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0),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기재부 출입 당시이던 2022년 OECD 한국보고서가 이 보도의 시작점입니다. 당시 한국 보고서는 ‘너무나도 급속히 성장도 했고, 코로나도 잘 극복한 한국의 거시경제에 대한 찬사’였습니다.
그러나 당시 빈센트 코엔 국장의 세종정부청사 프리젠테이션에 참석한 뒤, 영어로 된 원문까지 보았을 때 제 머릿속에 가득한 것은 빛이 아닌 그림자였습니다. 코엔 국장이 프리젠테이션 중에 ‘참 이해가 안되는 몇 장면’으로 노인 빈곤율과 청년 취업률을 꼽았기 때문인데, 당시 잔상이 계속 남았습니다.
여기에 대한 고민은 당시에도 기사로 남아있습니다. <OECD가 본 한국 ‘노인과 청년이 힘든 나라’>라는 기사였죠.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56/0011344498?sid=101 ) 이번 다큐는 그 때 미뤄둔 숙제입니다.
이 문제의식과 닿아있는 반응을 다큐가 나간 뒤 네이버에 달린 댓글에서 보았습니다.
"우리나라는 화려한 겉모습 속에 깊이를 알 수 없는 어두움이 있는 나라다. 전후 70년 이후 고속 성장만 비추지 그 속에서 죽어가는 어두움은 잘 조명하려 하지 않지. 밥만 먹고 살기만 했음하고 바란 세대들이 지금 노인이 되었다. 그들을 조명해야 한다. 이건 우리의 미래이기 때문이다."
노인 빈곤은 구조의 문제
대한민국의 노인빈곤은 ‘구조의 문제’입니다. 노인 40%가 빈곤한 OECD 유일의 국가입니다. 75세 이상 노인은 절반이 넘습니다.(54%, 2022년) 수치가 10년 넘게 개선되지 않습니다. 이 절망적인 숫자를 개인의 게으름과 방종, 어리석음, 불운으로 돌릴 수는 없습니다. 선진국 클럽 OECD 평균을 극단적으로 이탈하는 이 빈곤의 구조적 특징, 그런데 우리는 습관적으로 망각합니다. 이 프로젝트는 이 망각을 시각적으로 깨보려는 시도입니다.
이번 기사는 한 편의 다큐멘터리와 네 편의 텍스트 기사로 구성됩니다.
-본방송 : 가난한 노인의 낮과 밤, 흔적 (유튜브)
https://youtu.be/4NrZHGbAnUo?si=-XwxRDVh1V7Nfbzm
-텍스트 기사
①가난한 노인은 왜 선릉역에 갔을까?…‘흔적’이 남았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56/0011827496
②가난한 노인의 흔적, 빅데이터가 말하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56/0011831080
③선릉역 다단계 찾는 가난한 노인, 주말은 000간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56/0011831750
④정글과 공동체 사이, 캄캄하고 빽빽한 노인의 밤
https://n.news.naver.com/article/056/0011832076
우선 현장을 비췄습니다. 폐지 수집 노인의 삶과 경제생활, 쪽방촌, 고시촌, 탑골공원, 또 선릉역... 지난 여름 내내 수없이 많은 공간에서 노인을 만났습니다. 그 현장 하나하나를 꼼꼼히 담았습니다.
빅데이터로 구조에 접근하다
그러나 이 보도의 혁신성은 구조를 파악하기 위한 빅데이터 분석에 있습니다. 우선 KT 측과 접촉해 이동통신 빅데이터를 확보했습니다. 이를 빅데이터 시각화 전문가(김승범 소장, VWL, 건축학 박사), 그리고 강범준 서울대 건축학과 교수와 협업해 분석했습니다. 분석 대상은 2021년부터 2024년까지 매년 5월 전체 데이터, 하루에 천억 건이 쌓이는 데이터이니 말 그대로 광범위한 양입니다. 게다가 단순 GPS데이터가 아닙니다. 나이, 성별, 출발지, 경유지, 도착지, 각 시간, 동행자 정보까지 포괄하는 방대한 정보입니다. 이 빅데이터를 통해 노인이 ‘어디에서 출발해 어느 곳에 얼마만큼 머물다 다른 곳으로 이동했으며, 그 이동의 목적이 무엇이었는지’까지 분석할 토대를 만들었습니다.
특히 ‘가난한 노인’을 일반적 노인과 구별되는 집단으로 분리해냈습니다. 이런 분석은 이론적으로 가능하지만 어렵습니다. 우선은 KT 데이터 같은 지리적 이동정보를 별도로 확보합니다. 그 뒤 별도로 각 데이터의 구체적 개인에 대한 소득이나 자산, 금융정보와 같은 경제적 정보를 확보해야 합니다. 각각 확보된 데이터를 ‘가명으로 결합’하는 <가명 결합 분석> 방식이 그것입니다. 문제는 논리적으로 가능은 하지만, 막대한 돈이 든다는 점, 결합과 유효성 확인과 분석에 긴 시간이 소요된다는 한계였습니다.
대신 저희는 근사치(Proxy)를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우리나라 이동통신사는 기초생계, 주거, 교육, 차상위층, 장애인 급여 등 정부 생계급여 수급자의 경우에는 요금의 30~50%를 할인해주고 있습니다. 바로 KT의 이 요금할인 정보를 필터로 사용하면 ‘가난한 사람’을 추출할 수 있습니다. 60세 이상에 한정해, 해당 필터를 사용한 그룹과 하지 않은 그룹으로 나눠 분석을 했습니다. 요금할인의 전제가 '정부가 확인한 생계곤란자‘를 의미한단 점을 생각해보면, 강력한 도구입니다. 어쩌면 일부 사람의 금융정보나 설문에 바탕한 소득, 자산정보보다 정확할 수 있습니다. 아이디어로 시간과 비용의 제약을 극복했습니다.
갑자기 드러난 선릉역
시각화는 4갈래로 진행했습니다. 1. <가난한 노인의 이동>의 근본특징 시각화. 2. 뜻밖의 이동 데이터 시각화 3. 빈곤노인의 주거지 ‘현상태’ 시각화 4. 주거지 ‘증가’ 시각화. 그 중 먼저 꼽을만한 사례는 2. 뜻밖의 이동입니다. <선릉역>입니다. 데이터에서 특이점을 찾아, 현장에서 확인했습니다. 가난한 노인들의 이동 거점이 강남 테헤란로 한 복판, 고층빌딩 숲에 있었습니다. 예상치 못한 데이터, 찾아가보니 정말 노인 다단계로 뜨거운 공간이었습니다. 상상하지 못했던 가난한 노인의 공간을 데이터가 찾아냈습니다.
그간 언론에서 노인 다단계에 주목한 적은 있었습니다. 그러나 선릉역이라는 공간에 주목한 적은 별로 없었고, 특히 그 노인들이 경제적으로 ‘가난한 노인’이라는 점을 명시적으로 드러낸 보도도 없었습니다. 현장과 데이터 연구 분석이 어우러져, 기존 언론 보도가 닿지 못하던 혁신적 정보를 도출했다고 자평합니다. 댓글과 시청반응을 통해 사람들은 ‘언론이 이런 독특한 방식으로 문제의 단면을 드러낼 수 있다’는 데 놀라워했습니다.
또한 이번 프로젝트의 혁신성은 끝없이 새로운 시각화로 데이터를 명징하게 보여주려는 노력이었습니다. 노인의 이동을 하나하나의 붉은 점과 선으로 만들어 중첩시킨 대표적 이미지, 네트워크 분석을 통해 거점과 거점간 이동의 흐름을 보여주는 시각화 이미지는 ‘이동의 특성’을 잘 요약했습니다. 그러면서도 가난한 노인과 일반적인 노인의 이동이 어떻게 다른지를 또렷이 드러냈습니다. ‘선릉과 경마장’을 주제로 한 텍스트 기사에는 수용자의 흥미를 유발하는 시각화와 스토리텔링을 위해 ‘등치선’도 선보였습니다.
열악한 주거지
밤10시부터 3시까지 데이터가 멈춰있는 곳, 그 곳을 주거지로 본 데이터 분석을 설계했습니다. 이 정보는 공식 데이터보다 정확합니다. 가난한 노인들은 정부 집계에서도 스스로의 주거지를 드러내지 않거나, 실제 거주지와 다른 곳을 기록하는 경우가 잦습니다. 이 분석은 그보다 정확하게 위치를 특정할 뿐 아니라, 가로세로 250미터 단위의 지리 정보로도 표현할 수 있고, 무엇보다 실시간에 가까운 빠른 속도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통계청, 국토부 등이 수행하는 정부 공식 집계는 짧게는 1년, 길게는 5년 단위의 시차를 보입니다. 반면 빅데이터 분석은 즉각적입니다. 빠른 현실 파악은 곧 빠른 대응을 의미합니다. 정부 공식 분석에 도입된다면 노인 빈곤 대응의 속도도 높아질 겁니다.
실제로 가난한 노인의 거주지를 250미터 격자단위로 파악했을 때, 이들이 도심에서는 ‘쪽방촌과 주변’ 지역에 집중적으로 거주하고 있으며, 외곽에서는 노후 주택가나 지하철역 중심의 교통요지에 살고 있단 점을 시각화했습니다. 또, 신림동 고시촌과 주변의 경우 시간이 지남에 따라 노인의 밀도가 높아진다는 점도 확인했습니다.
정상 주거지에서 밀려나는 노인들을 현장 취재해 정부정책의 실패를 드러내보였습니다. 정부의 주거급여 정책이 도입된 뒤 오히려 노인이 ‘쪽방, 고시원, 반지하’와 같은 주거에 적합하지 않은 거주지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너무 적은 주거급여, 그리고 주거의 질과 무관하게 지급하는 방식 등이 문제였습니다. 모두 가난한 노인의 ‘흔적’으로 다큐멘터리, 그리고 보다 상세한 텍스트 기사에서 드러냈습니다.
가난한 노인의 낮과 밤, 흔적
취재 과정에서 만난 어느 노인도 게으르지 않았습니다. 일을 쉬지 않았습니다. 도움만 바라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짐이 되었다며 미안해했고, 현재의 지원에 ‘뭘 더 바라냐’며 감사했습니다. 고속성장에 기여했으나, 너무 가난한 나라에서 태어나 아직 성장의 과실이 충분치 않을 때 은퇴한 ‘구조적 불운’이 작용한 이 세대는 현실을 인정하고 살아냈습니다.
진정성 있는 접근법으로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혁신적인 방법론으로 새로운 의미도 캐냈습니다. 국가의 성공 이면에 감춰진 어두운 그림자를 드러냈습니다. ‘가난한 노인의 흔적’을 담담하되 치밀하게 쫒아간 분석의 의미를 평가해주시길 요청드립니다. 감사합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특이 사항 없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는 없었습니다. 높은 시청률(전국 3.3%, 수도권 3.1%)을 기록했으며, 유튜브와 포털 등 여타 매체에서도 높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보도 이후 시간이 많이 지나지 않은 관계로 아직은 없으나, 기초연금 정책이나 국토부의 주거복지 정책에 대한 관심을 환기해 변화의 촉매제가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 윤리강령 기준을 준수하여 제작하였음을 확인합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410회 전체 총평
제410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올해 들어 가장 많은 12개 부문 85편이 출품됐다. 정치·사회적인 이슈도 많았던 데다 연말을 앞두고 언론사별 중장기 기획들이 마무리되면서 출품작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그만큼 심사위원들은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 꼼꼼하게 들여다볼 수밖에 없었다. 그 결과 8편의 수상작이 나왔다. 늘어난 출품작만큼 좋은 기사들이 많았고, 수상작 역시 올해 들어 가장 많이 나왔다.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국민일보의 <사상 첫 대리 입영 적발>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이 기사는 국방이 ‘국민의 의무’로 되어있는 우리나라에서 국가 병역 관리시스템의 허술함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1970년 병무청 창설 이래 최초로 벌어진 이 사건에 대해 국민일보는 병무청·육군의 신원확인 절차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고 공소장을 입수해 범행의 구체적 내용까지 밝혀냈다. 사회적으로 상당한 파장을 일으킨 기사였다는 점에서 심사위원들로부터도 호평이 이어졌다.
취재보도2부문에서 수상작으로 선정된 KBS의 <“자다가 잡혀갔다”...중국 ‘반간첩법’ 우리 국민 첫 구속> 보도는 비교적 높은 점수를 받았을 정도로 의미 있는 보도였다. 일단 중국이라는 폐쇄적인 국가에 우리 국민이 반간첩죄로 구속되어 있다는 그 사실 자체가 충격을 줬다. 여기에 기자의 신변조차 위협적인 상황 속에서도 5개월 동안 끈질기게 취재를 이어간 점, 구속 당사자와 그 가족의 안전까지 고려해가면서 기사를 만들어 낸 점 등은 사안에 접근하는 기자가 어떠해야 하는지를 되돌아보게 하는 보도였다.
경제보도부문에서는 한국경제신문의 <스테이블 코인의 공습> 보도가 수상작에 이름을 올렸다. 이 기사는 가상 자산인 스테이블 코인이 국내 무역 결제용으로 활용되고 있을 정도로 그 규모가 확대되고 있지만, 관리 부실로 한국 거시경제 정책에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음을 날카롭게 지적했다. 특히 일반인에게는 낯선 암호화폐 관련한 기사임에도 읽어보는 사람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기사를 풀어낸 것도 높은 점수를 받은 요인으로 꼽혔다.
세계일보의 <망상, 가족을 삼키다> 보도는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 가장 완성도 높은 기사로 평가됐다. 10년간 존속살해·존속살해미수 혐의로 재판받은 823건의 판결문 분석과 피해 가족에 대한 현장 취재는 정신질환자의 ‘망상 증세’로 인한 가족들의 아픔을 공감하기에 충분했다는 평을 받았다. 또 정신질환자를 가족으로 둔 다섯 가정의 사건을 분석, 네러티브 형식으로 풀어 쓴 방식 역시 이 기사를 한층 더 빛나게 했다는 심사위원들의 공감대가 있었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 수작(秀作)으로 꼽힌 부산일보의 <시민은 예매 전쟁, 공공기관은 특혜 예매-지역 이전 공공기관 KTX 표 사재기> 보도는 국민의 공분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시민들은 구하기 어려운 KTX 표를 공공기관에서는 코레일과 별도 계약을 통해 사재기를 해왔다는 것은 그야말로 특혜였다. 결국 이 보도로 코레일에서 공공기관에 주는 선 예매는 중단됐다. 부산일보 보도의 힘이었다. 시민들의 일상과 밀접한 기사였다는 점도 가산점을 받는 데 한몫했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경기일보의 <발암물질 위의 아이들> 보도가 호평을 받았다. 경기일보 보도 후 경기교육청 자체 조사에서 79%의 어린이놀이터에서 발암물질이 나왔다는 점이 국정감사에서 공개됐고, 지역사회 파장이 상당했다. 또 이를 개선하기 위한 예산이 별도 확보되는 등 기관·단체의 대책 마련까지 끌어내 좋은 평가를 받았다.
경인일보의 <북한 오물풍선 사이로 이륙하는 비행기> 보도는 사진보도부문에서 수상작으로 손색이 없었다. 김포국제공항에서 취재 중인 기자가 북한이 남쪽으로 보낸 오물풍선을 목격하고, 비행기 이착륙에 지장을 줄 수 있겠다는 판단으로 카메라 앵글에 오물풍선과 여객기를 함께 담았다. 순발력과 감각이 돋보인 사진이다. 여기에 국정감사에서 오물풍선으로 인한 여객기 순항 차질이 거론될 정도로, 뉴스로서의 영향력이 컸다는 점도 사진을 한 번 더 보게 만들었다.
전문보도부문에서 수상작으로 선정된 매일경제신문의 <2024 노벨문학상 수상 한강 인터뷰> 보도는 ‘특종은 준비된 기자만이 할 수 있다’라는 말을 다시 한번 되새기게 하는 보도 사례였다. 2018년부터 세 차례에 걸쳐 시도했던 한강 작가와의 인터뷰가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자 발표 전날 성사됐고, 그래서 이 ‘기막힌 우연’은 그야말로 세계적인 특종이 되고 말았다. 그러나 운(運)으로만 치부하기에는 기자의 노력이 너무나 뜨거웠다. 한강 작가의 전(全) 작품을 다시 읽었고 그와의 인터뷰를 준비했던 모든 시간이 치열했음을 확인하면서 수상작으로 선정하는 데 이견이 없었다. 사족 하나, 공적서를 읽고 감동받았다는 평가는 이번이 처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