를 이어간 점, 구속 당사자와 그 가족의 안전까지 고려해가면서 기사를 만들어 낸 점 등은 사안에 접근하는 기자가 어떠해야 하는지를 되돌아보게 하는 보도였다. 경제보도부문에서는 한국경제신문의 <스테이블 코인의 공습> 보도가 수상작에 이름을 올렸다. 이 기사는 가상 자산인 스테이블 코인이 국내 무역 결제용으로 활용되고 있을 정도로 그 규모가 확대되고 있지만, 관리 부실로 한국 거시경제 정책에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음을 날카롭게 지적했다. 특히 일반인에게는 낯선 암호화폐 관련한 기사임에도 읽어보는 사람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기사를 풀어낸 것도 높은 점수를 받은 요인으로 꼽혔다. 세계일보의 <망상, 가족을 삼키다> 보도는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 가장 완성도 높은 기사로 평가됐다. 10년간 존속살해·존속살해미수 혐의로 재판받은 823건의 판결문 분석과 피해 가족에 대한 현장 취재는 정신질환자의 ‘망상 증세’로 인한 가족들의 아픔을 공감하기에 충분했다는 평을 받았다. 또 정신질환자를 가족으로 둔 다섯 가정의 사건을 분석, 네러티브 형식으로 풀어 쓴 방식 역시 이 기사를 한층 더 빛나게 했다는 심사위원들의 공감대가 있었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 수작(秀作)으로 꼽힌 부산일보의 <시민은 예매 전쟁, 공공기관은 특혜 예매-지역 이전 공공기관 KTX 표 사재기> 보도는 국민의 공분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시민들은 구하기 어려운 KTX 표를 공공기관에서는 코레일과 별도 계약을 통해 사재기를 해왔다는 것은 그야말로 특혜였다. 결국 이 보도로 코레일에서 공공기관에 주는 선 예매는 중단됐다. 부산일보 보도의 힘이었다. 시민들의 일상과 밀접한 기사였다는 점도 가산점을 받는 데 한몫했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경기일보의 <발암물질 위의 아이들> 보도가 호평을 받았다. 경기일보 보도 후 경기교육청 자체 조사에서 79%의 어린이놀이터에서 발암물질이 나왔다는 점이 국정감사에서 공개됐고, 지역사회 파장이 상당했다. 또 이를 개선하기 위한 예산이 별도 확보되는 등 기관·단체의 대책 마련까지 끌어내 좋은 평가를 받았다. 경인일보의 <북한 오물풍선 사이로 이륙하는 비행기> 보도는 사진보도부문에서 수상작으로 손색이 없었다. 김포국제공항에서 취재 중인 기자가 북한이 남쪽으로 보낸 오물풍선을 목격하고, 비행기 이착륙에 지장을 줄 수 있겠다는 판단으로 카메라 앵글에 오물풍선과 여객기를 함께 담았다. 순발력과 감각이 돋보인 사진이다. 여기에 국정감사에서 오물풍선으로 인한 여객기 순항 차질이 거론될 정도로, 뉴스로서의 영향력이 컸다는 점도 사진을 한 번 더 보게 만들었다. 전문보도부문에서 수상작으로 선정된 매일경제신문의 <2024 노벨문학상 수상 한강 인터뷰> 보도는 ‘특종은 준비된 기자만이 할 수 있다’라는 말을 다시 한번 되새기게 하는 보도 사례였다. 2018년부터 세 차례에 걸쳐 시도했던 한강 작가와의 인터뷰가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자 발표 전날 성사됐고, 그래서 이 ‘기막힌 우연’은 그야말로 세계적인 특종이 되고 말았다. 그러나 운(運)으로만 치부하기에는 기자의 노력이 너무나 뜨거웠다. 한강 작가의 전(全) 작품을 다시 읽었고 그와의 인터뷰를 준비했던 모든 시간이 치열했음을 확인하면서 수상작으로 선정하는 데 이견이 없었다. 사족 하나, 공적서를 읽고 감동받았다는 평가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이 회차 수상작 2024년 10월

제410회(2024년 10월)에서 상을 받은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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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도이치모터스 거짓 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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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다혜, 숙박업용 건물 또 있다…현행법 위반 의혹도
후보 취재보도1부문 시사저널
명태균 게이트
후보 취재보도1부문 뉴스토마토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 및 명태균 게이트
후보 취재보도1부문 JTBC
“자다가 잡혀갔다”...중국 ‘반간첩법’ 우리 국민 첫 구속
수상 취재보도2부문 KBS
‘채식주의자’ 등 성교육 도서 폐기
후보 취재보도2부문 KBS
캄보디아의 범죄도시-사라지는 한국인들
후보 취재보도2부문 KBS
산골마을 파리떼 습격
후보 취재보도2부문 JTBC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인터뷰 및 ‘북한군 파병’
후보 취재보도2부문 KBS
사양꿀, 설탕꿀로 명칭 변경
후보 취재보도2부문 쿠키뉴스
쿠팡의 수상한 ‘리셋 규정’..사라진 일용직 퇴직금
후보 경제보도부문 MBC
500억 한방에 : 속여, 먹다
후보 경제보도부문 KBS
스테이블 코인의 공습
수상 경제보도부문 한국경제신문
세수펑크 경고 및 세수펑크 대응책
후보 경제보도부문 연합인포맥스
fn, 은행원 100명에게 묻다
후보 경제보도부문 파이낸셜뉴스
손태승家 제왕적 대출 어떻게 가능했나
후보 경제보도부문 SBS
SM그룹 오너 일가의 민낯
후보 경제보도부문 JTBC
네이버웹툰의 ‘혐오 표현 웹툰’ 논란
후보 경제보도부문 중앙일보
수상한 新빌라왕: 제2의 전세사기 공포
후보 경제보도부문 아시아경제
AI초단타의 韓증시 공습
후보 경제보도부문 헤럴드경제
‘서울로 가도 꿈은 미뤄진다’ - 고용보험 데이터로 본 비수도권 청년 남녀의 서울 이직 경로
후보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시사IN
[히든터뷰] 누군가에겐 ‘희망’, 누군가에겐 ‘희생’ …소방 가족들의 비밀 이야기
후보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국민일보
난임상경기
후보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아시아경제
방치된 믿음 : 무속 대해부
후보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한국일보
쓰레기 오비추어리
후보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경향신문
카데바 비즈니스
후보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헤럴드경제
교실에 퍼진 毒 ‘도박’
후보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이데일리
사이버범죄와의 전쟁
후보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이투데이
노인 천만 시대:위협받는 ‘황혼 일기’
후보 기획보도 방송부문 YTN
디지털 장애인 학대
후보 기획보도 방송부문 CBS
가난한 노인의 낮과 밤, 흔적
후보 기획보도 방송부문 KBS
오세훈표 ‘한강버스-한강선착장’ 프로젝트의 실체
후보 기획보도 방송부문 MBC
후세 다쓰지와 그 후예들 [매듭&맺음(結び)]
후보 기획보도 방송부문 MBN
백지 입양기록
후보 기획보도 방송부문 뉴스타파
미쓰 김, 김 대표
후보 기획보도 방송부문 KBS
멋진 신세계 AI, 유토피아인가 디스토피아인가
후보 기획보도 방송부문 SBS
400억 전투원 무전기 ‘먹통’ 방사청장 총체적 부실 시인
후보 지역 취재보도부문 G1방송
시민은 예매 전쟁, 공공기관은 특혜 예매-지역 이전 공공기관 KTX 표 사재기
수상 지역 취재보도부문 부산일보
청주공항 상업시설 ‘검은 손’...7년의 추적
후보 지역 취재보도부문 KBS청주
‘짓밟힌 인권’ 대전교도소 재소자 폭행·은폐의혹
후보 지역 취재보도부문 대전MBC
악몽이 된 내 집 마련, 협동조합 임대주택
후보 지역 취재보도부문 매일신문
성폭력·뇌물수수 의혹 양양군수
후보 지역 취재보도부문 KBS강릉
‘천차만별’ CCTV 관리 사각지대
후보 지역 취재보도부문 KNN
‘이 학교는 이제 제 겁니다!’ 행정실장 갑질·특혜·세습 의혹
후보 지역 취재보도부문 KBS전주
"들킬까 봐 화장실도 못 갔다".. 막지 못한 교제살인 – 부산 연제구 교제살인
후보 지역 취재보도부문 부산MBC
‘지방권력 은폐 축소’ 의혹 성남 초등학교 집단 학폭
후보 지역 취재보도부문 인천일보
서울법원과 광주법원 기준 달라 5·18유공자 위자료 최대 4배 차이…형평성 논란
후보 지역 취재보도부문 광주일보
2년 전 이태원 잊었나…경찰이 막은 ‘충장 참사’
후보 지역 취재보도부문 전남일보
수십억 들인 공공캠핑장 불법 실태
후보 지역 취재보도부문 TBC
법조계 초유의 공탁금 48억 횡령 사건
후보 지역 취재보도부문 국제신문
‘향토기업’ 위장한 부산 교통카드...‘시민편익’ 뒷전
후보 지역 경제보도부문 KNN
77번 버스가 간다
후보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국제신문
나는 오늘도 호미를 든다, 경남 여성농민 실태
후보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경남신문
발암물질 위의 아이들
수상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경기일보
기후 재난 시리즈
후보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매일신문
잃어버린 명예
후보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인천일보
부산 ‘빈집 SOS 지수’-지역 소멸의 구조 신호를 듣다
후보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부산일보
태화강 바지락 추적기
후보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울산매일신문
14년만의 변화 이끌어낸 ‘애들 밥값은 누가 내야할까’
후보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경인일보
폐광 그 후 - 다시 찾은 미래
후보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강원도민일보
소년병-기록되지 않은 기억
후보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TBC
에어포트TK
후보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안동MBC
지키는 Mom, 지켜주는 맘
후보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TJB대전방송
열여덟, 다시 거리에 서다
후보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KBS광주
장밋빛 거짓말 – 대규모 관광개발사업 전수조사
후보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제주MBC
방치 논란 올림픽 경기장 “퍼즐 찾았다”
후보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G1방송
다시 숨 쉬는 학교, 폐교의 혁신
후보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G1방송
한국인 두봉 주교
후보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안동MBC
신뢰 잃은 부전-마산 복선전철
후보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부산MBC
北, 동해안 해안포 포문 개방
후보 사진보도부문 동아일보
북한 오물풍선 사이로 이륙하는 비행기
수상 사진보도부문 경인일보
급식대가 '빠른 손' 뒤엔... 뜨겁고 숨 막히는 급식실
후보 사진보도부문 한국일보
대통령실 청사로 떨어진 '대남 전단'
후보 사진보도부문 세계일보
신의 이름을 판 굿, 지옥문 연 구속
후보 신문편집부문 한국일보
2024 노벨문학상 수상 한강 인터뷰 (문화부문)
수상 전문보도보문 매일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