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v)
80년대 이후, 석탄의 존재감은 희미해졌다. 한때 3백여 곳에 달하던 탄광 대부분이 사라졌다. 이제 남은 가행탄광은 4곳에 불과하다. 그마저도 탄을 캐려면 땅속 1km 아래로 내려가야 한다. 이렇듯, 탄광의 낮은 채산성과 노동자들의 열악한 근로 환경 그리고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까지. 이 모든 게 맞물려 결국 노·사·정은 탄광을 순차적으로 없애기로 합의했다. 여기까지가 그동안 알려진 내용이다.
소속사는 한 발 더 나아가기로 했다. 이제는 다시 취재할 수 없을 국내 석탄산업의 마지막 모습을 언론의 시각으로 세세하게 기록했다. 더불어 탄광촌이라 불리는 지역들의 30년 역사와 현재를 살펴봤다.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땅속 1km에서 무슨 일이?]
탄광 끝까지 들어가 취재하는 건 쉽지 않다. 가장 큰 이유는 안전 문제다. 메탄가스가 새어나와 예상치 못한 폭발사고가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탄광 취재는 흔치 않으며, 만약 하더라도 갱도 중간에서 짧게 촬영하는 게 전부다. 그러나 소속사의 기획보도는 국내 석탄산업의 마지막 역사를 기록해야 했기에, 위험을 감수한 채 막장을 샅샅이 취재했다. 이 과정에서 한 달 넘는 시간을 들여, 석탄공사 노동조합의 동의를 겨우 얻어낼 수 있었다.
취재진은 가행탄광 4곳을 빠짐없이 취재했다. 이른바 베일에 싸여있던 지하 막장의 노동 현장을 샅샅이 들여다봤다. 상황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열악했다. 다이너마이트를 설치하고, 사람 키만한 장비로 땅을 뚫는 작업이 ‘홀로’ 이뤄지고 있었다. 지난 2018년 국내 언론의 보도를 통해 드러난 故김용균 씨 사망 당시 작업환경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위험 작업인데도 2인 1조 근무는 사실상 이뤄지지 않았다. 광부들의 노동은 살기 위한, 처절한 몸짓에 가까웠다.
이런 근로환경의 주된 원인은 뭘까. 장기간 인력 충원이 없어서다. 자본잠식에 빠진 대한석탄공사는 기능조정기관으로 지정된 2016년부터 신규 채용을 없앴다. 여기에다 지속적인 인원 감축으로 지금은 광부 한 명이 과거 2~3명치 일을 해야 한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늘진 탄광촌]
1989년 정부는 석탄합리화 조치를 단행했다. 이후 석탄 산업은 급격히 쇠퇴했다. 3백 곳 넘던 광업소는 3년여 만에 대부분 문을 닫았다. 탄가루 날리던 마을들은 준비할 겨를 없이 쇠락의 길을 걸었다. 이렇게 탄광촌은 영욕의 30년을 보냈다. 지역주민과 광부들은 믿기 힘든 현실을 지켜봐야 했다. 소속사는 이른바 폐광지역이라 불리는 전국 7개 시·군 등에서 3개월간 120여 명의 사람들을 만났다. 이들을 통해 탄광촌의 그늘진 역사를 추적했다. 그 과정에서 한국판 ‘디아스포라’ 등 사회 현상 등을 발견할 수 있었다.
[공적자금 ‘4조 원’ 대해부]
강원랜드는 석탄 산업 몰락한 뒤 생긴 지역의 대체산업이다. 강원랜드 수익금 일부와 정부 예산 등으로 탄광촌 7개 시·군엔 4조 원이 투입됐다. 지자체별로 100~300억 안팎으로 매년 거둬드린 폐광발전 기금 등은 강원도청과 지자체를 중심으로 은밀하게 쓰였다. 국가기록원과 정보 공개로 얻은 방대한 양의 자료를 통해 예산 사용 내역을 살펴보고, 이를 보도를 통해 공개했다. 이후 관계기관은 제도 개선 등을 위한 협의를 시작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특이사항 없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지난 3월, 정부와 석탄공사의 조기 폐광 잠정합의 내용을 주요 언론이 일제히 보도. 소속사는 이와 관련해 조기 폐광이 이뤄질 수밖에 없었던 광부들의 열악해진 노동환경을 조명하고, 어둠이 드리운 탄광촌의 과거와 현재 상황을 기획취재로 확장해 보도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소속사 보도 이후 탄광촌 주요 시·군과 산업통상자원부는 광부들의 대체 일자리 등을 마련하기 위한 긴급 논의를 시작했다. 또한 강원연구원과 강원도청 등 관계기관은 폐광지역 발전기금 사용 개선을 위해 연구용역을 검토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준수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본 보도는 한국언론진흥재단 ‘기획취재 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았으며, 언중위의 피신청사항 등은 없었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84회 전체 총평
제384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이영진 헌법재판관 골프 접대 의혹 추적’ 보도와 ‘다섯 개의 다이아몬드’ 보도 등 모두 7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전체 제출 작품 79개의 8.8%이다.
취재보도1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된 YTN ‘김순호 경찰국장 밀고 특채 의혹’ 보도는 초대 수장인 김순호 경찰국장 관련 이슈를 가장 먼저 보도한 점과 오랜 기간이 지난 사안임에도 구체적·객관적으로 검증했고 당사자 인터뷰를 통해 반론도 충실히 담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보도 후 정치권과 시민사회 등에서 김 국장 퇴진 등 후속 움직임이 일었는데, 출범 초기 윤석열 정부의 인사검증 부실에 경종을 울린 점도 주목됐다.
JTBC의 ‘이영진 헌법재판관 골프 접대 의혹 추적’ 보도는 언론의 권력 감시 기능을 교과서적으로 수행한 모범적 보도라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 우리 사회 최상위 규범인 헌법을 다루는 직위에 있기에 그 누구보다 엄격한 도덕성이 기대되는 헌법재판관의 일탈을 폭로한 점이 높이 평가됐다. 꼼꼼한 확인 취재를 통해 재판관 본인이 보도 내용을 시인하고 사과한 점은 기사의 완성도가 높다는 반증이다.
KBS의 ‘엘 성착취물 범죄 추적’ 보도는 n번방 사건 이후에도 디지털공간에서 여전히 성범죄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자세히 보도했다. 특히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디지털성범죄가 심각하다는 점을 다시 일깨우는 한편 갈수록 범행수법이 교묘해지고 있는 디지털성범죄에 대한 정부와 사회 일반의 관심과 대책을 촉구하는 매우 좋은 기사라는 평가를 받았다. 엘의 실체를 파헤치는 데 추적단 불꽃 활동가와 합동취재를 한 점도 돋보였다.
취재보도2부문 수상작인 한겨레의 ‘세계 최대 김해 고인돌 훼손 사태’ 보도는 귀중한 문화재 파괴 현장을 지속적으로 낱낱이 고발해 큰 파장을 일으켰고 문화재청의 진상 조사와 경찰 수사로까지 이어지면서 그동안 무분별하게 이뤄진 문화재 훼손에 경각심을 일깨웠다고 평가됐다. 특히 지역에서 발생한 사안을 서울 소재 언론이 먼저 보도한 점도 호평을 받았다. 심사위원들 사이에선 이 기사가 1, 2면 등 종합면에 배치했으면 더 좋았을 것이란 의견도 나왔다. 신문의 면 배치와 관련해 귀담아들을 주장 아닌가 싶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13개 출품작 가운데 중앙일보의 ‘징벌인가 공정인가-대체복무리포트’ 보도와 한국일보의 ‘맹신과 후원, 폭주하는 유튜버’ 보도 2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중앙일보는 2018년 헌법재판소 판결로 양심적 병역거부가 허용됐고, 2020년 10월 첫 대체복무자 64명이 처음으로 시작한 ‘36개월 교도소 합숙 복무’를 따뜻하면서도 날카로운 시선으로 들여다봤다. 현상을 평면적으로 기술하는데 그치지 않고 해외 대체복무 제도와 비교하면서 사회 복지 사각지대에서 대체복무자들을 활용하면 안보와 인권, 사회적 이익이 조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는 대안까지 제시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한국일보의 ‘맹신과 후원, 폭주하는 유튜버’ 보도는 요즘 가장 쉽게 접하면서도 실체를 알기 어려운 ‘정치 유튜버’들의 세계를 생생하게 그려냈다. 구독에 따른 대가, 현장에서 받는 후원금, 계좌를 통해 받는 돈 등 많게는 일주일에 수백만원을 벌 수 있기 때문에 더 자극적인 방송을 할 수 밖에 없는 현상을 잘 짚어냈다. 이 기사는 ‘정치 유튜버’의 일상을 통해 ‘구독자의 팬덤화’를 공고히 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흥미롭게 풀어냈다. 단순한 비판 차원에서 벗어나 정치 유튜버들이 어떤 사람들일까 궁금했던 점을 잘 짚어줬다는 평가도 나왔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수상작인 울산MBC의 ‘다섯 개의 다이아몬드’ 보도는 심사위원회가 수상작으로 선정하는 데 이견이 없던 작품이었다. 울산 천전리와 대곡리 암각화를 세계에 소개하겠다는 포부도 멋졌으며, 이를 무리 없이 풀어낸 짜임새가 국내외 방송상을 휩쓴 전작 ‘고래’만큼이나 훌륭했다고 평가됐다. 지역방송의 제작 능력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에 심사위원 모두가 동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