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O),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2024년 10월 17일 서울중앙지검 13층 브리핑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검찰 수사팀이 기자 40여 명을 앞에 두고 ‘김건희 여사 불기소’를 발표했습니다. 브리핑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4시간 동안 점심시간도 건너뛰고 진행됐습니다. 기자들의 첫 질문은 당연히 ‘김 여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했느냐’는 것이었습니다. 담당 부장은 “코바나컨텐츠와 도이치모터스 사건을 같이 수사했는데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지만, 기각됐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영장 청구 때 적시한 혐의 내용이나 기각 사유 등을 묻는 추가 질문에 대한 검찰 설명은 두리뭉실했습니다. 저희 셋은 거듭 따져 물었습니다. 하지만 속 시원한 답을 들을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브리핑은 끝났고. '검찰이 도이치 사건에 대해 김 여사를 불기소하기는 했어도 최소한 영장 청구는 했었는데, 아쉽게도 법원에 의해 가로막혔다'는 서사가 완성됐습니다. 브리핑 직후 ‘검찰 김 여사 압수수색 영장 청구했지만 기각’ 기사가 인터넷을 뒤덮었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수사팀의 태도가 좀 찜찜했습니다. 뭔가 숨기는 게 있는 건 아닌지 하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도이치 수사 상황을 잘 아는 검찰 관계자'에게 두 가지를 물었습니다.
1) 2020년 11월 압수수색 영장 청구 당시 혐의는 자본시장법 위반이었나?
2) 당시 영장청구 대상은 김건희 여사 한 명이었나 아니면 다른 계좌주들도 있었나?
그 관계자의 답변을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 2020년 11월 청구됐다 기각된 영장이 코바나컨텐츠 사건 관련이었고, 실제 영장 청구서의 범죄사실에도 변호사법 위반과 부정청탁금지법 위반만 적혀 있었다는 겁니다. 도이치 사건으로는 영장이 청구된 사실이 없다고 확인이 된 셈입니다. 더 놀라운 건 그다음이었습니다. 이 내용에 대한 기사를 쓰겠다고 언급하자 이 관계자는 "(기사를) 써야 되나? 어떤 포인트로?"라고 되물었습니다. 기사를 꼭 써야겠냐는 취지였습니다. 그날 저녁 MBC 법조팀은 뉴스데스크 등을 통해 브리핑과 달리 검찰은 도이치 사건 관련 김 여사에게 압수수색을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단독 보도했습니다. MBC는 후속 보도를 통해 검찰이 김 여사의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주거지는 압수수색을 시도한 적도 없으면서 영장 청구 대상에 주거지가 있었던 것처럼 거짓 브리핑을 했다는 사실도 추가로 파헤쳤습니다. 검찰이 '일부 기자들이 오해한 것'이라는 반박 보도자료를 내자, 브리핑 4시간 동안 김 여사 압수수색 질문이 5차례나 나왔다는 사실을 담은 재반박 기사를 냈습니다. 또 '계좌주 중에 압수수색 당한 사람은 없다'는 반박 자료를 추가 취재해, 검찰 설명과 달리 실제 압수수색 당한 계좌주가 있었다는 사실까지 추가로 규명했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특이사항 없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MBC 단독 보도는 바로 다음 날 열린 서울중앙지검 국정감사의 키워드를 ‘거짓말’로 바꿔놓았습니다. 국감 본 질의가 시작되기도 전에 야당 의원들의 문제 제기가 쏟아졌습니다. "대국민 사기극(서영교 의원)"이라는 말까지 나왔습니다.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은 "MBC 보도가 맞냐, 검찰 발표가 맞냐"는 질의에 '김 여사에 대해 도이치 사건으로는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한 사실이 없다'는 사실을 실토했습니다. 대한민국 모든 언론이 검찰의 도이치 거짓 브리핑 논란을 추종 보도했습니다. 한국일보 사설(검찰, 이젠 대놓고 국민 앞에서 거짓 브리핑까지)은 “그런데 반나절도 지나지 않아 거짓으로 드러났다. 그날 밤 MBC가 2020년 11월과 2021년 5월 김 여사에 대해 두 차례 영장을 청구했지만 도이치 사건이 아니라 코바나컨텐츠 협찬 의혹 관련이었다고 보도했다”며 MBC 보도를 직접 인용하기도 했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언론뿐 아니라 시민사회의 분노도 컸습니다. 참여연대는 검찰이 김 여사 부실수사 감추려 '거짓 브리핑'을 했다며 “해체 수준의 개혁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냈습니다. 김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고발했던 최강욱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수사팀을 고발하겠다며 ‘공식 기자회견에서 언론을 상대로 거짓 브리핑을 한 혐의’를 적시하겠다고도 했습니다. 검찰은 4시간 브리핑을 통해 이런 말이 하고 싶었을지 모릅니다. '김 여사를 불기소하기는 했어도 최소한 영장 청구는 했었는데, 아쉽게도 법원에 의해 가로막혔다', '검찰로서는 김 여사를 특별 대우한 건 아니다, 다른 계좌주처럼 똑같이 수사했다'고 말입니다. 하지만 MBC 보도로 거짓말이 들통나면서 오히려 '김 여사 불기소'라는 검찰 수사 결과 자체에 대한 신뢰까지 위협받는 상황이 됐습니다. MBC가 보도한 ‘도이치 거짓 브리핑’은 ‘영부인 황제 조사’ 등과 함께 이번 정부 검찰의 흑역사를 상징하는 또 하나의 관용어로 굳어졌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검찰 수사 내용’이 단독 보도의 재료가 되는 경우는 많지만, ‘검찰 수사 결과 발표’가 단독 보도의 대상이 되는 경우는 드뭅니다. 언론 보도에 대한 검찰의 해명을 재반박했다는 점도 이번 보도의 특징입니다. 기소독점권이라는 강력한 권한을 가지면서도 정작 통제의 사각지대에 있는 검찰에 대해 언론의 감시가 필요한 이유를 여실히 보여준 보도이기도 합니다. 이 보도는 언론윤리강령을 준수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①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② 기존 출품작을 다시 출품하시는 경우, 출품 이유와 보완 내용을 아래 적어주시기 바라며 정당한 사유 없이 출품부문을 변경하여 다시 출품하시는 경우 감점이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 특이 사항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410회 전체 총평
제410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올해 들어 가장 많은 12개 부문 85편이 출품됐다. 정치·사회적인 이슈도 많았던 데다 연말을 앞두고 언론사별 중장기 기획들이 마무리되면서 출품작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그만큼 심사위원들은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 꼼꼼하게 들여다볼 수밖에 없었다. 그 결과 8편의 수상작이 나왔다. 늘어난 출품작만큼 좋은 기사들이 많았고, 수상작 역시 올해 들어 가장 많이 나왔다.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국민일보의 <사상 첫 대리 입영 적발>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이 기사는 국방이 ‘국민의 의무’로 되어있는 우리나라에서 국가 병역 관리시스템의 허술함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1970년 병무청 창설 이래 최초로 벌어진 이 사건에 대해 국민일보는 병무청·육군의 신원확인 절차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고 공소장을 입수해 범행의 구체적 내용까지 밝혀냈다. 사회적으로 상당한 파장을 일으킨 기사였다는 점에서 심사위원들로부터도 호평이 이어졌다.
취재보도2부문에서 수상작으로 선정된 KBS의 <“자다가 잡혀갔다”...중국 ‘반간첩법’ 우리 국민 첫 구속> 보도는 비교적 높은 점수를 받았을 정도로 의미 있는 보도였다. 일단 중국이라는 폐쇄적인 국가에 우리 국민이 반간첩죄로 구속되어 있다는 그 사실 자체가 충격을 줬다. 여기에 기자의 신변조차 위협적인 상황 속에서도 5개월 동안 끈질기게 취재를 이어간 점, 구속 당사자와 그 가족의 안전까지 고려해가면서 기사를 만들어 낸 점 등은 사안에 접근하는 기자가 어떠해야 하는지를 되돌아보게 하는 보도였다.
경제보도부문에서는 한국경제신문의 <스테이블 코인의 공습> 보도가 수상작에 이름을 올렸다. 이 기사는 가상 자산인 스테이블 코인이 국내 무역 결제용으로 활용되고 있을 정도로 그 규모가 확대되고 있지만, 관리 부실로 한국 거시경제 정책에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음을 날카롭게 지적했다. 특히 일반인에게는 낯선 암호화폐 관련한 기사임에도 읽어보는 사람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기사를 풀어낸 것도 높은 점수를 받은 요인으로 꼽혔다.
세계일보의 <망상, 가족을 삼키다> 보도는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 가장 완성도 높은 기사로 평가됐다. 10년간 존속살해·존속살해미수 혐의로 재판받은 823건의 판결문 분석과 피해 가족에 대한 현장 취재는 정신질환자의 ‘망상 증세’로 인한 가족들의 아픔을 공감하기에 충분했다는 평을 받았다. 또 정신질환자를 가족으로 둔 다섯 가정의 사건을 분석, 네러티브 형식으로 풀어 쓴 방식 역시 이 기사를 한층 더 빛나게 했다는 심사위원들의 공감대가 있었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 수작(秀作)으로 꼽힌 부산일보의 <시민은 예매 전쟁, 공공기관은 특혜 예매-지역 이전 공공기관 KTX 표 사재기> 보도는 국민의 공분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시민들은 구하기 어려운 KTX 표를 공공기관에서는 코레일과 별도 계약을 통해 사재기를 해왔다는 것은 그야말로 특혜였다. 결국 이 보도로 코레일에서 공공기관에 주는 선 예매는 중단됐다. 부산일보 보도의 힘이었다. 시민들의 일상과 밀접한 기사였다는 점도 가산점을 받는 데 한몫했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경기일보의 <발암물질 위의 아이들> 보도가 호평을 받았다. 경기일보 보도 후 경기교육청 자체 조사에서 79%의 어린이놀이터에서 발암물질이 나왔다는 점이 국정감사에서 공개됐고, 지역사회 파장이 상당했다. 또 이를 개선하기 위한 예산이 별도 확보되는 등 기관·단체의 대책 마련까지 끌어내 좋은 평가를 받았다.
경인일보의 <북한 오물풍선 사이로 이륙하는 비행기> 보도는 사진보도부문에서 수상작으로 손색이 없었다. 김포국제공항에서 취재 중인 기자가 북한이 남쪽으로 보낸 오물풍선을 목격하고, 비행기 이착륙에 지장을 줄 수 있겠다는 판단으로 카메라 앵글에 오물풍선과 여객기를 함께 담았다. 순발력과 감각이 돋보인 사진이다. 여기에 국정감사에서 오물풍선으로 인한 여객기 순항 차질이 거론될 정도로, 뉴스로서의 영향력이 컸다는 점도 사진을 한 번 더 보게 만들었다.
전문보도부문에서 수상작으로 선정된 매일경제신문의 <2024 노벨문학상 수상 한강 인터뷰> 보도는 ‘특종은 준비된 기자만이 할 수 있다’라는 말을 다시 한번 되새기게 하는 보도 사례였다. 2018년부터 세 차례에 걸쳐 시도했던 한강 작가와의 인터뷰가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자 발표 전날 성사됐고, 그래서 이 ‘기막힌 우연’은 그야말로 세계적인 특종이 되고 말았다. 그러나 운(運)으로만 치부하기에는 기자의 노력이 너무나 뜨거웠다. 한강 작가의 전(全) 작품을 다시 읽었고 그와의 인터뷰를 준비했던 모든 시간이 치열했음을 확인하면서 수상작으로 선정하는 데 이견이 없었다. 사족 하나, 공적서를 읽고 감동받았다는 평가는 이번이 처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