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지난달 21일(일요일) 저녁, 수원시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모녀로 추정되는 시신 3구가 발견됐다’는 사건단신 기사가 경찰발 정보에 기반해 다수 보도됐습니다. 경인일보 취재팀은 이들 모녀가 극단적 선택을 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에서, 해당 사건을 다른 언론 보도처럼 단신 기사로만 처리하면 안 된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자살사건은 되도록 보도하지 않는다’는 자살보도 권고기준에 따라, 언론이 자살사건을 기사화할 때는 반드시 합당한 이유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경찰과 소방 등을 통해 개략적인 사건 내용을 파악한 취재팀은 그 즉시 세 모녀가 숨진 채 발견된 다세대주택을 찾아 가장 먼저 현장 취재에 나섰습니다. 취재팀은 현장에서 만난 이웃들로부터 이들 모녀가 사회와 단절된 생활을 했고, 이곳 거주민 대부분이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못한 생활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취재팀은 사건이 알려진 당일 저녁부터 경찰과 소방, 세 모녀 거주지, 이웃주민 등을 두루 취재한 끝에 자살사건임에도 보도의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했고, 첫 번째 기사 ‘숨진 채 발견된 세 모녀...이웃과 단절된 채 생활(21일 온라인)’을 보도했습니다.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사건 당일 현장 취재에 착수한 취재팀은 사건 이튿날부터 세 모녀가 숨진 다세대주택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현장 취재에 나섰습니다. 이 과정에서 취재팀은 이들의 죽음이 ‘복지 사각지대’ 문제와 결부됐다는 핵심 내용을 단독·연속보도 할 수 있었습니다. 먼저 취재팀은 수원 세 모녀가 이들 가족 구성원 중 한 사람의 사업 부도로 ‘빚 독촉’에 시달렸고, 암 투병 등에 따른 병원비 문제로 월세 납부를 제때 하지 못할 만큼 생활고를 겪었다는 중요 정보를 취재해 보도했습니다.([단독]숨진 채 발견된 수원 세 모녀, 빚 독촉 시달려<22일 온라인>)
세 모녀가 빚 독촉에 시달렸다는 내용은 이 사건의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었던 주민등록상 주소지와 실제 거주지가 달랐던 복지시스템의 허점을 알리는 기사로 이어졌습니다. 빚 독촉에 대한 트라우마가 심했던 세 모녀는 채권자들을 피해 실제로는 수원시에 거주하면서도, 주민등록상 주소지는 사업 부도 이전에 살던 화성시 배양동 지인의 집에 두고 있었습니다. 이는 건강보험료를 16개월째 체납해 화성시 관할 행정복지센터 직원이 세 모녀의 주소지를 방문했으나, 그곳에 실제 거주하고 있지 않아 공공의 지원을 받기 어려웠던 결정적 이유가 됐습니다. ([단독] 수원 세 모녀, 실거주지 달라 공공 손길 못닿았다<22일 온라인> 및 막을 기회 있었기에 더 안타까운 ‘수원 세 모녀 비극<23일자 지면>)
사회보장제도의 어떠한 지원도 받지 못하고 죽음으로 내몰린 세 모녀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정부, 경기도, 수원시 등 모든 관계기관이 저마다 재발 방지 대책을 쏟아내기 시작했습니다. 정부는 위기가구 발굴 시스템을 더욱 촘촘하게 만들고, 경기도는 위기가구가 어려움을 호소할 수 있는 ‘핫라인’을 설치하겠다는 대책을 즉각 내놨습니다. 수원 세 모녀의 장례가 치러졌고, 이들의 유골이 봉안시설에 안치되면서 이 사건은 종결 수순을 밟는 듯 했습니다.
이 사건의 처음과 끝을 함께한 취재팀은 이 사건이 지나치게 단순화 됐다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들 모녀는 지난 20여년 간 빚 독촉을 피해 스스로의 흔적을 지운 채 살아왔습니다. 생활고를 겪고, 질병에 신음한 이들 모녀는 정작 지자체에 ‘복지급여’조차 신청한 적이 없습니다. 이처럼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지점이 여럿 있었습니다. 이들이 그림자처럼 생활할 수밖에 없던 이유는 뭉뚱그려졌고, 관련 대책도 오직 위기가구 발굴에만 초점이 맞춰졌습니다.
취재팀은 세 모녀의 유골이 봉안시설에 안치된 지난달 26일 ‘수원 세 모녀 사건’을 처음부터 다시 들여다보기로 했습니다. 세 모녀 가정이 과거에 살던 화성시 배양동을 다시 찾았고, 이 동네에서 세 모녀의 사정을 잘 알고 있는 지인들을 만나 이들의 죽음에 다시 질문을 던졌습니다. 이 과정에서 취재팀은 그동안 보도되지 않은 새로운 사실들을 추가로 파악했고, 이를 토대로 ‘심리부검’ 등 수원 세 모녀의 비극을 예방할 대책을 더욱 세분화 해 보도할 수 있었습니다.
가장 먼저, 수원 세 모녀에게는 ‘기초생활수급’ 신청을 적극 권유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세 모녀 가정의 아들(오빠)은 희귀병 진단을 받고 3개월여 간 투병을 하다 지난 2020년 4월 세상을 떠났습니다. 아들은 사업 부도 이후 아버지가 방랑 생활을 시작하고, 빚 독촉을 피해 세 모녀가 수원으로 이사를 했을 때 이 가정의 실질적인 가장 역할을 했습니다. 취재팀은 아들이 사망하기 전 어머니에게 기초생활수급 신청을 권유했다 거절당했다는 이야기를 아들의 오랜 지인에게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유는 빚 독촉에 대한 두려움이었습니다. (기초생활수급 가능했지만, ‘빚 독촉’ 시달릴까 포기 <29일자 지면>)
또한, 취재팀은 세 모녀 가정의 남편(아버지)이 지난 2020년 11월 세상을 떠났지만, 최근까지 남편에 대한 사망신고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정보를 입수했습니다. 남편의 사업 부도로 인해 세 모녀 가정은 막대한 빚을 얻었고, 이들 모녀는 빚에 시달리며 평생을 고통 속에 살았으나 정작 상속포기, 회생, 파산 등 채무자 구제 제도는 전혀 이용하지 않았습니다.(‘빚의 굴레’ 갇혀 줄어든 선택지, 회생 근처도 못갔다<30일자 지면>)
수원 세 모녀는 빚 독촉에 대한 극심한 트라우마로, 외부에 도움을 요청하거나 자신을 드러내는 행위를 극도로 꺼렸습니다. 복지급여나 회생, 파산과 같은 제도를 이용하지 않은 이유도 이와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컸습니다. 취재팀은 수원 세 모녀의 사례가 기존의 복지 사각지대로만 설명될 수 없다는 결론에 다다랐고, 세 모녀처럼 도움이 꼭 필요한 상황에서도 도움 받길 거부하는 존재가 한국사회에 이미 존재한다는 앞선 연구 내용을 확인했습니다. 이를 토대로 ‘자발적 배제’ 혹은 ‘고립’된 사람들이 이 같은 선택을 하는 원인을 찾고, 대책을 만들어야 한다는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할 수 있었습니다.(도움받길 원치 않더라도 지속적인 관심과 설득 이어가야<31일자 지면>)
끝으로 취재팀은 지역사회로 눈을 돌렸습니다. 송파 세 모녀 사건 이후 우후죽순 생겨난 지역의 복지 사각지대 발굴 조직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세 모녀와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이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도록 꾸준히 도울 수 있는 존재는 결국 ‘지역공동체’였습니다. 이를 위해 충분한 인력과 예산 지원이 필요하다는 보다 현실적인 대책을 제안했습니다. (무료봉사에 기대지 말고 ‘지역공동체’ 확대운영 해야 <9월1일 지면>)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취재팀이 작성한 모든 기사는 현장 취재를 기반으로 했습니다. 특이사항 없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경인일보 취재팀의 보도에 앞서 ‘모녀로 추정되는 시신 3구가 발견됐다’는 사건단신 보도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해당 보도는 시신이 발견됐다는 정보를 단순하게만 전하고 있을 뿐, 이 사건의 핵심을 짚는 보도는 아니었습니다. 사건 당일부터 현장 취재에 나선 취재팀은 ‘빚 독촉’, ‘암 투병’, ‘주민등록상 주소지, 실제 거주지 상이’ 등의 문제점을 발굴해 보도했고, 이는 ‘수원 세 모녀 사건’의 줄기가 되는 내용들이었습니다. 이는 전국 주요 언론사의 연속 보도로 이어지는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리스트>
1.뉴스1-'암투병에 생활고'…버거웠던 삶 등진 수원 세 모녀(종합)
https://www.news1.kr/articles/4780180
2.YTN-수원에서 세 모녀 추정 숨진 채 발견..."건강 문제·빚 독촉 시달려"
https://www.ytn.co.kr/_ln/0103_202208221358281142
3.연합뉴스-극단선택 추정 수원 세 모녀 모두 투병중…생활고 누구도 몰랐다
https://www.yna.co.kr/view/AKR20220822088500061?input=1195m
4.MBN-숨진 '수원 세 모녀' 모두 투병 중 생활고…전입신고 안 해 지원 못 받아
https://www.mbn.co.kr/news/society/4828544
5.세계일보-세상과 단절된 채 투병·생활고…전입신고조차 안해 ‘복지 사각’
https://www.segye.com/newsView/20220822519211?OutUrl=naver
6.조선일보-엄마는 암, 두 딸은 난치병… 수원 세모녀 생활고, 10년간 아무도 몰랐다
https://www.chosun.com/national/regional/2022/08/22/5Z5EAJCYKFH3VG3IH242QRBA6E/?utm_source=naver&utm_medium=referral&utm_campaign=naver-news
외 다수.
5. 사회에 끼친 영향
정부, 경기도, 수원시 등은 수원 세 모녀가 빚 독촉을 피해 주민등록상 주소지와 실제 거주지가 다른 생활을 하다 제때 사회보장제도 대상자로 발굴되지 못한 것으로 판단, 이와 관련한 보완책을 내놨습니다. 이는 사건 발생 초기 경인일보 취재팀이 핵심적으로 보도한 내용들입니다.
우선 보건복지부는 ‘복지 사각지대 발굴‧지원체계 개선 전담팀(TF)’을 구성해 위기가구 발굴 시스템에서 입수하는 위기정보를 현행 34종에서 39종으로 확대 운영하고, 전입 신고를 하지 않아 소재가 파악되지 않는 취약계층의 연락처 등 정보를 신속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구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긴급복지 핫라인’을 만든 경기도는 기존 위기 이웃을 발굴하는 민관협력제도인 ‘명예사회복지공무원’을 확대해 지역사회 안전망을 단단하게 만들고, 자살예방센터 등과 협력해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고립·은둔형 고위험군에 대한 위기 개입 능력을 높이기로 했습니다. 도는 이밖에 빚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도민들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도 신용보증재단, 도 서민금융복지 지원센터 등을 활용해 복지 서비스를 적극 연계한다는 방침입니다.
사건이 발생한 수원시는 전수조사를 통해 주민등록상 주소지와 실제 거주지가 다른 실태를 면밀히 파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정부에는 주소지 미거주 대상자에 대한 사후 처리 매뉴얼이 부재하다며 실질적인 보완을 요청했고, 마을공동체 중심의 통함돌봄시스템을 구축해 복지행정의 한계를 극복하겠다는 대안을 내놨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수원 세 모녀 사건은 전국의 모든 언론이 관심을 가지고, 보도 경쟁을 벌였던 사안입니다. 그 안에서도 경인일보 취재팀은 이들이 죽음에 내몰린 보다 본질적인 원인을 찾으려고 현장 곳곳을 누비며 끈질기게 취재를 이어나갔습니다. 이를 통해 기존 보도에서 찾아 볼 수 없었던 새로운 관점의 보도를 할 수 있었고, 수원 세 모녀 사건이 앞으로 재발하지 않기 위해 필요한 다양한 영역에서의 보완책을 제시할 수 있었습니다. 취재팀은 언론윤리강령을 포함한 자살보도 권고기준 등을 준수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특이사항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84회 전체 총평
제384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이영진 헌법재판관 골프 접대 의혹 추적’ 보도와 ‘다섯 개의 다이아몬드’ 보도 등 모두 7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전체 제출 작품 79개의 8.8%이다.
취재보도1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된 YTN ‘김순호 경찰국장 밀고 특채 의혹’ 보도는 초대 수장인 김순호 경찰국장 관련 이슈를 가장 먼저 보도한 점과 오랜 기간이 지난 사안임에도 구체적·객관적으로 검증했고 당사자 인터뷰를 통해 반론도 충실히 담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보도 후 정치권과 시민사회 등에서 김 국장 퇴진 등 후속 움직임이 일었는데, 출범 초기 윤석열 정부의 인사검증 부실에 경종을 울린 점도 주목됐다.
JTBC의 ‘이영진 헌법재판관 골프 접대 의혹 추적’ 보도는 언론의 권력 감시 기능을 교과서적으로 수행한 모범적 보도라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 우리 사회 최상위 규범인 헌법을 다루는 직위에 있기에 그 누구보다 엄격한 도덕성이 기대되는 헌법재판관의 일탈을 폭로한 점이 높이 평가됐다. 꼼꼼한 확인 취재를 통해 재판관 본인이 보도 내용을 시인하고 사과한 점은 기사의 완성도가 높다는 반증이다.
KBS의 ‘엘 성착취물 범죄 추적’ 보도는 n번방 사건 이후에도 디지털공간에서 여전히 성범죄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자세히 보도했다. 특히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디지털성범죄가 심각하다는 점을 다시 일깨우는 한편 갈수록 범행수법이 교묘해지고 있는 디지털성범죄에 대한 정부와 사회 일반의 관심과 대책을 촉구하는 매우 좋은 기사라는 평가를 받았다. 엘의 실체를 파헤치는 데 추적단 불꽃 활동가와 합동취재를 한 점도 돋보였다.
취재보도2부문 수상작인 한겨레의 ‘세계 최대 김해 고인돌 훼손 사태’ 보도는 귀중한 문화재 파괴 현장을 지속적으로 낱낱이 고발해 큰 파장을 일으켰고 문화재청의 진상 조사와 경찰 수사로까지 이어지면서 그동안 무분별하게 이뤄진 문화재 훼손에 경각심을 일깨웠다고 평가됐다. 특히 지역에서 발생한 사안을 서울 소재 언론이 먼저 보도한 점도 호평을 받았다. 심사위원들 사이에선 이 기사가 1, 2면 등 종합면에 배치했으면 더 좋았을 것이란 의견도 나왔다. 신문의 면 배치와 관련해 귀담아들을 주장 아닌가 싶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13개 출품작 가운데 중앙일보의 ‘징벌인가 공정인가-대체복무리포트’ 보도와 한국일보의 ‘맹신과 후원, 폭주하는 유튜버’ 보도 2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중앙일보는 2018년 헌법재판소 판결로 양심적 병역거부가 허용됐고, 2020년 10월 첫 대체복무자 64명이 처음으로 시작한 ‘36개월 교도소 합숙 복무’를 따뜻하면서도 날카로운 시선으로 들여다봤다. 현상을 평면적으로 기술하는데 그치지 않고 해외 대체복무 제도와 비교하면서 사회 복지 사각지대에서 대체복무자들을 활용하면 안보와 인권, 사회적 이익이 조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는 대안까지 제시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한국일보의 ‘맹신과 후원, 폭주하는 유튜버’ 보도는 요즘 가장 쉽게 접하면서도 실체를 알기 어려운 ‘정치 유튜버’들의 세계를 생생하게 그려냈다. 구독에 따른 대가, 현장에서 받는 후원금, 계좌를 통해 받는 돈 등 많게는 일주일에 수백만원을 벌 수 있기 때문에 더 자극적인 방송을 할 수 밖에 없는 현상을 잘 짚어냈다. 이 기사는 ‘정치 유튜버’의 일상을 통해 ‘구독자의 팬덤화’를 공고히 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흥미롭게 풀어냈다. 단순한 비판 차원에서 벗어나 정치 유튜버들이 어떤 사람들일까 궁금했던 점을 잘 짚어줬다는 평가도 나왔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수상작인 울산MBC의 ‘다섯 개의 다이아몬드’ 보도는 심사위원회가 수상작으로 선정하는 데 이견이 없던 작품이었다. 울산 천전리와 대곡리 암각화를 세계에 소개하겠다는 포부도 멋졌으며, 이를 무리 없이 풀어낸 짜임새가 국내외 방송상을 휩쓴 전작 ‘고래’만큼이나 훌륭했다고 평가됐다. 지역방송의 제작 능력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에 심사위원 모두가 동의했다.