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V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교실에 퍼진 毒 ‘도박’ 기획 (10월 11일 지면 보도)
①“설마 내 아이가…”, 청소년 10명중 4명 “불법도박 해봤다”
②“절대 안 잡혀, 내 꿈은 토사장” 간 큰 10대 도박 총책[단독인터뷰]
③‘무인증 베팅’..불법도박 사이트 85%, 성인인증 문턱도 없었다
④청소년 도박 막으려면…“노출 막고 교육·상담 늘려야”
⑤“교실에도 퍼졌다” 청소년 불법 도박 중독에 팔 걷어 붙인 기업들
⑥어른의 무관심속 교실에 뿌리내린 불법도박[기자수첩]
최근 청소년들, 특히 남학생들 사이에서 가장 큰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도박’입니다. 과거 성인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도박의 영역이 모바일 등을 통해 청소년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입니다. 청소년기의 경우 자제력이 부족해 도박에 중독되기 쉽고, 인생 전체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문제가 심각하지만, 청소년 10명 중 4명이 불법도박을 했다는 조사가 나올 정도로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여전히 부족한 상황입니다. 교실과 가정, 사회 구성원 모두가 이에 대한 문제 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판단 하에 이번 기획을 준비했습니다.
<고교생 총책, 불법 도박 사이트 운영자 단독 인터뷰>
저희 사건팀은 청소년 도박 문제를 어떻게 조명해야 독자들에게 더 명확하게 전달할 수 있을지를 고민했고, 문제의 시작이 어디서부터인지를 알리기 위해 불법도박의 중추 역할을 하는 총책 및 도박사이트 운영자 등 범죄자들과 접촉했습니다. 이들이 어떤 경로로 범행을 시작하게 됐고, 어떻게 학생들을 꾀는지 어떻게 이런 불법도박이 계속 유지될 수 있는지 알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발신제한표시 및 대포폰 등으로 이뤄진 인터뷰를 통해 그들이 전해준 말은 충격적이었습니다. 저희가 접촉한 총책 두 명 중에는 현재 고교생도 있었고, 나머지 한명은 성인이었지만 그 역시 고교생 시절부터 총책 활동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들 총책은 청소년들을 도박의 세계로 끌어들이고 그들이 활동하는 도박자금의 일부를 수수료를 받으면서 많게는 월 수천만원씩 챙기는데, 그들의 정체가 청소년이었다는 것입니다.
이들의 문제는 도박 유혹에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도박 자금이 필요한 학생들에게 하루 최대 10%에 달하는 불법 사채를 빌려주고 수천만원을 뜯어내는 불법 행위로 이어지는 정황도 확인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폭행을 물론, 절도를 종용하는 현상도 심심치 않게 이뤄지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취재진이 접촉한 도박 사이트 운영자는 이렇게 도박에 스며든 학생들이 대학에 진학하고 군대에 입대하며 그 네트워크가 점차 넓어져 잠재 고객을 발굴하는 효과가 있다는 당혹스러운 말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무너지는 학생들의 삶>
가장 큰 문제는 이 같은 도박이 학생들의 삶을 무너뜨리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저희 취재진이 만난 도박 중독 경험 학생들은 대부분 평범 혹은 모범생에 가까운 학창시절을 보내다 도박에 빠진 후 학업을 중단해야 할 정도로 정상 생활을 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실제 실제 중학교에 다닐 땐 전교 20등까지 했다는 박모(18) 군은 고등학교에서 불법 도박을 처음 접하고 삶이 완전히 망가졌다고 전했습니다. 도박 때문에 등교를 하지 않기도 했고, 결국 출석 일수 부족으로 유급을 당하는 상황까지 직면한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부모님과의 다툼 등 갈등도 커졌다고 전했습니다. 현재 다시 재활 치료를 받고 검정고시 준비를 하고 있지만,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간을 도박에 날려버린 것입니다. 다른 도박 경험 학생들 역시 정신과 치료 경험을 전하는 등 많은 어려움을 호소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아울러 교실 안이 아닌 `학교 밖 청소년`들의 실태에 대해서도 현장 취재를 했는데, 선생님과 같은 눈치 볼 사람도 없는 곳에서 거리낌 없이 불법도박을 하는 상황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이들이 자주 모이는 PC방 등에서 공공연하게 불법도박을 하는 모습을 본다는 게 PC방 업주들과 학생들의 증언도 있었습니다. 결국 이들이 다시 학교로 돌아오기 어려운,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더욱이 취재진이 불법 도박사이트 20곳을 살펴본 결과 17곳(85%)이 성인인증 없이도 가입이 가능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즉, 아무런 허들 없이 불법도박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다는 뜻인데, 이에 대한 제재 조치는 사실상 전무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막을 방법이 없다>
“주변에 조사 받았다는 사람 없던데요. 저 절대 안 잡힐걸요.”
저희가 접촉한 총책들이 하나 같이 했던 말입니다. 불법도박과 관련해 아무리 학생들을 끌어들여도 이를 제재할 수단이 없고, 결국 자신들은 처벌받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묻어났습니다. 이 같은 고교생 총책들의 자신감을 방증하듯 저희가 확인한 불법도박 관리 실태를 보면 온라인 상에서 이뤄지는 청소년 도박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사실상 없는 상태였습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 관계기관에서 불법도박 사이트를 차단하면, 조금만 주소를 바꿔 다시 사이트를 여는 방식으로 운영이 지속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같은 꼬리 자르기식 운영이 반복되고 있는 탓에 이와 연루된 일당을 검거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었습니다. 이 때문에 범죄에 사용되는 대포통장에 대한 즉각적인 대처와 사이트 개설자에 대한 빠른 법적 조치 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이를 한 번에 통제할 기관도 부재하고 제도 역시 부족했습니다.
<교사와 학부모 관심 절실>
결국 이 문제를 해결하는 근본적인 대책은 ‘교육과 관심’입니다. 학생들이 도박에 빠지지 않게 정기적인 예방 교육을 강화하고, 가정에서도 자녀의 행동을 주의 깊게 살펴야 도박으로 삶이 망가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전문 상담인력을 양성하고, 학생들이 접근하기 쉬운 곳에 상담센터를 만들어 중독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제언을 기획에 담았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 취재원의 경우, 솔직한 답변을 듣기 위해 고교생 총책과 불법 사이트 운영자들 실명을 쓰지 않았습니다. 아울러 도박 경험이 있는 학생들의 사례 역시 개인 신상이 공개될 경우 일상생활에 어려움이 생길 것을 우려해 익명으로 기사에 담았습니다.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제보자 및 취재원과 특별한 이해관계가 없습니다.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인터뷰 대상자들은 자신이 드러나기 원하지 않았기 때문에 전화 취재로 만나 진행했고, 모든 과정은 저희가 직접 취재했습니다.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청소년 도박과 관련한 선행보도들이 있었지만 고교생 총책 등을 직접 취재하는 방식으로 접근한 보도는 없었습니다. 이번 보도 이후 청소년 도박 문제에 대한 관심이 더 커졌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인터넷 도박은 최근 몇 년간 지속적으로 문제가 됐던 사안입니다. 하지만 이번 보도를 통해 교실에서의 도박 실태를 집중 조명할 수 있었습니다. 저희 기획보도 후 연예인 이진호씨의 불법도박 사건이 불거졌는데, 성인 도박뿐만 아니라 청소년 도박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내는 역할도 했습니다. 또한 문체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도 청소년 도박이 주요 의제가 돼 다뤄지기도 했습니다.
청소년 범죄가 학교폭력이나 왕따 같은 전통적인 문제에서 도박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을 알렸다는 것에 이번 기획 보도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고교생 총책, 도박 사이트 운영자뿐만 아니라 도박으로 힘든 시기를 보낸 학생들을 직접 인터뷰해 불법도박 생태계와 그것이 미치는 악영향을 독자들에게 전달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청소년 불법도박의 경우 가정에서의 관심이 가장 중요하다는 게 많은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인데, 이번 보도를 통해 다시 한번 부모님들의 인식을 환기하는 의미가 있었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이번 기획 보도는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준수해 작성됐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①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② 기존 출품작을 다시 출품하시는 경우, 출품 이유와 보완 내용을 아래 적어주시기 바라며 정당한 사유 없이 출품부문을 변경하여 다시 출품하시는 경우 감점이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보도가 나간 후 반론 요청은 없었습니다. 언론중재위 피신청 사실도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410회 전체 총평
제410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올해 들어 가장 많은 12개 부문 85편이 출품됐다. 정치·사회적인 이슈도 많았던 데다 연말을 앞두고 언론사별 중장기 기획들이 마무리되면서 출품작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그만큼 심사위원들은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 꼼꼼하게 들여다볼 수밖에 없었다. 그 결과 8편의 수상작이 나왔다. 늘어난 출품작만큼 좋은 기사들이 많았고, 수상작 역시 올해 들어 가장 많이 나왔다.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국민일보의 <사상 첫 대리 입영 적발>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이 기사는 국방이 ‘국민의 의무’로 되어있는 우리나라에서 국가 병역 관리시스템의 허술함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1970년 병무청 창설 이래 최초로 벌어진 이 사건에 대해 국민일보는 병무청·육군의 신원확인 절차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고 공소장을 입수해 범행의 구체적 내용까지 밝혀냈다. 사회적으로 상당한 파장을 일으킨 기사였다는 점에서 심사위원들로부터도 호평이 이어졌다.
취재보도2부문에서 수상작으로 선정된 KBS의 <“자다가 잡혀갔다”...중국 ‘반간첩법’ 우리 국민 첫 구속> 보도는 비교적 높은 점수를 받았을 정도로 의미 있는 보도였다. 일단 중국이라는 폐쇄적인 국가에 우리 국민이 반간첩죄로 구속되어 있다는 그 사실 자체가 충격을 줬다. 여기에 기자의 신변조차 위협적인 상황 속에서도 5개월 동안 끈질기게 취재를 이어간 점, 구속 당사자와 그 가족의 안전까지 고려해가면서 기사를 만들어 낸 점 등은 사안에 접근하는 기자가 어떠해야 하는지를 되돌아보게 하는 보도였다.
경제보도부문에서는 한국경제신문의 <스테이블 코인의 공습> 보도가 수상작에 이름을 올렸다. 이 기사는 가상 자산인 스테이블 코인이 국내 무역 결제용으로 활용되고 있을 정도로 그 규모가 확대되고 있지만, 관리 부실로 한국 거시경제 정책에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음을 날카롭게 지적했다. 특히 일반인에게는 낯선 암호화폐 관련한 기사임에도 읽어보는 사람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기사를 풀어낸 것도 높은 점수를 받은 요인으로 꼽혔다.
세계일보의 <망상, 가족을 삼키다> 보도는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 가장 완성도 높은 기사로 평가됐다. 10년간 존속살해·존속살해미수 혐의로 재판받은 823건의 판결문 분석과 피해 가족에 대한 현장 취재는 정신질환자의 ‘망상 증세’로 인한 가족들의 아픔을 공감하기에 충분했다는 평을 받았다. 또 정신질환자를 가족으로 둔 다섯 가정의 사건을 분석, 네러티브 형식으로 풀어 쓴 방식 역시 이 기사를 한층 더 빛나게 했다는 심사위원들의 공감대가 있었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 수작(秀作)으로 꼽힌 부산일보의 <시민은 예매 전쟁, 공공기관은 특혜 예매-지역 이전 공공기관 KTX 표 사재기> 보도는 국민의 공분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시민들은 구하기 어려운 KTX 표를 공공기관에서는 코레일과 별도 계약을 통해 사재기를 해왔다는 것은 그야말로 특혜였다. 결국 이 보도로 코레일에서 공공기관에 주는 선 예매는 중단됐다. 부산일보 보도의 힘이었다. 시민들의 일상과 밀접한 기사였다는 점도 가산점을 받는 데 한몫했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경기일보의 <발암물질 위의 아이들> 보도가 호평을 받았다. 경기일보 보도 후 경기교육청 자체 조사에서 79%의 어린이놀이터에서 발암물질이 나왔다는 점이 국정감사에서 공개됐고, 지역사회 파장이 상당했다. 또 이를 개선하기 위한 예산이 별도 확보되는 등 기관·단체의 대책 마련까지 끌어내 좋은 평가를 받았다.
경인일보의 <북한 오물풍선 사이로 이륙하는 비행기> 보도는 사진보도부문에서 수상작으로 손색이 없었다. 김포국제공항에서 취재 중인 기자가 북한이 남쪽으로 보낸 오물풍선을 목격하고, 비행기 이착륙에 지장을 줄 수 있겠다는 판단으로 카메라 앵글에 오물풍선과 여객기를 함께 담았다. 순발력과 감각이 돋보인 사진이다. 여기에 국정감사에서 오물풍선으로 인한 여객기 순항 차질이 거론될 정도로, 뉴스로서의 영향력이 컸다는 점도 사진을 한 번 더 보게 만들었다.
전문보도부문에서 수상작으로 선정된 매일경제신문의 <2024 노벨문학상 수상 한강 인터뷰> 보도는 ‘특종은 준비된 기자만이 할 수 있다’라는 말을 다시 한번 되새기게 하는 보도 사례였다. 2018년부터 세 차례에 걸쳐 시도했던 한강 작가와의 인터뷰가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자 발표 전날 성사됐고, 그래서 이 ‘기막힌 우연’은 그야말로 세계적인 특종이 되고 말았다. 그러나 운(運)으로만 치부하기에는 기자의 노력이 너무나 뜨거웠다. 한강 작가의 전(全) 작품을 다시 읽었고 그와의 인터뷰를 준비했던 모든 시간이 치열했음을 확인하면서 수상작으로 선정하는 데 이견이 없었다. 사족 하나, 공적서를 읽고 감동받았다는 평가는 이번이 처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