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위한 유럽식 자연소재 놀이터,외관을 위한 한국식 발암소재 놀이터…당신의 자녀을 위한 선택은?
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o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지난 2016년 학교 운동장에 설치된 우레탄 트랙에서 중금속 납과 다수의 발암물질이 검출되며 사회적 공분을 샀던 일명 ‘우레탄 트랙’ 논란 이후 8년이 지난 2024년 인조 잔디 운동장과 육상트랙은 현행법상 유해 물질에 대해 철저히 관리받고 있지만, 같은 학교 안에 있는 놀이터는 관리 의무 시설에서 제외돼 있어 유해 물질을 품은 폐타이어가 집중적으로 재활용되고 있다는 제보를 받았습니다. 경기일보 K-ECO팀 확인 결과 법적 사각지대로 인해 아이들의 놀이환경이 안전하지 않을 수 있다고 판단해 어린이 놀이터가 안전하게 잘 운영되고 있는지 본격적으로 살펴보게 됐습니다.
K-ECO팀은 이번 기획 보도 과정에서 정확한 검사를 위해 초등학교 4곳과 유치원 4곳 놀이터의 시료를 채취했습니다. 이후 국가공인시험기관인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에 유해 물질 검사를 의뢰, 언론사 자체적으로 1천300만원가량의 예산을 들여 유해 물질 검사를 진행했습니다.
검사 결과 경기지역 8개 초등학교와 유치원의 탄성포장재 놀이터 바닥재에서 PAHs(다핵방향족탄화수소, 다수의 독설 물질과 발암물질이 포함된 방향족 화합물) 등 유해 물질이 검출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암이나 호흡기 질환 등을 일으키는 1급 발암물질인 PAHs는 생리적 발달 단계에 있는 어린이에게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됩니다. 이에 본보는 이러한 문제점을 사회적으로 알려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판단, 7월1일부터 위와 같은 사실을 보도하기 시작했습니다.
보도 일시(지면) 기사 제목
1 2024년7월1일(1면) 발암물질‘범벅’…학교 놀이터가 위험하다
2 2024년7월1일(3면) 유해성분 무방비 노출…‘有毒’위험한 탄성포장재
3 2024년7월1일(4면) 알록달록 바닥 밑 시커먼 속…‘흑심’품은 동심 세계
4 2024년7월2일(1면) 자폐 유발 독성까지…더 위험한 유치원
5 2024년7월2일(2면) 놀이터 바닥 물고 만지고…유아기‘치명적’
6 2024년7월2일(19면) [사설] 8곳 조사했는데8곳에서 발암물질 나왔다
7 2024년7월3일(1면) 도의회“놀이터 바닥재 전수조사를”
8 2024년7월3일(4면) ‘놀이터’알고보니‘발암터’…“전수조사·재시공하라!”
9 2024년7월4일(1면) 안전망까지 없애나…시공 후 검사규정도 전무
10 2024년7월4일(3면) “강력한 규제·기준 필요…우리 아이들 지켜야”
11 2024년7월4일(19면) [지지대]발암물질 놀이터,교육당국 대책 내놓아야
12 2024년7월5일(15면) [사설]발암물질 범벅 놀이터,바닥재 전수조사 필요하다
13 2024년7월8일(1면) 발암물질‘범벅’놀이터…확 뜯어 고친다
14 2024년7월8일(3면) “놀이터 관리 미흡…정부 차원 연구·대책 필요”
15 2024년7월9일(3면) [기자노트]안전한 놀이터 만들기 규정 정비가 시급하다
16 2024년7월11일(1면) 발암물질 놀이터 개선 나선다
17 2024년7월18일(3면) “환경부 소극 행정…어린이놀이터 안전기준 강화를”
18 2024년7월24일(3면) “유해물질 놀이터 바닥재…신속한 조사·교체할 것”안광률 경기도의회 교기위원장
19 2024년7월26일(6면) [기자노트]아이들 병드는‘발암 놀이터’…대책 서둘러야
20 2024년7월29일(1면) 국회, '발암물질'놀이터 대책 나섰다
21 2024년7월29일(2면) "발암놀이터 원천봉쇄법 당연"
22 2024년7월30일(2면) 道교육청, '발암물질 놀이터'시설·제도개선'투트랙'
23 2024년7월31일(5면) 정치권도'발암놀이터'퇴출 나섰다
24 2024년8월2일(15면) ‘발암놀이터’퇴출,정부차원 서둘러 대책 마련해야
25 2024년9월2일(1면) 道교육청, ‘발암물질 놀이터’자체 검사 나선다
26 2024년9월25일(1면) ‘발암물질 놀이터’뜨거운 감자 예고
27 2024년9월27일(6면) ‘탄성포장재 바닥재 어린이 놀이터’국감 쟁점화관련 협회“미흡한 규정 보완이 우선”
28 2024년10월16일(1면) 아이들이 행복한‘유럽 친환경 놀이터’
29 2024년10월16일(2면) 자연을 닮은 놀이터,노는 바닥이 다르다
30 2024년10월17일(19면) 국감 쟁점‘발암놀이터’,철저히 파헤쳐 제도 개선해야
31 2024년10월22일(1면) 도교육청,발암물질 놀이터‘쉬쉬’
32 2024년10월23일(1면) 관리 허술·유해성…국감서 드러난‘발암터’
33 2024년10월23일(2면) 위험한 발암물질 놀이터…관리 기준·체계‘허점’
34 2024년10월23일(19면) ‘발암물질 놀이터’전국 전수조사 필요하다
35 2024년10월25일(5면) 자연산 바닥재…안성 죽화초‘친환경 놀이터’주목
36 2024년10월28일(1면) 예산6배 늘려…발암물질 놀이터‘확’바꾼다
37 2024년10월28일(9면) 코르크 바닥 뒹구는‘친환경 놀이터’
38 2024년10월30일(1면) 도·의회·교육청·민간 손잡고 발암물질 놀이터 해결 모색
39 2024년11월4일(1면) ‘발암물질 놀이터’개선 머리 맞댔다
40 2024년11월4일(9면) 유럽은 엄격한‘안전기준’,우리는 부실한‘안전불감’
41 2024년11월6일(9면) 아이를 위한 유럽식 자연소재 놀이터,외관을 위한 한국식 발암소재 놀이터…당신의 자녀을 위한 선택은?
※ <참고 표> 보도 일시(지면) 및 기사 제목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K-ECO팀은 이번 기획 보도 과정에서 정확한 검사를 위해 초등학교와 유치원 8곳을 모두 시료 채취를 직접 했으며, 1천300만원가량의 언론사 자체 예산을 들여 실험기관에 유해 물질 검사를 의뢰했습니다.
아울러 전문가의 자문을 위해 순천향대학교, 연세대학교 교수진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경기일보는 해당 부처 및 관계자 등과 아무 이해관계가 없을뿐더러 기타 특이 사항 역시 없습니다.
또 취재진은 어린이 놀이터 선진 사례를 확인하고자 유럽을 직접 다녀왔습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와 스위스 베른에서 친환경 어린이 놀이터를 방문, 유럽이 어린이 놀이터 선진 국가로 꼽히는 이유를 4편에 걸쳐 분석·보도했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기획부터 취재, 보도까지 K-ECO팀이 독자적으로 진행한 만큼 타 매체에서 같은 주제로 보도하기란 쉽지 않으리라 판단합니다. 특히 이번 기획의 경우 본보가 예산을 들여 실험을 의뢰, 결과를 도출한 것으로 본보가 직접 예산을 들여 진행한 검사인 만큼, 이러한 검사 결과는 타 매체에서 인용 및 보도가 불가능합니다.
구체적인 검사 결과를 제외하고 안광률 경기도의회 교육기획위원장의 전수조사 및 재시공 권고’ 입장문, 조국혁신당 강경숙 국회의원의 전수조사 및 대책을 촉구하는 내용의 기자회견, 경기도교육청 국정감사 등에 대해서는 타 매체가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2024년7월3일 천지일보 안광률 경기도의원“발암물질로 오염된 어린이놀이터 개선해야”
2024년7월4일 이코리아 발암물질 위에서 노는 아이들...유치원 등 전수조사 필요
2024년8월1일 데일리환경 강경숙,유치원·학교 놀이터 바닥재...발암물질8곳 조사8곳 모두 검출전수조사해야
2024년11월4일 뉴스투데이 유영일 경기도의원, "안전한 어린이 놀이터 조성 위해 최선 다할 것"
5. 사회에 끼친 영향
- ‘발암물질 놀이터 개선하라!!’ 사회적 공분 일으켜
K-ECO팀 보도 이후 경기도내 초등학생과 유치원 자녀를 둔 다수의 학부모는 경기도교육청에 경기일보 보도와 관련, 자녀가 다니는 학교가 맞는지에 대한 문의와 교육기관 내 놀이터 바닥재에 대한 검사 및 전수조사를 요구하는 내용의 민원을 제기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또 시민단체인 경기환경운동연합은 탄성포장재 어린이 놀이터 바닥재에서 1급 발암물질을 포함한 다수의 유해 물질이 검출된 것과 관련, 환경안전관리기준 강화를 촉구했습니다.
이러한 사회적 공분이 일자 경기도교육청은 도내 전체 초등학교, 유치원을 대상으로 놀이터 탄성포장재 유해성 조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ECO팀 연속보도’로 학교·환경보건법 개정안 발의 및 국회의원 기자회견 개최
보도 후 국회에서는 관련된 입법 활동이 이어졌습니다. 더불어민주당 권칠승 국회의원(화성병)은 학교보건법 및 환경보건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습니다. 이번 개정안을 보면 먼저 학교보건법은 제4조(학교의 환경위생 및 식품위생) ① 학교의 장이 유지·관리하여야 하는 학교시설에 ‘학교 놀이터(유치원·초등학교에 설치되는 시설)’를 명시했습니다.
또 환경보건법 개정안은 제23조(어린이활동공간의 위해성 관리) ① 어린이활동공간에 대한 환경안전관리기준 규제 대상을 ▲도료, 마감 재료 및 합성수지·합성고무재질 바닥재 등에 들어있는 카드뮴, 수은 및 6가크로뮴의 함량 ▲도료 등에서 방출하는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s) 및 폼알데하이드(Formaldehyde)의 방출량 ▲도료 등에 함유된 프탈레이트류의 함량 ▲그밖에 어린이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하여 제한이 필요한 환경 유해인자로 구체화해 신설하는 등 본보가 보도를 통해 지적한 부분을 개정안에 담았습니다.
조국혁신당 강경숙 국회의원도 7월31일 어린이 놀이터 바닥재에서 발암물질 등 유해 물질이 다수 검출된 것에 대해 ‘전수조사 및 긴급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등 국회에서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경기도교육청, 정부와 대책 마련 시동
경기도교육청은 지난 7월10일 환경부와 정부 세종청사에서 ‘환경 안전 관리 기준 회의’를 열었습니다. 이날 환경부와 행안부는 제도 개선 필요성에 공감을 표하고 관련 법 개정 등 제도 개선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겠다고 답했습니다. 또 정부에 어린이 놀이시설 탄성포장재 검사 기준 강화를 건의했습니다.
또 경기도교육청은 도내 전체 초등학교, 유치원을 대상으로 놀이터 탄성포장재 유해성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국정감사 통해 드러난 발암물질 놀이터…경기도교육청 자체 조사결과 43곳 놀이터 중 34곳 발암물질 검출
탄성포장재 놀이터 바닥재의 유해성 관련 내용이 높은 관심을 받았고, 지난달 열린 국정감사에서도 쟁점이 됐습니다. 지난 10월22일 교육위원회 경기도교육청 국정감사를 통해 경기도교육청이 자체 유해성 검사를 진행한 교육기관 대부분에서 PAHs가 검출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경기도교육청은 지난 9월 교육청 ‘어린이 활동 공간 지도 점검’ 대상 학교 200개소 중 탄성포장재를 시공한 도내 유치원·초등학교 어린이 놀이터 43개소의 탄성포장재 바닥재에 대해 유해성 검사를 자체적으로 실시했습니다. 그 결과 34개소(79%)의 놀이터에서 발암물질을 포함한 PAHs(다핵방향족탄화수소)가 기준치 이상 검출됐습니다.
기준을 넘긴 놀이터들은 기준보다 평균 3배 이상의 PAHs가 검출됐으며, 특히 하남 A 초등학교 병설유치원의 경우 하부층에서 기준치의 5배가 넘는 50.5mg/kg의 PAHs가 검출됐습니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박성준 의원은 “경기도교육청은 대부분의 놀이터에서 발암물질을 포함한 PAHs가 기준치 이상 검출됐다는 결과를 도출했음에도, 이를 공표하지 않았다”면서 “상세한 결과 공개와 대책 마련을 통해 어린이 안전을 위협하는 놀이터를 빠르게 개선하고 부모들도 안심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대책 마련을 촉구했습니다.
-경기도교육청, 내년도 관련 예산 60억 확보, 경기도의회는 정책 토론회 개최
경기도교육청은 내년도 예산안 편성 과정에서 어린이 활동 공간 시설 개선 예산을 올해(10억원)보다 6배 증액한다고 밝혔습니다. 도교육청은 내년도 본예산안에 ‘어린이 활동 공간 시설 개선비’를 60억원으로 책정, 도의회에 승인을 요청했습니다. 예산안이 도의회 심의를 거쳐 확정되면 고무 바닥재 유해성 검사 및 시설 교체를 적용받는 교육 시설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또 도교육청은 경기도, 경기도의회와 ‘발암물질 놀이터 고무 바닥재’ 논란을 해결할 방안을 모색하고 나섰습니다.
경기도의회는 11월1일 도의회 중회의실에서 ㈔한국체육시설안전관리협회와 ‘경기도 안전한 어린이 놀이터 조성을 위한 정책 토론회’를 개최했습니다. 도의회는 토론회의 내용을 토대로 안전한 놀이터를 조성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해 나가겠다는 방침입니다.
한편 토론회에서는 수원지역 어린이집 아동 10여명이 ‘안전한 놀이터 조성해 달라’는 피켓을 들고 토론회장을 찾아와 눈길을 끌기도 했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경기일보는 이번 K-ECO팀의 보도와 관련, 1천300만원의 예산을 지원해 유해성 검사를 진행하는 등 적극적인 지원을 보냈습니다. ‘아이들이 뛰어노는 놀이터는 과연 안전할까’라는 우려에서 시작된 기획 보도이기 때문에 유해성 검사결과 무해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존재하는 상황이었지만 그럼에도 취재를 위한 지원을 망설이지 않았고, 이를 통해 사회적으로 큰 변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었습니다.
경기일보 논설실은 ‘발암물질 범벅 놀이터, 바닥재 전수조사 필요하다’는 제하의 사설을 통해 K-ECO팀이 지적한 ▲안전 검사 규정 강화 ▲유해성 검사 책임 주체 필요에 대한 주장을 뒷받침했습니다.
‘경기일보 독자위원회’에서는 이번 보도에 대해 “아이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일조했다”며 지난 9월 독지위원회 기자상에 선정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경기일보는 이번 보도를 경기일보의 2024년 대표적인 보도로 판단, ‘2024년 지역신문 컨퍼런스’에 우수보도 사례로 출품했으며, 그 결과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우수사례로 선정돼 오는 11월8일 대구에서 개최되는 ‘2024 지역신문 컨퍼런스’에서 우수사례로 발표하게 됐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어린이 놀이시설용 포설형 바닥재와 같은 고무 바닥재 제품의 안전성 인증을 담당하는 한국체육시설공업협회에서 이번 보도와 관련해 언론중재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했으나, 언론중재위원회에서는 해당 협회의 정정보도, 반론 보도 등의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취재후기
(410회)발암물질 위의 아이들/경기일보
발암물질 위의 아이들
경기일보 이지민 기자
2014년 탄성포장재 놀이터 바닥재를 사용한 인조잔디 운동장과 육상트랙에서 다수의 중금속이 검출되면서 유해성 논란이 일었습니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2024년, 어린이 놀이터에서도 중금속과 PAHs(다핵방향족탄화수소)가 기준치 이상 검출됐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면역체계가 아직 미흡한 어린이들의 활동공간이 가장 오랜 시간 유해환경으로 남겨져 있었던 것입니다.
이러한 사실을 5월부터 최근까지 41편의 기사로 연속 보도했습니다. 국회는 학교보건법, 환경보건법 개정안을 발의했고 경기도의회는 경기도교육청과 함께 안전한 어린이 놀이터 조성을 위한 간담회를 개최했습니다. 경기도교육청은 자체 유해성 검사를 진행했으며, 어린이 활동 공간 시설 개선 예산을 올해보다 6배 많은 60억원으로 증액해 어린이 놀이터 점검 및 전수 조사는 물론 검사 결과에 따른 교체까지 약속했습니다.
5월 시작된 ‘발암물질 위의 아이들’ 기획 기사는 현재 진행형입니다. 경기일보는 아이들이 안전하게 놀 수 있는 환경 조성을 위해 앞으로도 관심을 두고 보도를 이어 나가겠습니다. 경기일보 K-ECO팀이 오롯이 기획 기사에 집중할 수 있게 배려해 주신 경기일보 임직원과 기자 선후배님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회차 심사평
제410회 전체 총평
제410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올해 들어 가장 많은 12개 부문 85편이 출품됐다. 정치·사회적인 이슈도 많았던 데다 연말을 앞두고 언론사별 중장기 기획들이 마무리되면서 출품작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그만큼 심사위원들은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 꼼꼼하게 들여다볼 수밖에 없었다. 그 결과 8편의 수상작이 나왔다. 늘어난 출품작만큼 좋은 기사들이 많았고, 수상작 역시 올해 들어 가장 많이 나왔다.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국민일보의 <사상 첫 대리 입영 적발>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이 기사는 국방이 ‘국민의 의무’로 되어있는 우리나라에서 국가 병역 관리시스템의 허술함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1970년 병무청 창설 이래 최초로 벌어진 이 사건에 대해 국민일보는 병무청·육군의 신원확인 절차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고 공소장을 입수해 범행의 구체적 내용까지 밝혀냈다. 사회적으로 상당한 파장을 일으킨 기사였다는 점에서 심사위원들로부터도 호평이 이어졌다.
취재보도2부문에서 수상작으로 선정된 KBS의 <“자다가 잡혀갔다”...중국 ‘반간첩법’ 우리 국민 첫 구속> 보도는 비교적 높은 점수를 받았을 정도로 의미 있는 보도였다. 일단 중국이라는 폐쇄적인 국가에 우리 국민이 반간첩죄로 구속되어 있다는 그 사실 자체가 충격을 줬다. 여기에 기자의 신변조차 위협적인 상황 속에서도 5개월 동안 끈질기게 취재를 이어간 점, 구속 당사자와 그 가족의 안전까지 고려해가면서 기사를 만들어 낸 점 등은 사안에 접근하는 기자가 어떠해야 하는지를 되돌아보게 하는 보도였다.
경제보도부문에서는 한국경제신문의 <스테이블 코인의 공습> 보도가 수상작에 이름을 올렸다. 이 기사는 가상 자산인 스테이블 코인이 국내 무역 결제용으로 활용되고 있을 정도로 그 규모가 확대되고 있지만, 관리 부실로 한국 거시경제 정책에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음을 날카롭게 지적했다. 특히 일반인에게는 낯선 암호화폐 관련한 기사임에도 읽어보는 사람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기사를 풀어낸 것도 높은 점수를 받은 요인으로 꼽혔다.
세계일보의 <망상, 가족을 삼키다> 보도는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 가장 완성도 높은 기사로 평가됐다. 10년간 존속살해·존속살해미수 혐의로 재판받은 823건의 판결문 분석과 피해 가족에 대한 현장 취재는 정신질환자의 ‘망상 증세’로 인한 가족들의 아픔을 공감하기에 충분했다는 평을 받았다. 또 정신질환자를 가족으로 둔 다섯 가정의 사건을 분석, 네러티브 형식으로 풀어 쓴 방식 역시 이 기사를 한층 더 빛나게 했다는 심사위원들의 공감대가 있었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 수작(秀作)으로 꼽힌 부산일보의 <시민은 예매 전쟁, 공공기관은 특혜 예매-지역 이전 공공기관 KTX 표 사재기> 보도는 국민의 공분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시민들은 구하기 어려운 KTX 표를 공공기관에서는 코레일과 별도 계약을 통해 사재기를 해왔다는 것은 그야말로 특혜였다. 결국 이 보도로 코레일에서 공공기관에 주는 선 예매는 중단됐다. 부산일보 보도의 힘이었다. 시민들의 일상과 밀접한 기사였다는 점도 가산점을 받는 데 한몫했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경기일보의 <발암물질 위의 아이들> 보도가 호평을 받았다. 경기일보 보도 후 경기교육청 자체 조사에서 79%의 어린이놀이터에서 발암물질이 나왔다는 점이 국정감사에서 공개됐고, 지역사회 파장이 상당했다. 또 이를 개선하기 위한 예산이 별도 확보되는 등 기관·단체의 대책 마련까지 끌어내 좋은 평가를 받았다.
경인일보의 <북한 오물풍선 사이로 이륙하는 비행기> 보도는 사진보도부문에서 수상작으로 손색이 없었다. 김포국제공항에서 취재 중인 기자가 북한이 남쪽으로 보낸 오물풍선을 목격하고, 비행기 이착륙에 지장을 줄 수 있겠다는 판단으로 카메라 앵글에 오물풍선과 여객기를 함께 담았다. 순발력과 감각이 돋보인 사진이다. 여기에 국정감사에서 오물풍선으로 인한 여객기 순항 차질이 거론될 정도로, 뉴스로서의 영향력이 컸다는 점도 사진을 한 번 더 보게 만들었다.
전문보도부문에서 수상작으로 선정된 매일경제신문의 <2024 노벨문학상 수상 한강 인터뷰> 보도는 ‘특종은 준비된 기자만이 할 수 있다’라는 말을 다시 한번 되새기게 하는 보도 사례였다. 2018년부터 세 차례에 걸쳐 시도했던 한강 작가와의 인터뷰가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자 발표 전날 성사됐고, 그래서 이 ‘기막힌 우연’은 그야말로 세계적인 특종이 되고 말았다. 그러나 운(運)으로만 치부하기에는 기자의 노력이 너무나 뜨거웠다. 한강 작가의 전(全) 작품을 다시 읽었고 그와의 인터뷰를 준비했던 모든 시간이 치열했음을 확인하면서 수상작으로 선정하는 데 이견이 없었다. 사족 하나, 공적서를 읽고 감동받았다는 평가는 이번이 처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