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V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8월21일 경기도 수원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어머니와 두 딸이 목숨을 잃은 채 발견됐습니다. 건강보험료가 체납됐지만 정부의 지원을 받은 이력은 없었습니다. 복지 사각지대에서 또다시 벌어진 빈곤한 가족의 죽음이었습니다.
세 모녀의 비극을 두고 정부는 시스템을 통한 ‘발굴 강화’를 대책으로 발표했습니다. 전문가들의 이야기는 사뭇 달랐습니다. 오히려 단순한 발굴 확대만으로 답을 찾을 수 없음이 드러난 사건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질문을 바꿔야 했습니다. 왜 세 모녀는 시민의 권리인 최소한의 삶을 정부에 요구하는 데 주저할 수밖에 없었는지, 빈곤이 처해있는 현실은 데이터로 발굴하기에 얼마나 복잡한지, 발굴 이후 빈곤에 제대로 대응할 제도는 마련돼 있는지, 실제 복지 전달 과정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지 살펴야 했습니다. 사건의 비극성과 단편적인 정부 비판을 넘어 빈곤 문제의 복잡성과 이에 대한 침착한 문제 제기가 필요했습니다. 진득하고 진지하게 수원 세모녀의 비극에 접근하기로 했습니다.
복지 담당 기자와 지역 취재 담당 기자가 모여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무엇보다 현재 복지 전달체계의 최접점인 읍면동에서 빈곤을 지켜보고 지원하는 ‘찾아가는 복지전담팀’ 공무원(사회복지사)을 만나보기로 했습니다. 한편에서는 수급자들의 복잡한 사정을, 또 다른 편에서는 이들을 지원하는 공무원이 겪고 있는 고민을 드러내기 위해서입니다.
수원 세 모녀의 장례식장에도 가장 오랜 시간 머물며 풍경을 기록했습니다. 취재 과정에서 보도 시점인 8월31일 ‘찾아가는 복지전담팀’을 운영 관리하는 ‘주민복지서비스 개편 추진TF’가 사라진다는 사실이 파악됐고 이를 단독 기사로 전하기도 했습니다.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2000년 10월 기초생활보장제도가 도입되고 22년이 지났지만 빈곤한 사람들의 죽음은 반복해서 이어졌습니다. 시민은 애도하고 다급하게 정부 대책이 나왔지만 2022년 8월에 이르러서도 수원 세 모녀의 비극을 막지 못했습니다. 정부는 사회보장정보시스템을 활용해 개인정보 데이터를 통한 발굴을 강화하고 인공지능(AI) 상담사를 도입하겠다는 대책을 발표했지만, 정작 ‘빈곤’ 그 자체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찾아보기는 어려웠습니다. 언론 또한 반복되는 비극을 애도하면서도 정부가 전하는 빈곤 가구 발굴의 확대와 강화를 주로 주문했습니다. 보다 근본적으로 빈곤과 이를 둘러싼 제도의 문제를 입체적으로 살펴보며 접근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국회의원실을 통해 구한 복지전달체계와 관련된 세부 통계와 그동안 보고서를 바탕으로 빈곤의 복잡한 모습, 이를 대하는 정부와 제도, 행정의 모습을 두루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기획 상편을 여는 ‘기초수급 높은 문턱 뒤 ‘가난 증명시험’ 있었다‘(<한겨레> 8월29일치 1면)는 서울 돈의동 쪽방촌에 살고 있는 3명의 수급권자 1명의 수급 신청자의 이야기를 각자 최소 1시간30분씩 이상 심층 인터뷰해 작성한 기사입니다. 이들의 빈곤한 삶과 복지 제도의 벽 앞에서 느끼는 고민을 최대한 세밀하게 담고자 했습니다. 무엇보다 그동안 빈곤에 대한 언론 보도, 정부 정책에서 ’대상‘으로만 여겨졌던 이들을 마땅한 ’주체‘로 그리고 싶었습니다. 빈곤의 심도와 복잡성을 알고 있는 이들이 수원 세모녀 사건을 전해 듣고 던지는 질문은 ’왜 발굴하지 못했느냐‘가 아닙니다. ’왜 찾아갈 수 없었을까‘입니다. 발굴돼야 할 대상이 아닌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받을 수 있는 시민으로서의 권리를 행사하는 문제로 수원 세모녀의 비극에 대한 태도를 돌려 세웁니다.
제대로 걸을 수조차 없는 처지인 것을 얼굴을 맞대는 동사무소 직원을 비롯해 모두 알고 있지만, 근로능력평가에서 ’근로능력 없음‘을 인정받기 위해 네 차례나 병원에서 진단서를 떼어오고, 이후 국민연금공단의 면담을 앞두고 있는 김석진(가명)씨의 이야기는 서류와 시스템을 통한 엄격한 기초생활보장제도 심사의 부조리함을 드러냅니다. 민병우(가명)씨는 어디 사는지도 모르는 어머니가 부양의무자가 아니라는 점을 증명해야 했습니다. 이사를 통해 주거 상향이동을 했지만 지원하는 사회복지사가 없어 조현병이 발발해 쪽방으로 다시 돌아온 박민선(가명)씨, 명의도용으로 공식적으로는 수 천 만원의 사업 빚이 있는 것으로 기록돼 있는 유상현(가명)씨의 사례는 데이터가 복잡한 가난을 그리는 데 얼마나 무력한지 보여줍니다.
기초생활보장제도가 어려운 신청과정과 심사를 통해 빈곤한 이들을 밀어내는 모습은 34만명에 이르는 비수급 빈곤층의 존재, 시스템에 발굴되고도 기초생보로 이어진 경우가 2.7%에 불과한 현실에서 드러납니다.(8월29일치 9면, ’생계급여 대상자 34만명 ’비수급‘ 왜?’) ‘뒷북대책 뒤에 또다른 죽음... 복지 사각지대 비극의 쳇바귀‘(8월29일치 9면)는 복지 사각지대의 비극과 제도의 역사를 나란히 두고 빈곤을 놓치는 기초생보제도의 배경을 살펴 보고자한 기사입니다. 정부는 비극 앞에서 찾아가는 복지팀의 확대, 부양의무자 기준 완화 등 조금씩 제도를 손질하기도 했지만, 동시에 ’부정수급‘ ’재정 효율화‘ 같은 담론을 부각하며 기초생보 수급자에 대한 낙인을 강화했습니다.
<수원 세모녀 비극 그 후> 상편 기사 목록(8월27일, 8월29일자)
8월27일 17면 : ’수원 세모녀‘ 마지막 여정에 지인 조문객은 없었다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056407.html
8월29일 1면: 기초수급 높은 문턱 뒤 ’가난 증명시험‘ 있었다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056542.html?_ga=2.116317382.1710998872.1662473820-574312668.1662473820
8면: (1면에서 이어짐) 수급자격 얻기까지 겹겹의 벽... “일 못하는 몸부터 증명해야”
9면: 뒷북 대책 뒤에 또 다른 죽음... 복지 사각 ’비극의 쳇바퀴‘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056543.html
9면: 생계급여 대상자 34만명 ’비수급‘ 왜?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056544.html
기획 하편 ’134만명 위기인데 절반은 복지제도 밖에 있다‘ 기사(9월1일 1면)는 수급자를 지원하는 공무원의 목소리를 담았습니다. ’찾아가는 복지전담팀‘에 속해있거나 이들과 연계돼 빈곤 가구를 만나고 있는 사회복지사들 4명의 이야기입니다. 빈곤 문제에 있어 빈곤 당사자를 넘어 제도와 빈곤 사이에서 고민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전해야 할 필요를 느꼈습니다. 특히 복지와 관련해서 주로 중앙부처 중심의 ’제도‘가 논의되는 가운데, 실제로 복지 전달체계의 가장 중요한 지점인 빈곤 가구와 만나는 지역 공무원들의 이야기가 유의미할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보건복지부 담당 기자들뿐 아니라 전국부 기자들이 프로젝트 팀에 함께 했기에 가능한 생각 이었습니다.
김무영(가명) 주무관은 막상 ’발굴‘해 놓고도 “그래서 뭐해 줄 건데?”하는 시민의 물음에 답할 제도가 없을 때 느끼는 좌절감을 이야기했습니다. 빈곤 앞에 고립을 택하는 가구를 설득하기 위해 “빙 둘러가면서 친분을 쌓는” 정현주(가명), 최성경(가명) 사회복지사의 이야기는 복지전달체계에서 사람의 역할을 기계나 시스템이 대체하기 어려움을 드러냅니다. 이들의 이야기는 결국 실제 도움으로 이어질 수 있는 제도의 확대, 빈곤한 이들에 좀 더 포용적인 태도와 낮은 제도의 문턱, 그를 통한 효능감을 통해 자연스럽게 빈곤 가구와 그 이웃들이 행정기관(제도)에 닿을 수 있도록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과 통합니다.
해당 기사의 취재 과정에서 그나마 제도와 빈곤의 접점 구실을 했던 읍면동의 ’찾아가는 복지전담팀‘을 관리하는 컨트롤타워인 ’주민 복지서비스 개편 추진단‘이 8월31일로 활동을 종료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2014년 송파세모녀 사건으로 만들어진 찾아가는 복지전담팀은 올해 상반기에만 184만4186건의 위기가구 상담을 진행했습니다. 이런 내용은 ’찾아가는 ‘복지사각 발굴팀’ 컨트롤 타워 없이 방치 우려‘(8월31일자 1면)에 단독 기사로 보도하였습니다.
<수원 세모녀 비극 그 후> 하편 기사 목록(8월31일, 9월1일자)
8월31일자 1면: 찾아가는 ’복지 사각 발굴팀‘ 컨트롤 타워 없어 방치 우려
https://www.hani.co.kr/arti/society/rights/1056848.html
9월1일자 1면: 134만명 위기인데, 절반은 복지제도 밖에 있다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057024.html
8면: (1면에서 이어짐)공무원 “찾아도 해 줄 게 없어 좌절”... 고립 택하는 위기가구들
9면: 집 값 7천만원만 돼도 소득환산...“수급기준 높은 벽 낮춰야”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057026.html
9면: 왜 발견 못했나 대신에 왜 숨어야 했나 물어야
https://www.hani.co.kr/arti/society/rights/1057025.html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긴급하게 각 분야에 전문성이 있는 기자들로 프로젝트팀을 꾸려 취재했습니다. 중앙부처에서 만들어진 제도가 지방자치단체를 거쳐 빈곤에 닿기까지 과정 전반을 살펴보기 위해서였습니다. 불평등 문제를 다루는 불평등 데스크는 보도 방향을 정하고, 보건복지부를 출입하는 기자 2명과 지방자치단체 현장과 공무원을 취재하는 전국부 기자 2명이 결합해 제도와 현장, 공무원 등 각자의 전문분야를 취재한 결과를 공유하며 기획을 발전시켜 갔습니다.
해당 기사의 취재원들은 전문가를 제외하면 모두 익명으로 처리했습니다. 실명 보도를 원칙으로 하고 있지만, 빈곤 가구들의 가족 관계, 병력 등 세밀한 사정을 드러내는터라 익명 표기가 불가피했습니다. 공무원들 역시 자신이 속해 있는 조직과 제도에 대한 고민을 실명으로 표명하기에는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 이었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해당 보도에 앞서 수원 세모녀의 비극과 정부의 대책 발표를 담은 기사들은 많았지만 빈곤문제와 복지 전달체계 전반의 문제를 다룬 기사들은 많지 않았습니다.
보도 이후 신청주의, 심사의 높은 문턱, 낙인 등 기초생보의 한계와 대안에 대한 고민을 담은 기사들이 나왔습니다.
<조선일보>는 ’서류만 5개... 결국 복지 신청 포기했다‘(9월2일치 1면)를 통해 취약계층에 높은 신청주의 기초생활보장제도의 한계를 다뤘습니다. <연합뉴스>는 ’낙인 우려에 숨어드는 위기가구...재량권 부재에 한숨 쉬는 복지사‘(9월4일) 기사를 통해 고립을 택하는 위기가구 앞에서 지쳐가는 사회복지사의 문제를 전했습니다. <뉴스토마토>는 ’안심소득, 사각지대 해법될까-땜질식 복지제도 세모녀 비극 안 끝난다‘(9월5일) 기사에서 낙인효과 자체가 부담인 상황, 합격과 불합격을 가늠하는 근로능력 평가, 부양의무자 제도 등 높은 문턱 등 해당 보도의 문제의식을 공유했습니다.
읍면동 찾아가는 복지 전담반의 컨트롤타워인 ’주민복지서비스 개편 추진단‘이 사라진다는 단독보도를 전하기도 했습니다. <한국방송>은 ’복지사각지대 발굴 정부조직 운영 중단... 행안부 “관련 조직 곧 만들 것”‘ 기사에서 관련 소식을 이어갔습니다.
반향 기사 목록
조선일보(9월2일): ’서류만 5개... 결국 복지 신청 포기했다‘
https://www.chosun.com/national/national_general/2022/09/02/YMT3YKZMFRD7VBK4V7EXZRQXFA/?utm_source=naver&utm_medium=referral&utm_campaign=naver-news
연합뉴스(9월4일): 낙인 우려에 숨어드는 위기가구...재량권 부재에 한숨 쉬는 복지사
https://www.yna.co.kr/view/AKR20220903039500004?input=1195m
뉴스토마토(9월5일): 안심소득, 사각지대 해법될까-땜질식 복지제도 세모녀 비극 안 끝난다
https://www.newstomato.com/ReadNews.aspx?no=1145011&inflow=N
한국방송(8월31일): 복지사각지대 발굴 정부조직 운영 중단... 행안부 “관련 조직 곧 만들 것”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5545788&ref=A
5.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수원 세 모녀의 비극을 통해, 고민해야 할 것은 발굴이 아닌 빈곤 그 자체라는 메시지를 전했고, 이에 대한 공감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김윤영 빈곤사회연대 활동가는 해당 기사 말미에 실은 기고를 통해 “비극적이게도, 가난을 짊어진 사람들에게 우리 사회가 내미는 복지제도는 무수한 탈락의 가시밭길 이었다”며, “이제 최소한이 아니라 국가와 사회의 역량이 허락하는 최대한의 범위에서 불평등 해소, 평등과 반차별을 위한 변화를 일구어야 한다. 빈곤, 그 자체에 맞서야 한다”고 적었습니다. 사회단체들은 ’2022 빈곤철폐의 날‘을 조직하며 “2013년 송파 세 모녀부터 2022년 수원 세모녀까지, 가난이 죽음보다 두려운 사회가 선진국 반열에 오른 한국의 모습”이라며 “낮고 까다로운 선정기준에 의해 수급권을 보장받지 못하는 이들이 70만명에 달함에도 더 잘 발굴하겠다는 우문만 반복하고 있다”고 한겨레 기사가 짚은 문제의식을 2022년 빈곤을 바라보는 가장 중요한 틀로 삼았습니다.
서울시 안심 소득 추진과는 직접 연락을 취해, 오세훈 서울시장이 기획 기사를 인상 깊게 읽고 있다며 신청주의 복지와 높은 문턱을 지닌 현재 빈곤 대응의 대안으로 안심소득을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한겨레의 외부책무위원인 정은령 서울대 언론정보연구소 SNU팩트체크센터장은 “수원 세모녀 비극 그 후는 1주일 정도의 취재기간 내에 기초생활보장제도와 관련된 현장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전하면서도, 대책을 모색할 때 고려되어야 할 지점을 다각적으로 짚었다”고 평가했습니다. 특히 공무원들의 목소리를 담은 하편에 주목하며, “비판의 대상이 되는 ‘공무원들’에게 말할 기회를 주고, 그들의 좌절감, 그들이 생각하는 바로 손에 잡히는 대책 등을 제시”했다며 “(이들이 말하는)발굴해도 지원할 제도를 찾지 못한 빈곤, 지원 대신 고립을 택한 빈곤 앞에서 느낀 좌절은 언론의 전형적인 정책 비판을 넘어선다”고 평가했습니다.
해당 보도는 언론윤리강령을 준수하여 취재 보도 하였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회차 심사평
제384회 전체 총평
제384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이영진 헌법재판관 골프 접대 의혹 추적’ 보도와 ‘다섯 개의 다이아몬드’ 보도 등 모두 7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전체 제출 작품 79개의 8.8%이다.
취재보도1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된 YTN ‘김순호 경찰국장 밀고 특채 의혹’ 보도는 초대 수장인 김순호 경찰국장 관련 이슈를 가장 먼저 보도한 점과 오랜 기간이 지난 사안임에도 구체적·객관적으로 검증했고 당사자 인터뷰를 통해 반론도 충실히 담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보도 후 정치권과 시민사회 등에서 김 국장 퇴진 등 후속 움직임이 일었는데, 출범 초기 윤석열 정부의 인사검증 부실에 경종을 울린 점도 주목됐다.
JTBC의 ‘이영진 헌법재판관 골프 접대 의혹 추적’ 보도는 언론의 권력 감시 기능을 교과서적으로 수행한 모범적 보도라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 우리 사회 최상위 규범인 헌법을 다루는 직위에 있기에 그 누구보다 엄격한 도덕성이 기대되는 헌법재판관의 일탈을 폭로한 점이 높이 평가됐다. 꼼꼼한 확인 취재를 통해 재판관 본인이 보도 내용을 시인하고 사과한 점은 기사의 완성도가 높다는 반증이다.
KBS의 ‘엘 성착취물 범죄 추적’ 보도는 n번방 사건 이후에도 디지털공간에서 여전히 성범죄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자세히 보도했다. 특히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디지털성범죄가 심각하다는 점을 다시 일깨우는 한편 갈수록 범행수법이 교묘해지고 있는 디지털성범죄에 대한 정부와 사회 일반의 관심과 대책을 촉구하는 매우 좋은 기사라는 평가를 받았다. 엘의 실체를 파헤치는 데 추적단 불꽃 활동가와 합동취재를 한 점도 돋보였다.
취재보도2부문 수상작인 한겨레의 ‘세계 최대 김해 고인돌 훼손 사태’ 보도는 귀중한 문화재 파괴 현장을 지속적으로 낱낱이 고발해 큰 파장을 일으켰고 문화재청의 진상 조사와 경찰 수사로까지 이어지면서 그동안 무분별하게 이뤄진 문화재 훼손에 경각심을 일깨웠다고 평가됐다. 특히 지역에서 발생한 사안을 서울 소재 언론이 먼저 보도한 점도 호평을 받았다. 심사위원들 사이에선 이 기사가 1, 2면 등 종합면에 배치했으면 더 좋았을 것이란 의견도 나왔다. 신문의 면 배치와 관련해 귀담아들을 주장 아닌가 싶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13개 출품작 가운데 중앙일보의 ‘징벌인가 공정인가-대체복무리포트’ 보도와 한국일보의 ‘맹신과 후원, 폭주하는 유튜버’ 보도 2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중앙일보는 2018년 헌법재판소 판결로 양심적 병역거부가 허용됐고, 2020년 10월 첫 대체복무자 64명이 처음으로 시작한 ‘36개월 교도소 합숙 복무’를 따뜻하면서도 날카로운 시선으로 들여다봤다. 현상을 평면적으로 기술하는데 그치지 않고 해외 대체복무 제도와 비교하면서 사회 복지 사각지대에서 대체복무자들을 활용하면 안보와 인권, 사회적 이익이 조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는 대안까지 제시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한국일보의 ‘맹신과 후원, 폭주하는 유튜버’ 보도는 요즘 가장 쉽게 접하면서도 실체를 알기 어려운 ‘정치 유튜버’들의 세계를 생생하게 그려냈다. 구독에 따른 대가, 현장에서 받는 후원금, 계좌를 통해 받는 돈 등 많게는 일주일에 수백만원을 벌 수 있기 때문에 더 자극적인 방송을 할 수 밖에 없는 현상을 잘 짚어냈다. 이 기사는 ‘정치 유튜버’의 일상을 통해 ‘구독자의 팬덤화’를 공고히 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흥미롭게 풀어냈다. 단순한 비판 차원에서 벗어나 정치 유튜버들이 어떤 사람들일까 궁금했던 점을 잘 짚어줬다는 평가도 나왔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수상작인 울산MBC의 ‘다섯 개의 다이아몬드’ 보도는 심사위원회가 수상작으로 선정하는 데 이견이 없던 작품이었다. 울산 천전리와 대곡리 암각화를 세계에 소개하겠다는 포부도 멋졌으며, 이를 무리 없이 풀어낸 짜임새가 국내외 방송상을 휩쓴 전작 ‘고래’만큼이나 훌륭했다고 평가됐다. 지역방송의 제작 능력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에 심사위원 모두가 동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