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o ), ② 단독기획( o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취재는 “LH가 그린리모델링 사업을 하면서 석면 철거 예산을 터무니없이 낮게 세웠다”는 석면철거업자의 푸념에서부터 시작됐습니다. 그는 수도권에서 석면 조사 없이 철거 공사에 들어갔다가 석면 자재가 발견돼 공사가 중단된 곳이 있다고도 했습니다. 그의 말은 두루뭉술했지만, 검증해봐야 했습니다. 굴지의 공기업인 LH가 해마다 수천억 원이 들어가는 국책사업을 하면서 안전한 철거를 위한 가장 기본적인 법적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면 이건 심각한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수도권에서 의혹이 불거진 곳은 어디이고 그 의혹이 사실인지, 그렇다면 충북에서는 어느 곳에서 그린리모델링 사업을 하고 있고, 문제는 없는지 확인해봐야 했습니다. 또, 전국 국책사업으로 문제의 본질이 같았기에 비단 우리 지역만 살펴볼 일이 아니었습니다. 취재 범위를 충청권과 전국으로 확대했고, 석면조사와 석면 철거 절차 전반에 대해 전문가를 수소문하고 법조항을 뜯어보면서 공부했습니다. 또, 그린리모델링 사업이 어떻게 진행됐는지 살펴보기 위해 3년 치 나라장터 입찰공고를 뒤졌고, LH본사는 물론 전국 각 지역본부와 고용노동부 전국 지청에 100건 넘는 정보공개 및 질의를 청구했습니다.
LH의 답변은 매우 제한적이었습니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었습니다. 창틀과 문틀에 석면 자재가 확인된 전국 LH임대아파트 명단을 요구했고, 이 단지들의 석면조사 시기와 고용노동부 석면 해체 신고 이력을 일일이 대조하면서 LH의 석면 불법 철거 및 석면조사 누락 실태를 파고들었습니다. 그 결과, 2년 전 제천의 LH임대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처음으로 석면 문틀을 발견해 LH충북지사에 보고한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그런데도 LH가 아무런 조치 없이 충청권 다른 아파트들에서 석면을 무단 철거한 사실도 파헤쳤습니다. LH는 결국 MBC충북이 의혹을 제기한 아파트들에 대해서 석면 조사 없이 철거 공사에 들어간 점, 고용노동부의 석면 해체 허가도 받지 않은 점, 석면을 아무런 보호 장비 없이 일반 철거로 뜯어낸 사실 등을 인정했습니다.
취재진은 8개월에 걸친 끈질긴 취재 끝에 이러한 LH의 무방비 석면 철거 실태를 밝혀냈고, 고용노동부와 환경부의 조사를 이끌었습니다. 무엇보다 MBC보도 이후 정부부처가 나서 LH의 불법 석면 철거로 석면 비산에 직접적으로 노출된 노동자들과 석면 노출 위험이 큰 이웃 세대들을 추적 조사해 기록·관리하기로 했습니다. 또한, 석면안전 체계에서 노후 아파트 등 공동주택이 빠져 있다는 맹점이 드러났고, 국회 차원에서도 입법 논의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취재 과정에서 드러난 다음과 같은 쟁점을 집중 보도했습니다.
① LH는 전국 그린리모델링 사업 과정에서 안전한 철거를 위한 석면조사라는 법적 절차를 무시한 채 공사를 강행함. 이 때문에 실제로 석면 자재가 전문 해체 없이 일반철거로 진행되면서 석면이 비산됨. 석면 폐기물도 일반 폐기물로 불법 처리됨.
② 석면 불법 철거로 석면 분진이 비산되면서 현장 노동자와 당시 바로 이웃해 생활하고 있던 입주민들이 그대로 위험에 노출됨.
③ 해당 노동자와 입주민은 자신이 위험에 노출된 사실을 전혀 고지 받지 못함. 해당 아파트 입주민들은 LH나 관리사무소로부터 어떠한 석면조사 결과도 듣지 못함.
④ LH가 기관에 맡겨 전문적으로 이뤄져야하는 석면조사 절차를 지키지 않으면서 창틀과 문틀에 쓰였던 석면 자재 존재가 알려지지 않음. 해당 석면자재에 대해 잘 알지 못하면서 무분별한 철거가 이뤄지고, 생활 속에서도 무분별한 보수가 이뤄지면서 위험에 노출됨.
⑤ 정작 내가 살고 있는 집에 어떤 석면자재가 어디에 있는지 제도적으로 알 수가 없음. 석면안전관리법 적용 대상과 환경부가 운영하는 석면관리 종합정보망에는 아파트 등 공동주택은 빠져 있기 때문.
⑥ MBC보도 이후 고용노동부와 환경부가 LH의 불법 석면 철거와 폐석면 처리 등 전반적 문제에 대해 전수조사 착수함. 정부부처가 나서 석면에 직접적으로 노출된 현장 노동자 및 이웃 주민들을 찾고, 향후 구제책의 초석이 될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기로 함. 국회 차원에서도 재발 방지책 마련과 더불어 노후 공동주택을 석면관리 종합정보망에 포함하는 입법 개정안 논의가 이뤄지고 있음.
⑦ LH의 비일관적이고 모호한 정보공개에 그린리모델링 대상인 106개 단지 전체에 대한 실태 파악이 시급함을 느껴 MBC 첫 보도 이후 의원실에 자료를 요청함. 자료를 받아 단지별로 일일이 창·문틀 석면 자재 여부, 석면조사일과 착공일 등 정보를 대조하고, 앞서 MBC충북이 LH에 요청해 받은 정보공개청구와도 비교해봄. 그 결과, 석면 불법 철거 단지는 현재까지 15개로 더 많아졌고, 지역도 확대됨. 석면조사를 먼저 하지 않고 착공부터 한 단지도 이 15곳을 포함해 전국적으로 39곳이나 됨. LH는 MBC 보도 이후 문틀 석면 자재 아파트 명단과 석면 불법 철거 단지 명단도 번복하면서 허술한 석면 관리 실태를 여실히 드러냄.
또,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창·문틀 자재 LH임대아파트를 홈페이지에 공개했고, 이중 한 곳에 대해 순천향대 천안병원 석면환경보건센터와 함께 석면 자재 분석과 위험성 실험을 진행 중입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취재원 보호를 위해 현장 노동자와 건설업체, 아파트 입주민들을 익명, 말 인용, 블러(모자이크) 처리 등을 통해 노출하지 않음.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해당 사항 없음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모두 본인이 직접 취재함. 두 번째 리포트는 오디오만 다른 기자가 대독함.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해당 사항 없음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선행 보도 및 표절 사항 없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 고용노동부가 전국 그린리모델링 대상지인 106개 단지에 대해 철거 전에 제대로 석면조사가 이뤄졌는지, 석면 불법 철거가 이뤄진 곳이 얼마나 되는지 전수조사에 나섰습니다. 석면 비산 위험에 노출된 현장 노동자들에 대해서는 공사업체를 중심으로 추적 조사해 기록 관리하기로 했습니다.
□ 환경부는 LH가 폐석면을 어떻게 불법 처리했는지 조사에 나섰고, 석면 비산 위험이 있는 입주민들 범위 조사에 들어갔습니다. 이들에 대해서도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향후 발병가능성에 대비할 수 있도록 관리하기로 했습니다.
□ 국회에서도 노후 아파트나 다세대 주택 등 공동주택에 대한 석면안전관리법 사각지대 문제점을 인식하고 개정안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 불법 석면 철거, 석면 조사 누락, 2년 전 최초 내부 보고 이후 아무런 조치를 안 한 점 등 공기업 LH의 납득할 수 없는 안전과 행정상 과오에 대해 국정 감사 등 국회 차원에서 책임을 따질 예정입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 8개월에 걸친 끈질긴 취재로 LH의 안일하고 비윤리적인 불법 공사 실태가 세상에 드러났습니다. MBC 충북의 연속보도로 정부부처 조사와 피해자 구제책을 이끌었고, 법적 사각지대에 놓인 노후 아파트와 다세대 주택 등에 대한 석면조사 필요성과 주민의 알권리를 환기시켰습니다. 또한, 국민 알권리 보장을 위해 의료보건기관과 함께 노후 아파트의 창·문틀 석면자재를 분석하고 위험성에 대한 실험을 진행합니다. 이에 대한 정보도 투명하게 공개할 방침입니다.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준수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해당 사항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84회 전체 총평
제384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이영진 헌법재판관 골프 접대 의혹 추적’ 보도와 ‘다섯 개의 다이아몬드’ 보도 등 모두 7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전체 제출 작품 79개의 8.8%이다.
취재보도1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된 YTN ‘김순호 경찰국장 밀고 특채 의혹’ 보도는 초대 수장인 김순호 경찰국장 관련 이슈를 가장 먼저 보도한 점과 오랜 기간이 지난 사안임에도 구체적·객관적으로 검증했고 당사자 인터뷰를 통해 반론도 충실히 담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보도 후 정치권과 시민사회 등에서 김 국장 퇴진 등 후속 움직임이 일었는데, 출범 초기 윤석열 정부의 인사검증 부실에 경종을 울린 점도 주목됐다.
JTBC의 ‘이영진 헌법재판관 골프 접대 의혹 추적’ 보도는 언론의 권력 감시 기능을 교과서적으로 수행한 모범적 보도라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 우리 사회 최상위 규범인 헌법을 다루는 직위에 있기에 그 누구보다 엄격한 도덕성이 기대되는 헌법재판관의 일탈을 폭로한 점이 높이 평가됐다. 꼼꼼한 확인 취재를 통해 재판관 본인이 보도 내용을 시인하고 사과한 점은 기사의 완성도가 높다는 반증이다.
KBS의 ‘엘 성착취물 범죄 추적’ 보도는 n번방 사건 이후에도 디지털공간에서 여전히 성범죄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자세히 보도했다. 특히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디지털성범죄가 심각하다는 점을 다시 일깨우는 한편 갈수록 범행수법이 교묘해지고 있는 디지털성범죄에 대한 정부와 사회 일반의 관심과 대책을 촉구하는 매우 좋은 기사라는 평가를 받았다. 엘의 실체를 파헤치는 데 추적단 불꽃 활동가와 합동취재를 한 점도 돋보였다.
취재보도2부문 수상작인 한겨레의 ‘세계 최대 김해 고인돌 훼손 사태’ 보도는 귀중한 문화재 파괴 현장을 지속적으로 낱낱이 고발해 큰 파장을 일으켰고 문화재청의 진상 조사와 경찰 수사로까지 이어지면서 그동안 무분별하게 이뤄진 문화재 훼손에 경각심을 일깨웠다고 평가됐다. 특히 지역에서 발생한 사안을 서울 소재 언론이 먼저 보도한 점도 호평을 받았다. 심사위원들 사이에선 이 기사가 1, 2면 등 종합면에 배치했으면 더 좋았을 것이란 의견도 나왔다. 신문의 면 배치와 관련해 귀담아들을 주장 아닌가 싶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13개 출품작 가운데 중앙일보의 ‘징벌인가 공정인가-대체복무리포트’ 보도와 한국일보의 ‘맹신과 후원, 폭주하는 유튜버’ 보도 2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중앙일보는 2018년 헌법재판소 판결로 양심적 병역거부가 허용됐고, 2020년 10월 첫 대체복무자 64명이 처음으로 시작한 ‘36개월 교도소 합숙 복무’를 따뜻하면서도 날카로운 시선으로 들여다봤다. 현상을 평면적으로 기술하는데 그치지 않고 해외 대체복무 제도와 비교하면서 사회 복지 사각지대에서 대체복무자들을 활용하면 안보와 인권, 사회적 이익이 조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는 대안까지 제시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한국일보의 ‘맹신과 후원, 폭주하는 유튜버’ 보도는 요즘 가장 쉽게 접하면서도 실체를 알기 어려운 ‘정치 유튜버’들의 세계를 생생하게 그려냈다. 구독에 따른 대가, 현장에서 받는 후원금, 계좌를 통해 받는 돈 등 많게는 일주일에 수백만원을 벌 수 있기 때문에 더 자극적인 방송을 할 수 밖에 없는 현상을 잘 짚어냈다. 이 기사는 ‘정치 유튜버’의 일상을 통해 ‘구독자의 팬덤화’를 공고히 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흥미롭게 풀어냈다. 단순한 비판 차원에서 벗어나 정치 유튜버들이 어떤 사람들일까 궁금했던 점을 잘 짚어줬다는 평가도 나왔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수상작인 울산MBC의 ‘다섯 개의 다이아몬드’ 보도는 심사위원회가 수상작으로 선정하는 데 이견이 없던 작품이었다. 울산 천전리와 대곡리 암각화를 세계에 소개하겠다는 포부도 멋졌으며, 이를 무리 없이 풀어낸 짜임새가 국내외 방송상을 휩쓴 전작 ‘고래’만큼이나 훌륭했다고 평가됐다. 지역방송의 제작 능력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에 심사위원 모두가 동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